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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영화의 본고장' 텍사스


미국 텍사스 주 프로스퍼에서 인기 TV드라마 '댈러스'를 촬영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 주 프로스퍼에서 인기 TV드라마 '댈러스'를 촬영하고 있다.

미국 곳곳의 멋과 정취, 문화와 풍물, 그리고 다양한 이야기 거리들을 찾아보는 '타박타박 미국여행'입니다. 오늘은 서부영화의 무대로 잘 알려진 텍사스주를 찾아갑니다.

'서부영화의 본고장' 텍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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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타박타박 미국 여행, 박영서입니다. 서부영화 좋아하세요? 거칠고 메마른 황야...붉고 메마른 먼지 바람이 풀풀 날리고.... 챙 달린 멋진 모자에 가죽 장화를 신은 남자…,카우보이가 권총을 들고 악당과 마주 서서 한판 결전을 앞두고 있는 모습....

[녹취: 서부영화 음악]

여기에 딱 맞춰 이런 음악이 흘러나오고 말이죠.... 네, 미국 곳곳의 문화와 풍물, 다양한 이야깃거리 찾아가는 타박타박 미국여행, 오늘은 미국 서부 영화의 대명사 같은 곳 텍사스 주를 찾아갑니다. 텍사스는 미국 남부에 있는 주입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장벽 건설 연설]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 불법 이민자들의 입국을 막기 위해 거대한 장벽을 세우겠다고 하는 바로 그곳입니다. 미국과 바로 아래쪽에 있는 멕시코의 국경 길이가 무려 3천 200km에 달하는데요. 이 중 약 2천km를 텍사스가 멕시코와 국경을 맞대고 있습니다. 평양과 신의주 간 거리의 10배도 더 넘는 거리인데요. 그러니까 이 텍사스가 얼마나 큰 곳인지 조금은 짐작하시겠죠?

그런데요. 텍사스...하면 남부보다는 서부의 느낌이 더 강하게 든다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텍사스는 미국을 반으로 나누면 바로 왼쪽, 즉 서쪽에 있는데요. 그런데도 텍사스보다 더 서쪽에 있는 콜로라도나 아이다호 같은 곳보다 더 서부의 이미지가 강하게 느껴지는 곳입니다. 드넓은 황야...들소…카우보이들...하면 쉽게 연상되는 곳이 텍사스인데요. 그건 바로 이 텍사스를 기점으로 서부 개척시대를 열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텍사스의 면적은 약 70만km², 한반도보다 3배 정도 더 크고요. 미국 50개 주 가운데서 알래스카 주 다음으로 넓습니다. 하지만 알래스카는 사람 살기 적합하지 않은 곳도 많으니까 실제적으로는 텍사스가 더 넓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텍사스는 뭐든지 다 크다"는 말이 다 있다고 하는데요. 30년 가까이 텍사스에서 살고 있는 텍사스 터줏대감, 코리안 저널 신문의 김상주 국장 도움말 한번 들어보시죠.

[녹취: 텍사스 주민 김상주 씨] "텍사스는 다 커요. 아래에서 위로 13시간, 동에서 서도 13시간 쉬지 않고 계속 가야 할 만큼 큽니다. 많은 분들이 텍사스 하면 말 타고 총 차고 다니는 줄 아시는데요. 저희 부모님도 그렇게 생각하셨대요. 텍사스는 크게 2구역으로 나뉘는데요. 댈러스, 오스틴, 샌안토니오가 있는 동쪽은 평원으로 산이 없고 발전한 곳이고요. 서북쪽은 산이 있어요, 서북쪽은 팬 핸들이라고 하는데 팬의 손잡이같이 생겨서 붙은 이름입니다. 그렇지만 북쪽 미국처럼 울창한 건 아니고 바위산입니다. "

한 주의 크기가 자동차로 쉬지 않고 13시간을 달려야 한다면 도대체 얼마나 큰 걸까요? 신의주에서 평양까지 1호선 국도를 타고 한 3시간 거리라고 하고요. 남한의 경우,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거리가 4시간 정도라고 하니까 텍사스 주가 얼마나 큰 곳인지 아주 조금은 짐작이 가시겠죠? 1990년대 텍사스 오스틴대학교에서 유학 생활을 시작한 김상주 씨는 당시 텍사스의 첫 느낌을 이렇게 회상하는데요.

[녹취: 김상주 씨 ] "서울 연희동 쪽에서 살다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왔는데요. 밤 비행기를 타고 텍사스에 내렸는데 첫 인상은 마치 경기도 동두천 같은 느낌이었어요. 다음 날 아침에 그 느낌은 가셨지만, 고층빌딩 없어서 그랬는지...땅이 워낙 넓어서 건물을 높이 올릴 필요가 없는 것 같아요. 어쨌든 그래서 처음 변두리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오래되고 정리는 잘 됐지만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4년 전 텍사스로 이주했다는 지니 보니 씨의 이야기도 한번 들어볼까요?

[녹취: 지니 보니 씨] "텍사스 사이즈라는 말이 있어요. 모든 것이 다 커요. 집도 목장도 다 큽니다. 정말 정말 큰 주입니다. 방문할 곳도 많아요. 텍사스라고 하면 텐트 같은 걸 떠올리면서 아주 시골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은데요. 하지만 매우 현대적인 곳도 있고요. 휴스턴이나 댈러스 같은 곳에 와보시면 얼마나 크고 도시적인지 놀라실 거예요."

텍사스 주민은 2015년 기준으로 약 2천750만 명, 미국 전체 인구의 약 8.5%를 차지합니다. 미국 50개 주 가운데 캘리포니아에 이어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곳입니다. 그중 한인 수는 얼마나 되는지 김상주 씨에게 물어봤습니다.

[녹취: 김상주 씨] "통계는 센서스 기준이라서 실제보다 작은데 휴스턴 영사관에 요청하니까 휴스턴이 1만4천 명 정도라고 하는데요. 비공식적으로는 3만 명 정도 되고요. 댈러스는 2만8천 명이라고 하지만 저희는 8만 명 정도 되는 거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댈러스는 많습니다. 그리고 샌안토니오가 한 4천 명, 오스틴이 8천 명 등등 해서 전체 텍사스는 2010년 공식 통계는 6만7천 명 정도라고 하는데요. 여기서 두 배 정도 곱하시면 될 듯해요."

텍사스는 워낙 땅이 넓다 보니까 지역에 따라 날씨도 좀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녹취: 김상주 씨] "뜨겁습니다. 보통 화씨 90도, 100도는 보통이고요. 여름에 나무들이 있는 데는 시원한데, 그렇지 않으면 익는다는 표현, 시즐링이 맞는 것 같아요. 습도는 걸프만 낀 곳은 습해요 약간. 하지만 한국처럼 끈적끈적하지는 않고요. 오스틴이나 내륙 쪽은 건조합니다. 하지만 뜨겁다뿐이지... 땀이 막 나지는 않습니다. 땀이 나자마자 마르는 건지…"

지니 보니 씨가 살고 있는 휴스턴 시는 걸프 만에 가까운 곳이라 비도 잦고 습하다고 하네요.

[녹취: 지니 보니 씨] "덥고 습한 편이예요. 섭씨로 35~40도를 넘나들어요. 하지만 비도 많이 와요. 그래서 습한데요. 끈적끈적해서 별로 좋지는 않아요. 저는 워싱턴 D.C. 에서도 살았고, 영국 런던이나 다른 아시아 나라들에서도 살아봤는데요. 어느 곳이 좋다 단순하게 비교하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그때그때 저의 상황이 달랐으니까요. 초등학생 아이를 가진 지금, 텍사스에서 사는 것은 너무 편하고 좋습니다. 안전하고요. 물가도 너무나 싸고요. 습도와 날씨만 빼면 다 너무나 좋아요"

타박타박 미국 여행 함께 하고 계십니다. 텍사스는 잘 사는 주를 꼽으면 늘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주입니다. 텍사스 주 터줏대감 김상주 씨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하는데요.

[녹취: 김상주 씨] "텍사스 주가 잘사는 주인 것은 맞습니다. 일단 오일이 많아요. 땅이 넓어서 목축업 발달했지만 제1 사업은 오일입니다. 뭐든지 풍성하긴 해요. 여러 군데 다녀보면 모든 도로 국도 중앙선에 반사 유리 가림막을 설치한 것은 텍사스가 유일합니다. 안전 목적이죠. 그만큼 돈이 많습니다. 물가가 타 주보다 엄청 싸고요. 경제적 면에서 살기는 편해요"

텍사스는 큰 주답게 대도시도 여럿 있습니다. 텍사스 주의 주도는 오스틴이라는 곳이라고 하는데요. 지니 보니 씨의 오스틴 소개 들어보시죠.

오스틴에 있는 텍사스주 의사당 내부.
오스틴에 있는 텍사스주 의사당 내부.

[녹취: 지니 보니 씨] "텍사스 오스틴은 너무 아름다운 곳이에요. 오스틴은 큰 대학가가 형성되어 있어요. 학생들이 많고, 차분하고, 학구적인 느낌이 많이 나는 아름다운 도시예요. 재즈 음악이 나오는 술집과 학생들을 보면서 학창시절을 떠올릴 수도 있습니다. 휴스턴이나 댈러스처럼 큰 도시는 아닌데요. 하지만 물과 숲과 언덕이 있는...정말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녹취: 박쥐 효과음]

그런데요. 이 아름다운 도시의 명물 중 하나가 박쥐라고 합니다. 오스틴에는 무려 150만 마리가 넘는 박쥐들이 서식하고 있다는데요. 그 많은 박쥐들이 거의 매일 밤 해가 어둑어둑해질 무렵, 오스틴의 유명한 다리에 나타나 장관을 연출한다고 하네요. 애미 프라이스 오스틴 시 박쥐 보호국 담당 직원의 설명 한번 들어보시죠.

[녹취: 애미 프라이스 씨] "텍사스 교통국이 1980년대 이 다리를 다시 지었는데요. 당시만 해도 이 다리가 박쥐들이 서식하기 좋은 곳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교량을 연장하면서 생긴 틈새가 박쥐들이 살기 아주 적합한 곳이 되었던 겁니다. 박쥐들이 자꾸 나타나자 주민들은 공포스럽고 두렵게 여겼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박쥐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흉측한 새는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죠. 만지지만 않는다면 괜찮고, 농사에 해로운 나쁜 벌레들까지 잡아먹는 새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

공포영화에 등장할 것 같은 박쥐가 이제는 오스틴만의 독특한 관광상품이 되고 있다니...흥미로운 이야기죠?

텍사스의 대도시로 또 휴스턴이 있습니다. 휴스턴은 바다를 끼고 있는 무역의 도시인데요. 미국 우주항공국 (NASA) 산하 연구소가 있는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휴스턴 주민 지니 보니 씨의 설명입니다.

[녹취: 지니 보니 씨] “휴스턴은 텍사스에서는 가장 큰 도시 가운데 하나고요. 나사 우주항공국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가서 보면 크기나 규모 때문에 정말 놀라실 거예요. 휴스턴의 많은 사람들이 정유 관련 일을 하고 있습니다. 휴스턴에는 또 세계적으로 유명한 암 전문병원인 MD 앤더슨 센터가 있어서 여러 나라 사람들이 와서 일하고 학위 받으러 오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텍사스의 유명한 도시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댈러스(Dallas)라는 곳입니다. 댈러스는 한국에서도 방영됐던 '댈러스'라는 제목의 인기 드라마 덕분에 한국분들에게도 친근한 도시인데요. 하지만 간혹 이 댈러스 때문에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미국 수도 워싱턴 근교 버지니아 주에는 덜레스(Dulles)라는 국제공항이 있는데요. 그런데 이 덜레스의 발음이 텍사스 댈러스와 비슷해서 동부 덜레스로 와야 할 사람이 서부 텍사스로 가는 황당한 일이 일 년에도 몇 차례씩 벌어지곤 한다네요.

[녹취: 김상주 씨] "댈러스, 덜레스 헷갈려요. 걔는 dulles, 잘 모르지만 아무래도 덜레스보다는 댈러스가 더 유명하지 않나요? (웃음)"

네, 미국 곳곳의 문화와 정치, 다양한 얘깃거리 찾아가는 타박타박 미국 여행 오늘은 텍사스 주의 이모저모 살펴봤습니다. 다음 주에는 외로운 별 텍사스의 어제와 오늘, 텍사스 사람들 이야기 들려드리겠습니다. 저는 박영서였고요. 오늘도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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