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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 대통령 하야 협상...한-중 1500척 어업협상 타결


17일 짐바브웨 하라레어 한 남성이 쿠데타 소식이 실린 신문을 읽고 있다. 뒤로 돈을 찾기 위해 은행에 줄을 선 사람들이 보인다.
17일 짐바브웨 하라레어 한 남성이 쿠데타 소식이 실린 신문을 읽고 있다. 뒤로 돈을 찾기 위해 은행에 줄을 선 사람들이 보인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군사정변으로 사실상 실각한 것으로 알려진 짐바브웨 장기 독재자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 나타났습니다. 앞서 해임당한 뒤 해외로 피신했던 전 부통령은 귀국했는데요. 급박하게 돌아가는 짐바브웨 사태, 짚어보겠습니다. 중국과 한국이 연간 1천500척 규모 어업협상을 타결했고요. 이어서, 뒤늦게 나온 ‘아세안’ 정상회의 의장 성명, 어떤 내용인지 들여다보겠습니다.

진행자) 짐바브웨 사태가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군요?

기자) 네. 아프리카 동남부 인도양 가까운 짐바브웨에서 지난 화요일(14일)부터 이튿날까지 군사정변이 일어나, 군부가 실권을 장악하고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은 가택 연금된 걸로 알려졌는데요. 무가베 대통령이 사태 후 처음으로 오늘(17일) 공식 석상에 나왔습니다. 수도 하라레의 한 대학교 졸업식장이었는데요. 무가베 대통령이 무표정한 얼굴로 참석자들과 함께 국가를 합창하고 행사 개최를 선언하는 모습이 현지 언론과 BBC방송을 비롯한 외신을 통해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쿠데타가 일어난 뒤에도 대통령직을 정상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거네요?

기자) 그렇게 간단히 볼 상황은 아닙니다. BBC 방송은 “일상적 직무 수행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무가베의 장래를 더 혼란스럽게 만드는 일”이라고 오늘(17일) 졸업식 참석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어째서 일이 더 혼란스러워졌다는 거죠?

기자) 짐바브웨의 실권을 장악한 군부는 무가베 대통령과 하야 협상을 벌이고 있습니다. 유혈 쿠데타로 국가적인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고, 무가베 대통령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날 수 있도록 퇴로를 열어주는 건데요. 이 와중에 무가베 대통령이 외부 행사에 참석하는 것이 사임을 거부하고 버티는 모습으로 해석되고 있는 겁니다. 사태가 더 복잡해지고, 장기화될 가능성을 일부 외신들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짐바브웨 군부와 무가베 대통령 측의 사임 협상,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군사정변 다음날인 어제(16일) 짐바브웨 군은, 총사령관 콘스탄티노 치웬가 대장과 무가베 대통령이 나란히 서서 대화하며 웃는 사진을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함께 공개된 다른 사진에는 관계자 여러 명이 함께 무가베 대통령과 뭔가 논의하는 모습도 있었는데요. 사진 속에 나오는 사람들은 무가베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가톨릭 사제들, 그리고 협상을 중재하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특사들이라고 CNN 방송이 설명했습니다. 남아공은 짐바브웨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치는 나라입니다.

진행자) 군부가 실권을 장악한 뒤 무가베 대통령이 스스로 퇴진하도록 요구하는 건데, 왜 이런 일이 발생한 거죠?

기자) 올해 93세인 무가베 대통령은 지난 37년동안 세계 최장기 집권하면서 독재자로 비판 받아왔습니다. 1980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해 짐바브웨가 정식 건국한 뒤 초대 총리를 맡았고요. 7년 뒤 총리제를 폐지하고 대통령 자리에 올랐습니다. 이번에 정변을 일으킨 군부는 무가베 대통령 주변 인물들이 오랫동안 나라를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고난 속에 몰아넣었기 때문에, 이를 바로잡겠다는 명분을 내세웠는데요. 보다 직접적인 이유는, 무가베 대통령이 권력을 부인에게 물려주려한다는 의혹 때문이었습니다.

진행자) 무가베 대통령이 권력을 부인에게 넘기려고 계획했다고요?

기자) 네. 무가베 대통령이 얼마 전, 차기 대통령 후보로 꼽히던 에머슨 음난가그와 부통령을 전격 해임했는데요. 이 일이 아프리카 일대에서 큰 논란이 됐습니다. 정치적 경쟁자를 제거해서, 권력을 부인 그레이스 여사에게 물려주려는 사전 작업으로 해석됐는데요. 음난가그와 부통령은 해임 직후 해외로 피신했습니다. 이어서, 짐바브웨군 총사령관 치웬가 대장은 “해방전쟁 참전용사에 대한 정치적 숙청 작업을 멈추라”며 반발했습니다.

진행자) 해임된 뒤 피신했던 부통령이 귀국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무가베 대통령으로부터 갑작스럽게 해임된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이 도피생활을 마치고 어제(16일) 짐바브웨에 돌아간 것으로 오늘 AFP통신이 보도했는데요. 짐바브웨 야권은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을 새 지도자로 세우는 과도정부 구성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짐바브웨 새 지도자로 거론되는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은 어떤 인물인가요?

기자)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은 무가베 대통령과 함께 영국을 상대로 독립투쟁에 나섰던 동지인데요, 일반의 평가는 엇갈립니다. 군과 국민들로부터 두루 신임받는 것으로 BBC방송 등이 전했는데요, 반면 뉴욕타임스는 '독재자 기질'이 무가베 대통령 못지 않다는 현지 언론 논평을 인용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혼란스러운 짐바브웨 사태,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까요?

기자) 새 지도자를 세우려는 군부와 야권, 그리고 하야를 거부하고 버티는 무가베 대통령이 서로 부딪히고 있는 건데요. 무가베 대통령의 버티기가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앞서 말씀 드린대로 짐바브웨 정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제이콥 주마 대통령은 의회에 출석해서 “짐바브웨의 정치 상황이 곧 명백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현지 사정에 정통한 영국왕립국제문제연구소 측도 결국 무가베 대통령이 조만간 사임할 것으로 뉴욕타임스에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짐바브웨는 북한과도 가까운 나라죠?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에 대한 짐바브웨 독립투쟁 당시부터 북한이 군사지원을 했는데요. 무가베 대통령이 실권을 장악한 직후인 1980년 수교하고, 평양에서 양국 ‘우호협력조약’을 체결했습니다. 이후로도 다양한 협력이 진행됐고요, 무가베 대통령이 총 8차례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의 군산해양경찰서는 지난 10일 기상 악화를 틈타 한·중 어업협정 해상에서 몰래 조업을 시도하는 중국어선에 대한 퇴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해경 감시를 피해 불법 조업하는 중국어선.
한국의 군산해양경찰서는 지난 10일 기상 악화를 틈타 한·중 어업협정 해상에서 몰래 조업을 시도하는 중국어선에 대한 퇴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해경 감시를 피해 불법 조업하는 중국어선.

진행자) 중국과 한국이 어업 협상을 타결했다고요?

기자) 네. 중국과 한국 어선이 상대방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들어가 조업할 수 있는 규모를 내년 한해 각 1천500척으로 두 나라 당국이 합의했습니다. 올해보다 40척이 줄어든 건데요. 특히, 어획량이 많고 불법조업을 자주 하는 중국 쌍끌이저인망 어선 12척 등이 감축대상에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 문제에 초점을 맞춘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과 한국 수산당국은 지난 월요일(13일)부터 어제까지 내년도 어업협상 결론을 내기 위해 충칭에서 고위급 회담을 열었는데요. 한국 측은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 문제를 강하게 제기하면서 포괄적인 대책을 공동발표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중국이 관련 사실을 일절 부인하면서 합의에 실패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진행자) 한국 측이 지적한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어떤 식으로 진행되나요?

기자) 북한과 큰 관련이 있는데요. 중국 어선들은 최근 서해 북방한계선(NLL) 북쪽에 대기하면서, 소형 고속어선으로 남쪽에 내려가 조업한 뒤 한국 해경이 단속하면 북한 수역으로 도주하는 행태를 자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 같은 중국어선들의 북한 수역 내 조업 활동을 멈추라고 요구했지만, 중국 측이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중국과 한국이 서로 상대방 수역에서 조업할 수 있는 규모를 줄인 것 외에, 다른 합의 사항은 없나요?

기자) 몇 가지 있습니다. 주한미군 ‘사드’ 배치 문제로 두 나라 관계가 경색되면서 공동 어업지도선 순시 사업과 단속 공무원 교차 승선 활동이 중단됐는데요. 최근 양국 정부가 관계정상화에 합의함에 따라 이 같은 활동을 내년부터 재개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두 나라가 공동 관리하는 수역인 ‘잠정조치수역’의 수산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어린 물고기들을 방류하는 사업을 양국이 교대로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13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동남아시아연합(ASEAN) 정상회의에서 각 국 정상들이 손을 맞잡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지난 13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동남아시아연합(ASEAN) 정상회의에서 각 국 정상들이 손을 맞잡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제31차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가 이틀간의 일정을 마치고 지난 14일 폐막했는데요. 이제야 의장성명이 나왔군요.

기자) 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이 16일, 아세안 정상회의의 결과를 담은 의장성명을 발표했습니다. 통상적으로 폐막식과 함께 공동성명이나 의장성명 같은 것을 발표하기 때문에 이런 지각성명이 자주 있는 일은 아닌데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문제와 미얀마 로힝야족 유혈 사태 등에 대한 언급 수위를 놓고 진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아세안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의 하나였던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을 나타냈습니까?

기자) 네, 아세안 10개 회원국은 북한이 전면적으로 즉각 모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상의 의무를 준수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아세안 회원국들은 또 평화적인 방법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를 다시 지지하는 한편, 관련국들에게 평화와 안정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자제력을 발휘해 대화에 다시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 부분은 직접 당사국들이 많아 그동안 진통이 적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진전이 좀 있었습니까?

기자) 네, 아세안은 이번 의장성명에서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보편적으로 인식되는 국제법과 유엔해양법협약(UNCLOS)에 따라, 평화적으로 분쟁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하지만 최근 남중국해에서 진행되고 있는 중국의 인공섬 건설이나 군사기지화에 대한 언급은 피하고 대신 "비군사화와 자제"의 필요성을 거론하는 수준에 그쳐 이전의 성명들보다 수위가 많이 완화됐다는 평입니다.

진행자) 앞으로 중국과 남중국해 행동 수칙을 만들기 위한 대화도 시작할 예정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세안 10개 회원국과 중국이 내년부터 '남중국해 행동수칙(Code of Conduct)'을 만들기 위한 실무대화를 공식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COC ' 협상 이야기는 지난 8월 중국과 아세안 외무장관 회의에서 이미 기본틀은 마련된 거고요.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 후, 양측이 관련회의를 갖고 공식 발표한 겁니다. 중국과 아세안 국가들은 또 무분별한 남획으로 위기에 처한 어종 보호 등 해양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선언도 채택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남중국해 행동수칙(COC) 이라는 게 뭔가요?

기자) 네,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 사이에 남중국해를 두고 갈등이 본격적으로 대두되면서 지난 2002년에 우발적인 충돌 등 갈등 악화를 막을 이른바 '분쟁당사국행동선언(DOC)'이란 걸 발표했는데요. 이는 말 그대로 선언으로, 후속 조치로 구체적인 행동수칙, 즉 COC를 만들기 위해 지금까지 당사국들이 협의를 해왔습니다. 하지만 각국의 주장이 첨예하게 부딪히면서 별다른 진전을 거두지 못하고 지금까지 이어졌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지난 15년 동안 아무런 성과도 없이 지지부진했다는 건데요. 그런 분위기가 반전될만한 어떤 계기가 있었습니까?

기자) 네, 지난해 7월, 국제상설중재재판소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렸는데요. 이후 중국 정부는 재판소의 판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면서도, 행동수칙 제정에 적극성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남중국해 안정 문제에 개입해야, 앞으로 관련 현안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일련의 움직임에 대해 국제사회는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네, 미국 정부는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기지화에 대해 우려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주 아세안 정상회의와 일련의 관련 회의를 마친 후, 자신은 여전히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기지화 노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남중국해를 이용하는 모든 나라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규칙을 기반으로 한 해양질서가 수립되길 바란다는 입장입니다. 현재 미국은 국제상설중재재판소의 판결에 따라 남중국해를 공해로 간주하고 정기적으로 역내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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