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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터키 비자발급 중단...미 의회 "중국 인권상황 후퇴"


터키 이스탄불의 미국 총영사관. 최근 이 곳 터키인 직원이 실패한 쿠데타 연루 혐의로 터키 당국에 체포됐다.
터키 이스탄불의 미국 총영사관. 최근 이 곳 터키인 직원이 실패한 쿠데타 연루 혐의로 터키 당국에 체포됐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가 터키에서 비자(입국사증) 발급을 일시 중단했습니다. 뒤따라 터키 당국도 미국에서 같은 조치를 취했는데요. 어떤 사정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시진핑 주석 취임 후 중국의 인권상황이 후퇴했다고 미 의회 위원회가 지적했고요. 이어서, ‘행동경제학’ 대가인 리처드 H. 세일러 미국 시카고대 교수가 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받게 된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터키에서 비자 발급을 중단했다고요?

기자) 네. 터키 수도 앙카라 주재 미국 대사관이 어제(8일)부로 모든 비이민 비자(입국사증) 업무를 중단한다고 이날 인터넷 사회연결망 ‘트위터’에 올린 성명을 통해 밝혔습니다. 이 조치는 터키 전역의 모든 미국 외교공관에서 즉시 발효된다고 대사관 측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유는 뭔가요?

기자) “최근 벌어진 사건들 때문에, 미국 외교시설과 인력의 안전에 대한 터키 정부의 약속을 다시 평가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터키 주재 미 대사관 측은 성명에 적었습니다. “평가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대사관과 영사관들에 방문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비이민 비자 발급을 중단”하는 것이라고 이어서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터키 정부가 외교시설 안전을 지켜주지 않는다고 미국 정부가 판단한 건데, 무슨 일이 있었나요?

기자) 안전에 관한 “최근 벌어진 사건들”이 뭐였는지 미 대사관 측은 어제(8일) 성명에서 특정하진 않았는데요. 얼마 전 터키 최대도시 이스탄불 주재 미국 총영사관의 터키인 직원 메틴 토푸즈 씨가 당국에 체포된 사건을 가리킨 것으로 주요 매체들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영사관에서 일하던 터키인 직원이 체포된 이유는 뭐죠?

기자) 터키 사법당국은 토푸즈 씨가 지난해 실패한 쿠데타를 이끈 지도부와 정기적으로 연락해왔다는 혐의를 체포 사유로 들었습니다. 지난 6월 쿠데타 진압 이후 터키 정부는 대대적인 배후세력 색출 작업을 진행 중인데요. 지금까지 5만여 명이 구금되고 공무원 수만 명이 해임된 한편, 언론사 100여 곳이 폐쇄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미국 대사관 직원까지 체포된 건데요. 미국 정부가현지 공관 안전을 다시 점검하겠다면서 비자업무 중단 조치를 단행한 겁니다.

진행자) 터키 측은 미 대사관의 조치에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기자) 터키 측도 똑같이 비자업무 중단으로 맞섰습니다. 앙카라 주재 미국 대사관의 성명 발표 몇 시간 뒤, 미국 워싱턴에 있는 터키 대사관 측이 성명을 내놨는데요. “최근 벌어진 사건들 때문에, 터키 외교시설과 인력의 안전에 대한 미국 정부의 약속을 다시 평가할 수밖에 없게 됐다. 평가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대사관과 영사관들에 방문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비이민 비자 발급을 중단한다”고 적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내놨던 성명과 내용이 같네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 측이 앞서 발표한 성명을 그대로 가져다가, ‘미국’과 ‘터키’가 들어간 자리만 서로 바꾼 건데요. 이렇게 두 나라가 동시에 비자 발급 중단 조치를 통해 상대방 국민들의 입국을 제한하면서, 양국 관계가 어떻게 풀려나갈지 외신들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진행자) 얼마 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터키 대통령을 만났잖아요?

기자) 네. 지난달 22일 제72차 유엔총회가 진행된 미국 뉴욕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회담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직전 기자들에게 “그(에르도안 대통령)는 나의 친구가 됐다”면서, “어려운 지역을 다루면서 아주 아주 강력하게 개입하고 있다. 지지율도 매우 높다”고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극찬했습니다. 그 동안의 불편한 관계를 털고, 터키와 긴밀한 협력을 회복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로 주요 매체들은 해석했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미국과 터키 사이를 불편하게 만든 현안이 몇 가지 있었죠?

기자) 네. 터키 당국이 지난해 쿠데타(군사반란) 배후로 지목한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 씨를 추방시키라는 요구를 거듭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쿠데타 배후에 대한 증거를 가져오라며 거부해왔고요. 또 앞서 말씀드린대로, 터키 당국은 쿠데타 배후세력 색출 과정에서 군인과 공무원, 언론 종사자들을 잡아들이고 있는데요. 미국은 국제사회와 함께 ‘인권탄압’으로 비판해왔습니다.

진행자) 미국에 있는 터키 공관 주변에서 물리적인 충돌도 발생했다고요?

기자) 네. 지난 5월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미국 방문 당시, 워싱턴 주재 터키 대사관 앞에서 평화적인 시위를 벌이던 시민 9명이 부상당했습니다. 폭력을 행사한 터키 측 경비관계자 15명을 포함한 19명이 미국 법정에 기소됐는데요. 이에 대해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강하게 반발했고요. 터키 주재 미국 대사를 외무부로 초치하면서 양국 간 외교문제로 비화됐습니다.

지난 6월 미국 의회 산하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CECC)'에서 청문회를 개최했다.
지난 6월 미국 의회 산하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CECC)'에서 청문회를 개최했다.

진행자) 미국 의회 산하 중국위원회가 '2017년 연례 보고서'를 발표했군요.

기자) 네, 미국 의회 산하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CECC)'가 목요일(5일) '2017년 연례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CECC는 지난 2000년 빌 클린턴 대통령 당시 만들어진 초당적 기구인데요. 중국의 인권상황과 법 준수 상황을 감시해 1년마다 의무적으로 미 의회에 보고하도록 돼 있습니다.

진행자) 올해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좀 살펴볼까요?

기자) 네, 보고서는 우선 지난 2012년 11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취임한 후 중국의 인권상황이 후퇴의 길을 걷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시 주석은 최근 여러 국제무대에서 세계적인 지도자의 역할을 강조해왔는데요. 이런 주장과는 달리 국제사회에서 책임 있는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행동도 일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고요. 또 중국 정부와 공산당이 중국 사회를 통제하기 위한 억압의 수단으로 법을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또 어떤 내용들이 들어있습니까?

기자) 네, 중국 당국이 인권변호사나 인권운동가들을 여전히 탄압하고 있고, 중국의 인권상황을 비판하는 국제비영리단체와 언론, 인터넷 매체들을 억압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중국에서는 여전히 임의구금과 정치범 고문 행위, 자칫 죽음의 위험에 이를 수 있는 탈북민 강제 북송 행위가 자행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중국은 또 홍콩 민주화 지도자들을 구금하고, 선출된 입법회 의원들의 자격을 박탈하는 등 올해 홍콩 내정에 더 개입했다는 지적도 받았습니다.

진행자) 시 주석 취임후 종교 활동에 대한 규제도 더 강화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신장위구르 자치지역과 티베트 자치지역에서 종교의 자유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는 지적인데요. 보고서는 이 지역에서 건물들이 철거되고, 티베트 불교 승려와 신자 등 수천 명이 강제 추방· 이주되고 있으며, 더 나아가 티베트 불교와 티베트어, 티베트 문화가 말살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진행자) 지난 몇 년간 중국 정부는 국제 사회와 더 소통하고 개방하겠다고 강조해왔는데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떤 평가를 받고 있습니까?

기자) 보고서는 중국의 인터넷 상황을 예로 제시했는데요. 중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조직적으로 인터넷을 통제하고 검열하는 나라라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중국은 이른바 '인터넷 주권'을 주장하고 있는데요. 이는 국가가 자국의 국경 안에서 벌어지는 모든 인터넷 활동을 전면 통제해야 한다는 개념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련 보고 서한이 제출됐다고요.

기자) 네,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CECC)' 위원장인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과 부위원장인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의 이름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미국 행정부의 대중국 정책에 관해 권고하는 서한이 제출됐습니다. 마침 다음 달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정부를 압박해, 중국이 국제 인권 규범을 준수하고, 국제법과 규범을 존중하도록 해줄 것을 주문했고요. 위원회는 또 이를 위해 미국 지도부가 장기적인 대중국 정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습니다.

2017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리처드 세일러 미국 시카고대학 교수.
2017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리처드 세일러 미국 시카고대학 교수.

진행자) 올해 노벨 경제학상이 미국인 학자에게 돌아갔군요?

기자) 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가 오늘(9일) 리처드 H. 세일러 미국 시카고 대학교 교수를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발표했습니다. 노벨위원회는 발표문에서 “행동경제학 연구를 통해, 심리학적인 가정을 경제학적 의사 결정의 분석으로 통합하는 데 기여했다”고 세일러 교수의 업적을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세일러 교수가 연구한 ‘행동경제학’이 뭔가요?

기자) ‘행동경제학’은 최근 서방에서 각광받고 있는 연구 분야인데요. 전통적인 경제학 이론에 맞지 않은 소비자들의 행동을 들여다보는 겁니다. 보통은 사람들이 물건값이 쌀수록 많이 사고, 비싸지면 소비를 줄인다는 게 타당한 이론인데요. 이 이론에 맞지 않아서, 기존 경제학에서 ‘비합리적’이라고 본 행동을 연구해 경제학 이론에 반영시키는 학문입니다.

진행자) ‘행동경제학’ 연구 내용을 예로 들면 어떤 것들인가요?

기자) 사람들은 사회적인 기호가 작용할 때, 자기 통제가 잘 안 될 때, 합리적인 행동이 제한될 때, 물건 값이 비싸더라도 지갑을 열게 되는데요. 경제학적으로는 부적절한 선택을 하는 겁니다. 쉽게 예를들면, 주변 사람들이 다들 ‘명품’을 가졌으니까, 내 경제적 능력에 부치더라도 무리해서 명품을 구입하는 식인데요. 이런 심리적인 요인들이 소비와 사회생활에 작용하는 방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이론으로 확립한 게 세일러 교수의 업적입니다.

진행자) 세일러 교수는 대중에게도 잘 알려진 인물이라고요?

기자) 네. 세일러 교수가 이런 내용을 쉽게 풀어쓴 책이 몇 년 전 큰 인기를 모았습니다. ‘넛지(Nudge)’라는 제목으로 미국과 유럽은 물론이고, 한국, 일본 등지에서도 베스트셀러(가장 많이 팔린 책 목록)에 올랐는데요. ‘넛지’는 사람들의 행동을 특정한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해 팔꿈치로 툭 치는 행위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남자 화장실 소변기 안에 파리 모양 스티커(표지)를 붙여, 소변이 밖으로 튀는 양이 80%나 줄었다거나, 학교 영양사가 음식물 진열을 바꿔서 학생들이 건강한 음식을 더 많이 먹게 했다는 이야기가 책에 담겼는데요. 이렇게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행동을 유도하는 ‘넛지’도 있지만, 기업들이 매출을 늘리기 위해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넛지’도 있고요, 정도가 심해지면 사기 행위에 이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진행자) 경제학 이상으로, 사람들의 사회적인 행동까지 연구한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세일러 교수는 이런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시카고 대학교에서 경제학뿐만 아니라 행동과학 분야 석좌교수로 활동하고 있고요. 이 대학 경영대학원의 ‘의사결정연구센터’를 이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올해 노벨상 분야별 수상자 발표가 마무리됐죠?

기자) 네. 생리·의학상은 ‘생체시계’ 유전자를 규명한 제프리 홀 메인대 교수 등 미국인 학자 3명이 공동 수상하고요. 물리학상은 ‘중력파’를 발견한 킵 손 캘리포니아공대 명예교수 등 미국 대학교수 3명이 함께 받습니다. 화학상은 ‘저온전자현미경’을 개발한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의 요아힘 프랑크 교수와 스위스, 영국 학자 등 3명이 공동 수상하고요. 또 문학상은 ‘남아 있는 나날’과 ‘나를 보내지 마’ 등을 쓴 일본계 영국인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에게 돌아갔습니다. 평화상은‘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이 받습니다. 노벨 시상식은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진행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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