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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하청 북한 의류업 호황...'대북제재 우회로 될 가능성'


북한 라선 툭구내 한 의류 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재봉틀을 사용하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 라선 툭구내 한 의류 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재봉틀을 사용하고 있다. (자료사진)

유엔 안보리의 제재로 주요 수출품의 대중국 판로가 막힌 북한이 '의류' 수출을 돌파구로 삼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석탄과 철광석, 수산물과 달리 의류는 제재 대상이 아닙니다. 김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영국 `로이터’ 통신은 북한과 접경한 중국 단둥 지역에 근거를 둔 업체들을 인용해, 중국 기업들의 주문을 받아 '의류'를 만드는 북한 업체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에서 만들어 오는 의류의 가격이 매우 싸고 질이 뛰어나기 때문에 대북 제재 상황에도 북한 의류공장에 주문을 내는 중국 업자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북한에서 의류를 만드는 비용은 중국 안에서 만드는 것보다 무려 75%나 싼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홍콩 일간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 신문은 이런 상황을 근거로 북한이 유엔의 경제 제재가 미치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의류의 대중 수출을 크게 늘리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21일 보도했습니다.

유엔은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따른 일련의 제재 결의를 통해 북한산 석탄과 철광석, 수산물 등의 수입을 전면 금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대중 수출에서 중요한 품목인 의류는 제재 대상이 아닙니다.

중국 해관총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상반기 북한의 대중 수출 순위에서 '편물을 제외한 의류'(HS코드 62)가 수출액 약 2억 2천만 달러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같은 기간 북한의 대중 수출에서 약 27%의 비중을 차지합니다.

올해 대중 수출 5대 품목 가운데 의류 관련 품목은 모두 2개이며, 나머지는 석탄과 철광석, 수산물이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유엔의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에 따라 올 상반기 기준으로 북한의 대중 수출 순위에서 '소금. 황. 토석류. 시멘트'와 '전기기기와 그 부분품,' 그리고 '목재 제품'이 석탄과 철광석, 수산물을 대체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특히 의류 수출을 제재 회피의 돌파구로 삼으려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호주 시드니대학의 저스틴 헤이스팅스 교수는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 신문에, 북한의 싼 노동력을 선호하는 중국 의류업체들의 경향을 지적했습니다. 의류제조업은 노동집약적인 업종으로 중국 업체들이 북한에서 의류를 만들어 들여오길 원한다는 것입니다.

헤이스팅스 교수에 따르면 중국 업체들은 북한에서 들여온 의류에 중국 상표를 붙여 외국에 수출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호주의 한 운동복 제조업체가 북한산 의류를 중국산으로 속여 팔아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북한경제 전문가인 스테판 헤거드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 교수도 북한과 중국이 과거처럼 제재 대상이 아닌 품목의 교역을 늘리는 방식으로 제재를 회피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해거드 교수는 최근 인터넷 블로그에 올린 분석에서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도 대북 경제 제재를 우회하거나 피하는 방안을 찾아내 서로 거래를 계속해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북한은 과거 대중 석탄 수출이 줄면 철광석 수출을 늘리는 식으로 손실분을 메꿨다면서, 이번에도 비슷한 방식을 동원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국 고려대학의 황재호 교수는 중국이 유엔 결의에 따라 북한산 석탄과 철광석, 수산물의 수입을 전면 금지했지만, 의류 수출이제재의 효과를 희석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로이터’ 통신은 중국 내 임금 수준이 점점 높아지고 있어 의류제조업체들이 외국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특히 북한은 저렴하고 숙련된 인력이 풍부한데다 중국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까지 있어 앞으로 더 많은 주문이 북한으로 몰릴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VOA 뉴스 김정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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