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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라배마의 한국 '쏘나타' 거리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외곽에 있는 현대자동차 공장 전경.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외곽에 있는 현대자동차 공장 전경.

미국 곳곳의 멋과 정취, 문화와 풍물, 그리고 다양한 이야기 거리들을 찾아보는 '타박타박 미국여행'입니다. 오늘은 '남부의 심장'으로 불리는 앨라배마주, 두번째 시간입니다.

앨라배마의 한국 '쏘나타'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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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타박타박 미국 여행, 박영서입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가면 한국의 독립 운동가였던 도산 안창호 선생의 이름이 붙은 거리가 있습니다. 구한말 미국에 살던 한국인들의 구심점이 됐던 안창호 선생을 기리는 미주 한인들의 청원을 받아들여 지난 2004년 로스앤젤레스 시가 제정한 거라고 하는데요. 미국 남부 앨라배마 주에도 한국을 기념하는 길이 있습니다. 한국 현대 자동차가 만드는 자동차의 이름을 딴 '쏘나타'라는 거리입니다. 물론 LA처럼 큰길, 교차로는 아니고요. 아주 작은 길이지만 앨라배마에 사는 한인들에게는 큰 자부심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네, 미국 곳곳의 문화와 역사, 다양한 이야깃거리 찾아가는 타박타박 미국 여행, 오늘은 앨라배마의 한인들 이야기 들려드리겠습니다.

[녹취: 안정란 씨] "앨라배마 저기 구석구석에 가면 한국 기업들이 와 있는데 태극기가 보일 때 눈물이 나고 헌츠빌에 가니까 효성, LG가 있고... 몽고메리를 구석구석 다니면 쏘나타 로드, 이렇게 한국 이름을 한 도로가 있어서 대단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일이다 생각해서..."

네, 앨라배마의 한국계 미국인들, 한인들을 위한 신문인 '앨라배마 타임스' 편집장 안정란 씨입니다. 안정란 씨는 10여 전 앨라배마를 처음 방문했을 때만 해도 앨라배마는 아주 낙후됐고, 한인들도 거의 없던 곳이었다고 회상하는데요.

[녹취: 안정란 씨] "몽고메리 가니까 처음에 350명 있었어요. 기존의 한국 사람들이... 처음에 현대 차가 안 팔려서 활성화 안 됐고, 그런데 조금 있다 주재원들 오고, 협력 업체를 통해 파견돼 오잖아요. 그러면서 몽고메리가 지금 7, 8천 명 되고, 그 밑에 어번이라는 곳이 있는데 그곳이 한 5천 명 정도 있고, 오펠라이카라는 도시 있는데 2, 3천 명 해서, 전체 앨라배마는 헌츠빌, 버밍햄 다 해서 한인들 정확하게 집계는 안 나오지만 2만5천에서 3만 명 정도 되거든요"

앨라배마 주의 한인 인구수가 정확하게 집계되지 않는 까닭은, 기업들이 많이 있고, 나가고 들어오는 유동인구가 많아서라고 하는데요. 몽고메리 한인회 사무장 김수잔 씨의 도움말도 한번 들어보시죠.

[녹취: 김수잔 씨] "정확하게 센서스국이 한 번씩 각각 인구조사 식으로 우편으로 보내는데, 대부분 저희 같은 경우는 현지 채용해서 사시는 분들이고, 주재원들, 출장자들이 많아서, 그게 정확하게 안 나오나 봐요. 앨라배마에는 한 2만 명 정도, 몽고메리 시 주위에는 정확하지는 않은데 7천여 명 정도..."

그러니까 앨라배마의 주도 몽고메리 시의 경우, 한인 인구가 10여 년 전에는 350명 정도였는데, 지금은 7, 8천 명으로 20배도 넘게 늘었다는 겁니다. 물론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 같은 곳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극히 미미한 숫자긴 한데요. 하지만, 이렇게 눈에 띄게 한인들의 수가 급증한 것은 바로 앞서 소개해드린 것처럼 현대 자동차, LG 전자, 효성그룹 등 한국의 내노라하는 대표적인 기업들이 앨라배마에 공장을 짓고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옛날 거대한 목화밭이었던 앨라배마 주는 지금은 한국의 현대 자동차를 비롯해 독일의 메르세데스 벤츠, 일본의 도요타 등 세계적인 자동차 현지 공장들이 진출하면서 남부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가 됐다고 앨라배마 관광국 브라이언 존스 홍보국장은 이야기합니다.

[녹취: 앨라배마 관광국 브라이언 존스 국장] "앨라배마 주에는 벤츠, 도요타, 혼다, 현대...세계적인 공장이 있습니다. 1990년대 처음 진출하기 전까지 사실 앨라배마는 자동차와는 관련이 없는 곳이었는데요. 하지만 앨라배마 주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섰죠. 여러 가지 좋은 조건과 세금 혜택 같은 것을 줘서 자동차 공장을 유치하는 데 성공한 겁니다. "

그러면서 자동차 관련 부품 산업도 활기를 띠게 됐고요. 앨라배마 주는 이제 남부 주들 가운데서는 가장 일자리 창출을 많이 하는 주로 꼽힌다고 합니다. 그 덕분에 앨라배마 주 경제도 놀랄 만큼 성장하게 됐고요. 현재 앨라배마에는 40개가 넘는 현대자동차 협력업체들이 운영되고 있는데요. 현대자동차와 협력업체까지 포함하면 고용 규모가 6천 명이 넘고요. 직접, 간접적인 일자리 창출 효과가 3만5천 개에 달하는 등 앨라배마 주 경제의 중요한 근간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앨라배마 몽고메리 한인회에서 봉사하고 있는 사무장 김수잔 씨의 이야기입니다.

[녹취: 김수잔 씨] "10여년 전에 비하면 많이 바뀌었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거리 자체도 허허벌판이고, 지금은 경제적으로나 미국 시민들이 경제적으로 많이 상향됐어요. 일자리 창출돼서 미국 흑인들 생활이 많이 향상됐고...한국말 배우려는 사람도 늘었습니다. 간혹 일하다 보면 대학 같은 데서 한 번씩 한국어와 영어를 하는 강사를 구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만큼 아무래도 배우려고 하는 사람 늘었다는 거겠죠."

그래서 앨라배마에 사는 한인들은 한국에 대한 자긍심이 절로 생긴다고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앨라배마의 미국인 주민들도 국적이나 기업을 떠나 내가 만든 자동차, 내가 자동차를 만들고 있다는 주인 의식과 자부심이 대단하다고 하네요. 안정란 씨입니다.

[녹취: 안정란 씨] "낙후된 동네였잖아요. 지금은 그래도 현대 있으면서 세금을 많이 내잖아요. 그리고 그 3대 업체들이 현지인들을 채용했기 때문에 전체 현지인들이 소득이 있음으로써 좋아졌죠. 그리고 또 현대차를 대한민국 차라고 생각 안 해요. 자기가 만들었다고. 자기들이 만든 동네 차라고 생각하고 ...."

앨라배마에 사는 한인들은 주로 어떤 일을 하고 살아가고 있을까요? 앨라배마 몽고메리 한인회 김수잔 씨에게 물어봤는데요.

[녹취: 김수잔 씨] "현대 자동차 주위 직장인들, 개인 비즈니스, 자영업 식당, 슈퍼, 미용실 , 그 정도인데 자영업 하는 사람은 조지아에 비해 적고요. 큰 회사 주위에 1, 2차 서플라이 업체가 많아서 직장인이 더 많아요. 한국보다 일할 수 있는 폭넓으니 나이 상관없이 일할 수 있어서 한국분들도 아이들 성장해서 나가면 굳이 종일 할 것이 없으니까 파트타임이나 시급으로 일하는 분 꽤 있어요. 들은 바로는 시간당 12불로 들었고 오버타임 있으면 1.5배 하고..."

앨라배마 타임스 편집장인 안정란 씨는 앨라배마 한인들의 사회의식 수준이 높은 편이라고 말합니다.

"기업체 종사자들도 많지만, 주재원, 현지 기업 종사자들이 있고 그 가족들 있고...도시는 작은데 한인들의 수준이 높아요. 시골인 줄 알았는데 신문이 우수하네요. 이렇게 말합니다. 48페이지 풀칼라, 그렇지 않으면 신문 집어 안 봐서..."

앨라배마 한인들의 삶은 비교적 단순한 편이라고 합니다. 대부분 주중에는 일하고, 주말에는 여가 생활을 즐기는데요. 아무래도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와는 달리 주로 자연을 벗 삼아 여가생활을 즐긴다고 합니다.

"한국 분들, 한국처럼 여가 즐길 곳이 아니어서 워싱턴이나 LA에서 오신 분들 그분들 말씀은 군, 읍내 정도라고 해요. 한국 분들이 여가생활로 즐기는 것 주로 낚시나 골프입니다. 앨라배마 주 안에 10개 지역별로 10개 골프 코스 있는데 주중에는 일하고, 남자들은 골프 즐기고요. 아직도 한국은 일반화 안 돼서 한국에 비하면 가격도 저렴하고 필드 좋고 해서 여가 이용..."

안정란 씨는 앨라배마 주는 소박하고 정감이 느껴지는 고향 같은 곳이라고 말합니다.

[녹취: 안정란 씨] "앨라배마는 작은 곳이지만 참 소박해요. 소박하면서 서로 정감을 느낄 수 있고, 동네가 작으면 단합이 잘되잖아요. 애틀랜타 인원이 30~40배 많아도 동남부 체전에서 해마다 2등을 하고 오거든요. 그것은 인원보다는 소박한 사람들끼리 마음을 맞춰서 단합이 잘돼서 아마도 좋은 성적을 내고 오는 것 같습니다. "

끝으로 김수잔 씨에게도 앨라배마에서 살아가며 느낀 점을 물어봤는데요. 이런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녹취: 김수잔 씨] "언젠가 미국분들이 그런 말 하더라고요. 한국분들 빨리빨리 하려고 한다. 어디를 가도 빨리빨리...한국과 비교하면 저는 마음의 여유가 많아졌다고 봐야 하나요. 하루의 일과가 짧을 정도로 하루가 저는 보람있게 보내고 있어요. 그리고 교통체증 시달리지 않아 좋고요. 지금도 이맘때 해 넘어갈 때 개똥벌레가 있고 땅이 넓어 그런지 공기 좋고, 시골에서 지낼 때 마당 앞까지 겨울이면 사슴이 와서 풀먹고...공기 좋고...저는 아주 만족합니다."

네, 타박타박 미국 여행 오늘은 앨라배마 이야기 전해드렸습니다. 저는 박영서였고요. 오늘도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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