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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별' 텍사스


텍사스주 서북부 애머릴로에 있는 스테이크 농장. 크기로 유명한 텍사스 스테이크를 파는 건물 위로 '론스타'가 그려진 주기가 줄지어 바람에 날리고 있다.

미국 곳곳의 멋과 정취, 문화와 풍물, 그리고 다양한 이야기 거리들을 찾아보는 '타박타박 미국여행'입니다. 오늘은 서부영화의 무대로 잘 알려진 텍사스주, 두번째 시간입니다.

안녕하세요. 타박타박 미국 여행, 박영서입니다. 미국 텍사스 휴스턴에는 무려 자동차 26대가 나란히 달릴 수 있는 고속도로가 있습니다. 보통 4차선만 돼도 넓다 싶은데, 26차선이라면 도대체 얼마나 넓을지, 감도 잘 오지 않는데요. 그만큼 텍사스가 크다는 소리겠죠? 네, 미국 곳곳의 문화와 풍물, 다양한 이야깃거리 찾아가는 타박타박 미국 여행, 오늘은 외로운 별 텍사스의 어제와 오늘, 텍사스 사람들 이야기입니다.

미국 50개 주는 저마다 별명 한두 개쯤은 갖고 있습니다. 그 주를 가장 잘 나타내는 상징이기도 한데요. 텍사스의 별명은 'lone star' '외로운 별'입니다. 외로운 별이라니...뭔가 사연이 있는 것도 같은데요. 텍사스에서 30년 가까이 살고 있는 텍사스 터줏대감 김상주 씨의 도움말 먼저 들어보시죠.

[녹취: 김상주 씨] "텍사스와 멕시코 사이에 큰 전쟁이 있었어요. 텍사스 입장에서는 독립 전쟁이었죠. 멕시코에서 보면 지키려는 입장이었고요. 당시, 텍사스는 별을 하나 기에다 그려서 외로운 별 하나가 끝까지 싸운다는 그런 의미에서 나왔대요. 론스타는 주기, 주 문장, 어디나 다 쓰이니까 상징적이고요. 어떨 때는 별이 주는 느낌이 좀 위압적이다. 한국에서 자란 사람은 그런 느낌이 들기도 한데, 막상 보면 그런데 텍사스기가 참 이뻐요. 빨강, 파랑에 별 하나 있는 게..."

좀 더 설명을 해드리자면요. 텍사스는 원래 스페인 땅이었습니다. 그런데 1821년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멕시코가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합니다. 아직 힘이 약했던 멕시코는 텍사스 지역을 개척할 목적으로 미국인의 이주를 받아들였는데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미국인 이주민들과 멕시코인들 간에는 여러 가지 마찰이 빚어지게 됐고요. 1836년, 텍사스 이주민들은 독립을 결심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주민들로 꾸려진 민병대 병력은 멕시코군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고요. 당시 치렀던 '알라모 전투'는 지금까지도 미국인들이 잊지 않고 있는 비극적인 전투입니다.

[녹취: 알라모 전투 효과음]

텍사스 민병대는 지금의 샌안토니오 지역에 있는 '알라모 요새'를 지키며 연방 정부의 구원군만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하지만 미 정부는 멕시코와의 전면전을 우려해 구원군을 즉시 보내지 않았고... 결국 이들은 대병력의 멕시코 군대를 맞아 외롭게 싸우다가 전원 전사하고 맙니다. 당시 민병대 희생자는 180명에서 250명...기록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알려져 있는데요. 당시 멕시코군 사망자가 600명이 넘었다고 하니, 텍사스 민병대원들이 얼마나 격렬하게 맞섰을지 조금은 짐작하시겠죠?

미국 성조기에 그려져 있는 별들이 각 주를 상징하는 건 대개 아실 텐데요. 당시 텍사스 민병대는 자신들을 상징하는 별 하나를 크게 깃발에 그려 넣고 싸웠다고 합니다. 외로운 별 하나... 바로 오늘날 텍사스의 상징이자 별명 '론 스타'의 유래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텍사스인들은 독립심이 대단하고, 텍사스인이라는 자부심도 대단하고요. 텍사스인을 뜻하는 텍산이라고 불리는 걸 아주 좋아한다고 하는데요. 휴스턴 주민 지니 보니 씨의 이야기입니다.

[녹취: 지니 보니 씨] "네, 정말 그래요. 어디서 왔냐고 하면 텍산이라고 해요. 휴스턴이나 댈러스에서 왔다고 이렇게 말하는 것보다 아예 텍산이라고 말하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김상주 씨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네요.

[녹취: 김상주 씨 ] "자부심 아. 네, 텍사스 프라이드 대단합니다. 어느정도냐 하면 'whole other country' 완전히 다른 나라라고 할 정도로... 그정도로 자부심 강하고 텍사스 사람들은 텍산이라고 하는데요. 텍산 자부심 굉장하고..."

그런데요. 자부심이 강한 만큼 혹시 외국인이나 타주 사람들에 대해 배타적이지는 않을까 싶기도 한데요.

[녹취: 김상주 씨] "원주민말로 텍사스라는 말이 프렌들리(friendly)라는 뜻이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프렌들리를 매우 강조해요. 정책적으로. 사람들이 다 친절해요. 와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여기가 원래 멕시코 사람들의 땅이었기 때문에 히스패닉 주민이 굉장히 많고, 모든 공문은 다 두개로 쓰여요. 영어와 스패니시...법적으로. 스패니시가 없으면 안되나봐요. 여기는 결코 스패니시 인구 무시할 수 없는 지역인 것 같아요."

지니 보니 씨의 이야기도 한번 들어봤습니다.

[녹취: 지니 보니 씨] "텍사스 주의 구호가 프렌드쉽(friendship)입니다. 흥미로운 게, 이 '텍사스'라는 이름이 사실은 '테샤스'라는 미국 인디언 원주민들의 말에서 온 거라고 해요. 친절 또는 동맹, 우방 이런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최근 멕시코와의 장벽 건설 문제가 뜨거운 뉴스가 되면서 자칫 텍사스 사람들에 대한 이미지가 왜곡될 수도 있는데요. 하지만 텍사스 주민들은 텍사스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곳이라고 입을 모아 이야기합니다.

[녹취: 거리 인터뷰]

백인인 이 여성은 중남미계 남편과의 사이에 예쁜 혼혈 아이를 두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텍사스가 매우 우호적이고 다양한 사람들을 환영하는 곳이라고 말합니다. 길 가다 아무에게나 말을 걸어도 아무도 자신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따뜻하고 유쾌한 곳이라고 말하는 아시안 여성도 있고요. 또 이렇게 음악과 음식, 예술과 함께, 친절한 사람들이 텍사스의 자랑이라고 말하는 남성도 있고... 저마다 텍사스를 자랑하기에 바쁘네요.

타박타박 미국 여행, 함께 하고 계십니다. 미국에 살고 있는 많은 한국분들이 주로 자영업을 하는 것처럼 텍사스 역시 대부분 자영업자들이 많다고 합니다.

[녹취: 김상주 씨] "일자리는 많아요. 댈러스는 비즈니스 시티고, 휴스턴은 무역의 도시기 때문에 일자리가 많은데, 한국분들은 대부분, 자영업 해서 한인들 상대로 해야 한다면 많지 않지만, 주류, 메인스트림에서는 많아요. 댈러스나 휴스턴, 오스틴은 주로 지·상사에 파견 나오신 분들, 직원들이 많고요. 오스틴은 유학생 수가 많습니다."

지니 보니 씨는 4년 전 텍사스 이주를 결정했을 당시만 해도 약간은 걱정을 했다고 하는데요.

[녹취: 지니 보니 씨] "사실 처음 남편이 텍사스 휴스턴으로 가자고 했을 때 걱정했었어요. 텍사스 사람들은 너무나 미국적이고, 외부인들과 가깝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정말 잘못된 생각이었어요. 예를 들어 지금 저희 아들이 다니는 학교에서는 적어도 13개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어요. 전 세계에서 온 아이들인 거죠. 가장 많은 사람들이 멕시코인들이고요. 아시아인, 유럽인들...정말 다양합니다. 거리를 걸어 다녀도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다 받아들이죠. 물론 지금도 아주 시골 외곽으로 가면 약간 이상하게 보는 경우도 있긴 한데요. 하지만 대부분 아주 따뜻하고 친절한 사람들이죠. "

지니 보니 씨에게 이제 텍사스는 마치 할머니가 살고 있는 정겨운 고향 같은 곳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1990년대 텍사스에 유학 와 지금까지 30년 가까이 텍사스에 뿌리내리고 살고 있는 김상주 씨에게는 텍사스가 어떤 의미인지...물어봤습니다.

[녹취: 김상주 씨] "아무래도 처음 왔을 때는 이방인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고,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롭지만 혼자라는 느낌을 받으며 공부하며 10년 이상 살았어요. 그러다 여기서 직업을 갖고 살면서 한국에 대한 그리움에서 오는 거부감이 한참 가더라고요. 그런데 이제는 어디를 갔다 오더라도 휴스턴에 딱 들어오는 순간 아주 기분이 좋아지고 고향에 온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어요. 집값이 무지무지 싸서 생활에 어려움이 없고요. 날씨가 덥다는 것 하난데 이것도 익숙해지면 괜찮은 것 같아요. 지난 1월 그랜드 캐니언 방문했는데 영하 7도라는데, 저는 추워서 죽는 줄 알았어요. 여기 살다 보니 익숙해져서..."

네, 미국 곳곳의 문화와 풍물, 다양한 이야깃거리 찾아가는 타박타박 미국 여행, 오늘은 외로운 별 텍사스의 어제와 오늘, 텍사스 사람들 이야기 들려드렸습니다. 저는 박영서였고요. 오늘도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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