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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전문가들 "북한의 태평양 핵실험, 전 세계 분노 일으킬 것...기술적으로 가능"


지난달 6일 북한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6차 핵실험을 축하하는 대규모 군중 집회가 열렸다.
지난달 6일 북한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6차 핵실험을 축하하는 대규모 군중 집회가 열렸다.

북한이 태평양에서 수소탄 실험을 할 경우 무고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힐 수밖에 없다고 핵 전문가들은 우려했습니다. 방사능 물질이 대기권에 스며들어 낙진 피해가 전 세계 어느 곳에서든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핵 전문가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북한이 태평양에서 핵실험을 할 경우 전 세계가 분노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올브라이트 소장] “The world will be outraged if they did that…”

올브라이트 소장은 25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대기권에서의 핵실험은 수백, 수천 마일 떨어진 곳에 살고 있는 무고한 사람들을 암에 걸리게 할 수 있다며 이 같이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가 핵실험 금지조약을 발동한 요인 중 하나는 1950년대 핵보유국들의 대기권 핵실험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북한 고위 당국자인 리용필은 이날 미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리용호 외무상이 언급했던 태평양에서의 수소탄 실험 계획을 묵살해선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은 말을 언제나 실행에 옮긴다며 태평양에서 핵실험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가운데)이 지난달 25일 뉴욕 밀레니엄힐튼 유엔플라자 호텔 앞에서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리 외무상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미 성명과 관련해,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태평양 상에서 하는 것으로 되지 않겠는가"라고 발언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가운데)이 지난달 25일 뉴욕 밀레니엄힐튼 유엔플라자 호텔 앞에서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리 외무상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미 성명과 관련해,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태평양 상에서 하는 것으로 되지 않겠는가"라고 발언했다.

그러나 올브라이트 소장은 대기권에서 핵실험이 이뤄질 경우 방사능 물질이 대기권 상층부를 타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낙진 피해를 입힐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본에서 발생한 방사능 누출사고보다 더 큰 피해를 예상했습니다.

[녹취: 올브라이트 소장] “Fukushima radiation mostly contained or went into…”

지난 2011년 일본 대지진 이후 발생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의 방사능 누출 사고의 경우 오염물질이 통제되거나 바다로 스며들었지만, 대기권에서의 핵실험은 상당한 양이 직접 대기로 들어가기 때문에 위험도가 훨씬 높다는 겁니다.

또 지난 1945년 일본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 떨어진 수소폭탄의 경우 지면에서 폭발을 일으키면서 흙과 건물 잔해 등에 방사능 물질이 붙었고 결과적으로 대기를 오염시키지 않았다고 올브라이트 소장은 설명했습니다.

[녹취: 올브라이트 소장] “...it’s incredibly provocative and the blowback against North Korea…”

따라서 북한의 태평양 핵실험은 국제사회에 엄청난 도발로 인식될 뿐 아니라 북한도 놀랄 만큼의 후폭풍이 불어올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이 수소탄을 바다 속에서 터뜨릴 경우 역시 위험한 상황을 불러오긴 마찬가지라고 말했습니다.

폭발 직후 물이 급속도로 뜨거워지고 이후 방사능이 물방울을 통해 해수면으로 올라오게 되면서 일대 광범위한 바다를 오염시킨다는 겁니다. 이로써 주변 섬 등 거주지역은 물론 해당 지역을 지나는 선박들에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고 올브라이트 소장은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핵 전문가인 올리 하이노넨 국제원자력기구 IAEA 전 사무차장 역시 태평양에서의 핵실험은 비극적인 충격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우려했습니다.

[녹취: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worries that there is a catastrophic impact to…”

"잘못된 시간에 잘못된 장소에 있는" 태평양의 무고한 사람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겁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어떤 고도에서 폭발을 일으키느냐에 따라 피해의 종류도 다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올브라이트 소장과 마찬가지로 1950~60년대 핵실험은 먼 지역에도 낙진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북한이 태평양에서의 핵실험을 위해 항공기에서 핵폭탄을 투하하거나, 탄도미사일에 폭발물을 장착하는 방식을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 역시 폭격기나 각종 미사일이 이용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40~60km를 날 수 있는 날개가 달린 활공 폭탄(glide bomb)에 핵 실험 장비를 싣거나, 선박을 이용해 태평양에 도달한 뒤 물에 부상하는 장치를 이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현재 보유한 기술과 장비만으로도 태평양에서 핵실험을 진행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벡톨 텍사스 앤젤로주립대 교수는 북한이 태평양에서 핵실험을 한다면 미사일 발사 방식을 이용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녹취: 벡톨 교수] “Because that sends the message they have…”

그래야만 북한이 핵을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가졌다는 점을 미국 등에 확인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지난 몇 개월간 북한은 화성-12형과 14형 등의 발사를 통해 ICBM을 보유했다는 사실은 알렸지만, 핵을 장착할 수 있다는 점은 아직 보여주지 못했다고 벡톨 교수는 덧붙였습니다.

벡톨 교수는 미국 정보당국이 핵을 장착한 ICBM을 포착할 경우 미국은 선제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만이 아닌 미국의 어떤 대통령이라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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