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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트럼프 대통령, 대북 ‘강압외교’ 구사…현실성은 미지수"


지난 1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메시지가 무력 사용 위협을 통한 ‘강압외교’라는 지적에 무게가 실립니다. 북한의 양보를 얻어내지 못하면 군사 옵션을 실행에 옮길 수 있다는 전략이지만, 현실성 여부와 동맹을 불안하게 만든다는 부작용 역시 거론되고 있습니다. 한반도 전문가들의 분석을 박형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워싱턴 조야에서는 북한에 대한 ‘군사 행동’을 시사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을 ‘강압외교(coercive diplomacy)’로 풀이하는 시각이 늘고 있습니다.

[녹취: 스콧 스나이더 연구원]” The Administration’s strategy is essentially coercive diplomacy. We want to use the right combination of pressure and negotiations in order to achieve a peaceful result, but if North Korea refuses to come to the negotiating table…”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평화적 결과를 달성하기 위해 압박과 협상을 적절히 배합하지만, 북한이 협상테이블에 앉기를 거부한다면 군사옵션을 마지막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게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제재와 압박에 최대한 집중하면서도 압박 강도를 더욱 높이기 위해 무력 사용 가능성을 거듭 언급한다는 설명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적 선택지’ 발언을 더 이상 공허한 수사로 일축할 수 없다는 지적이 늘고 있는 건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리처드 부시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에 보내는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메시지는 미국이 군사력 사용에 대해 진지하다는 점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은 북한 핵, 미사일 위협에 대해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고자 하는 의지를 담고 있으며, 특히 북한뿐 아니라 중국의 결정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의원들을 비롯한 일각의 우려에도 끊임없이 군사 옵션을 부각시키는 것 역시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방증으로 꼽힙니다.

수미 테리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한국담당 보좌관은 트럼프 정부가 여느 정부 보다 자주 군사 옵션을 거론하는데 주목했습니다.

[녹취: 수미 테리 전 보좌관] “I don’t think it’s just rhetoric…because they keep saying so..”

트럼프 행정부가 엇갈린 대북 메시지 속에서도 군사 옵션만큼은 일관되게 말하고 있는 만큼, 이를 단순히 수사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반응은 북한의 달라진 도발 행태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상기시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 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입니다.

[녹취: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 “I think that’s the question Kim Jung Un will have to address…”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1년도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전례 없이 늘어난 북한의 도발 횟수를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트럼프 행정부가 외교에서 군사 옵션으로 이동하는 상황은 결국 김정은이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이 핵을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완성하고 미국 영토나 동맹국을 공격하려 한다면 미국으로서는 선제타격을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또 북한의 ICBM 기술이 완성단계로 접어들고 있는 지금이야 말로 중요한 전환의 시기라며, 긴장을 완화시킬 수 있는 출로를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같은 배경에서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은 핵무기 역량을 강화하며 미국과 국제사회를 위협하고 있는 북한에 대한 좌절과 분노의 표현이기도 하다는 게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의 진단입니다.

[녹취: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 “It’s is the expression of frustration…”

그러나 미국의 국방 정책을 직접 다뤘던 전직 관리들은 군사 옵션을 예비하는 것과 실행에 옮기는 것 사이엔 쉽게 메울 수 없는 간극이 존재한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로렌스 코브 전 국방부 차관보는 미국은 선제타격을 포함한 다양한 군사 옵션을 항상 준비하고 있지만, 실제 사용 여부와 시점을 결정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완전히 무력화시킬 수 있는지, 또 미국과 동맹국이 입게 될 피해는 어느 정도인지 등을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절차라는 설명입니다.

부시 연구원은 미 행정부 내에서 한반도 전쟁에 따른 막대한 피해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군사 옵션의 이행 가능성에 회의적 반응을 보였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트럼프 행정부 들어 자주 언급된 “예방적 타격(preventive attack)”과 관련해, 이를 완전히 배제할 순 없지만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게 행정부 관리들의 인식인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군사 옵션 이행 여부보다 이를 시사하는 대통령의 발언이 즉흥적이고, 결과적으로 불확실성과 혼란을 가중시키는 게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 "I mean, there may be some degree of that, but I think it really is a lot of uncertainty and confusion brought on by kind of the ad hoc nature of the President’s comments.”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접근이 전략적 모호성을 높이기 위한 의도라는 일각의 분석에 대해서도 대체로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코브 전 차관보는 군사 옵션을 강조하는 대통령의 직설적 표현과 외교를 강조하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등 고위 당국자들 발언의 차이는 사전 조율된 결과가 아니라고 단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은 근본적으로 협상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다만 불일치하게 들리는 대북 메시지가 어느 정도는 역할 분담의 결과를 가져왔다며, 이를 통해 대북 제재에 소극적인 중국을 압박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이른바 ‘미치광이 전략’을 잘못 모방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미치광이 전략은 상대방에게 자신이 무슨 일을 저지를지 알 수 없다는 공포감을 유발해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 가는 방책입니다.

매닝 연구원은 그러나 “북한의 완전 파괴”나 “폭풍 전 고요” 등 호전적 수사로 겁을 먹은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아니라 미국의 동맹국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한 주 앞으로 다가온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첫 순방이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동맹국들과의 확고한 공조 의지를 분명히 하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에 대한 방위 공약을 재확인하면서, 더욱 강력한 대북 제재 공조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게는 강력한 억제를, 한국 등 동맹국에게는 확신을 심어주며 균형 잡힌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수미 테리 전 보좌관은 북 핵 공조와 자유무역협정을 놓고 갈등의 소지가 있는 미국과 한국의 관계가 어떤 방향으로 설정될 지 주목된다며,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 필요성을 언급할 수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공감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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