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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정상들, '유럽통화기금' 설립 공감...일본, '소녀상' 기념물 지정 항의


앙겔라 메르켈(오른쪽부터) 독일 총리와 스테판 뢰프벤 스웨덴 총리, 보이코 보리소프 불가리아 총리 등 유럽연합(EU) 회원국 정상들이 28일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에서 비공식 만찬 회동을 진행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오른쪽부터) 독일 총리와 스테판 뢰프벤 스웨덴 총리, 보이코 보리소프 불가리아 총리 등 유럽연합(EU) 회원국 정상들이 28일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에서 비공식 만찬 회동을 진행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유럽연합(EU) 결속을 위해 적극적인 협력을 다짐했습니다. 유럽 정상들이 지금 에스토니아에서 EU 미래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는데요. 어떤 이야기가 오가는지 짚어보겠습니다. 일본 정부가 서울 시내 ‘위안부’ 소녀상 기념물 지정에 항의했고요. 이어서, 일본 직장인들을 한 달에 한 번씩 일찍 퇴근시키는 제도가 별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고요?

기자) 네. 유럽연합(EU) 주요 회원국 정상들이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에 모였습니다. 에스토니아는 올해 EU 순회의장국인데요, 발트해 연안 항만도시로도 유명한 탈린에서 어제(28일)부터 오늘까지 각국 정상들이 만찬회동을 통한 비공식 정상회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도날트 투스크 EU정상회의 상임의장이 모임을 주관한 가운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를 비롯한 회원국 지도자들이 EU을 앞으로 어떻게 이끌어나갈 지 의견을 교환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EU 정상들이 비공식 회의를 열어서 미래에 대해 논의하는 이유는 뭐죠?

기자) 영국이 떠난 EU의 위상과 운영을 함께 고민하는 겁니다. 독일, 프랑스와 함께 EU를 주도하던 영국이 지난해 국민투표를 통해 탈퇴를 결정하고, 현재 EU 측과 실무협상을 진행중인데요. 영국이 빠진 이후의 유럽연합, 아무래도 이전보다 결속력이 약해질 것이라는 외부 전망이 많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영국의 EU탈퇴 결정을 높이 평가하고, 이를 뒤따르는 나라들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는데요. 예상되는 갖가지 문제들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다시 한 번 결속력을 다지자는 게 이번 비공식 회의 목적입니다.

진행자) 어떤 이야기가 나왔나요?

기자) 어제(28일) 첫 만찬 일정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EU 미래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소개했습니다. 지난 화요일(26일)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공식 발표한 EU개혁안을 각국 정상들에게 다시 한번 구체적으로 설명한 건데요. 오후 9시부터 자정까지 무려 3시간 동안 마크롱 대통령이 각 나라 지도자들을 설득했다고, 이 자리에 참석했던 외교관리가 언론에 밝혔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26일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유럽연합(EU) 개혁방안을 공개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26일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유럽연합(EU) 개혁방안을 공개하고 있다.

진행자)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EU 개혁안,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제도 정비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경제와 안보, 양대 분야로 나뉘는데요. 먼저, 유럽연합 전체의 돈 문제를 관장할 ‘EU 재무장관’직을 신설하자고 제안했고요. 이를 통해 ‘유로존’, 그러니까 EU 내에서도 유로화를 사용하는 나라들의 예산을 함께 관리하고 세율을 통일하는 한편, ‘유로존 평의회’ 내지는 ‘유로존 의회’를 구성하자고 주장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궁극적으로 ‘유럽통화기금(EMF)’을 창설할 것도 마크롱 대통령은 요구했습니다. 안보 분야를 보면요, 긴급 안보위기 상황 대처를 위한 ‘EU 신속대응군’ 창설안을 내놨고요. 난민 문제를 통합 관리할 ‘EU 난민청’을 만들고 ‘EU 국경경찰’이 회원국들의 국경을 함께 경비하도록 하자고도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독일 측이 어떻게 반응할지가 중요 할텐데요. 메르켈 총리는 뭐라고 했나요?

기자) 메르켈 독일 총리는 어제(28일) 만찬 일정에 앞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따로 만났는데요. 마크롱 대통령의 EU개혁안을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세부적인 내용에 대한 논의가 계속 필요”하겠지만, EU 장래를 논의할 “중요한 초석”을 세웠다면서, 마크롱 대통령 구상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를 표시했는데요. 특히 경제 분야 개혁안의 경우, 독일 내부에서도 즉시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메르켈 총리는 “유럽통화기금(EMF)을 만드는 것은 유럽 전역의 경제 위기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안”이라면서, 즉시 동참할 뜻을 밝혔는데요. 영국 탈퇴 이후 EU를 운영하는데 독일과 프랑스 정부가 “강력한 협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메르켈 총리는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여기에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적극 화답했다고요?

기자) 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 같은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대화에 대해 “유럽의 도약이 필요하다는 공통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오늘(29일) 기자들에게 밝혔는데요. “유럽은 반드시 전진해야한다”면서 “더욱 강한 주권과 연대, 민주주의를 위해 더 빠르고 더 강하게 앞으로 나가갈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진행자) 독일과 프랑스, 유럽연합(EU)을 이끄는 두 나라 정상이 결속을 위해 뜻을 모은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당초 외신들은 메르켈 독일 총리가 프랑스 측의 EU개혁안에 선뜻 찬성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메르켈 총리가 지난 일요일(24일) 총선에서 4선 연임에 성공하긴 했지만, 소속당이 압승하지 못했고, ‘반EU’와 민족주의를 내세운 극우 정당을 원내에 진출시켜 제3당으로 만든 독일 민심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었는데요. 이렇게 EU 지도국 두 나라 정상이 뜻을 모은 데 따라, 다른 회원국 정상들도 쉽게 개혁안 합의에 동참할 수 있을 것으로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전망했습니다. 개혁안에 따라, 'EU재무장관'직과 'EU난민청' 같은 게 실제로 생긴다면, EU창설 이후 가장 큰 제도적 변화로 평가됩니다.

진행자) 그러면, 영국은 앞으로 EU와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가나요?

테레사 메이(가운데) 영국 총리가 29일 에스토니아 타파에 주둔중인 영국군 장병들을 방문하고 있다.
테레사 메이(가운데) 영국 총리가 29일 에스토니아 타파에 주둔중인 영국군 장병들을 방문하고 있다.

기자)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번 비공식 정상회동 전날(26일), 영국의 탈퇴협상에 아직 별다른 진전이 없다고 밝혔는데요.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오늘(29일) 에스토니아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EU 탈퇴 이후에도 영국은 유럽 안보에 “무조건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메이 총리는 “러시아 같은 나라들이 국제 규칙을 위반하고 나올 때, 우리는 국제사회를 방어하기 위해 반드시 힘을 합쳐야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는데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계획에 따라 에스토니아에 주둔중인 영국군 장병들을 방문해 격려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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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일본 정부가 오늘(29일) 한국의 한 구청을 비판했다고요?

기자) 네. 서울 주재 일본 대사관 인근에 있는 ‘위안부’ 소녀상을, 함께 지키고 보존해야 할, ‘공공조형물 1호’로 종로구청이 지정했는데요.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오늘(29일) 정례 브리핑에서 종로구청 측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스가 관방장관은 “2015년 일·한 합의로 위안부 문제의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해결을 확인했음에도 소녀상이 고정화된다는 것은 일본의 입장과 모순된다”며 “매우 유감스럽다는 뜻을 한국에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진행자) 2015년 위안부 합의에 대한 미국 정부 반응도 소개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스가 관방장관은 “일·한 위안부 합의를 정상간 맺은 뒤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도 높이 평가하고 있다”면서,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는 일본 정부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그러면서 “소녀상은 국제법상 비엔나 협약의 관점에서도 매우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스가 관방장관 말대로, 미국 정부가 2015년 ‘위안부’ 합의를 높이 평가하고 있나요?

기자) 스가 관방장관이 말한 ‘위안부’ 합의란, 박근혜 대통령 재임 시절인 지난 2015년, 일본 측이 10억엔(미화 약 906만달러)출연하는 재단 설립을 한· 일 양국 정부가 약속한 걸 가리키는데요. 백악관은 합의 직후, 양측이 뜻을 모은 데 대한 환영 성명을 냈습니다. 이어서 지난 7월,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2차대전 당시 일본군을 성적으로 상대했던 ‘위안부’ 동원이 “끔찍하고 지독한" 인권 침해 사안으로 크고 분명하게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논평했고요. “민감한 사안”이라면서 더 이상은 말을 아꼈습니다.

진행자)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는 소녀상이 미국에서도 늘어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미국에서도 한인사회와 지역 정치권의 협력을 통해, 로스앤젤레스 인근 글렌데일과 미시간주 사우스필드에 이어, 조지아주 애틀랜타 인근에 ‘위안부’ 소녀상이 속속 건립됐습니다. 지난주 금요일(22일)에는 서부 해안 대도시인 샌프란시스코에서 새로운 ‘위안부’ 소녀상 제막식이 거행됐는데요. ABC방송을 비롯한 현지 주요 매체들은 한국과 중국, 필리핀 출신 여성들이 2차대전 당시 성노예로 착취당한 역사를 일깨우기 위한 것이라는 의의를 설명하면서 행사를 비중있게 소개했습니다.

지난 22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워싱턴 스퀘어 파크에서 진행된 '위안부' 소녀상 제막식 광경.
지난 22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워싱턴 스퀘어 파크에서 진행된 '위안부' 소녀상 제막식 광경.

진행자) 샌프란시스코 건립된 새 ‘소녀상’에 대해서도 일본 측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소녀상’ 제막식 당일, 야마다 준 샌프란시스코 주재 일본 총영사가 비판 성명을 냈는데요.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오늘날까지 관점이 부딪히고 있다”면서 “유감스럽게도 위안부 소녀상을 둘러싼 움직임은 한쪽의 역사해석만 반영한 것이어서 상황을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2차대전 종군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해, 강제로 동원된 증거가 없다는 입장을 지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일본 쪽에서는 자매결연을 끊으려는 움직임도 있다고요?

기자) 네. 샌프란시스코와 일본 오사카 시가 자매도시 결연을 맺은 지 60년째 되는데요. ‘위안부’ 소녀상 건립에 대한 항의로 오사카 시의회 측이 결연 파기를 추진한다고 일본 언론이 일제히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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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일본이 '프리미엄 프라이데이'제를 시행한 지 오늘(29일)로 8번째를 맞이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초였죠? 지난 2월, 일본 정부가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마다 오후 3시에 직원들이 조기 퇴근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이른바 '프리미엄 프라이데이(Premium Friday) 제도를 도입했는데요. 9월의 마지막 금요일인 오늘로써 8번째를 맞았습니다.

진행자) 일본 정부가 이런 제도를 도입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일본의 직장인들은 전 세계적으로 근무시간이 길기로 유명합니다. 과로사나 과도한 업무 부담에 자살하는 직장인이 늘면서 사회문제도 되고 있는데요. 그래서 직장인들이 가족과 외식도 하고, 쇼핑도 하면서 퇴근 후 삶을 즐기도록 장려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또 이를 통해 소비가 진작돼 국내 경제도 살리겠다는 게 일본 정부의 구상이었습니다.

진행자) 말씀하신 대로 프리미엄 프라이데이 도입 8개월이 됐는데, 기대했던 효과는 얻고 있습니까?

기자) 기대만큼의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일본 업계 구조상, 매달 마지막 금요일은 월말 회계결산이나 판매목표량 달성 등으로 오히려 더 바쁠 때이기 때문에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고요. 또 조선업계처럼 직원들의 협업이 매우 중시되는 제조업 분야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특히 조선업계는 이미 직원들의 근무시간을 유연하게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프리미엄 프라이데이 제도를 도입할 필요성이 별로 없다는 건데요.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의 발상은 좋지만, 한 달에 한번 금요일 오후 몇 시간으로 정부가 기대했던 큰 효과를 얻기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기업주들도 그다지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요.

기자) 네, 일본경제산업성에 따르면 이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를 도입한 기업은 500개 업체가 겨우 넘는데요. 대기업들은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로 인한 일시적인 인력 손실을 감당할 수 있지만, 소규모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그런 혜택을 주기가 어렵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시골 같은 지역은 도쿄 등 대도시와는 달리 별 호응도 얻지 못하고, 도입하는 기업도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에서는 지역별, 업체별 현실에 맞춰야 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프리미엄 프라이데이 제도에 대해 만족하는 사람들도 있겠죠?

기자) 물론입니다. 특히 자녀를 둔 직장 여성들에게는 큰 환영을 받고 있고요. 또 병원 예약같은 것이 돼 있을 때 매우 유용하다는 게 대부분 직장인들의 반응입니다. 비록 시간이 걸리겠지만 언젠가는 이런 바람직한 직장 문화로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일본 정부가 이 프리미엄 프라이데이 제도를 다시 검토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요.

기자) 네, 프리미엄 프라이데이 자체를 없애는 것은 아니고요. 조기 퇴근하는 날을 매달 마지막 금요일 대신 첫번째 금요일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많은 기업의 직원들이 월말이면 월말 결산 등으로 오히려 업무량이 폭주하기 때문인데요. 세코 히로시게 일본경제산업상은 이번 주 관련 기자회견에서 소비를 진작시키고, 직장문화를 바꿀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수렴할 것이라면서 필요하다면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를 다시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달 초 일본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경제 단체인 '게이단렌'의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회장은 프리미엄 프라이데이 재검토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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