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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이란-사우디아라비아 긴장 관계


지난달 30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아드를 방문한 사드 하리리 레바논 총리(왼쪽)가 모하마드 빈 살만 사우디 국왕을 면담하고 있다. 하라리 총리는 지난 4일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중 전격 사임을 발표했다.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최근 중동의 두 맹주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예멘 내전부터 레바논 총리 사임 문제까지 두 나라 사이의 긴장 관계가 고조되면서 중동에 전운이 감돌고 있는데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쟁 발발 가능성은 적다고 전망합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 이 시간은 최근 격화되고 있는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갈등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김정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중동 지역의 두 앙숙 -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시아파가 주류인 이란은 종교적, 정치적 이유로 오랫동안 앙숙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걸프만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는 두 나라는 지난 수십 년간 여러 중동 분쟁에 있어 서로 대립해 왔습니다.

[녹취: 호메이니 육성]

지난 1979년 이란에서 이슬람 성직자 호메이니의 영향을 받은 혁명이 성공해 이란에 이슬람 공화국이 들어서자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해 중동 수니파 왕정 국가들은 이란을 커다란 위협으로 여기기 시작합니다. AFP 통신은 이란이 혁명을 수출해 자국 체제를 위협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음향: 이란-이라크 전쟁 현장]

사우디아라비아는 1980년부터 8년간 이란과 이라크가 벌인 전쟁에서 이라크 후세인 정권의 중요한 재정후원자 노릇을 했습니다.

한편 1991년 미군이 주도하는 국제연합군과 이라크가 맞붙은 걸프전에서 이라크가 패해 이라크의 힘이 약해지자 대신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중동의 맹주로 떠올랐습니다.

“최근 격화된 두 나라 사이의 갈등”

적대적이었던 두 나라 사이의 관계는 지난 2016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가 자국 내 유명 시아파 성직자를 처형하면서 크게 악화하기 시작합니다. 성직자 처형에 항의해 시위대가 이란 주재 사우디 대사관과 영사관을 공격했고, 이를 이유로 사우디가 이란과의 외교 관계를 끊었기 때문입니다.

그런가 하면 지난 2015년 이란과 서방 6개 나라가 체결한 핵 합의로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가 풀리자, 이란의 국제사회 복귀를 우려한 사우디가 해당 합의에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한편 올해 들어 사우디와 바레인, 아랍에미리트를 비롯한 몇몇 아랍계 나라가 카타르와 단교하자 사우디와 이란 사이에 다시 긴장이 고조됩니다. 단교 조처를 한 나라들이 카타르가 이란을 옹호했다는 이유를 내세웠고 이 조처를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했기 때문입니다.

또 지난 11월 4일 사드 하리리 레바논 총리가 전격적으로 사임한다고 발표하면서 사우디-이란 사이의 갈등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을 받는 하리리 총리는 이란이 시아파 무장조직 헤즈볼라를 통해 레바논에 간섭한다고 비난하면서 사임했습니다.

[녹취: 사우디 TV 방송]

설상가상으로 하리리 총리의 사임 소식이 알려진 몇 시간 뒤 사우디 국영 TV 방송은 예멘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를 향해 탄도미사일을 쐈고 사우디군이 이를 격추했다고 전했습니다. 사우디 정부는 반군이 이란제 미사일을 사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란은 이런 주장을 계속 부인했습니다. 사우디의 모하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이 공격이 이란의 직접적인 군사 공격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내전이 벌어지고 있는 예멘에서는 이란이 시아파 후티 반군을 지원하고 있고 사우디가 주도하는 아랍 연합군은 예멘 정부군을 도와 반군과 전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중동 각지에서 대리전을 벌이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많은 전문가는 두 나라 사이의 긴장 고조가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중동 각지에서 벌이고 있는 대리전과 연관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녹취: 디아브 교수]

프랑스 파리대학에서 정치학을 가르치는 카타르 아부 디아브 교수는 VOA에 이라크, 시리아 그리고 예멘 등지에서 사우디와 이란이 벌이는 대리전에 최근 새로운 변화가 생겼다면서, 이런 변화 탓에 상황이 더 나빠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 IS가 패배한 뒤 사우디와 이란의 세력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음향: 시리아 정부군 -반군 전투 현장]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은 최근 이란과 러시아의 도움으로 IS와 온건 반군이 장악하고 있던 많은 지역을 탈환했습니다. 시리아 정부군은 IS뿐만 아니라 사우디가 지원하는 반군 조직과도 싸우고 있습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양국 관계의 중요한 변수입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란 핵 합의에 부정적인 생각을 내비치면서 이란 정권이 국제 테러리즘을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움직임은 최근 고조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반이란 정서를 공고하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사우디와 이란의 갈등: 지역 전쟁으로 번질 것인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힘겨루기가 큰 전쟁으로 번지리라고 전망하는 전문가는 많지 않습니다.

사우디 정부가 최근 이란이 지원하는 예멘 반군이 미사일을 쏜 것을 근거로 이란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겠지만, 광범위한 지역 전쟁으로 번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전문가들은 두 나라가 긴장 관계를 해소할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란은 이라크와의 쓰라린 전쟁 경험이 있고, 사우디아라비아는 예멘과 시리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실패한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최근 불거진 사우디의 대이란 강경 조처가 국내용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녹취: 아델만 교수]

미국 덴버대학의 조너선 아델만 교수는 사우디의 실권자 모하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란과의 갈등을 지렛대로 삼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란을 겨냥한 사우디아라비아의 거친 언사가 국내 문제로 향한 시선을 돌리려 하는 것이지 꼭 전쟁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최근 성명을 내고 레바논 정부의 합법적인 군 외에 다른 외국 군대나 민병대, 다른 무장세력이 레바논에서 차지할 역할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레바논을 대리전 장소로 이용할 가능성이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측에 경고를 보낸 것입니다.

“뉴스 속 인물”

최근 뉴스에서 화제가 됐던 인물을 소개하는 ‘뉴스 속 인물’ 시간입니다.

오늘 이 시간의 주인공은 모하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최근 왕자 11명, 현직 장관 4명, 전직 장관 10명이 한꺼번에 검거되는 유례없는 숙청 작업이 진행됐습니다. 체포된 사람 중에는 세계 최고 부호 가운데 1명인 알왈리드 빈탈랄 왕자도 포함됐는데요. 이번 숙청 사태의 주역은 바로 모하마드 빈살만 왕세자입니다.

지난 6월 사촌에게서 왕세자 직을 넘겨받은 모하마드 왕세자는 올해 32세인 매우 젊은 왕세자입니다. 왕세자는 현 살만 국왕의 아들로 군사뿐 아니라 외교, 경제 분야에서도 압도적 영향력을 발휘하며 자신에게 막강한 권력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모하마드 왕세자는 이슬람 종주국을 자처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사회를 개혁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모하마드 왕세자는 특히 내년 6월부터 여성이 운전하는 것을 허용함으로써 사우디아라비아를 온건 이슬람 국가로 변모시키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왕세자는 또 석유에 의존하는 사우디 경제를 환골탈태시키겠다는 야망을 품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4일 모하마드 왕세자는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FII) 행사에 나와 미래형 신도시 '네옴'(NEOM) 건설 프로젝트를 소개했습니다. 사우디 서북부의 홍해 인근 사막과 산악 지대에 한국 서울의 44배 넓이(2만6천500㎢)로 조성되는 네옴에는 약 5천억 달러가 투자됩니다. 이 신도시에는 석유 대신 풍력과 태양광 에너지가 공급됩니다.

모하마드 왕세자는 이같은 ‘2030 비전’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의 미래를 혁신적으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국방장관을 겸임하고 있는 모하마드 왕세자는 최근 공세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이 지원하는 예멘의 후티 반군에 맞서 아랍 연합군을 조직해 예멘 내전에 참여했습니다.

또 이란의 영향력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이웃 나라 카타르와 외교 관계를 단절하고 카타르를 제재하는 조처를 주도했습니다.

그러나 모하마드 왕세자의 급부상과 권력 강화가 사우디 왕가와 사우디 사회를 분열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또 이란과의 갈등을 조장해 사우디 내부 문제를 무마하려 한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한편 살만 사우디 국왕이 생전에 모하마드 왕세자에게 왕위를 물려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갈등’, 그리고 ‘뉴스 속 인물’로 모하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김정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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