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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 무가베 대통령 하야...일본 천황 2019년 4월 퇴위 전망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이 사임한 21일 하라레의 의회 건물 앞에서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이 사임한 21일 하라레의 의회 건물 앞에서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이 시각 세계 각지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얼마전 군사정변이 일어난 짐바브웨의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이 결국 하야했습니다. 37년 동안 이어진 철권통치가 막을 내렸는데요. 앞으로 어떤 일이 진행될 지 짚어보겠습니다. 일본 정부가 아키히토 천황 퇴위 일정을 조만간 확정 발표할 예정이고요. 이어서, 중국 당국이 인터넷 전화 사용을 통제하고 있는 사정, 함께 들여다보겠습니다.

진행자)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이 결국 물러났군요?

기자) 네. 지난주 수요일(15일) 발생한 짐바브웨 군부 쿠데타 이후에도 퇴임을 거부해온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이 결국 사태 일주일 만에 하야했습니다. 무가베 대통령은 어제(21일) 제이콥 무덴다 국회의장이 대신 읽은 서한에서 “순조로운 권력이양을 위해 즉시, 자발적으로 사임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올해 93세 세계 최고령 통치자이자, 지난 37년 동안 장기집권해온 무가베 정권이 공식 마감됐습니다.

진행자) 37년 장기 통치자가 전격 물러난 과정을 보면, 지난 일주일 동안 많은 일이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짐바브웨 군은 지난주 국영방송국을 비롯한 수도 하라레 시내 주요 시설을 장악하고 무가베 대통령을 가택연금했습니다. 이후 군 지도부와 종교지도자 등이 대통령직 사임을 요구했지만, 무가베는 이를 거부하고 대학 졸업식을 주관하는 등 일상업무를 수행했는데요. 정치권은 이에 맞서 탄핵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그럼에도 무가베 전 대통령은 자리를 지키려는 의지가 확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최근 협상을 통해, 대통령 재임 중 자신과 가족들이 한 일들에 대한 면책권과 재산 보존 등을 보장받은 뒤 하야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BBC' 방송 등이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현지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사임 발표 직후 짐바브웨 국회의사당은 축제분위기에 휩싸였다고 외신들이 전했습니다. 의사당에 모인 의원들은 환호성을 질렀고요, 수도 하라레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 밤 늦게까지 국기를 흔들고,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춤과 노래로 기쁨을 표시했습니다.

진행자) 짐바브웨 국민들은 무가베 전 대통령 통치 시절이 그다지 좋지 않았던 모양이네요?

기자) 짐바브웨 국민들은 유혈사태 없이 장기 독재자를 끌어내린 기쁨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무가베 전 대통령은 지난 1980년 영국을 상대로 독립투쟁을 이끈 건국 공로자였는데요. 독립 직후 초대 총리에 오르고, 총리직 폐지 후 대통령이 돼서 37년이나 집권하는 동안 전형적인 독재자의 행태를 보였습니다. 특히 부인에게 권력을 물려주려고 했던 게 이번에 군부가 나선 결정적인 계기였는데요. 부인으로 권력 승계의 걸림돌을 없애기 위해, 차기 대통령 후보로 꼽히던 에머슨 음난가그와 부통령을 이달 초 전격 해임했고요, 음난나그와 전 부통령은 해외로 피신했습니다.

진행자) 장기 독재자가 물러난 게 아프리카 이웃나라들에 어떤 영향을 줄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지난 2010년 북아프리카의 튀니지에서 시작된 민주화 시위가 이집트와 시리아를 비롯한 이웃나라로 번지면서 이른바 ‘아랍의 봄’을 촉발했었는데요. 이번에도 그런 일이 벌어질지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에는 집권 30년이 넘은 독재자들이 많은데요. 미국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파운데이션’에 따르면, 아프리카 대륙 54개 나라 가운데 민주국가는 14개국뿐입니다.나머지 40개 국가 중에 19개는 ‘절대독재’로 분류됐고요, 그 밖의 나라들도 민주적 선거가 보장되지 않는 ‘전체주의’ 국가로 평가됐습니다.

진행자) 무가베 전 대통령이 부인에게 권력을 물려주려고 했던 것 처럼, 아프리카에서 가족 간에 통치권을 주고 받는 일도 많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특히 부자 간 '권력세습'이 많은데요. 토고의 포르 냐싱베 대통령은 아버지 냐싱베 에야데마 대통령이 지난 2005년 사망한 뒤 군부의 지지를 받아 권력을 이어받았습니다. 당시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졌지만, 냐싱베 일가의 집권이 50년째 이어지는 중입니다. 또 적도기니의 테오도로 오비앙 응게마 음바소고 대통령은 38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요. 역시 아들에게 자리를 물려주려는 계획을 추진하면서 비판받고 있습니다. 31년 동안 우간다를 통치하고 있는 요웨리 무세베니 대통령도 아들에게 권력을 넘길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는 중입니다.

진행자) 아프리카 각국 통치자들도 짐바브웨 대통령 하야 사태가 미칠 영향을 의식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프리카 국가들의 연합체인 ‘아프리카연합(AU)’은 최근 짐바브웨 사태에 관해 “헌법 테두리 안에서 처리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아랍의 봄’ 같은 상황이 아프리카 대륙에서 벌어질 가능성을 의식한 것으로 `로이터' 통신은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앞으로 짐바브웨 정부는 누가 이끌게 되는 건가요?

기자) 무가베 전 대통령이 축출했던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이 귀국해 내년 대선까지 과도정부 대통령직을 맡을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은 이전부터 유력한 차기 지도자로 꼽혀왔기 때문에, 대선 이후에도 짐바브웨 정부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진행자) 과도정부를 이끌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외신들의 평가가 엇갈립니다. `BBC' 방송 등은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이 경제전문가로서, 군과 짐바브웨 국민들로부터 두루 신임을 받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반면 `뉴욕타임스' 신문은 ‘독재자 기질’이 무가베 대통령 못지 않다는 현지 언론 논평을 인용하기도 했습니다. `CNN' 방송도 독재자에서 또 다른 독재자로 권력이 넘어간 것이라고 이번 사태를 분석했습니다.

일본의 아키히토 천황과 미치코 왕비 부부.
일본의 아키히토 천황과 미치코 왕비 부부.

진행자) 일본 정부가 아키히토 천황의 퇴위 일정을 확정한다고요?

기자) 네. 다음달 1일 일본 정부가 아베 신조 총리 주재로 중·참의원 의장과 왕실 관계자 합동회의를 열어 아키히토 천황 퇴위 일정을 논의합니다. 황위는 나루히토 황세자가 물려받게 되는데요. 지난 1989년부터 이어진 일본 연호 ‘헤이세이’시대를 공식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으로, 사회 각계의 큰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구체적으로 언제 새 천황이 즉위하는 건가요?

기자) 2019년 4월30일 아키히토 천황이 퇴위하고, 다음날인 5월1일 나루히토 새 천황이 즉위식을 거행하는 일정을 이번 합동회의에서 유력하게 다룰 것으로 `요미우리 신문'을 비롯한 현지 언론이 오늘(22일) 전했습니다. ‘헤이세이’를 대체할 새로운 연호는 전문가 논의와 여론 수렴 등을 거쳐, 이보다 앞선 내년 초 쯤에 발표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진행자) 일본 천황을 비롯한, 한 나라의 왕위는 보통 사망할 때까지 유지하는 것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일본에서도 천황이 살아있을 때 물러나는 건 200여 년 새 유례가 없는데요. 아키히토 천황은 지난해 8월 대국민 담화를 통해 “고령으로 일본의 상징 역할을 다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면서, 빠른 시일 내에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나이가 많다면서 건강 문제를 들긴 했지만, 천황이 생전 퇴위 의사를 밝힌 근본적인 이유를 놓고 다양한 분석이 이어졌는데요. 전쟁범죄 반성을 강조해온 아키히토 천황이 정치권 극우보수화에 제동을 걸기 위해 물러날 결심을 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었습니다. 정치권은 결국 지난 6월 특별법 제정을 통해 아키히토 천황의 생전 퇴위 길을 열어줬습니다.

진행자) 새 천황이 즉위한 뒤, 살아있는 전직 천황의 지위 문제도 논란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 천황은 현지에서 신에 버금가는 추앙과 존중을 받는 존재인데요. 천황의 아버지가 살아있다면, 처우를 어떻게 해야할 지도 논란이 일었습니다. 그러다가 아키히토 천황은 퇴위 후 '상황', 부인 미치코 황후는 '상황후'로 예우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인 상태입니다.

중국 베이징의 쇼핑센터에서 시민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의 쇼핑센터에서 시민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중국이 주민들의 인터넷 전화통화 이용을 차단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중국 당국이 '스카이프(Skype)처럼 인터넷으로 전화통화나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서비스의 이용을 사실상 차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첨단기술 업체 '애플'은 어제(21일) 발표한 성명에서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인터넷 전화· 메시지 서비스인 '스카이프(Skype)'를 비롯한 일부 앱이 자사의 중국 내 앱스토어에서 제외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중국에 있는 사람들은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힘들어지는 것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앱은 영어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을 줄인 말로 소프트웨어를 실행하는 장치인데요. 앱스토어라는 곳에서 원하는 앱을 내려받아야 해당 기능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한 달여 동안 중국에서는 애플 앱스토어를 비롯한 여러 사이트에서 스카이프 내려받기가 안 돼 국제전화 통화나 메시지 서비스 이용이 불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요?

기자) 애플 측은 성명에서 중국 공안당국으로부터 인터넷 통화 기능을 가진 여러 앱들이 중국 법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는 통보를 받았으며, 그에 따라 해당 앱들이 앱스토어에서 삭제됐다고 밝혔는데요. 더이상 애플을 통해 스카이프 서비스를 받을 수 없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국인 이용자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들어 중국 정부가 자주 이렇게 외국에 기반을 두고 있는 인터넷 통화 서비스를 대폭 규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올 가을, 페이스북이 운영하는 메시지 서비스인 '왓츠앱(WhatsApp)'이 중국에서 차단됐고요. 또 구글, 스냅챕, 트위터, 텔레그램 등도 모두 차단됐습니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외국에 기반한 이런 서비스들에 대해, 실명제를 요구하는 중국법을 위반하기 쉽고, 당국의 감시를 어렵게 만들기 때문에 못쓰게 하는 것 같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스카이프는 아직 중국에서 기능을 하고 있긴 한데요.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의 인터넷 규제도 심해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중국은 오랫동안 복잡하고 까다롭게 인터넷 통제를 해왔는데요. 시진핑 주석이 집권하면서 통제가 더 심해지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특히 지난 6월부터 '사이버 보안법'이 발효돼 시행되고 있는데요. 중국 정부는 이 법률이 인터넷 공간의 주권과 국가안보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국제사회는 인터넷 검열 강화로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인터넷 이용자는 현재 7억 명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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