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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대회 앞서 ‘사치’ 단속...‘로힝야’ 사태 미얀마 차관 중단


지난 15일 중국 베이징 거리에서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알리는 선전물이 걸려있다.
지난 15일 중국 베이징 거리에서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알리는 선전물이 걸려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 정부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베이징 주변 경계를 강화하는 한편, 사치 풍조를 집중 단속하고 있습니다. 대형 미디어·관광 기업인 완다그룹의 골프장을 폐쇄시키기도 했는데요. 자세한 사정 살펴보겠습니다. 세계은행이 ‘로힝야’ 난민 사태와 관련, 미얀마에 차관을 중단했고요. 이어서, 중국에서 겨울철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일부 공장 가동을 멈춘다는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중국 최대 정치 행사가 이번 주 개막되죠?

기자) 네. 5년마다 열리는 중국의 대선 격인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오는 수요일(18일) 막을 올립니다. 7인 상무위원을 비롯한 최고 지도부를 구성하는 중요한 행사인데요. 중국은 공산당 1당 독재 체재라서, 당 최고지도부는 곧 국가권력 핵심을 운용하는 사람들입니다. 2012년 제18차 당대회에서 권력 정점에 오른 시진핑 주석의 집권 1기 5년이 지난 주말 중앙위원회 7차 전체회의(7중전회)와 함께 마무리됐고요. 이번 19차 당 대회에서 ‘시진핑 집권 2기’를 시작하게 되는 겁니다. 이와 관련, 중국 공안은 베이징 행사장 주변 경계 수위를 크게 높인 상태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당 대회는 이전과 다른 특색이 있다고요?

기자) 네. 당 대회 참가자들에 대한 대우가 많이 달라진 것으로 현지 언론이 전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당 대회가 열릴 때마다 지역· 직능별 대표들은 베이징 시내 고급 호텔에 머물면서 다양한 서비스(봉사)를 제공받았는데요. 올해 당 대회에 참가하는 2천287명 대표들 가운데 일부가 현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런 혜택들이 사라졌다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당대회 참가자들에게 제공되던 혜택, 어떤 것들을 없앴나요?

기자) 대표들이 묵는 호텔 방에 제공되던 과일이라든가, 무료 이발 봉사도 이번 당 대회에서는 없어졌고요. 호텔에서 제공하는 식사도 집에서 먹는 밥 정도로 간소해졌다고 ‘봉황TV’가 관영 라디오 방송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진행자) 당 대회 참가자들의 처우를 간소화한 것, 배경은 뭘까요?

기자) 당 중앙의 사치풍조 근절 노력에 따른 것이라고 중국어권 매체들과 주요 외신들이 해석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시진핑 주석 집권 1기 5년의 ‘트레이드마크(특색)’였던 반 부패 운동을 이런 변화와 연결 지었는데요. 특히 이번 당 대회를 앞두고, 사치 풍조의 대명사처럼 지적되던 골프장들을 지방 당국이 폐쇄시키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도 잘 알려진 대기업이 운영하던 골프장이라고요?

기자) 네. 길림성 푸쑹현 당국이 지난 1일자로 다롄완다그룹 소유 골프장 2곳 허가를 취소했는데요. 영국신문 파이낸셜타임스는 오늘(16일) 이 같은 내용을 전하면서, 당 대회를 앞두고 시 주석의 반 부정부패 운동 성과를 강조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했습니다. 완다는 300억 달러 자산으로 ‘중국 최고 부자’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왕젠린 회장이 이끄는 기업인데요. 미국에서도 ‘AMC’라는 대형 극장 체인을 보유하고 있고요, 대형 영화사와 텔레비전 제작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19차 당 대회를 앞두고 반 부정부패 성과를 강조하는 분위기 살펴봤고요. 당 대회에서 결정할 내용들 전망해볼까요?

기자) 18차 체재를 마무리하는 ‘7중 전회’가 지난 토요일(14일) 막을 내렸는데요. 여기서 어느 정도 의제의 윤곽을 잡아서, 19차 당 대회로 넘겼습니다. 당내 안건과 국내 정치, 대외 정책, 이렇게 크게 세 가지 분야로 나눠볼 수 있겠는데요. 먼저, 당내 안건으로는 중국 공산당 헌법인 ‘당장’을 고치는 안을 확정했다고 중국어권 매체들이 일제히 전했습니다.

진행자) 19차 당 대회에서 ‘당장’을 어떻게 고치기로 한 겁니까?

기자) 시진핑 주석의 주창한 ‘치국이정’ 이론이 당장 개정안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시 주석의 이름까지 당장에 명기할지는 아직 불확실합니다. 현재 당장에는 지도 이념으로 마르크스-레닌주의와 함께 ‘마오쩌둥 사상’과 ‘덩샤오핑 이론’이 명기돼 있고, 장쩌민 전 주석이 주창한 ‘3개대표론’과 후진타오 전 주석의 ‘과학적 발전관’ 등은 주창자 이름이 없이 내용만 들어가 있는데요. 새 지도 이념이 ‘치국이정’이 아니라, ‘시진핑 사상’ 내지는 ‘시진핑 이론’으로 당장에 삽입될 경우, 시 주석은 마오쩌둥, 덩샤오핑과 같은 반열에 오르는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이렇게 되면 시진핑 ‘1인체재’를 더욱 공고히 하는 상징적 조치가 될 것으로 중국어권 매체들은 전망하고 있습디다.

진행자) 국내정치에서는, 누가 상무위원이 되느냐가 중요한 의제죠?

기자) 네. 7인 상무위원 가운데 시진핑 국가 주석과 리커창 총리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의 자리를 어떤 사람들이 채울 지가 초미의 관심사인데요. 67세면 새 직책을 맡을 수 있고, 68세면 은퇴해야 한다는 ‘7상8하’ 연령제한에 모두 걸리기 때문에 5명 전원 교체대상입니다. 하지만, 시 주석의 반부패 운동을 앞장서서 이끌어 온 왕치산 기율위원회 서기가 연령제한 예외로 유임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오래 전부터 돌았습니다.

진행자) 대외정책은 어떤 내용을 19차 당대회에서 결정하나요?

기자) 중국 공산당은 지난 5년동안 국가의 대외적 위상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자평하고 있는데요. 중국 입장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남중국해 관련 상황입니다. 지난해 국제기구인 상설중재재판소(PCA)가 중국의 영유권 주장이 이유 없다고 판결했는데요. 중국은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해군 함정을 남중국해에 보내 ‘항행의 자유’ 작전을 꾸준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을 뒤집기 위해 이번 당대회에서 남중국해 정책을 보완할 것으로 외신들은 내다보고 있는데요. 유엔 국제해양법조약에서 입장 설명을 강화하는 쪽으로 논의를 진행할 전망입니다.

16일 방글라데시 국경 지역으로 피난한 미얀마의 로힝야족 난민들이 국경 검문소를 통과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16일 방글라데시 국경 지역으로 피난한 미얀마의 로힝야족 난민들이 국경 검문소를 통과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진행자) 세계은행이 미얀마에 주는 차관을 중단했다고요?

기자) 네. 세계은행이 미얀마 개발 목적으로 제공하는 2억 달러 차관을 중단했다고 현지 매체들이 오늘(16일) 보도했습니다. 세계은행은 관련 성명에서 “최근 개발 차관 관련 상황을 점검한 뒤, 더 이상 집행하려면 추가적인 진전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중단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관련 상황이 어떻다는 거죠?

기자)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에 사는 이슬람 소수민족 ‘로힝야’ 난민들이 정부군 공격을 피해 방글라데시를 비롯한 이웃나라로 몰리고 있는데요. 지난 8월말 이후 53만6천명에 달합니다. 관련 정세불안을 세계은행이 지적한 건데요. 이번 조치는 국제사회가 로힝야 사태에 대해 처음으로 미얀마 정부에 실질적인 압박을 단행한 의미가 있습니다.

진행자) ‘로힝야’ 난민 사태를 해결하면 돈을 다시 주겠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세계은행은 성명에서 "미얀마 정부가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긴급조치를 취하길 바란다”고 요구했고요. 이어서 “난민들이 집으로 돌아갈 길을 열어주는 것을 포함,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인도주의적 대응"을 차관 집행 재개를 위한 ‘추가적인 진전’으로 제시했습니다.

진행자) ‘로힝야’ 사태, 현재 상황 짚어보죠.

기자) 미얀마 정부로부터 시민권을 인정받지 못하는 ‘로힝야’ 난민들이 정부군과 충돌 와중에 피신하면서 사망자가 속출했습니다. 유엔은 관련 사태를 ‘인종청소’로 규정하고, 미얀마 정부의 책임을 강조했는데요. 방글라데시나 인도에 도착한 난민들을 해당 국가가 받아줄 형편이 안돼서, 대부분 급조된 난민촌에 머무는 중입니다. 이 때문에 심각한 식량부족과 야생동물 습격 등으로 인명피해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진행자) 유엔은 ‘인종청소’로 규정했는데, 미국 정부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소수 인종 집단의 흔적을 지우기 위한 행위에 대해 행동을 주저해서는 안 된다”면서, 미얀마 군에 대한 제재와 무기수출 금지를 요구했습니다. 미 의회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일고 있는데요.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 등은 얼마 전, 미얀마 군에 의한 대량학살 위험을 지적하면서, 미국법과 국제법에 따라 가해자를 처벌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미얀마 정부의 입장은요?

기자) 미얀마 정부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아웅산 수치 외무장관 겸 국가자문역은 지난달 20일 관련 텔레비전 연설에서 “우리는 모든 인권 침해행위와 불법적 폭력을 규탄한다”며 로힝야 난민 사태의 책임을 피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는데요. 그럼에도 난민들의 귀국을 도울 실질적인 방안을 내놓지 않아 국제사회의 비판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웅산 수치 자문역이 야권 지도자 시절 받은 노벨 평화상을 취소해야 한다는 요구가 계속되고 있고요. 수치 자문역이 과거 오랫동안 머물렀던 영국 옥스포드 시의회는 지난 1997년 민주화운동 공로를 인정해 부여한 명예시민 자격을 철회한다고 이달 초 밝혔습니다.

지난 2월 중국 베이징 거리에서 시민들이 스모그가 자욱한 가운데 자전거를 타고 있다.
지난 2월 중국 베이징 거리에서 시민들이 스모그가 자욱한 가운데 자전거를 타고 있다.

진행자) 최근 중국에서 가장 심각한 사회 문제 가운데 하나가 대기오염, ‘스모그’인데요. 중국 정부가 고강도 조치에 나섰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정부가 올겨울 난방 철을 앞두고 고강도 스모그 대응조치에 들어갔습니다. 중국 동북부 31개 도시가 올겨울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공장 폐쇄 또는 가동 축소 등의 강력한 규제 조치를 단행하기로 한건데요. 당초 지난 8월 내놨던 방안에는 베이징과 톈진, 허베이 지역과 산둥성, 산시성 등 28개 도시가 이달부터 내년 3월까지 초미세먼지(PM2.5)의 농도를 적어도 15%까지 낮추겠다고 약속했는데요. 최근 3개 도시가 추가됐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하는 건지 좀 더 살펴볼까요?

기자) 네, 동북부 산둥성 린이시의 경우, 오는 11월 15일부터 내년 3월 15일까지 5개월동안, 역내 철강과 니켈철, 철망간 등의 생산 공장이 폐쇄됩니다. 또 동부 장시성 쉬저우 환경 당국은 역내에 있는 철, 시멘트, 벽돌, 유리 공장 등에 생산 활동을 최소한 30% 이상 줄일 것을 지시했고요. 북부 산시성 린펀시도 역내 제철소들에 가동 시간을 절반으로 줄이라고 지시했습니다.

진행자) 산시성은 중국 제1의 석탄생산지기도 하죠?

기자) 네, 산시성은 초미세먼지의 농도를 낮추기 위해 이번 달부터 내년 3월까지 스모그의 주성분인 이산화황의 농도를 40% 줄이기로 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습니다. 특히 산시성 린펀시의 경우, 지난 1월 이산화황의 농도가 전국 평균치의 무려 21배나 더 높아서 환경부에 소환된 적도 있습니다. 참고로 세계보건기구(WHO)는 초미세먼지의 농도가 1m³당 10µg을 넘지 못하도록 권고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중국의 공식 목표는 아직도 1m³당 30µg에 불과하고요. 그나마 여전히 대부분의 지역은 이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스모그 대책이 그동안 별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기오염이 심각한 중국내 사회문제가 되면서 지난 몇 년간 중국 정부는 강력한 조치를 취해왔는데요. 지난해 상반기에는 두드러지게 개선되는 듯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겨울철 다시 스모그가 급증하면서, 여러 차례 대기오염 경보가 발동돼 국민의 우려를 샀다고 중국 관영 언론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환경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는 올겨울 스모그를 막기 위한 중국 정부의 각오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공장을 폐쇄한다면 경제적인 피해도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왕건천 중국과학원 대기물리연구소 연구원도 정부의 강력한 규제조치가 국가의 경제발전을 억제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을 수 있다고 전제했는데요. 하지만 정부가 단순히 공장을 폐쇄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들에 보조금을 제공하고 환경을 개선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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