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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박타박 미국 여행] 토네이도를 이겨낸 오클라호마


지난 2014년 8월 미국 오클라호마주 무어시에서 토네이도 피해 1년 만에 무너진 초등학교를 다시 세우고 있다.

미국 곳곳의 문화와 풍물,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찾아가는 타박타박 미국 여행, 오늘은 미국에서 토네이도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오클라호마주 이야기 들려드립니다.

최근 곳곳에서 지진, 태풍, 허리케인... 자연 재해 소식이 끊이지 않습니다. 한국에서는 보기가 드문 자연현상으로 토네이도도 있는데요. 토네이도는 회오리바람, 돌개바람 같은 거지만, 강력한 회오리를 동반한 토네이도는 태풍이나 허리케인 못지않게 엄청난 피해를 가져옵니다.

미국 중남부에 있는 오클라호마주는 토네이도가 미국에서 가장 자주 발생하는 곳으로 유명한데요. 타박타박 미국 여행 오늘은 오클라호마주로 가보겠습니다.

[녹취: 토네이도 뉴스]

지난 2013년 5월, 초대형 토네이도가 오클라호마를 강타했습니다. 토네이도가 휩쓸고 지나간 오클라호마 주의 작은 도시 무어(Moore)는 순식간에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폐허로 변하고 말았는데요. 당시 토네이도는 순간 최고 풍속이 시속 340km에 달할 만큼 강력했다고 해요. 이 토네이도로 24명이 사망하고, 400여 명 가까운 부상자가 속출했는데요. 자연재해가 얼마나 무서운지 똑똑히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였죠.

당시 무어 시 주민들의 목소리 직접 한번 들어보시죠.

[녹취: 오클라호마 무어 시 주민들 증언] "운이 정말 좋았던 것 같습니다. 백만장자라도 된 기분이에요. 저와 제 이웃 사람들은 출입구도 단단히 막고, 문도 안전하게 막았죠. 하지만 강력한 회오리바람이 불면서 문이 빨려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비가 천장으로 들어붓는 것처럼 쏟아졌습니다." "이제 정말 한숨 돌렸어요. 하지만 우리 애들은 다 무사하지만 괜찮지 않은 아이들도 있기 때문에 미안하고 죄책감이 들기도 합니다. 모든 게 다 파괴됐어요"

비록 많은 것을 잃었지만, 주민들은 그저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기뻐들 했습니다. 토네이도가 자주 발생하는 오클라호마의 주민들은 이런 비극이 절대 남의 일 같지 않다고 하네요. 그래서 오클라호마 주민들은 이런 토네이도가 발생하면 너도나도 피해복구현장으로 달려가서 복구작업을 돕는 일에 익숙하다고 합니다. 무어 시 공무원인 디어드 이브레이 씨의 이야기 들어볼까요

[녹취: 디어드 이브레이 씨]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우리 모두가 다 자신이 피해를 당한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직접 토네이도 피해를 당했든, 근처에 살든, 누구나 100% 영향을 받은 거라고 생각하는 거죠. 주민들 모두 언제든지 자기 집이 다음 차례가 될 수도 있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

그런데 오클라호마에는 토네이도가 자주 발생하는 걸까요?

토네이도가 왜 발생하고 원리가 뭔지 아직 정확한 규명을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다만 현재까지 알려진 연구에 따르면 토네이도는 고온다습한 공기가 불안정한 환경에서 위로 상승할 때 생성된다고 하는데요. 미국에서는 로키산맥에서 불어오는 차고 건조한 바람과 멕시코만에서 불어오는 고온다습한 공기가 만나는 중남부 지역에서 주로 발생합니다. 그런데 오클라호마가 바로 이 중남부 지역에 자리 잡고 있는 거죠. 오클라호마 사람들은 5월이면 연중행사처럼 토네이도를 본다고 하는데요.

오클라호마에서 30년 가까이 살고 있는 배정순 전 오클라호마 한인회장의 설명 한번 들어보시죠.

[녹취: 배정순 씨] "5월 되면 토네이도가 연례행사처럼 왔어요. 토네이도가...고기압과 저기압이 마주치면서 돌면서 구름 꼬리를 만들면 그게 연결이 돼버리면 몸체하고 닿아서 회오리바람이 오는 것 같더라고요. 저희는 토네이도가 오면, 그냥 폭이 1마일, 2마일이고요. 길이는 20마일 넘을 만큼... 피해가 완전히 싹 쓸었다고"

1마일이면 1.6km 정도 되는 건데요. 폭이 1~2마일이라면 웬만한 마을을 다 덮고도 남을 만한 거죠. 거기다 시속 몇백km의 돌풍을 몰고 온다니까 그 위력은 가히 짐작도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요. 그러면 오클라호마에 사는 사람들, 무섭지는 않을까요?

[녹취: 배정순 씨] "저도 그렇고 오클라호마 사람들도 다 무서워하고 그런데요. 요즘은 워낙 몇 번 큰 토네이도 쓸고 가고 겪었기 때문에... 또사람들이 대처할 수 있게 방송국에서 지도해주고, 미리 경고방송이 나와서 충분히 피할 수 있는 시간을 주더라고요. 날씨는 예측 못 하지만 거의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요즘은 걱정은 그렇게 안 됩니다. "

다행히 낙후된 지역들은 이 일을 계기로 재개발이 이뤄지기도 하고요. 또 힘을 합쳐 서로 하나가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하니, 진흙 속에서도 보석을 발견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배정순 씨는 말합니다.

[녹취: 배정순 씨] "낭패다 싶은데... 도움 받고 그러면서 전부 집들이 새집이 되고 개발도 되고 그러더라고요. 이번에도 토네이도가 지나간 뒤에 최근 붐이 나서... 이것 저것 조건들이 다 합쳐져서 그런 것이긴 하지만... 또 내 집 일같이 토네이도 왔다고 하면, 도시도 아니고 그런 일 같이 겪고 해서 그런지 한 형제 같이 다 서로 도와주고 그렇습니다. "

오클라호마의 면적은 20만km² 정도... 한반도보다 조금 작은 편입니다. 오클라호마의 날씨는 어떨까요? 봄에는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풍우가 많다고 주민 박영순 씨는 말합니다.

[녹취: 박영순 씨] "봄에는 특별히 살기 좋은데, 봄철에 선더스톰 지나가는 경우가 많고, 여름은 많이 덥지는 않아요 한국 제주도처럼 바람이 잘 불고 시원한 산과 평야가 마주하고 있어서 상쾌하고..."

오클라호마의 가을과 겨울도 들어보시죠.

[녹취: 배정순 씨] "한국 날씨 비슷하다고 보면 될 것 같고요. 가을 되면 맑고 구름도 뭉게구름도 있고 하늘 보면 한국 같고, 눈이 1년에 한두 번 오면 많이 오고 했는데 15년 전부터 엄청 많이 오고, 얼음 비가 떨어지기도 하고. 요즘은 조금 그런 날씨에서 비껴가서 지난 5, 6년은 피해가 덜 했습니다. 난폭한 날씨도 있었지만 요즘은 좀 덜해요 "

오클라호마 주립대학교 미식축구팀의 별명은 '수너(Sooners)' 다.
오클라호마 주립대학교 미식축구팀의 별명은 '수너(Sooners)' 다.

오클라호마주의 별명은 'The Sooner State'입니다. 더 빠른 주라는 뜻인데요. 더 빠르다... 무슨 소릴까 싶으시죠.

네, 미국의 서부 개척시대와 관계가 깊은 별명입니다. 19세기 말, 미국 정부는 서부 개척 정책을 펼치면서 200만ac, 그러니까 80만ha에 달하는 오클라호마를 누구든 더 빨리 더 먼저 도착한 사람이 경계선을 긋는 대로 땅을 나눠 가지게 했습니다. 12시, 정각에 시작해 달린 만큼 땅을 주기로 한 건데요.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더 많은 땅을 소유하고 싶어서 시작하기도 하기 전에 미리 들어와 땅을 더 많이 차지했다고 해요. 그런 사람들을 'the sooner'라고 불렀는데요. 그런 사람들이 많다고 해서 지금까지도 오클라호마주를 'the sooner state'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좀 약삭빠른 것도 같고요. 썩 기분 좋은 별명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는데요. 오클라호마 사람들, 그걸 또 이렇게 재치있게 주의 별명으로 삼고 있네요.

네 미국 곳곳의 문화와 풍물, 다양한 이야깃거리 찾아가는 타박타박 미국 여행, 시간이 다 됐는데요. 다음 주에 오클라호마 이야기 좀 더 들려드리기로 하겠고요. 오늘은 여기서 인사드릴게요.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박영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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