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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필리핀, 남중국해 공동개발 모색...아베 '총리적합도' 2위로 밀려


왕이(왼쪽) 중국 외교부장과 알렌 피터 카예타노 필리핀 외무장관이 25일 마닐라에서 회담 후 악수하고 있다.
왕이(왼쪽) 중국 외교부장과 알렌 피터 카예타노 필리핀 외무장관이 25일 마닐라에서 회담 후 악수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 당국이 ‘외부세력은 남중국해 문제에 개입하지 말라’며 미국을 상대로 경고했습니다. 한반도 인근 서해와 가까운 동중국해역에서는 미군 정찰기에 중국 전투기 2대가 동시에 접근하기도 했는데요.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중국의 태도가 더 강경해지고 있는 모습,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사학 스캔들(추문)’과 관련한 의회 증언 이틀째, 모든 의혹을 부인했고요. 중국 인민해방군 창군 9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군사력 시범을 준비하고 있는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중국 당국이 ‘외부세력은 남중국해 문제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요?

기자) 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필리핀을 방문중인데요. 오늘(25일) 수도 마닐라에서 알란 피터 카예타노 필리핀 외무장관과 회담 후 기자회견을 통해 “비지역세력들은 남중국해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외부자들은 문제만 일으킬 뿐”이라고 말한 왕부장은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중국이 연합해서 이를 중단시켜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왕부장이 말한 ‘외부자’란 누굴 가리키는 겁니까?

기자) 왕부장이 언급한 ‘외부자’는 미국으로 보인다고 ABS-CBN 뉴스를 비롯한 필리핀 현지 매체들이 설명했습니다. 미국은 지난달 워싱턴에서 진행된 중국과의 외교안보대화에서,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고요. 중국의 주장을 부정하고 남중국해 일대가 국제수로임을 확인하기 위해, 해군 함정을 현지에 파견해 통행하게 하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외교 책임자가 왜 필리핀에 가서, 미국을 상대로 강경 발언을 했을까요?

기자)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중국이 연합해서 이(외부자들의 일으키는 문제)를 중단시켜야한다”는 왕 부장 말에 그 이유가 담겨있습니다. 중국은 남중국해 거의 모든 해역을 포함하는 면적에 선을 그은 ‘남해 9단선’을 설정해서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이 바다에 지리적으로 가까운 필리핀과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과 분쟁이 계속돼왔습니다. 이들 나라들은 모두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소속인데요. 아세안 핵심국가이자, 남중국해 분쟁 주요 상대국인 필리핀에 가서, ‘외부 간섭’ 없이 당사자들끼리 문제를 해결해야한다고 왕 부장이 주장한 겁니다.

진행자) 그럼, 남중국해 분쟁 주요 당사국인 필리핀과 중국 사이에 주목할 만한 논의가 있었나요?

기자) 네. 필리핀 당국이 연내 남중국해에서 석유와 가스 탐사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오늘(25일) 마닐라 회담에서 알란 카예타노 필리핀 외무장관은, 남중국해 주요 해역에서 중국과 함께 ‘합작투자’ 형태로 자원 개발을 진행하고 싶다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제안을 왕이 중국 외교부장에게 전달했습니다.

광둥성 주하이 인근 남중국해 '선후' 해역에서 중국이 진행중인 차세대연료 '천연가스하이드레이트(NGH)' 시추 현장. 가연성 물질이 타면서 화염이 솟아오르고 있다.
광둥성 주하이 인근 남중국해 '선후' 해역에서 중국이 진행중인 차세대연료 '천연가스하이드레이트(NGH)' 시추 현장. 가연성 물질이 타면서 화염이 솟아오르고 있다.

진행자) 필리핀 측의 제안에 중국은 어떻게 답했습니까?

기자) 필리핀 측의 남중국해 자원 공동개발 제안에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공감을 표시했습니다. 왕 부장은 “남중국해 공동개발은 정치적 지혜가 충만한 것”이라며 “어떤 나라라도 분쟁해역을 독자적으로 탐사하면 긴장을 유발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이미 지난 1986년, 당시 중국 최고지도자 덩샤오핑이 코라손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에게 남중국해 공동 개발을 제안한 적이 있다고 왕부장은 소개하면서, “31년 전 제안으로 구체화한 선의가 결실을 보고, 두 나라 국민에게 이득이 될 결정이 나오기를 바란다"며 후속 실무 논의를 희망했습니다.

진행자) 양측이 남중국해 공동 개발 계획에 긍정적이니까, 구체적인 사업이 조만간 진행되겠군요?

기자) 공동개발이 실제 성사될 지 여부는 조금 지켜봐야겠습니다. 필리핀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상설중재재판소(PCA)에 중국을 제소해 승소 판결을 이끌어낸 당사국이어서, 오늘(25일) 양국 외교장관들의 이 정도로 뜻을 모은 것은 어느 정도 의미가 있는데요. 중국과 공동사업을 벌이는 것은 남중국해 주권을 포기하는 것이라는 필리핀 내부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서, 실제 협력까지 갈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진행자) 필리핀 내부의 반발은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기구인 상설중재재판소(PCA)는 지난해,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이 이유없다며 필리핀의 손을 들어줬는데요. 이를 근거로, 필리핀 대법원은 중국과의 남중국해 공동개발이 영토와 영공· 영해에 대한 불가침을 규정한 헌법 위반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필리핀과의 대화와는 별도로, 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 진행중이라고요?

기자) 네. 중국이 지난 주말 남중국해 파라셀군도(중국명 시사군도)에 있는 ‘우디섬’에 최신식 영화관을 개관했습니다. 관영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대형문화기업인 하이난 미디어 그룹이 거액을 투자해서 4K 초고화질 디지털 상영기와 3차원(3D) 구현 설비를 갖춘 영화관을 일요일(23일) 가동하기 시작했는데요. 현지 주둔 인민해방군 장병들과 주민들을 위해 하루 한차례씩 영화를 상영할 계획입니다.

진행자) 남중국해에는 무인도나 인공섬이 대부분인데, 최신식 영화관을 만들었다고요?

기자) 말씀하신대로, 남중국해 안에 있는 지형들은 작은 암초들이 모인 것이어서 사람이 살 수 없거나, 중국이 군사시설을 구축하기 위해 만든 인공섬이 대부분인데요. 이 가운데 비교적 면적이 넓은 ‘우디섬’에, 중국 정부가 지난 2012년 ‘싼샤’시라는 공식 행정구역을 선포하고 도서관과 체육관 등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사람이 많이 살고 있어야, 주변 바다를 영해로 주장할 수 있다는 계산에 따른 건데요. 지금은 주둔 병력과, 이들을 지원하는 민간인 등을 비롯해 200여명이 우디섬에 상주하고 있고요. 지난해 12월에는 하이난을 오가는 전세기 운항도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남중국해 상황 짚어봤는데요. 동중국해에서는 군사적 긴장이 고조됐다고요?

기자) 네. 동중국해 북쪽 해역, 한반도 서해와 가까운 국제공역에서 중국 전투기가 미국 정찰기에 90m까지 접근해 물리적 충돌 직전까지 가는 아슬아슬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미 국방부가 어제(24일) 밝힌 데 따르면, 전날 이곳을 비행하던 미 해군 ‘EP-3’ 정찰기에 무장한 중국 ‘J-10’ 전투기 2대가 동시에 접근해 진로를 방해했는데요. 충돌을 피하기 위해 미 정찰기가 진로를 바꾸자 중국 전투기들은 곧 현장을 떠났습니다.

진행자) 두 나라 항공기가 충돌할 뻔한 상황에 대해 중국 측이 설명을 내놨나요?

기자) 네. 중국 측은 미군의 정찰활동에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오늘(25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군은 오랫동안 중국 연해 지역에서 정찰을 해왔고, 중국의 해상안전을 위협해왔다”고 주장하면서, “이 같은 활동을 중단하기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미 국방부 측은 공역에서 진행된 통상적인 활동에 대해 중국 전투기들이 위험한 행위를 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공역에서 활동중인 미군기에 중국 전투기가 접근한 게 처음이 아니라고요?

기자) 얼마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지난 5월, 남중국해 상공에서 비행중이던 미 해군 정찰기에 중국 전투기 2대가 따라붙어 근접비행한 일이 있었는데요. 이 때도 중국 측은 미군의 정찰활동이 자국 안보를 위협한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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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일본에서 아베 총리에 대한 청문회가 진행됐군요?

기자) 어제(24일) 일본 중의원 예산심의위원회에서 아베 신조 총리의 ‘사학 스캔들(추문)’에 대한 추궁이 이틀째 이어졌습니다. 이번 회의는 야당의 요구로 국회 폐회 중 모인 것이어서, 사실상 아베 총리와 측근들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청문회 성격이 짙었습니다. 이날 아베 총리는 제기된 모든 의혹을 부인하면서, “여러분의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겠다”고 말했습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4일 중의원 예산심의위원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4일 중의원 예산심의위원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진행자) 아베 총리가 전면 부인한 의혹, 어떤 것들인가요?

기자) 대표적인 게, 친구가 이사장으로 있는 사학재단이 수의학부 신설을 허가받을 수 있도록 아베 총리가 부당한 지시를 했다는 의혹입니다. 특혜를 뒷받침할 증언과 문서 등이 잇따라 나오면서 총리와 집권 자민당 지지율이 폭락했고요. 이달 초 도쿄 도의회 선거에서 참패하면서 아베 총리는 정치적인 곤경에 처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친구와 관련된 교육기관이 수의학부 신설 신청을 낸 것을 나중에 알았다고 그동안 해명해왔는데요. 어제(24일) 의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이 집요하게 이어지자, 이를 알게 된 시점에 대해 말을 바꾸면서 오락가락하는 해명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아베 총리가 집권 후 최대 정치적 위기에 처했다고요?

기자) 네. 보수 우익성향의 산케이신문이 오늘(25일) 공개한 ‘총리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아베 총리가 처음 2위로 내려앉았습니다. 아베 총리는 이번 추문 전까지, 내년에 세번째 임기를 시작해 일본 역사상 최장기 재임 총리가 될 것으로 전망돼왔고요. 총리로 적합한 인물을 묻는 이전 조사에서 줄곧 압도적 1위를 지키면서, 마땅한 경쟁자가 부각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에 아베 총리를 누르고, 총리로 가장 적합한 인물로 평가된 사람은 누군가요?

이시바 시게루 전 일본 자민당 간사장
이시바 시게루 전 일본 자민당 간사장

기자)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입니다. 자민당 내에서 아베 총리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주도적으로 내온 인물인데요. 이번 조사에서 20.4%를 얻어, 19.7%를 기록한 아베 총리를 넘어섰습니다. 이어서,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아들인 신지로(9.0%) 자민당 농림부 회장, 가장 유력한 여성 정치인으로 꼽히는 고이케 유리코(8.9%) 도쿄 도지사, 그리고 영토문제와 과거사 등에 대해 잇단 대외 강경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기시다 후미오(5.3%) 외무상이 3위부터 5위까지 이름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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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군사력 시범을 준비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다음 달 1일이 중국 인민해방군 창군 90주년인데요. 실전을 가정한 기동 훈련인 대규모 ‘워 게임(war game)’이 공개적으로 펼쳐질 예정입니다. 어제(24일) 중국군 관계자는 오는 8월 1일 네이멍구 주르허 합동전술훈련기지에서 건군 90주년 기념 대규모 군사 기동 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는데요. "실탄을 사용한 화력 시범 형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보통 창군 기념 행사하면 군인들이 발맞춰 시가지를 행진하는 군사 퍼레이드나 지휘관이 무개차를 타고 병사들을 살피는 사열식을 떠올리게 되는데요. '워 게임'이라고 하면, 일반 열병식과 어떻게 다른 건가요?

기자) 중국 정부가 가장 최근에 개최한 대규모 열병식은 지난 2015년 9월 베이징 톈안먼에서 진행된 ‘승전 70주년’ 행사였는데요. 인민해방군 병력과 장비가 줄 맞춰 행진하며 예포 등을 발사하는 전통적인 군사퍼레이드였습니다. 그런데 다음 달 1일 예정된 창군 90주년 기념 행사는 이 같은 형식을 탈피해서, 육군과 공군이 훈련장에 모여 실전 화력시범을 보이는 겁니다.

진행자) 최신 무기도 대대적으로 선보일 전망이라고요?

기자) 네. 그 동안 언론 보도 등을 통해 간간히 알려진 ‘젠-20’ 스텔스기 편대를 비롯한 중국군 최신 장비와 무기들이 오는 1일 행사에서 처음 선보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 공개되지 않았던 사이버 전쟁 관련 기술과, 전자전을 위한 전자파 방해 기술 등을 적용한 첨단 ‘워 게임’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중국어권 매체들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시진핑 국가주석이 직접 행사를 주관한다고요?

기자) 네. 그동안 중국 인민해방군이 ‘워 게임’을 여러 차례 진행했지만, 내부 훈련용이었는데요. 이번에는 국내외 주요 인사들을 초청한 가운데, 시진핑 국가주석이 직접 주관할 예정입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신문은 올가을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시 주석이 군 장악력과 지도력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일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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