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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민규제안에 민주당 반발...지난달 일자리 3만3천개 감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체류 청년 문제의 해결에 필요한 요구사항들을 공개했습니다. 미국 프로풋볼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국민의례가 끝난 직후 퇴장했습니다. 지난 9월 미국에서 허리케인의 영향으로 일자리 3만3천 개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는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네. 첫 소식입니다.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 제도’(DACA)를 대체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연방 의회의 현안 가운데 하나인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방안을 마련할 때 의회가 함께 처리하기를 원하는 항목들을 공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어제(8일) 밤 연방 의회에 전달된 내용인데요. 국경장벽 건설 등 불법 이민 단속을 강화하고 합법 이민자의 수를 줄이는 것이 골자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방 의회에 보낸 서신에서 자신의 요구사항이 미국 이민 체제가 가지고 있는 위험한 약점들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DACA와 합의에 이 요구사항들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것들을 알아보기 전에 먼저 DACA가 뭔지 짚고 가 볼까요?

기자) 네. DACA는 어릴 때 부모를 따라 불법으로 미국에 들어와 사는 청년들의 추방을 유예해 주는 제도로 전임 바락 오바마 행정부가 마련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이 제도를 폐지한다고 해서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이 DACA와 관련해서 민주당 지도부와 합의한 것이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불법 이민자를 막기 위한 국경 강화 방안과 함께 DACA 대체 방안을 논의한다는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DACA 대체와 연계된 구체적인 요구 사항을 공개한 겁니다.

진행자) 자. 그럼 어떤 것들이 요구사항에 들어갔는지 중요한 것들을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기자) 네. 먼저 가장 논란이 많은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이 다시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최근에 민주당 지도부와 회동할 때 국경장벽 문제는 나중에 논의하겠다고 하지 않았었나요?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들어갔습니다. 다음 연방 이민세관국 인력 강화 방안이 포함됐는데요. 이민세관국 직원 1만 명 그리고 변호사 1천 명을 새로 뽑고 동시에 이민 판사 370명과 연방검사 300명의 신규 채용도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불법 이민자 단속 강화 등에 대비해 관련 업무를 처리할 인력을 보강하겠다는 말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또 친척 초청도 제한하길 바라는데요. 배우자와 자녀 외에 다른 가족의 지원을 받아 미국에 이주하는 이들을 차단하는 방안도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이 사람들은 불법 이민자가 아니지 않습니까?

기자) 불법 이민자가 아닙니다. 그러니까 이건 미국에 합법적으로 들어오는 사람의 수를 줄이겠다는 겁니다. 그 밖에 혼자 미국에 불법 입국하는 아이들을 차단하거나 신속하게 추방하는 방안, 불법 이민자를 보호하는 이른바 ‘피난처 도시’에 대한 제재, 그리고 불법 이민자가 미국에서 직장을 얻는 것을 막기 위해 회사가 종업원의 이민 신분을 확인하는 체제를 사용하도록 하는 방안이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방금 말한 것 중에 혼자 미국에 불법으로 들어오는 아이들이란 게 구체적으로 뭘 말하는 건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최근 몇 년 새 부쩍 늘었는데요. 중미 엘살바도르나 온두라스같이 조직범죄가 판을 치고 치안이 불안한 나라에서 보호자 없이 아이 혼자 미국에 불법으로 들어오는 경우입니다. 이런 나라에서 올 경우에는 난민 심사 등을 거쳐 미국에 정착할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위험을 무릅쓰고 아이들을 혼자 보내는 경우가 크게 늘었는데요. 이걸 막기 위해 국경 단속을 강화하고 이전과는 달리 적발되면 신속하게 아이들을 추방하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또 ‘피난처 도시’에 대해서도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간단하게 설명하면 불법 이민자를 신분 때문에 검문하거나 가두지 않는 도시를 말하죠? 로스앤젤레스나 샌프란시스코, 뉴욕 같은 주요 대도시들이 여기에 들어가는데, 불법 이민자들을 보호하면 연방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는 등 제재하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번에 나온 내용을 보니까 친 이민 단체들과 민주당 쪽에서 그간 강력하게 반대하던 방안들이 대거 들어갔군요?

기자) 맞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뒤에 DACA 문제 해결에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한 민주당 측에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와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대표가 어제(8일) 공동으로 성명을 냈는데요. 성명은 불법체류 청년들과 이민 사회 그리고 미국인 대다수를 배척하는 요구 사항을 들이밀며 협상하자고 할 수 없다면서 백악관 측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민 옹호 단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거부하라고 민주당 측에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불법 이민자 문제 해결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밝힌 주요 공약 가운데 하나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세제 개혁과 함께 핵심 대선 공약이죠? 불법 이민자의 유입을 사전에 차단하고 미국에 살고 있는 불법 이민자들을 추방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인데요. 이를 위해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세우고 단속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마이크 팬스 미국 대통령 부부가 8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프로미식축구 경기장을 찾았다.
마이크 팬스 미국 대통령 부부가 8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프로미식축구 경기장을 찾았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프로 미식축구(NFL) 경기장에 모습을 나타냈던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경기가 시작되기 전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는 소식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펜스 부통령 부부는 어제(8일)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NFL 인디애나폴리스 콜츠와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경기를 보려고 경기장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국가가 울리면서 국기에 경의를 표하는 시간에 포티나이너스 선수 20명 이상이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았는데요. 그러자 펜스 부통령은 국민의례가 끝난 뒤 바로 기장을 떠났습니다.

진행자) 선수들의 행동은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뜻이 있죠?

기자) 맞습니다. 경찰의 흑인에 대한 과잉 대응에 항의하기 위해 몇몇 NFL 선수들이 국민의례 시간에 무릎을 꿇고 앉거나 아니면 주먹 쥔 한쪽 팔을 드는 방식으로 항의하는 광경을 올해 NFL 경기에서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펜스 부통령이 경기장을 떠난 건 선수들의 행동에 항의하기 위한 것이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펜스 부통령이 나중에 인터넷 트위터에 글을 올렸는데요. 트럼프 대통령과 자신은 미국 국가와 국기, 군인들에게 불경스러운 어떤 행사에 대해서도 예의를 갖추지 않겠다면서 이날 콜츠 경기장을 떠난 것도 바로 그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 문제로 NFL 선수들과 거친 설전을 벌이지 않았습니까?

기자) 물론입니다. 선수들의 행동이 국가와 국기를 모독한다며 욕설을 써서 강력하게 비난했었죠. 하지만 일부 선수와 구단주가 트럼프 대통령을 반박하면서 논란이 커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8일) 트위터에 펜스 부통령에게 만일 선수들이 무릎을 꿇으며 국가를 모독하면 바로 경기장을 떠나라고 요청했다면서 펜스 부통령이 자랑스럽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요즘 일요일에 미국 전역에서 NFL 경기가 열리는데, 다른 경기장에서는 선수들이 어떻게 행동했습니까?

기자) 역시 다양한 광경이 나왔습니다. 항의 표시로 무릎을 꿇거나 주먹 쥔 팔을 든 사람도 있었고요. 또 특별한 동작 없이 서 있는 선수들도 있었고, 아니면 선수들끼리 팔을 연결해 서 있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한편 어제(8일) 댈러스 카우보이스의 제리 존스 구단주가 경기가 끝난 뒤에 기자들에게 카우보이스 선수들이 이제 항의 표시 없이 국가와 국기에 경의를 보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존스 구단주는 그러면서 앞으로 국민의례 시간에 항의하는 선수들은 경기에서 뛰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NFL 선수들의 행동에 미국인들의 시선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CBS 방송이 지난달 말에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인데요. 응답자 가운데 52%가 선수들의 행동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반면 선수들의 행동에 공감한다는 응답자의 비율은 48%였는데요. 또 다른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안에서 NFL에 대한 선호도가 최근 많이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바로 이 국민의례를 둘러싼 논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8월 미국 뉴저지주 로빈스빌의 아마존 구인센터에 구직자들이 줄 서 있다.
지난 8월 미국 뉴저지주 로빈스빌의 아마존 구인센터에 구직자들이 줄 서 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의 9월 고용 관련 지표가 발표됐네요?

기자) 네. 최근 연방 노동부가 발표했는데요. 여러 지표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항목은 지난달 미국에서 일자리 3만3천 개가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는 겁니다.

진행자) 미국 경제가 요즘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말이 나올 만큼 좋은 상태인데, 의외의 결과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경제전문 매체인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9월에 대략 8만 개의 일자리가 추가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그동안의 네 자릿수 증가에는 못 미치지만, 그래도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봤는데 예상이 크게 빗나간 겁니다. 지난 2010년 9월 이후 일자리가 줄어든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그럼 7년 만에 일자리가 줄어든 셈인데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역시 지난달 미국 남부에 상륙한 허리케인의 영향이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허리케인 하비는 텍사스주 휴스턴시 일대에, 그리고 ‘어마’는 플로리다주에 큰 피해를 줬는데요. 특히 ‘여가와 접대’ 분야가 큰 타격을 받았는데요. 이 분야에서 약 11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습니다.

진행자) 허리케인이 미국 고용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게 자연스러운 일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남부 루이지애나주를 강타해 큰 피해가 났던 지난 2005년에도 일자리 증가가 잠시 주춤했던 선례가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다른 고용 지표들을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여전히 좋습니다. 8월 실업률이 4.4%였는데, 9월 실업률은 4.2%를 기록했습니다. 원래 예상했던 수치보다 좋게 나왔는데요. 2001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이른바 ‘완전고용’에 근접한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음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달보다 12센트가 올라서 $26.55이 됐는데요. 이건 지난해 9월보다 2.9% 증가한 액수입니다.

진행자) 그럼 일자리 수만 가지고 미국 내 고용시장이 나빠졌다고 할 수는 없겠군요?

기자) 물론입니다. 대부분 전문가는 미국 전체 고용시장이 여전히 좋다고 평가합니다. 허리케인으로 인한 영향이 몇 달, 심지어 몇 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비관적인 전망을 한 전문가도 일부 있긴 한데요. 그다지 오래 가지 않으리란 견해가 우세합니다. 지난달의 일자리 감소 현상은 일시적인 것이고 곧 이전의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는 겁니다. 참고로 미국에서는 올해 들어 매달 평균 17만5천 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겼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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