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적십자 소속 관리들이 국제적십자사 관계자들과 만나 대북 제재에 따른 피해 상황을 설명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습니다.김현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3일 덴마크에서 열린 대북사업 회의에 참석한 북한 관리들이 대북 제재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했다고 덴마크 적십자사의 버기트 비쇼프 엡슨 국장이 밝혔습니다.
[녹취: 엡슨 국장] “Yes, because it gives constraints in terms of logistics and in terms of procurement…we as partners have to know that in order to be able to work with them. They were very frank about that…..”
엡슨 국장은 10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회의에 조선적십자회 관계자 등 북한 대표4명이 참석했다며, 이들은 지원 물자 획득 등 제재로 인한 어려움을 상세히 전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제재가 대북 인도주의 지원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조선 적십자사가 주민들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엡슨 국장] “We discussed humanitarian consequence of for example sanctions, what would that mean for ….”
제재가 대북 지원사업에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알 수 없지만, 최소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현시점에서 대비할 수 있는 방안 등을 함께 마련했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북한 대표들이 대북 제재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떤 어려움을 언급했는지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국제적십자사는 지난해 발표한‘재난구호 긴급기금 대북 홍수 대응 사업 최종 보고서’에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인도주의 지원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제적십자사는 “우선 북한에 구호 물품을 보내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북한에 홍수 등 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천막과 담요, 조리기구, 위생용품 등을 비축하려 했지만, 제재로 인해 구호품을 구입, 통관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인도주의 지원은 제재 대상은 아니지만 많은 경우 제재 조항이 잘못 해석돼 수질정화제 등 일부 구호 물품이 지원 불가능한 품목으로 간주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3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열린 이번 회의에는 한국의 대한적십자사를 비롯해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영국, 이탈리아, 이란, 독일, 덴마크 등 9개국 적십자사와 국제적십자 위원회 ICRC 관계자 등이 참석했습니다.
각국 대표들은 조선적십자회와 벌였던 협력 사업 성과와 문제점, 해결책 등을 논의하고 내년도 사업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이번 회의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따른 긴장 국면 속에서 남북한 민간 당국 간의 접촉이 이뤄지는 것이어서 주목됐습니다.
엡슨 국장은 하지만 이번 회의에서 남북한 간 개별 회의나 합의 등은 따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엡슨 국장] “No, no. They were just there as partner….”
이와 관련해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11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 측과 따로 접촉이 있었는지 묻는 말에 아무런 답도 해줄 수 없다며 주최 측인 덴마크 적십자사에 문의하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국제 적십자사는 10여 년 전부터 매년 북한 협력 증진을 위한 ‘협력 합의 전략’ 회의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엡슨 국장은 과거와 비교했을 때 북한이 최근 ‘기후 변화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엡슨 국장] “I can say that right now there is a lot of problems of climate change I know that’s something DPRK concern a lot because they really feel impact of it on the ground….”
10년 전에는 보건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인 반면, 최근에는 기후 변화에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엡슨 국장은 북한이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며, 이번 회의에서 기후 변화 대응 방안도 집중 논의됐다고 밝혔습니다.
국제적십자사는 올해 대북 사업예산으로 미화 600만 달러를 책정하고 보건과 식수위생, 재난관리 분야에서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