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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신형 화성-12형 미사일, ICBM에 한 걸음 진전”


A boarding school student and an official use a telescope and a monocular to look at the moon on the roof of Al Musariin mosque on the first day of Ramadan, in Jakarta, Indonesia.
A boarding school student and an official use a telescope and a monocular to look at the moon on the roof of Al Musariin mosque on the first day of Ramadan, in Jakarta, Indonesia.

북한이 지난 14일 발사한 신형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형이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북한이 기존에 발사했던 미사일과는 차원이 다를 뿐 아니라 미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와 함께 화성-12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먼저, 지금까지 분석된 화성-12형의 실체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화성-12형은 지난달 북한의 `태양절' 열병식 때 첫 선을 보였습니다. 기존의 이동식 장거리 미사일인 KN-08을 짧게 개량한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길이와 무게는 확실치 않습니다. 무수단과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중간 형태로 보면 무리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진행자) 북한이 올 들어 이번까지 10번의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왜 화성-12형이 주목을 받는 겁니까?

기자)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에 실제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이 화성-12형이 최고 고도 2천 111km까지 상승 비행해 거리 787km의 목표수역을 정확히 타격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쏜 미사일이 고도 2천 km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게다가 고각이 아닌 정상각도로 쐈다면 대략 4천 500km를 비행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 역시 북한이 쏜 미사일 가운데 최장 거리입니다.

진행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막바지 단계에 들어섰다고 주장했었는데, 이번 발사가 그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건가요?

기자) 적어도 허풍은 아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턴 선임연구원은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가 나왔을 때만 해도 많은 전문가들이 의구심을 나타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시험발사로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에 한 걸음 더 가까이 간 게 분명해 보인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럼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어떤 역량을 갖춰야 인정받는 겁니까?

기자) 적어도 6천km를 비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 핵심기술인 대기권 재진입 때 발생하는 섭씨 7천~8천도의 엄청난 열을 견딘 뒤에 정확히 목표지점을 타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진행자) 사거리와 대기권 재진입 능력 모두 대륙간탄도미사일 능력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다는 거군요.

기자)그렇습니다. 화성-12형이 평양에서 3천 300km 떨어진 미국령 괌은 충분히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를 갖고 있지만 북한이 주장한 미국 서부까지는 아니란 겁니다. 평양에서 미 서부 알라스카 주까지의 거리는 6천 km, 하와이는 7천 400km,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까지는 9천 km에 달합니다.

진행자) 일부에서는 북한이 이번 화성-12형 발사에 1단 로켓을 사용했기 때문에 거리가 짧아졌다고 지적합니다. 추진 로켓을 2단이나 3단으로 하면 충분히 6천 km를 넘길 수 있다는 주장인데요. 근거가 있는 건가요?

기자) 탄두 무게를 500kg으로 줄여서 정상각도로 발사했다면 6천 km를 비행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게다가 이번 화성-12형 발사에 사용한 신형 고출력 엔진(새형 대출력 발동기)을 3-4개로 늘려 묶으면 미 본토에 도달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하지만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웹사이트에서 정확한 탄두 무게 없이 거리를 추정하는 것은 추측에 불과하다며,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지난 14일 새로 개발한 지대지 중장거리 전략 탄도미사일 '화성-12'형의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5일 전했다.
북한은 지난 14일 새로 개발한 지대지 중장거리 전략 탄도미사일 '화성-12'형의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5일 전했다.

진행자) 대륙간탄도미사일의 핵심인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 여부도 관심사인데요. 북한은 이미 확보한 것처럼 주장했죠?

기자)네, “가혹한 재돌입 환경 속에서 조종전투부의 말기유도 특성과 핵탄두 폭발체계의 동작 정확성을 확보했다”고 주장했지만 기술을 확보하지는 못한 것으로 분석됩니다.ICBM이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는 중력의 힘을 40배 이상 받기 때문에 속도가 음속의 20~25배에 달합니다. 이렇게 엄청난 속도로 진입하면서 발생하는 7천도 안팎의 고열을 견딜 수 있어야 하는데, 아직 검증된 게 없다는 겁니다. 이번 화성-12형의 종말단계 속도가 음속 20~25에 크게 미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 것도 부정적 이유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한국 국방부의 문상균 대변인도 대기권 재진입 기술에 대해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렇지만 전반적으로 북한의 미사일 기술이 계속 진전되고 있다는 평가가 많지 않습니까?

기자)그렇습니다. 예상보다 진전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북한은 지난 2월 고체형 이동식 중거리 미사일인 북극성 2형 발사에 성공했습니다. 지난 8월에는 잠수함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5백여 km를 비행했고 6월에도 무수단을 발사해 고도 1400여 km까지 올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연료를 액체와 고체로 다양화시키고, 신형 엔진 개발은 물론 사거리도 다양화시키면서 성능을 빠르게 개량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렇게 가속도가 계속 붙으면 2~3년 안에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이 유력하다고 많은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군 당국은 이번 화성-12형 미사일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습니까?

기자) 미 태평양사령부는 화성-12형의 비행이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밝혔는데요, 국방부는 화성-12형의 무기 능력을 묻는 ‘VOA’의 질문에 답변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미 국방부는 전통적으로 상대의 무기체계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북한이 최근 성공적으로 발사한 신형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김영권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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