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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종수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일본 정부가 한국의 ‘위안부 기림일’ 제정에 강하게 항의했습니다. 또 오사카 시는 '위안부 기림비'를 시 소유 시설로 받아들인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자매결연을 끊겠다고 했는데요. 자세한 사정 살펴보겠습니다. 중국 당국이 타이완과 수교한 나라들에 대한 단체관광을 금지시켰고요. 이어서, 떠오르는 중국에 맞서 미국의 지속적인 개입을 촉구한 호주 정부 외교백서, 함께 들여다보겠습니다.

진행자) 일본 정부가 한국의 ‘위안부’ 관련 사업 확대에 항의했다고요?

기자) 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오늘(24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에서 진행되는 일본군 ‘위안부’ 관련 사업 확대에 강하게 항의했습니다. 스가 장관은 이날 한국 국회가 의결한 관련법이 “위안부 문제가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됐다는 2015년 일-한 합의 정신에 반한다”면서, 깊이 유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이같은 한국 측의 움직임은 일본과 “미래지향적 관계를 발전시키려 노력하는데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도 했는데요. 외교경로를 통해 공식적으로 우려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일본 정부가 문제 삼은 한국 국회 입법,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한국 국회는 오늘(24일) ‘일제 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생활안정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의결했습니다. 골자는 두 가지인데요. 먼저, 2차대전 전후 끌려가 일본군을 성적으로 상대했던 ‘위안부’ 피해자들의 장제비 지원 등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고요. 다른 하나는 위안부 피해 실태에 대해 국내외 홍보를 강화하는 내용입니다. 이를 위해 매년 8월 14일을 ‘위안부 기림의 날’로 정했습니다.

진행자) 한국 측은 이번 국회 의결에 상당한 의미를 두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번 국회 의결을 통해 처음으로 ‘위안부 기림의 날’을 공식 국가기념일로 만들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난 19대 국회에서도 관련 입법을 시도한 적이지만, 한-일 관계 악화를 우려한 당시 집권당 반대로 무산됐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시절이었는데요. 박근혜 정부는 2015년, 일본 측이 10억엔(미화 약 900만 달러)을 출연해 재단을 만드는 ‘위안부 합의’를 맺었습니다.

진행자) 일본 정부의 이번 항의는, 2015년에 합의했는데 왜 자꾸 위안부 문제를 들고나오냐는 거군요?

진행자) 맞습니다. 당시 두 나라는, 오늘(24일) 스가 장관이 브리핑에서 말한 것처럼,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위안부 문제를 해결한다고 합의했는데요. 정작 위안부 피해 당사자들을 비롯한 한국 시민사회에서는 합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여론이 높았습니다.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와 적절한 피해배상 없이 졸속적으로 처리했다는 건데요. 이에 따라 올해 5월 출범한 문재인 새 정부는 2015년 합의 내용과 과정을 전면 재검토 중입니다. 이와 별도로,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시켜 매년 관련 사업을 새롭게 진행하고 있는데요. 8월 14일을 ‘위안부 기림일’로 제정하는 것은 그 첫 단계입니다.

진행자) ‘위안부’ 문제를 놓고 일본과 한국 새 정부의 입장이 엇갈리는데, 갈등이 미국까지 번졌다고요?

기자) 네. 일본 오사카시가 얼마 전 ‘위안부 기림비’를 유치한 미국 서부 대도시 샌프란시스코와 자매결연을 끊겠다고 밝혔습니다. 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 시장은 어제(23일) 성명을 통해, “샌프란시스코와의 신뢰 관계는 소멸됐다”면서 자매도시 결연 파기를 선언했습니다. 내부 과정을 거쳐 다음달까지 파기 절차를 완료한다고 현지 언론은 설명했는데요. 이로써 지난 1957년부터 60년 동안 맺어온 오사카와 샌프란시스코의 결연은 끝나게 됐습니다.

진행자) 이 문제에 일본 총리까지 나섰다고요?

기자) 네. 샌프란시스코에 위안부 피해 소녀들을 형상화한 기림비가 세워진 게 지난 9월이었는데요. 설립 직후 현지 주재 일본 총영사는 물론이고, 아베 신조 총리까지 항의하고 나섰습니다. 기림비 설립을 주도한 시민단체들은 기림비와 관련 시설을 포함한 해당 부지를 시 당국에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요. 이후 시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도록, 아베 일본 총리가 샌프란시스코 시장의 거부권 행사를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에드윈 리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위안부 기림비 관련 시설과 부지를 시유지로 수용하는 관련 문서에 어제(23일) 서명했습니다. 오사카 시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미로, 자매결연을 파기하기로 한 겁니다.

바티칸 주재 타이완 대사관 건물. 중국이 바티칸을 비롯해 타이완과 수교한 22개 나라의 단체여행을 금지시켰다.
바티칸 주재 타이완 대사관 건물. 중국이 바티칸을 비롯해 타이완과 수교한 22개 나라의 단체여행을 금지시켰다.

진행자) 중국이 타이완과 수교한 나라들에 단체관광을 금지했다고요?

기자) 네. 중국 당국이 타이완과 국교를 맺은 나라들에 대해 단체관광을 금지시켰다고 ‘연합보’와 영문매체 ‘타이완뉴스’ 등 현지 언론들이 전했습니다. 중국 국가여유국은 지난주부터 여행사들에 차례로 공문을 보내 관련국가 단체여행상품 판매 중단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어떤 나라들이 여행금지 대상인가요?

기자) 유럽의 바티칸과 남태평양의 팔라우공화국 등 모두 22개 나라가 단체여행 금지 대상에 들었는데요. 당국은 국가여유국 지침을 어긴 여행사 2곳에 각 30만 위안(미화 약 4만6천 달러)의 벌금을 부과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진행자) 왜 이런 조치를 한 걸까요?

기자)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달 19차 공산당전국대표대회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거듭 강조한 이후, 타이완 수교국들의 관광수입을 끊는 방식으로 외교적 압박에 나선 것으로 현지 언론은 풀이하고 있습니다. 타이완의 국제사회 고립을 노린 건데요. 중국은 주한미군 ‘사드’ 배치로 한국과 외교적 갈등이 한창일 때도, 한국행 단체여행을 금지시킨 적이 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 당국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요?

기자) 타이완 정부는 물론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현지 대중국 부처인 대륙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여행의 자유를 정치의 도구로 사용하지 말라”고 항의하고, 여행에 대한 간섭은 중국의 대외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여행금지 대상인 바티칸이나 팔라우 당국의 반응도 나왔나요?

기자) 이들 나라의 반응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바티칸의 경우 관광수입에 의존하는 곳이 아니라서, 중국이 의도한 경제적 압박 효과는 별로 없을 것으로 외신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팔라우공화국도 중국인 관광객 비중은 그다지 높이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4월 호주를 방문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왼쪽)이 말콤 턴불 호주 총리와 기자회견을 가진 후 악수하고 있다.
지난 4월 호주를 방문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왼쪽)이 말콤 턴불 호주 총리와 기자회견을 가진 후 악수하고 있다.

진행자) 호주 정부가 14년 만에 처음으로 외교정책에 관한 백서를 내놨다고요.

기자) 네, 호주 정부가 어제(23일) 총 115쪽에 달하는 외교백서를 내놨습니다. 호주 정부가 외교백서를 내놓은 건 지난 2003년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진행자) 외교백서란 한 나라 외교 전반에 걸친 점검이자 국익에 도움이 될 외교 지침서라고 할 수 있을 텐데요. 호주의 이번 외교 백서에는 어떤 내용들이 담겼는지 살펴보죠.

기자) 네, 요점을 먼저 말씀드리자면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영향력에 대한 우려, 그리고 국제현안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인 개입 촉구입니다. 호주 정부는 이 백서에서 최근 아시아 지역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영향력을 경고하고, 미국 정부는 역내 입지를 다지고 주변 동맹국들과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는데요. 호주 정부는 특히 국제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도전들은 "세계에서 가장 잘살고, 가장 창조적이며, 가장 강한 나라"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설 때만 효과적으로 제동을 걸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세계에서 가장 부강하고 창조적인 나라, 미국을 의미하는 건가요?

기자) 문맥상 그렇습니다. 호주 정부는 또, 강력하고 지속적인 미국의 국제 개입이 국제사회의 안정과 번영의 틀을 유지한다면서, 그런 개입이 없다면 국제질서는 무너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백서 작성자들은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은 미국이 세계와 거리를 더 두려는 행보로 보이며, 이는 호주의 수출의존형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일례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전임행정부가 추진했던 아시아 국가들과의 다자간 무역체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선언했는데요. TPP는 호주 정부가 일본과 함께 주도적으로 추진해온 경제공동체입니다.

진행자) 백서에는 중국의 급속한 부상을 우려하는 시각도 담겨있다고요.

기자) 네, 호주는 미국의 강력한 우방국으로서, 지난 수십 년간 양국은 특히 견고한 안보 동맹 관계를 유지해왔는데요. 호주 정부는 이번 백서에서 세계화로 인한 경제 성장이 힘의 균형을 바꿔놓았으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누려왔던 미국의 힘과 경제 성장이 이제 중국의 도전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호주와 중국은 긴밀한 경제협력을 맺고 있지만 중국은 호주와 미국 간 군사동맹에 불편한 태도를 보이곤 했습니다. 맬컴 턴불 호주 총리는 백서 발표에 앞서가진 기자회견에서 호주 역사상 처음으로 주 무역상대국과 안보상대국이 다르게 됐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호주로서는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백서는 중국의 국내총생산 규모가 오는 2030년에는 미국의 배가 될 것으로 추정했는데요. 중국의 영향력을 고려해 관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양국의 관계는 특히 지난 8월, 호주가 국익과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의 투자 제안을 거부하면서 불편해진 상황입니다.

진행자) 남중국해 문제는 아시아 지역 최대 현안 가운데 하나인데요. 남중국해에 대한 언급도 있습니까?

기자) 네, 백서는 남중국해를 역내 질서에 중대한 논쟁거리라면서, 중국의 영유권 주장과 인공섬 건설 등 중국의 행동에 특별히 우려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호주는 또 전략적으로 중요하게 다뤄야 하는 지역으로 기존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신 '인도-태평양' 지역을 주목했는데요. 인도- 태평양 지역은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에 맞서 최근 미국과 일본 등 일부 동맹국들이 자주 언급하고 있는 4자 협력체 구상입니다. 호주의 이번 외교백서에는 인도- 태평양이라는 말이 무려 120번이나 사용됐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정례 브리핑에서 호주의 남중국해 발언과 관련해 "무책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가 전했습니다. 루캉 대변인은 역내 모든 나라는 각자의 입장에 대해 양자 대화채널 등을 이용해 평화를 모색하고 있으며,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당사국이 아닌 호주가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바른 자세가 아니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오종수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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