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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연립여당 총선 압승...카탈루냐 자치권 박탈


22일 일본 자민당이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후 자민당 총수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2일 일본 자민당이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후 자민당 총수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일본 연립여당이 어제(22일) 실시된 조기 총선에서 압승했습니다. 아베 신조 총리는 공약대로 헌법을 고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스페인 정부가 분리독립을 추진하는 카탈루냐 지역의 자치권을 박탈하기로 의결했고요. 이어서, 중국의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세계로 퍼질 수 있다고 경고한 보고서, 함께 들여다보겠습니다.

진행자) 일본에서 어제(22일) 국회의원 총선거가 실시됐죠?

기자) 네. 일본 중의원 총선거가 어제(22일) 일본 전역에서 실시됐습니다. 중의원은 양원제인 일본 의회에서 하원에 해당하는 곳으로, 실질적인 정책 수행을 다루는 기관인데요. 이번 총선 결과 현재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자민당과 공명당이 전체 465석 가운데 313석을 차지했습니다. 진보진영 신당인 ‘입헌민주당’이 55석을 차지해서 제1야당이 됐고요, 고이케 유리코 도쿄 도지사가 이끄는 ‘희망의 당’은 50석을 얻었습니다.

진행자) 연립여당 의석은 300석이 훨씬 넘고, 제1야당은 50석을 조금 넘겼네요.

기자) 한마디로 여권의 압승입니다. 특히 313석을 차지한 건 의미가 큰데요. 헌법개정안을 발의할 수 있는 요건이 전체의 3분의 2인 310석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선거 결과로, 일본 연립여당은 보수야권의 협조 없이도 단독으로 개헌에 착수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진행자) 아베 신조 총리도 개헌선을 확보한 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요?

기자) 네. 아베 신조 총리가 오늘(23일) 총선 승리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했는데요. “헌법 개정에 대해 국민과 여당, 야당의 폭넓은 합의를 얻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총선 공약대로 개헌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힌 건데요, “우선 자민당에서 안을 마련하고, 여야 합의를 얻어낸 뒤 국민의 지지를 받겠다”는 순서로 계획을 소개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개헌은 언제부터, 어떤 내용으로 진행되나요?

기자) 아베 총리는 오늘(23일) 회견에서, 아직 개헌시한을 정해놓진 않았다고 밝혔는데요. 개헌 내용은 4가지로 요약됩니다. 먼저, 일본 자위대 설치와 운영 근거를 헌법에 명기해서 사실상 군대 역할을 할 수 있게 하고요, 그 다음은 교육무상화, 셋째로 참의원 선거구 조정, 넷째는, 긴급사태 혹은 위기상황 발생시 정부 권한 강화 등입니다. 이게 자민당 총선 공약집에 들어있는 개헌 방향인데요. 아무래도 가장 큰 관심이 모이는 건 첫 번째 항목, 자위대의 헌법 근거 확보입니다.

진행자) 자위대가 군대 역할을 하도록 한다고요?

기자) 네. 2차대전을 일으킨 일본은 전후 미군이 주도하는 연합국사령부와 협의에 따라 군대를 보유할 수 없게 됐는데요. 이른바 ‘평화헌법’이라고 부르는, 일본 헌법 9조 1, 2항에 이런 내용이 담겼습니다. 그 동안 헌법적 근거가 없는 조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던 자위대 설치와 운영 근거를 추가해서, 공식적인 무력행사 기구가 되도록 하고요. 이를 통해 ‘전쟁가능’한 ‘보통국가’로 만들겠다는 게 아베 총리와 집권 자민당이 오랫동안 추진해온 계획입니다.

진행자) 선거 초반에는 야권 신당이 관심을 모으면서, 집권 자민당의 계획이 무산될 거라는 전망이 있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첫 여성 도쿄도지사인 고이케 유리코 지사가 지난 7월 도의회선거에서, 지역 정파를 이끌어 자민당에 크게 이겼는데요. 이를 발판으로 ‘희망의 당’이라는 신당을 창당해 이번 총선에 임했습니다. 이와 동시에 제1야당인 민진당이 해체수순을 밟으며, 소속 의원들이 신당으로 모였는데요. 공식 선거운동 개시 직후 유권자들의 관심이 크게 높아지면서, 일본 매체들이 ‘신당 돌풍’으로 표현했습니다. 현지 언론은 지난 1992년 ‘일본신당’이 집권에 성공했던 사례를 전하면서, ‘희망의 당’을 상대로 자민당이 고전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희망의 당’이 집권은 고사하고, 50석에 머물렀군요?

기자) 고이케 지사와 ‘희망의 당’ 집행부의 보수적인 정책이 문제였습니다. 개헌에 찬성하고, 원자력발전소 재가동에도 일부 동조하는 등 자민당과 별다를 게 없는 공약들을 잇따라 내놨는데요. 이 때문에 일본에서 ‘리버럴(liberal)’이라고 부르는 진보적인 야권 정치인들이 ‘입헌민주당’이라는 정당을 따로 꾸렸습니다. 입민당은 야당 색깔을 분명히 하면서, 자민당을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어갔고요. 오히려 희망의 당보다 5석 많은 55석으로 제1야당 지위를 차지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지난 21일 긴급 내각회의 소집한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가 카탈류냐 사태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지난 21일 긴급 내각회의 소집한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가 카탈류냐 사태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진행자) 스페인 정부가 카탈루냐 지역의 자치권을 박탈했다고요?

기자) 네. 스페인 정부가 지난 토요일(21일)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 주재로 긴급 내각회의를 열어, 카탈루냐 자치구에 대한 헌법 155조 권한 발동을 의결했습니다. 스페인 헌법 155조는 자치정부가 헌법에 위배되는 활동을 할 경우,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요. 스페인 정부가 카탈루냐 자치정부를 해산하고 직접 통치할 것으로 현지 매체들은 전했습니다. 또한 6개월 안에 선거를 실시해 새로운 지방정부를 구성할 예정으로 보도됐습니다.

진행자)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된 과정을 정리해보죠.

기자) 스페인 북동부 대도시 바르셀로나를 중심으로 한 카탈루냐는 나머지 지역과 문화· 역사적 배경이 다르고요. 경제력도 월등한 곳입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스페인 치하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있었는데요. 이달 초 자치정부가 분리 독립 주민투표를 실시하면서 정세가 혼란해졌습니다. 투표 참가자 90% 이상이 독립에 찬성했다고 자치정부 측이 주장했지만, 스페인 정부는 원천 무효로 규정했는데요. 지난주 스페인 정부가 독립 여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라는 시한을 자치정부 측에 제시했습니다. 독립을 포기하라는 요구였는데요. 카탈루냐 자치정부 측은 이를 거부했습니다.

진행자) 이제 중앙정부 직접 통치가 시작되는 건가요?

기자) 아직 절차가 남아있습니다. 지난주 내각회의에서 의결한 헌법 155조 권한 발동안을 오는 금요일(27일) 스페인 상원에서 심의할 예정인데요. 문제는 카탈루냐 자치정부 측이 내각회의 의결 사항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갈등이 더 심해지고 있는 점입니다. 자치정부의 라울 호메바 외무부 대변인은 중앙정부가 카탈루냐인들의 의지에 반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BBC방송 인터뷰에서 비판했는데요. 자치정부 측은 중앙정부를 상대로 한 ‘불복종 운동’을 주민들에게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자치정부 측이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스페인 상원이 헌법 155조 발동안을 심의하는 전날(26일),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의회에서 공식 독립선언을 할 것으로 보는 매체들이 많습니다. 그렇게 되면 양 측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건데요. 공식 독립선언이나 자치정부 해산, 이렇게 양측이 극단적인 조치를 실행하기 전에, 막판 타협을 이룰 가능성도 없진 않은 것으로 현지언론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유럽 이웃 나라에서도 중앙정부에 맞서는 움직임이 있었다고요?

기자) 네. 이탈리아 북쪽에 있는 롬바르디아주와 베네토주가 어제(22일) 자치권 강화를 위한 주민투표를 각각 실시해 압도적인 표차로 가결시켰습니다. 밀라노가 있는 롬바르디아주에서는 40% 이상 투표율에 95%가 찬성했고요. 베네치아가 있는 베네토주에서는 투표율 약 60%에 찬성률 98%였다고 AP통신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카탈루냐처럼 독립을 추진하는 건 아니죠?

기자) 그런 건 아니고요, 세금 분배 개선이 자치권 강화안 핵심이었습니다. 스페인의 카탈루냐처럼 분리 독립하자는 내용은 아니었지만, 부유한 자치구 주민들이 낸 세금이 가난한 나머지 지역에 쓰인다는 불만이 압도적인 주민투표 찬성으로 공론화됐다는 점에서 맥락을 같이합니다.

지난해 6월 조류독감에 양성반응을 보인 홍콩의 도매 시장에서 보건 관계자들이 가금류를 살처분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조류독감에 양성반응을 보인 홍콩의 도매 시장에서 보건 관계자들이 가금류를 살처분하고 있다.

진행자) 신종 조류독감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보고서가 나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에서 돌고있는 신종 H7N9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공기를 통해 쉽게 전파돼서, 전 세계적으로 유행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위스콘신 대학교의 가와오카 요시히로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지난 겨울 중국에서 H7N9 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망한 환자로부터 바이러스 입자를 채취해 실험을 했는데요. 그 결과 H7N9 바이러스의 변종이 발생해 포유류 사이에서도 공기를 통해 쉽게 감염되고, 소량의 바이러스라도 높은 치사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나 우려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진행자) H7N9 바이러스라면 지난 2013년 중국에서 처음 등장한 조류독감 바이러스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H7N9 바이러스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조류에 노출된 인간도 중증 질환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 고위험 바이러스인데요. 2013년 이후 H7N9 조류독감으로 중국에서 1천500여 명의 감염이 보고됐고요. 그중 약 40%인 600명 이상이 사망했습니다. 연구진은 4번의 유행기를 거칠 동안 큰 변화가 없다가 지난 독감철에 그 중 절반 가량인 760여 명이 감염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 때문에 그사이 H7N9 바이러스가 변형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제기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구진은 H7N9 바이러스가 다른 두 개의 변종 바이러스로 나뉘었다는 것을 발견해내고, 조류독감 바이러스에 대해 인간과 더불어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진 흰담비를 비롯해 쥐와 원숭이 등을 이용해 실험을 했는데요. 그 결과, 특히 그중 한 변종 바이러스에서는 현재 독감 치료제로 쓰이고 있는 '타미플루'에 대해 고도의 내성이 생겨 인체에 치명적인 감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게다가 이 변종 바이러스가 공기를 통해서도 감염될 수도 있다는 건가요?

기자) 네, 연구진은 전염성 검사를 위해 조류독감에 감염된 흰담비들을 우리에 집어넣고, 건강한 흰담비들이 들어있는 우리를 그 옆에 놓았는데요. 병든 흰담비 옆에 있던 4마리 중 3마리가 감염되고, 그중 2마리는 죽을 만큼 바이러스가 빠르고 쉽게 전염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연구진은 이 실험을 통해 이 변종 바이러스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공기에 방출되는 작은 호흡기 입자들만으로도 바이러스가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특히 소량의 바이러스로 중증 질환을 일으켜 치명적인 죽음에까지 일으키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라는 게 연구진의 지적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새로운 백신 개발이 시급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기존의 H7N9 백신은 2013년에 발생한 H7N9 바이러스에 기반을 두고 개발된 거고요. 미국 질병통제센터(CDC)가 변종 바이러스 중 저병원성 바이러스에 기반해 백신을 개발해낸 게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이번에 발견된 고병원성 바이러스에도 이 백신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임상 시험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연구진은 H7N9 변종 바이러스가 인간 사이에 전파 능력이 더욱 증진되고 대유행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면밀하게 감시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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