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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주재 미 외교인력 '신체 이상'...류샤오보 부인 소재불명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이 9일 워싱턴 청사에서 정례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가 쿠바 외교관 2명을 두 달여 전에 추방시킨 사실을 어제(9일) 공개했습니다. 아바나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발생한 사건 때문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어떤 내용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지난달 간암으로 사망한 중국의 인권운동가 류샤오보의 부인이 지금 어디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태고요. 이어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3연임을 반대하는 여론이 크게 높아졌다는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쿠바 외교관 2명을 추방시켰다고요?

기자) 네. 미국 정부가 워싱턴 주재 쿠바대사관 관계자 2명을 두달 반 전에 추방시킨 사실을 어제(9일) 공개했습니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아바나에 있는 미국 대사관 근무자들에게서 신체적 증상이 나타나 귀국했고, 이에 맞춰 지난 5월 23일 대응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습니다. 대응 조치로 미국 주재 쿠바 외교인력 2명에게 떠날 것을 요구했고, 이들은 곧 출국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쿠바에 있는 미국 대사관 근무자들에게 나타난 ‘신체적 증상’이란 뭔가요?

기자) 노어트 대변인은 증상과 원인에 대한 ‘확정적인 답변’이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며, 미 당국이 수사중이라고만 설명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 “We don’t have any definitive answers about the source or the cause of what we consider to be incidents. We can tell you that on May 23rd, the State Department took further action. We asked two officials who were accredited at the Embassy of Cuba in the United States to depart the United States. Those two individuals have departed the United States.”

기자) 쿠바 근무중 신체 이상을 겪은 미 외교인력이 몇 명인지,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당국이 어떤 기관인지도 설명할 수 없다고 노어트 대변인은 밝혔는데요. 다만 처음 사건이 보고된 게 지난해 12월이었다고 소개하면서, "미국 정부는 이 사건을 굉장히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신체 이상을 겪은 미국 외교인력은 지금 안전한 상태인가요?

기자) 네. 노어트 대변인은 국내에서든 해외에서든 미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는 것이 정부의 ‘최고 우선순위’라며, 쿠바 외교인력 추방조치의 배경을 소개했는데요. 당시 사건의 영향을 받은 미국 외교인력들에게 적절한 의료 처방을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미국민의 안전이 우선이기 때문에, 이들에게 신체이상이 일어난 데 맞춰 쿠바외교인력을 추방시킨 건, 보복 조치로 볼 수 있나요?

기자) 미 국무부는 ‘대응’으로만 설명했고요, ‘보복’으로 규정하진 않았습니다. 어제 브리핑에서도 이 사건의 책임이 쿠바 정부에 있다고 공식적으로 못박지는 않았습니다.

진행자) 조금 이상하게 들리는 사건인데, 어떤 배경이 있을까요?

기자) AP통신과 CBS뉴스를 비롯한 미국 주요 매체들도 ‘이상한(bizarre)’ 사건의 결과로 쿠바 외교관들이 추방됐다며, 미국 정부 관계자들을 상대로 다각적인 취재를 진행했습니다. 한 관계자는 아바나 주재 미국대사관 근무자들이 심각한 청력 손상을 입어서, 더 이상 현지에 머물 수 없는 상황이 돼 돌아왔다고 설명했는데요. 이들이 정상인의 귀로는 들을 수 없는 음역대 밖의 소리를 내는 고급 장비에 노출됐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습니다.

쿠바 아바나 주재 미국대사관 전경
쿠바 아바나 주재 미국대사관 전경

진행자) 쿠바 측에서 미국 대사관에 그런 장비를 설치했다는 건가요?

기자) 확실치 않습니다. 일부 매체에서는 ‘음파 무기’로 설명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신종 무기인지, 또 이런 장비들을 쿠바 정부가 미국대사관 주변에 의도적으로 설치한 것인지도 아직 불분명합니다. 아니면 다른 배경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알려진 내용이 없습니다. 하지만 일부 매체들은 쿠바 당국이 다양한 장치를 이용해 미국 외교관들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을 감시하고 있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전했는데요. 이번 사건으로 귀국한 미 외교 관계자 일부가 영구적인 청력 손상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진행자) 쿠바 측의 반응이 나왔나요?

기자) 네. 쿠바 정부는 어제(9일) 미 국무부 브리핑 직후 성명을 통해 “쿠바 영토 안에서, 공인된 외교인력이나 그 가족, 관계자들에게 해를 가하는 행위를 승인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러지 않을 것”이라며, 일체의 의혹들을 부인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쿠바가 국교를 정상화한 지 얼마 안돼 이런 일이 생겼는데, 앞으로 어떤 영향을 줄까요?

기자) 1959년 쿠바 사회주의 혁명 이후 반세기 넘도록 적대관계를 이어오던 미국과 쿠바가 지금으로부터 2년 전인 2015년 국교를 정상화하고, 지난해에는 바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이 쿠바 수도 아바나를 방문하기도 했는데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넉달 만에 쿠바 외교관 추방 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두 나라 관계는 흔들릴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외교관 추방 직후인 지난 6월, 쿠바에 대해 기업 거래를 제한하고 여행을 규제하는 새 정책지침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 16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대 쿠바 정책 전환에 관한 행정명령에 서명해 들어보이고 있다. 오른쪽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 왼쪽은 윌버 로스 상무장관.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 16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대 쿠바 정책 전환에 관한 행정명령에 서명해 들어보이고 있다. 오른쪽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 왼쪽은 윌버 로스 상무장관.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쿠바와의 교류를 제한한 이유는 뭐죠?

기자) 쿠바 정부가 민주주의에 반하는 행태를 지속하고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후보 시절부터 지적해왔습니다.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로 생기는 경제 발전 효과 등이 쿠바 국민들에게 고루 돌아가지 않고, 정권과 군부를 돕기만 한다는 건데요. 이런 이유로, 전임 오바마 행정부 시절 진행한 쿠바와의 관계정상화 조치를 집권 후 되돌려 놓겠다고 공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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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지난달 간암으로 사망한 중국의 인권운동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의 부인 류샤 씨 소재가 아직도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요

지난달 15일 중국 랴오닝성 다롄 앞바다에 내리는 류샤오보의 유골함을 바라보고 있는 부인 류샤(오른쪽).
지난달 15일 중국 랴오닝성 다롄 앞바다에 내리는 류샤오보의 유골함을 바라보고 있는 부인 류샤(오른쪽).

기자) 그렇습니다. 류샤 씨가 언론에 마지막으로 모습을 보인 건 지난달 15일, 류샤오보 씨 장례식 때였는데요. 이후 소재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홍콩에 본부를 둔 '중국인권민주화운동정보센터'는 류샤 씨가 장례식 후 당국의 감시 속에 윈난성으로 '강제여행'을 했으며, 이달 초 베이징으로 돌아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는데요. 하지만 류샤 씨는 현재 자신의 집이 아닌 모처에서 당국의 감시를 받고 있으며 여전히 접촉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류샤 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미국 변호사 재러드 겐서 씨는 중국 정부가 류샤 씨의 '강제 실종' 상태를 계속한다면, 그에 따른 결과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지금 미국 의회에서는 류샤오보 씨 부부와 관련해 일련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요.

기자) 네, 워싱턴 D.C.에 있는 중국 대사관 앞길의 이름을 '류샤오보 광장'으로 개명하는 법안이 지금 의회의 표결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미국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발의한 이 법안은 이미 지난해 2월 상원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됐는데요. 하지만 당시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법안의 실효성에 의구심을 제기하며 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바 있습니다. 이후 별다른 추진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조용히 묻혀있다가 다시 추진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길 이름을 바꾸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요?

기자) 네, 현재 주미 중국대사관의 앞길은 'International Place'라는 이름의 도로인데요. 이를 '류샤오보 광장'으로 바꾸자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예를 들어, 중국 대사관으로 들어가는 모든 우편물에는 류샤오보라는 이름이 찍혀 있어야 하는겁니다. 류샤오보를 국가의 안보를 흔든 위험인물로 간주하고 있는 중국 정부로서는 부끄럽고 불쾌한 상황이 벌어지는 건데요. 실제로 지난해 미 상원에서 개명 법안이 통과됐을 때도 중국 정부는 중국에 대한 도발이라면서 강하게 반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 법안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류샤 씨의 담당 변호인인 겐서 씨는 현재 백악관은 거부권을 행사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겐서 씨는 현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 대해 보다 강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중국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류샤 씨 실종 상태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법안 통과는 어느 정도나 가시적인 단계에 있습니까?

기자) 네, 법안을 발의한 테드 크루즈 의원은 법안 통과를 최우선 의정 활동의 하나로 삼고 있다고 하는데요. 크루즈 의원 측은 조속한 시일 내에 통과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언제 표결에 부쳐질지, 또 양원 모두 통과할 수 있을지 확실치 않은데요. 일단 현재 미국 연방 의회가 휴회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9월 개회 이전에는 어떤 특별한 성과가 나오기는 어려울 전망입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미국 상원에서 처음 류샤 씨의 석방을 촉구하는 결의안도 발의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역시 테드 크루즈 의원이 이달 초, 민주당 소속 패트릭 레히 상원의원과 초당적으로 마련한 결의안인데요. 중국 정부에 류샤 씨의 출국을 허용하도록 촉구하는 내용을 담았고요. 또 미국 정부 측에는 류샤 씨에게 영구 거주권을 제공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올해 56살인 류샤 씨는 남편 사망후 극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류샤 씨의 석방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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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일본에서 아베 신조 총리가 내년에 다시 집권하는데 반대하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고요?

지난달 24일 중의원 예산심의위원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지난달 24일 중의원 예산심의위원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기자) 네. 일본 국민의 반 이상이 아베 신조 총리의 3선 연임에 반대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주목되고 있습니다. 오늘(10일) 지지통신이 공개한 8월 정례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베 총리가 내년부터 새로운 임기를 수행하는데 반대한다는 응답자가 51.8%를 기록해 처음 절반을 넘겼습니다. 찬성 응답은 32.4%였고요, ‘잘 모르겠다’는 사람은 15.7%였습니다.

진행자) 떨어지는 총리 지지율 때문에 얼마 전 개각도 했는데, 일본 국민들은 그다지 호의적으로 보지 않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최근 갖가지 추문으로 아베 총리와 정부, 집권 자민당 지지율이 크게 떨어지면서, 분위기 쇄신 차원의 개각을 이달 초 단행했는데요. 각료 19명 가운데 14명이나 바꿨지만, 여론의 평가는 좋지 않은 형편입니다. 재무상과 관방장관, 방위상, 법무상 같은 핵심 요직을 유임시키거나, 기존 경험자들을 재기용하고, 아베 총리 핵심 측근들이 대부분 자리를 지켰기 때문인데요. 게다가 아베 총리가, 친구가 이사장으로 있는 ‘가케학원’의 수의학부 신설 허가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이른바 ‘사학 스캔들’에 대한 또 다른 증거가 나오면서, 정치적인 입지가 점점 더 줄어드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아베 총리가 다시 정부를 맡는 걸 반대하는 여론이 높다면, 누가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나요?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기자) 이번 지지통신 조사에서는 ‘다음 총리로 누가 좋은가’라는 문항도 있었는데요.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18.0%로 1위를 기록하면서 14.4%에 머문 아베 총리를 크게 눌렀습니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보수 유력지 산케이신문 조사에서 간발의 차로 처음 이시바 전 간사장에게 1위를 내줬는데요, 점점 격차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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