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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7개국 카타르와 단교...주중 미국대사 대리 돌연 사임


왼쪽부터 셰이크 타밈 카타르 국왕, 셰이크 사바 알아흐마드 알사바 쿠웨이트 국왕,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
왼쪽부터 셰이크 타밈 카타르 국왕, 셰이크 사바 알아흐마드 알사바 쿠웨이트 국왕,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걸프지역 7개 나라가 한꺼번에 카타르와 단교하면서 중동 일대 불안정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카타르가 외교적·경제적으로 고립됨에 따라, 국민들 사이에 식량난 우려까지 확산되고 있는데요.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지 살펴보겠습니다. 중국 주재 미국대사 대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 결정에 반발해 사임했고요. 중국의 대학입학시험이 수요일(7일) 중국 전역에서 일제히 실시됩니다. 부활한지 40년째를 맞는 중국의 대학입학시험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중동 일대 국가들이 한꺼번에 카타르와 외교관계를 끊었다고요?

기자) 네.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바레인, 예멘, 그리고 인접한 아프리카의 이집트, 내전중인 리비아의 동부지역 임시정부 ‘해프타’, 인도양 섬나라 몰디브가 월요일 (5일) 잇따라 카타르와의 외교관계 단절을 발표했습니다. 모두 이슬람 수니파 국가인 이들 7개 나라는 카타르와의 국경 통행을 차단하고, 항공편과 해운교통을 중단하는 한편, 카타르 국적기의 자국 영공 통과도 금지시켰습니다. 또 대사를 소환하고 카타르에 있는 자국민들의 귀국을 명령하는 등 전면적인 봉쇄조치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왜 이런 조치를 하고 있는 거죠?

기자) 카타르가 ISIL 등 이슬람 급진 테러조직을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 때문입니다. 사우디 아라비아 정부는 단교 발표 설명에서 “테러와 과격주의의 위험으로부터 국가 안전을 지키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고요, 아랍에미리트연합 당국은 “카타르가 지역 안보와 주권을 해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카타르는 그동안, 아랍 주요국들이 테러단체로 간주하는 ‘무슬림형제단’을 지원하고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나 팔레스타인 무장조직 ‘하마스’를 후원한다는 의혹도 받아왔습니다.

진행자) 카타르가 최근 이란과 가까운 행보를 보인 것도 이유라고요?

기자) 네. 외신들은 카타르가 이란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온 것도 이번 사태의 배경으로 설명했습니다. 셰이크 타밈 카타르 국왕이 지난달 연설에서 ‘이란을 향해 적대감을 품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이란을 이슬람세력으로 인정한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돼 사우디 등의 강한 반발을 샀는데요. 이에 카타르 정부는 국영통신사가 해킹당해서 나온 ‘가짜 뉴스’라며, 보도 내용을 부인하고 해당 기사를 삭제하도록 했지만, 카타르 당국의 친 이란 행보에 대한 의혹은 사그러들지 않았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행한 아랍권 55개국 지도자 대상 연설에서 “모든 양심적인 나라들은 이란을 고립시키는 데 협력해야한다”고 촉구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걸프 국가들과 카타르의 관계가 오래 전부터 좋지 않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1996년 카타르 왕실 지원 속에 대규모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출범하면서부터 갈등이 불거졌는데요. 사우디 정부는 이번에도 단교발표와 동시에 '알자지라' 리야드 지국을 폐쇄시키는 상징적인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알자지라'가 보도활동을 통해 테러 음모를 부추기고 예멘의 시아파 후티반군을 지원했다는 건데요. 2014년에는 사우디 아라비아가 주축이 된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들이 카타르에 나가 있던 대사들을 일거에 소환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오만과 쿠웨이트가 중재에 나서 관계를 회복하는데 9개월이 걸렸습니다.

진행자) 갑작스러운 봉쇄조치에 카타르 국민들이 동요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카타르는 걸프 지역의 반도국가인데요. 평안남도보다 약간 작은 면적(1만1천586㎢)에 인구가 260만명 밖에 안되는 소국이지만, 원유와 천연가스를 비롯한 자연자원이 풍부한 부자나라입니다. 하지만, 제조업과 농업, 축산업을 비롯한 산업기반은 약해서, 식료품의 40%가량을 사우디 아라비아 국경을 통한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요. 카타르를 둘러싸고 있는 7개 나라들이 일제히 봉쇄조치를 단행하면서, 식량난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따라, 시민들이 상점에 모여들어 음식과 생활필수품들을 사재기하는 등 극심한 혼란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카타르가 주요 원유생산국이어서, 이번 사태가 국제 경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요?

기자) 네. 이처럼 중동지역에서 돌발적인 불안요소가 발생하면서, 국제유가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단교 발표 직후 배럴당 47달러선까지 내려갔던 유가들은 화요일(6일) 다소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국제 석유시장의 지표격인 북해산 브렌트유(WTI) 가격은 화요일(6일) 현재 배럴당 49.88 달러로 거래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이번 사태를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는 중동지역 안정을 위해 이번 사태를 대화로 풀어나가야한다는 입장입니다. 월요일 (5일) 호주를 방문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짐 매티스 국방장관은 시드니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어, 사태를 완화시키기 위한 공통분모를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관련된 모든 국가, 사람들과 대화를 지속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면서 "이 상황(단교 사태)을 계속 완화하고자 하며, 현재 해당 파트너 국가들과의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일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고요?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카타르 고립 사태가 당연한 수순이라는 의미의 글을 화요일 (6일) 인터넷 사회연결망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동 순방에서 나는 급진 이데올로기, 이념에 더이상 돈을 대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랍권) 지도자들이 카타르를 지목했다, 봐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어쩌면 테러 종식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같은 발언과 관련, BBC방송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영향력으로 이번 일이 진행됐음을 시사했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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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중국 주재 미국 대사 대리가 돌연 사임했다고요?

기자) 네. 중국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역할을 수행해온 데이비드 랭크 대사 대리가 최근 사임했다고 화요일 (6일)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 측이 밝혔습니다. 메리 베스 폴리 주중 미국대사관 대변인은 “랭크 대사 대리가 개인적 결정을 내렸다”고 밝히고 “그동안 국무부를 위해 헌신해온 데 대해 감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랭크 대사 대리는 1990년부터 27년동안 미 국무부에서 근무한 직업 외교관인데요, 중국 베이징에는 지난해 1월 부대사로 부임했습니다.

진행자) 랭크 전 대사 대리가 ‘개인적 결정’을 내린 이유는 뭔가요?

기자) 랭크 전 대사 대리는 얼마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를 선언하자,개인적인 양심상 이같은 정부 입장을 중국 측에 통보할 수 없다며 사퇴 의사를 대사관 직원들에게 밝힌 것으로 CNN 방송을 비롯한 미국 주요 매체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파리기후변화협정’은 세계 곳곳의 온도가 계속 올라가는 ‘지구온난화’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탄소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줄이자는 국제적인 약속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내 산업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지난 1일, 협정 탈퇴를 선언했습니다. 미국이 이탈하자 국제사회의 반발이 이어졌고요, 미국 내에서도 비판이 계속되고 있는 형편입니다.

진행자) 중국에서 미국을 대표하던 인물이 자리를 떠난 건데, 중국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중국 외교부는 이번 일이 미국과의 관계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화요일 (6일) 정례 브리핑에서 랭크 대사 대리의 사임을 미리 통보 받았냐는 질문에 “인사를 비롯한 미국 국내 문제에 대해서는 논평하지 않겠다”면서도 “모두 알다시피 중·미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 중국은 미국과 계속해서 상호 존중 정신에 따라 양자와 지역, 전 세계에서 협력해 나가기를 원한다”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 대사 '대리'가 중국에서 직무를 수행해온 이유는 뭐죠?

기자)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각국 대사들을 새로 지명하고 있는데요. 과정이 조금 늦어지고 있습니다. 랭크 전 대사 대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신임 주중대사로 지명한 테리 브랜스테드 전 아이오와 주지사가 부임할 때까지 대사 직무를 대신할 예정이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오랜 친분을 가진 브랜스테드 신임 주중 대사는 지난달 말 상원 인준을 받았고요. 현지 부임 준비 절차를 진행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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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수요일(7일)부터 중국 전역에서 대학입학시험이 일제히 실시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가오카오'라고 부르는 중국의 대학입학시험이 수요일(7일)과 목요일(8일) 이틀 동안 중국 전역에서 일제히 실시되는데요. 경쟁이 특히 치열한 지역은 금요일(9일)까지 치러진다고 중국 교육부는 밝혔습니다.

진행자) 올해 응시자는 얼마나 됩니까?

기자) 중국 교육부는 2017년 대학입학시험을 치르는 학생이 총 940만 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중국 교육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대입 응시자는 해마다 조금씩 줄고 있는 추세인데요. 최고조에 달했던 때는 지난 2008년으로 총 1천50만 명이 응시했고요. 2014년부터는 대체로 940만 명 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중국 교육 당국은 학령층 인구 감소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앞으로는 이 수치가 약간 줄거나 현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대학 응시자가 900만 명이 넘는데, 그럼 그 가운데 몇 명이나 합격하게 됩니까?

기자) 네, 올해는 약 370만 명이 대학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이는 한 해 전보다 약 1만 명 정도 늘어난 것이라고 중국 교육 당국은 밝혔습니다. 중국 당국은 치열한 경쟁에 따른 각종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강력한 대책도 마련하고 있는데요. 참고로 중국에서는 시험장에서 부정행위를 하면 징역형에 처해집니다.

진행자) 그런데 중국의 대학입학시험 가오카오가 한때 중단됐다 다시 부활한 것이라고요.

기자) 맞습니다. 가오카오는 중국의 문화 대혁명 시기, 당시 공산당 지도자였던 마오쩌둥 주석이 '엘리트 의식을 강조하는 부르주아의 온상'이라고 비판해 1966년부터 1976년까지 10년간 중단됐다가 1977년 부활해 올해로 40년을 맞는 겁니다. 문화혁명 시기, 중국의 대학에는 이른바 출신 성분이 좋은 인민들만 대학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중국의 언론들은 가오카오 부활 40주년을 맞아 가오카오 시험의 의의와 사례들을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가오카오 때문에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 사람들도 많다고요.

기자)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지는 가오카오 시험을 3차례나 치르면서 시골 학교 선생님에서 대학 강사까지 될 수 있었던 한 70대 남성과 대학 학장인 그 아들의 이야기를 자세히 전하면서 가오카오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운명을 바꿀 수 있도록 공정한 기회를 준다고 소개했습니다. 중국 인민일보 자매지 인민망도 지난 40년간 중국의 수많은 학생들이 가오카오를 통해 대학에 입학해 새로운 삶을 가질 수 있었다며 가오카오는 중국 사회를 변화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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