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가 오늘(27일) 중국을 북한과 이란, 시리아 등과 함께 ‘최악의 인신매매 국가’로 지정했습니다. 중국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요, 자세한 사정 들여다보겠습니다. 이번 주 미국 남부에 ‘위안부’ 소녀상이 새로 생깁니다. 현지 일본 총영사가 이런 계획을 강하게 비판했고요. 일본의 대형 자동차부품업체 다카타 파산 소식, 이어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중국을 ‘최악의 인신매매 국가’로 지정한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네. 미국 국무부가 화요일(27일) '2017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국무부가 매년 공개하는 이 보고서는 강제노동·성매매 등과 관련한 세계 각국의 인신매매 현황을 점검해 정리한 겁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화요일(27일) 연례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 내용을 직접 소개했는데요. 중국이 처음으로 북한·시리아·짐바브웨 등과 함께 최하위, 3등급 국가로 분류됐습니다.
진행자) 가장 아래 등급에 들어간다는 건, 중국이 인신매매 실태가 가장 안 좋은 나라 중 하나라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고서는 미국의 인신매매피해자보호법(TVPA)에 따라 매년 발표하는 건데요. 미국을 포함한 세계 187개 나라를 3개 등급으로 나눕니다. 1등급은 큰 문제가 발견되지 않은 나라로 보시면 되고요, 2등급은 ‘감시대상’, 3등급은 가장 나쁜 상황에 있는 국가들입니다. 북한의 경우 지난 2003년 이래 15년 연속 3등급이고요, 반면 한국은 같은 기간 계속 1등급이었는데요. 지난해 2등급 ‘감시대상’이었던 중국이 올해 북한과 같은 3등급으로 하락한 겁니다.
진행자) 중국의 인신매매 실태가 지난해보다 악화됐다고 보는 근거는 뭔가요?
기자) 네, 틸러슨 장관은 화요일(27일) 보고서 내용을 소개하면서 중국 내에서 강제노동과 매춘, 구걸 등을 위한 인신매매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중국 정부가 충분한 노력과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틸러슨 장관은 또 여러가지 강등 이유의 하나로 중국 당국이 북한과의 접경 지역에서 인신매매와 강제 송환의 위험에 처해 있는 북한 주민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3등급이 되면 불이익이 있습니까?
기자) 네. 인신매매 3등급 국가로 지정될 경우 해당국가 국민과 소속 기관들은 미국 정부가 제공하는 교육· 문화교류 프로그램(사업) 참여가 금지될 수 있고요.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가 제공하는 비인도적 구호와 지원금 제공도 중단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올해 3등급으로 분류된 나라는 북한과 러시아, 이란 등 모두 23개 나라입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앞서 중국을 인신매매 3등급으로 분류하는 미 국무부의 계획이 알려지자 중국 정부는 격앙된 반응을 나타냈습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화요일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자신들의 국내법에 근거해 다른 나라에 대해 제멋대로 이야기하는 것을 결연히 반대한다”며 거친 표현으로 비판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월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비판한 뒤, 중국은 인신매매 퇴치와 예방에 성과를 내고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루 대변인은 “인신매매는 세계가 마주한 문제로, 중국은 상호존중의 전제 아래 여러나라들과 함께 인신매매 퇴치를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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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에 ‘위안부’ 소녀상이 새롭게 생긴다고요?
기자) 네. 미국 동남부 최대 도시 애틀랜타 인근 브룩헤이븐 시립공원에서 오는 금요일(30일) ‘위안부’ 소녀상 제막식이 열립니다. 로스앤젤레스 인근 글렌데일과 미시간주 사우스필드에 이어, 세 번째로 미국에 ‘위안부’ 소녀상이 세워지는 건데요. 현지 일본공관 대표자가 이 같은 일정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 세 번째 세워지는 ‘위안부’ 소녀상이 뭔지 먼저 설명해주시죠.
기자) 일본 제국주의 한반도 강점기 시절 일본군을 성적으로 상대하기 위해 동원된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기 위한 시설물입니다. 피해자들이 끌려갔을 당시 모습을 재현한 어린 소녀가 의자에 앉아있는 모습의 동상이라, 소녀상이라고 부르는데요. 시민·사회 단체 주도로 서울· 부산 주재 일본 외교공관 인근에 설치된 것을 비롯해 한국 밖에도 미국과 캐나다, 호주, 중국, 독일 등지에 건립돼있습니다. 종군 ‘위안부’ 강제 동원을 부인하고 있는 일본 당국은 소송과 함께 해당국가 정부 교섭 등을 통해 소녀상 철거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입니다.
진행자) 애틀랜타 주재 일본 공관 대표가 새로운 소녀상 건립 계획을 강하게 비판했다고요?
기자) 네. 시노즈카 다카시 애틀랜타 주재 일본 총영사는 이번주 애틀랜타 지역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소녀상 건립과 관련, “단순한 조형물이라고 볼 수 없다”며 “일본에 대한 혐오와 분노를 표시하는 상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일본을 미워하는 사람들이 소녀상을 세운다는 건데, 그렇게 보는 근거가 뭔가요?
기자) ‘위안부’들이 강제로 동원된 증거가 없다는 겁니다. 기존 일본정부의 입장을 되풀이 한 건데요. 시노즈카 총영사는 “아시아 문화에서는 가족들을 경제적으로 부양하기 위해 여성들이 성매매자가 되는 경우가 있었다”며 위안부 피해자들을 윤락여성으로 묘사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2015년 일본 측이 10억엔(미화 906만달러)를 출연해 재단을 설립하기로 한 ‘위안부 합의’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과 해외 한인사회는 이에 만족하지 못하고 일본 측에 거듭 사과를 요구하면서 소녀상을 세우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스기야마 신스케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도 어제(26일) 존 설리번 미 국무부 부장관과 만난 뒤 "2015년 일·한 위안부 합의를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데 미국 측과 인식을 함께 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위안부 문제에 대한 2015년 합의, 지금 한국과 일본 사이에 쟁점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는 오늘(27일) 서울 시내에서 한국 새 정부와의 관계 전망을 주제로 한 강연을 통해 ‘위안부 합의’가 “국제사회로부터 매우 높은 평가를 받았다”면서, “착실히 이행하는 것이 상호 요구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문재인 새 정부는 입장이 다른데요. 지난 2015년 박근혜 정부 당시 체결된 합의가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와 적절한 피해 배상 조치 없이 졸속적으로 처리됐다는 시민사회의 의견을 받아들여, 외교부가 협상 내용과 과정의 전면 재검토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강경화 신임 한국 외교장관은 지난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과의 첫 통화에서 “우리(한국) 국민 대다수와 피해자들이 위안부 합의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재협상 의지를 밝혔습니다.
진행자) 위안부 문제에 대해 미국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월요일 (26일) 존 설리번 미 국무부 부장관이 스기야마 신스케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 만난 자리에서 2015년 위안부 합의 이행의 중요성에 공감했다고 일본 측이 밝힌 소식 앞서 전해드렸는데요. 미국은 앞서 한국과 일본이 위안부 협상을 타결하자 환영을 나타낸 바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정계에서 ‘위안부’ 피해자들의 실태를 알리는데 노력해온 마이크 혼다 전 연방 하원의원은 이날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일본 정부로부터 공식적이고 분명한 사과를 받을 수 있도록 앞으로 최선을 다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혼다 전 의원은 일본계 미국 정치인이죠?
기자) 맞습니다. 혼다 전 의원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미국과 한국의 동맹 강화에 기여한 공로로 이날(26일) 워싱턴 DC 한국대사관저에서 수교훈장 광화장을 수상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위안부 문제의 실태를 처음 알게 됐을 때 매우 큰 충격을 받았다”며 적극적으로 나선 계기를 설명했습니다. 혼다 전 의원은 지난 2007년 미 하원의 위안부 결의안 채택을 주도한 데 이어, 이후 미 정치권의 관련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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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세계적인 에어백 제조사인 다카타 사가 결국 파산 신청을 했군요.
기자) 사상 최대 규모의 에어백 대량 리콜(무상 회수· 수리) 사태로 고전하던 일본 다카타 사가 결국 월요일 (26일) 일본과 미국에서 동시에 파산 신청을 냈습니다. 다카타 사는 시장 점유율 20%로 전 세계 업계 2위의 대기업인데요. 다카타 시게히사 회장은 이날(26일) 기자회견을 열고 “여러분들에게 폐를 끼쳤다. 죄송하다고 말씀드린다”며 파산 신청 사실을 밝혔습니다. 문제가 있는 에어백 관련 부문을 제외하고 나머지 사업 부문은 중국 닝보에 본사를 둔 경쟁업체, 키세이프티시스템스(KSS)가 약 15억 달러에 인수할 예정인데요. 제이슨 루오 KSS 회장은 에어백 결함 때문에 비록 국제적인 리콜 사태를 겪긴 했지만 안전벨트나 운전대 등 다카타의 다른 제품들은 최고의 기술을 기반으로 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다카타 사의 에어백 결함 문제로 인명 피해까지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다카타 사는 지난 2000년경부터 에어백이 펴질 때 부품의 일부가 파손되면서 금속 파편이 운전자에게 상해를 입힐 수 있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는 에어백을 판매해 왔는데요. 이로 인해 미국인 11명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16명이 숨지고, 180여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미국 등 전 세계에서 1억2천만 개가 넘는 에어백이 리콜된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이는 자동차 역사상 최대 규모입니다. 다카다 사의 부채는 90억 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일본 제조업체 가운데서는 전후 최대 규모라고 합니다.
진행자) 다카타 사가 사실을 은폐한 것도 논란거리 아니었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에어백 결함 문제가 본격화된 건 2008년부터였는데요. 제품 결함도 문제이지만 은폐가 더 큰 화를 불렀다는 지적입니다. 지난 2014년, 미국 뉴욕타임스 신문은 다카타 사가 2004년 실험을 통해 이미 에어백 결함을 발견하고도 묵살했다고 전 연구실 직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는데요. 10년 이상 결함을 은폐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논란은 확산됐습니다. 혼다 자동차 사는 미국 내 여론악화를 우려해 다카타 에어백을 장착한 차량을 전부 리콜했는데요. 하지만 당시에도 다카타 사는 사고 원인을 더 조사해봐야 한다며 리콜을 거부해 거센 비난을 받았습니다. 미국 법무부는 올 1월 다카타 전 간부 3명을 사기 혐의로 기소했는데요. 다카타는 유죄를 인정하고 10억 달러를 내기로 합의했습니다.
진행자) 다카타 사뿐만 아니라 최근 일본 주요 기업들이 휘청거리고 있다고요.
기자) 네, 올해 초 일본의 대표적인 전자 ·원전 업체인 '도시바'가 자회사인 웨스팅하우스의 파산을 신청했고요. 또 일본 제조업계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샤프'사도 지난해 타이완의 폭스콘에 매각됐습니다. 그런가 하면 한 때 세계 자동차 판매량 1위를 기록하기도 했던 토요타 사도 지난 2010년, 안전 결함을 은폐하며 소극적으로 대처하다 전 세계적으로 1천만 대 넘는 리콜 사태를 겪으면서 한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