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이번 주 중국을 방문합니다. 주로 북한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그 밖에 양국간 어떤 현안이 있는지 짚어보겠습니다. 이라크 일대 소수민족 쿠르드족이 독립국가를 세우자는 투표를 실시해 가결됐다고 선언했고요. 이어서, 일본 은행들이 만들려는 새 전자화폐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이번 주 중국을 방문한다고요?
기자) 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내일(28일)부터 사흘 동안 중국을 방문한다고 국무부가 어제 밝혔습니다. 틸러슨 장관 취임 후 두 번째 중국에 가는 건데요. 국무부는 성명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경제와 안보 이익을 강화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책무를 재확인하는 일정이 될 것”이라고 방문 의의를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아시아에서 미국의 경제와 안보 이익을 강화하기 위해, 어떤 일정을 진행하나요?
기자) 틸러슨 장관은 이번 방중 기간 왕이 중국외교부장과 회담하고,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도 만날 예정입니다. 의제에 대해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과 한반도 비핵화, 미-중간 무역 투자 등에 관해 논의할 것”이라고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이 밝혔는데요. 이 가운데서도, 핵심 의제는 북한 문제가 될 것으로 미국 대부분 매체들이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 문제를 놓고 양국이 어떤 논의를 할까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 동안 북한 핵· 미사일 도발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중국이 충분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여러차례 비판했는데요. 중국 기업에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을 강조해온 점이 양국간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26일) 백악관에서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와 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북한과 모든 은행 거래 관계를 차단한 데 박수를 보낸다"며 "두 달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시(진핑) 주석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틸러슨 장관의 중국 방문, 나머지 의제들도 짚어보죠.
기자)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오늘(27일)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연내 국빈방문 일정을 준비하기 위해”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베이징을 찾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아직 일정을 공식확인 하진 않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오는 11월 중국에 갈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도 트럼프 대통령 방중을 준비하기 위해 이번 주 중국을 방문했습니다. 이는 양국간 무역·투자 문제가 트럼프 대통령 방중 주요 의제가 될 것을 뜻하는 것으로 미국 언론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요즘 북한 문제를 놓고 미국과 중국의 이견이 크다, 혹은 무역 현안 때문에 관계가 불편하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기자) 일부 언론에서 그런 지적을 하는데요. 두 나라 정부는 부인하고 있습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오늘(27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미 고위층이 긴밀하게 교류하고 있다”면서 “이는 양국이 매우 양호하고도 정상적인 관계임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도 어제 “우리(미국)는 중국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틸러슨 장관이 중국에 가 있는 동안, 중국 고위층이 미국을 찾는다고요?
기자) 네.이번 틸러슨 장관 방중 기간 동안 미국에서는 두 나라 고위층 인사들이 참가하는 ‘미-중 사회·문화 대화’가 진행됩니다. 경제분야를 중심으로 논의하던 기존 ‘미-중 전략 경제 대화’에 더해, 이 행사가 양국 의견교환의 틀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양측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동 소수민족 쿠르드 족이 독립국가를 만들자는 투표를 실시했다고요?
기자) 네. 이라크를 중심으로 주변 국가들에 흩어져 살고 있는 쿠르드족이 이라크에서 분리독립 찬반을 묻는 투표를 실시했습니다. 이라크 내 쿠르드 자치정부(KRG)를 이끄는 마수드 바르자니 수반은 어제(26일), “쿠르디스탄 국민 여러분이 승리했다”며 전날 실시된 독립 찬반 주민투표 가결을 선언했는데요. 투표율 72%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 찬성 비율이 92%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쿠르디스탄’은 쿠르드 족이 세우려는 나라 이름입니다.
진행자) 그럼 조만간 쿠르드족이 새로운 나라를 세우는 건가요?
기자) 건국이 성공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입니다. 당장 이라크 정부가 이번 투표 자체를 ‘위헌’, 헌법에 위배되는 행위로 규정했습니다. 효력을 원천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건데요.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이라크 주권에 관한 문제는 논의와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이 일에 귀를 닫고 있습니다. 쿠르드 자치정부 측과 협상하는 일 조차 없을 것이라고 총리실은 밝혔는데요. 자치권을 일부 회수하려는 시도도 있습니다. 게다가 주변국가들이 쿠르드 독립국가 설립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점도 쿠르드족에게는 어려운 과제입니다.
진행자) 이라크 정부 말고, 이웃 나라들도 쿠르드족 독립에 반대한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터키가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는데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번 주민투표에 대해, “모험을 이제 포기하라”고 바르자니 쿠르드 자치정부 수반에게 경고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배고픈 길로 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터키가 쿠르드족을 배고프게 만들 수 있다는 건 무슨 뜻인가요?
기자) 쿠르드족 경제가 터키와의 교역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터키가 거래를 중단하면 이라크내 쿠르드족 주민 대다수가 배고픈 상황으로 몰릴 수 있는 건데요. 미국신문 월스트리트 저널은, 쿠르드 자치정부 관할 구역 일대 “슈퍼마켓에 진열된 거의 모든 물건들이 터키 제품을 수입한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현지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쿠르드족 주민은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터키가 무역을 멈추면 “한 달 안에 모든 것이 끝날 것”이라며, 최근 “고립 위험 때문에 사람들이 물건을 더 많이 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주민생활이 어려워지게 된다는 건데,쿠르드족 경제 전체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고요?
기자) 네. 쿠르드족 독립 움직임에 가장 큰 위협은 터키가 송유관을 폐쇄할 수 있는 점입니다. 쿠르드 자치정부는 지난 2014년 이라크 중앙정부와 갈등 끝에, 역내 석유를 터키로 향하는 송유관을 통해 독자적으로 수출하고 있는데요.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송유관을 닫으면 (쿠르드족의) 모든 수익이 없어질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실제로 “쿠르드족의 석유 수출이 일시적으로 붕괴할 위험이 있다”고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터키가 이렇게 쿠르드 국가 건설 계획에 강경하게 대하는 이유는 뭐죠?
기자) 터키에도 쿠르드족이 많이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라크 영토에서 쿠르드 독립국가가 건설되면, 터키 내 쿠르드족과 연합해 영역을 넓힐 것을 터키 정부는 우려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란도 쿠르드 독립국가 건설을 꾸준히 반대하고 있는데요. 이란 당국은 지난 일요일(24일), 쿠르드 자치정부의 독립 주민투표 진행에 항의해 해당지역을 오가는 항공편을 중단시키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터키와 이란은 물론이고, 시리아를 비롯한 이웃 나라들은 자국 인구 10~18% 가량 차지하는 쿠르드계 주민에 미칠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이라크 정부와 주변국가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쿠르드족이 나라를 세우려는 배경은 뭔가요?
기자) 쿠르드족은 주권국가를 가지지 못한 세계최대 유랑민족으로 통합니다. 전체 추정 인구가 3천만 명에서 4천만 명에 이르는데요. 주로 이라크와 터키, 이란, 시리아, 아르메니아 등에 걸쳐 살고 있습니다. 독립운동 역사는 꽤 오래돼서요, 근대 들어서만 두 번이나 국가 수립을 시도했고, 매번 실패했습니다. 지난 1927년 터키 동부에 ‘아라라트 공화국’ 수립을 선언했다가 터키군 침공으로 좌절됐고요. 2차대전 직후인 1946년에는 이란에서, 옛 소련의 도움을 받아 사회주의 국가인 ‘마하바드 공화국’을 세운 뒤 이란군의 공격을 받고 패망했습니다. 그러니까, 이번에 이라크에서 진행되는 ‘쿠르디스탄’ 건국 추진은 세 번째 독립 움직임인 겁니다.
진행자) 이웃 나라들 말고,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쿠르드 독립움직임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국제사회는 쿠르드족 독립에 부정적입니다. 미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KRG(쿠르드 자치정부)의 일방적인 투표는 이라크 중앙정부나 주변국들과의 관계를 매우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습니다. 쿠르드 독립국가 건설 추진을 중동 정세의 새로운 불안 요소로 본 건데요. 유엔도 같은 입장입니다. 유엔은 이번 투표에 대한 논평에서“(중동) 상황을 불안정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이란과 터키 등에 적대적인 이스라엘은 쿠르드 독립 국가 건설에 찬성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일본 은행들이 새로운 전자화폐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의 대형은행들이 오는 2020년 도쿄 올림픽에 맞춰, 전자화폐를 도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의 '미즈호 파이낸셜 그룹'과 '일본 유초은행'을 비롯한 10여 개 은행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합작사업인데요. 일본 중앙은행과 금융당국의 지원을 받아, 'J Coin'이라는 이름의 전자화폐를 도입해 오는 2020년까지는 실제로 통용되도록 한다는 계획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일종의 가상화폐인 셈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소비자들은 물건을 살 때 현금 대신 스마트폰 앱이나 가게에 비치된 단말기를 통해 이 J Coin으로 간단히 전자결제만 하면 됩니다. 특히 J Coin은 일본의 화폐인 엔화와 1:1 기준으로 고정될 예정인데요. 이 때문에 비트코인 같은 다른 가상화폐처럼 가격의 변동이 없습니다. 소비자들은 무료로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요. 대신에 은행들은 소비자들의 지출 습관 등 많은 정보를 수집하는 혜택을 보게 된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동안 전 세계적인 지급방식이 현금 아니면 신용카드나 직불카드였는데요. 점점 가상화폐를 통한 전자결제 방식이 빠르게 자리를 넓혀가고 있군요.
기자) 네, 신용카드의 경우, 소비자가 연회비를 내거나 가맹점이 일정 수수료를 내야 하는데요. 전자결제는 그런 수수료가 없기 때문에 신용카드나 직불카드보다 오히려 한 발 더 앞서는 것 같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애플사가 제공하는 애플페이, 또 페이팔 등의 전자결제 서비스가 보편화돼 있고요. 중국은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의 알리페이가 급속히 성장하면서 세계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을 이용한 결제가 가장 빠르게 보급된 나라로 꼽힙니다.
진행자) 최근 중국 알리바바가 일본에서도 전자결제서비스를 시작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 도쿄를 비롯한 일부 대도시에서 최근 전자결제 서비스, 이른바 알리페이 서비스를 시작했는데요. 내년 봄에는 본격적으로 일본에 진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의 여러 대형은행은 그동안 정부와 규제 당국에 알리페이의 위험성에 대해 로비활동을 벌여왔는데요. 일본 소비자들의 정보가 중국으로 유출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입니다.
진행자) 일본인들은 전통적으로 현금결제를 더 좋아한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인들의 현금결제율은 70%에 달할 만큼 현금에 대한 의존도가 아주 높습니다. 선진국들 중에서 일본의 현금 사용률이 가장 높은 건데요. 대부분 선진국의 현금 사용률은 30% 정도라고 합니다. 야스히로 사토 미즈호 파이낸셜 그룹 회장은 일본은 매우 안전 지향적인 국가라서 현금을 좋아한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현금은 그다지 생산적이지 않아서 현금에서 전자화폐로 구조변화가 요구된다는 게 일본 은행업계의 지적입니다. J Coin의 도입은 이런 일본인들의 현금 의존성을 낮추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전자결제 수단을 이용할 경우, 어떤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을까요
기자) 우선 정부가 현금을 관리할 때 들어가는 비용이 줄어들고요. 소비자들과 소매업자들 간의 자금 결제 비용을 줄여서 일본 경제에 100억 엔, 미화로 약 9천만 달러의 이익을 보태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일본은행들은 며칠 내로 J Coin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