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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부, 북한 인권유린 주범 지목…"인권침해로 무기 프로그램 지탱"


미국 워싱턴의 국무부 건물.
미국 워싱턴의 국무부 건물.

미국 국무부가 북한의 심각한 인권 침해에 책임이 있는 개인과 기관을 명시한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했습니다. 처형과 고문, 강제노동 등 가해자들의 인권 유린 실태를 조목조목 지적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무부는 이번 보고서가 북한 당국의 심각한 인권 유린을 계속해서 집중 조명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북한에서 벌어지는 불법적인 처형, 강제노동, 고문, 장기간 임의구금, 그리고 강간이나 강제 낙태 등의 성폭력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는 설명입니다.

대규모 동원 형태로 이뤄지는 강제 노동, 노동 수용소에서의 교화 행위, 해외 노동 계약 등 북한의 상당수 인권 유린은 정권의 무기 프로그램을 지탱하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도 담았습니다.

그러면서 매년 수만 명의 북한인들이 정권을 위한 수익을 벌기 위해 해외에 파견돼 노예와 같은 상황에서 일한다는 예를 들었습니다.

아울러 이동의 자유와 정보 접근을 통제하려는 북한 정권의 노력은 국경을 훨씬 넘어선다고 지적했습니다. 해외에 있는 북한인들의 활동을 감시하고 해외 망명을 시도하는 개인들을 강제 북송하기 위해 보위 요원을 파견한다는 겁니다.

보고서는 심각한 인권 유린과 검열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국무부가 판단하는 가해자 7명을 나열했습니다.

조경철 보위국장과 신영일 보위국 부국장을 비롯해 정영수 노동상, 리태철 인민보안부 제1부부장, 김강진 대외건설지도국 국장, 구승섭 선양주재 총영사, 김민철 주베트남대사관 서기관이 포함됐습니다.

조경철은 장성택 숙청 시 임의적 체포와 구금, 불법 처형 등을 저질렀고, 신영일은 정보 유입을 차단하고 해외 망명을 시도하는 주민들에 대한 구금과 강제 송환 등에 책임이 있는 인물로 지목됐습니다.

또 정영수는 낮은 계급의 주민들을 준군사 조직의 일원으로 만들어 정권을 위한 노예 노동을 강요했고, 리태철은 표현과 이동의 자유를 제약하고 노동수용소를 운영했으며, 김강진은 해외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의 인권을 침해했다고 적시했습니다.

국무부는 인민군 보위국, 대외건설지도국, 철현건설 등 기관 3곳도 인권유린의 주범으로 꼽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철현건설은 북한 근로자를 중동과 아프리카 등지로 송출하는 업체로, 이들에게 하루 14시간 노동과 감금에 가까운 생활을 강요한다고 소개했습니다. 특히 근로자들의 월급 800~1천 달러 가운데 40%는 북한 정부 계좌로, 20%는 현장 감독관에게, 10%는 숙박비로 빼앗겨 개인 수중에 165~200달러만 남는다며, 그나마 일부 현금은 “안전 비용”으로 현장 감독관에게 떼어줘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2월 발효된 북한 제재와 정책 강화법에 따라 작성됐습니다.

국무부는 해당 법에 따라 180일 마다 북한의 심각한 인권 유린과 검열에 책임이 있는 개인과 기관을 명시하고, 이들이 자행한 구체적인 관련 행위를 기술해 의회에 제출하도록 돼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국무부는 지금까지 모두 세 차례 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국무부가 제출한 보고서에 명시된 개인과 기관은 재무부의 ‘특별지정 제재 대상(SND)’으로 지정됩니다.

VOA 뉴스 박형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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