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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8천만달러 브릭스 투자...타이완 총리 전격 사임


시진핑(가운데)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브릭스(BRICS)' 지도자들이 4일 푸젠성 샤먼 시내 정상회의장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 주석, 제이콥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시진핑(가운데)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브릭스(BRICS)' 지도자들이 4일 푸젠성 샤먼 시내 정상회의장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 주석, 제이콥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은 신흥경제개발국, ‘브릭스(BRICS)’ 소속 5개국과 함께 새로운 국제질서를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밝혔습니다. 타이완 총리가 대정전 사태 책임 논란 끝에 사임했고요, 이어서, 중국에서 다음달 시행하는 국가모독 금지법,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진행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브릭스’를 통해 새로운 국제질서를 주도하겠다고 밝혔다고요?

기자) 네.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개 신흥경제개발국가들의 모임, ‘브릭스(BRICS)’ 정상회의가 어제(3일) 중국 푸젠성 샤먼에서 사흘 일정으로 시작됐습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했는데요. 시 주석은 “브릭스 국가 간 협력의 파급과 수혜 범위를 확대함으로써, 개방적이고 다원적인 발전동반자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면서 ‘다변주의’를 강조했고요. 이 ‘다변주의’를 통해 브릭스의 새로운 ‘황금의 10년’을 구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진행자) 개방적이고 다원적인 ‘다변주의’, 무슨 뜻인가요?

기자) 주요 중국어권 매체들의 해설에 따르면, ‘다변주의’라는 말은 과거 사회주의 국가들이 소련에만 의존하지 말고, 외부 세계를 이용해 다변화한 발전을 모색하자는 뜻으로 주로 썼습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은 세계 유일 초강대국인 미국이 이끄는 국제질서 속에서, 다양한 극을 가지는 ‘힘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주장할 때 이 말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자국의 역할을 강조하는 의미입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브릭스’가 단순한 경제협력체를 넘어, 정치·사회·문화적인 발전을 함께 도모하는 기구로 발전하도록 중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문가들이 해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브릭스(BRICS)’가 영향력을 넓히기 위해 회원국 확대도 모색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브릭스’ 정상회의에는 멕시코와 태국, 타지키스탄, 이집트, 기니 정상이 초청국 대표 자격으로 참석 중인데요. 중국 정부는 ‘브릭스 플러스(+)’ 모델이 샤먼 제9차 정상회의부터 새롭게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신흥개발국들인 ‘브릭스’와 개발도상국들인 ‘플러스’의 협력을 통해 브릭스 체제의 영향력을 더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중국 측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브릭스(BRICS)’에 대한 새로운 투자계획도 발표했다고요?

기자) 네. 시 주석은 오늘(4일) 브릭스 정상 간 전체회의 연설에서 “브릭스 경제·기술 협력 계획에 5억 위안(미화 약 7천600만 달러)을 투자하고, 브릭스 신개발은행(NDB)에 400만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7천600만 달러와 400만 달러를 더하면 8천만 달러 정도인데, 외신들은 중국의 투자계획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습니까?

기자) 액수 자체는 기대보다 적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중국이 주도하는 유라시아 대륙 경제협력체인 ‘일대일로’에 지난 5월, 1천240억 달러 투자를 약속한 데 비하면 미미한 액수라고 오늘(4일) `로이터' 통신이 짚었는데요. ‘브릭스’에 대한 신규 투자는 불과 1억 달러도 안 되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브릭스 신개발은행(NDB)’은 어떤 조직인가요?

기자) 지난 2015년 상하이에서 출범한 ‘브릭스’ 5개국 중심의 국제 금융기구인데요. 회원국들이 각각 5분의 1씩 부담한 자본금 1천억 달러로 시작됐습니다. 위기대응기금 1천억 달러가 추가 조성되는데요.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 강제병합으로 서방 측의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가 브릭스 신개발은행 출범에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브릭스’ 국가들끼리만 돈을 빌려주는 기구인가요?

기자) 그렇진 않습니다. ‘브릭스 신개발은행(NDB)’은 저개발국가에 개발자금을 빌려주고, 비회원국을 포함해 금융위기에 처한 나라에 자금을 지원해줍니다. 최근 중국, 인도, 러시아의 개발프로젝트에 14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고, 이미 40억 달러의 개발자금을 각국에 대출해줬는데요, 이런 투자와 대출 액수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입니다.

진행자) 이번 ‘브릭스’ 정상회의를 앞두고 중국과 인도가 국경에서 대치했는데, 잘 풀린 건가요?

기자) 일단 대치 상태는 해소됐습니다. 중국과 인도 군대가 히말라야 접경지대, 중국에서는 ‘둥랑’, 인도에서는 ‘도카라’라고 부르는 곳에서 지난 6월 중순 이후 맞서왔는데요. 두 달 반이 넘도록 긴장이 고조되던 지난달 말, 양국이 대치 종료를 합의했습니다. 동시에 인도 정부가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브릭스’ 정상회의 참석을 발표했는데요. 샤먼 ‘브릭스’ 정상회의를 차질 없이 열기 위해 중국 측이 활발하게 외교적 노력을 진행했고, 두 나라가 국경 대치의 원인을 해결하지 않은 채 잠정적으로 타협한 것으로 주요 외신들은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두 나라 정상이 이번 ‘브릭스’ 회의 기간 중 별도로 만난다고요?

기자) 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내일(5일) 별도 정상회담을 진행하는데요. 양측의 국경분쟁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주요 외신들이 전했습니다. 두 나라는 국경 문제로 1962년 전쟁까지 치렀는데요. 전쟁에서 수천 명이 희생됐지만 국경선을 확정하지 못했고요, 4천㎞에 이르는 '실질통제선(LAC)'을 사실상 국경으로 간주하면서 언제든지 긴장이 고조될 수 있는 불씨를 유지해 왔습니다. 또한, 이번 브릭스 정상회의는 ‘샤먼선언’을 통해, 북한의 지난 3일 핵실험을 규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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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타이완 총리가 사임했군요?

지난해 3월 차이잉원(오른쪽) 당시 타이완 총통 당선인이 린취안 행정원장(총리격) 내정자와 타이베이에서 면담한 뒤 악수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차이잉원(오른쪽) 당시 타이완 총통 당선인이 린취안 행정원장(총리격) 내정자와 타이베이에서 면담한 뒤 악수하고 있다.

기자) 네, 타이완 정부의 총리에 해당하는, 린취안 행정원장이 오늘(4일) 전격 사임했습니다. 타이완 `중앙통신'은 린 원장이 어제 차이잉원 총통에게 사의를 밝혔고, 차이 총통이 이를 받아들여 후임자를 인선한 것으로 전했는데요. 총통부는 내일(5일) 기자회견을 열어 새 행정원장을 공식 발표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행정원장이 물러난 이유는 뭔가요?

기자) 지난달 15일, 타이완 전체의 3분의 2에 달하는 지역에서 정전 사태가 발생해 교통이 마비되고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등 큰 혼란이 있었는데요. 경제부장(장관)이 즉각 책임을 지고 물러났지만, 정부를 이끄는 행정원장이 사임해야 한다는 야당의 압박이 이어졌습니다.

진행자) 대정전 사태에 대한 책임을, 정부를 총괄하는 총리가 져야한다는 야당의 주장을 받아들인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단지 그 사건만이 행정원장 사임의 이유는 아닌 것으로 현지 언론과 외신들이 보도하고 있는데요. 대내외적으로 난관에 봉착해 있는 차이 정부가 역대 최저수준의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분위기를 새롭게 하려는 차원에서 행정원장 경질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차이잉원 정부의 대내외적인 난관,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지난해 5월 국민당으로부터 정권을 가져온 민진당의 차이잉원 정부는, 궁극적으로 타이완이 중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난 독립국가가 돼야 한다는 입장을 지켜왔습니다. 실제로 차이 총통이 취임 후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여러 차례 언급하면서 중국 본토와의 관계가 악화됐습니다. 이런 상황이 중국인들의 현지 관광과 여행에 영향을 주면서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쳤습니다.

진행자) 차이 총통 취임 후 우방국들이 속속 타이완과의 외교관계를 끊고 중국과 수교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양안관계가 나빠진 와중에 타이완 정부는 외교 대결에서도 중국에 밀렸는데요. 타이완과 동맹관계였던 아프리카의 상투메프린시페가 지난해 12월 전격 단교를 발표한 뒤 중국과 외교관계를 회복했고요. 역시 우방이었던 남미 파나마도 지난 6월, 같은 수순을 밟았습니다. 특히 파나마는 지난 1912년 중화민국 수립 후 지금까지 105년 동안 타이완과 외교관계를 이어온 최장기 수교국이었는데요. 파나마의 단교 조치 이후, 타이완과 수교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는 전세계에서 20개국으로 줄었습니다.

진행자) 대외적인 난관 살펴봤고요, 타이완이 처한 대내적인 어려움은 어떤 것들인가요?

기자) 지난해 5월 차이잉원 정부가 출범한 뒤 역점 사업으로 추진한 근로기준법 개정과 연금개혁 등이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차이 총통의 지지율이 크게 떨어졌는데요. 이런 문제들에 대해 포괄적인 책임을 지고 린취안 행정원장이 이미 지난 6월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6월에 이미 사의를 밝혔는데, 이제 와서 받아들인 배경은 뭘까요?

기자) 타이완 총통부는 지난달 대정전 사태를 둘러싼 정국 추이를 지켜보면서, 후임자 물색에 장고를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북한의 6차 핵실험 때문에 안보 위협까지 고조되면서 정부 개혁을 서두를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차이잉원 총통은 어제(3일), 북한의 핵실험 2시간여 만에 린취안 행정원장과 국가안전회, 국가안전국(NSC), 국방부, 외교부, 대륙위원회 책임자들을 소집해 긴급 안보회의를 열어, “지역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북한의) 행위를 비판”했는데요. 회의 직후 린 원장이 사표를 냈고, 차이 총통이 즉각 수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내일(5일) 발표할 새 행정원장은 어떤 사람이 될까요?

라이칭더(앞줄 왼쪽) 타이난 시장이 지난 2015년 4월 차이잉원(앞줄 왼쪽 두번째) 당시 민진당 주석 등 당 지도부와 함께 타이베이에서 기자회견 직후 구호를 외치고 있다.
라이칭더(앞줄 왼쪽) 타이난 시장이 지난 2015년 4월 차이잉원(앞줄 왼쪽 두번째) 당시 민진당 주석 등 당 지도부와 함께 타이베이에서 기자회견 직후 구호를 외치고 있다.

기자) 라이칭더 타이난 시장이 새 행정원장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라이 내정자는 올해 57세로, 사임한 린 원장(65세)보다 훨씬 젊은데요. 지난 2010년 진행된 시장 선거에서 당시 집권 국민당의 ‘친 중국’ 노선에 반대하며 당선된 인물입니다. 민진당에서 타이완의 독립을 주장하는 세력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고요, 2014년 11월 재선됐습니다. 타이난 시 주변에서 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최근 2020년 총통 선거 관련 여론조사에서, 최근 20%선에 머문 차이 총통 지지율보다 7.9%p 높은 27.9%를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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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국가를 모욕하면 처벌하는 법이 통과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각 나라마다 그 나라를 대표하는 고유한 노래, 즉 국가가 있죠? 예를 들어 미국의 국가는 'The Star-Spangled Banner', 한국은 '애국가'고요. 중국의 국가는 '의용군행진곡'인데요. 앞으로 중국에서 국가를 모욕하면 처벌을 받게 됐습니다. 중국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지난 1일, 중국 국가인 의용군행진곡을 모독하거나 상업적으로 사용할 경우 처벌한다는 새로운 내용의 국가법을 통과시켰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들이 적용되는 겁니까?

기자) 네, 중국 국가가 연주될 때는 차렷 자세로 엄숙한 태도로 불러야 하고요. 국가의 가사를 바꿔 부르는 것도 국가를 모독하는 행위에 해당됩니다. 또 중국의 국가를 장례식에 사용하거나, 상업광고 등 부적절한 용도로 사용해서도 안됩니다. 이를 위반할 경우, 최고 15일의 구류에 처하게 됩니다.

진행자) 그럼 중국에서 이전에는 국가를 모독하는 행위를 처벌하지 않았나요?

기자) 중국의 국기나 국가 상징물을 모독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은 이미 1990년대부터 시행돼 왔는데요. 하지만 국가에 대한 명시는 따로 없었습니다. 그러다 이번에 처벌대상에 국가를 모독하는 행위도 포함시킨 겁니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모든 공식 행사의 개막식과 폐막식에는 반드시 국가를 제창해야 하고요.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의무적으로 국가에 관한 교육을 시행해야 합니다.

진행자) 새 법은 언제부터 시행됩니까?

기자) 네, 다음달 1일부터 시행하는데요. 현재 중국 정부가 이 법을 홍콩과 마카오에도 적용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됩니다. 중국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들은 오는 10월, 홍콩 입법회 의원들을 만나 홍콩의 기본법에 이 국가법 조항을 삽입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인데요. 홍콩 야권과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반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홍콩 시민운동가들은 최근 몇 년간 홍콩의 법이 보장하고 있는 권리와 자유가 강한 도전을 받고 있다며 우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홍콩에서는 반중국 시위가 자주 벌어지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일에도 시내 중심가에 2만2천여 명이 모여 대규모 반중국 시위를 벌였는데요. 시위대는 '일국양제’를 보장한다는 중국 정부의 공언과는 달리, 행정장관 직선제 요구를 무시하는 등 홍콩의 정치적 자유가 위축되고 있다며 중국 정부를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지난 2015년 홍콩에서 열린 월드컵 예선전 당시 홍콩 관중들이 중국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야유를 보낸 사건 이후 홍콩과 마카오에도 새 국가법 적용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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