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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한국 대통령 당선 '확실'...중국 일대일로 포럼 북한 초청


한국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 마련된 당 개표상황실을 방문, 두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한국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 마련된 당 개표상황실을 방문, 두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화요일 (9일) 실시된 한국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사실상 당선됐습니다. 한국 대선 결과에 세계 각국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중국 정부가 오는 14일부터 이틀 동안 베이징에서 열리는 ‘일대일로’ 정상 포럼에 북한 대표단을 초청했다고 공식 확인했고요. 이어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파리기후협약 탈퇴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는 소식,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진행자) 한국의 새 대통령으로 문재인 후보가 사실상 당선됐다고요.

기자) 네. 화요일 (9일) 한국 전역에서 실시된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사실상 당선됐습니다. 이시각 현재 개표가 94%넘게 진행됐는데요.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후보가 약 40%의 지지를 얻어, 25% 가량 득표한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후보를 압도적 표차로 누르고 사실상 당선이 확정됐습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21%로 3위에 그쳤습니다. 문재인 후보의 당선이 기정사실화하면서 홍준표 후보, 안철수 후보, 심상정 진보정의당 후보 등이 잇따라 대선패배를 인정하며 승복 연설을 했습니다.

진행자) 문재인 후보도 당선 수락 연설을 했습니까?

기자) 네, 문 당선인은 이날(9일) 자정 무렵 당선이 사실상 확정되자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당선 수락 연설을 했는데요. 문 당선인은 환호하는 지지자들 앞에서 "내일부터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 "모두를 섬기는 통합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문 당선인은 또 "국민의 간절한 소망과 염원을 잊지 않을 것이며, 정의와 원칙, 상식이 통하는 나라다운 나라를 건설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문 당선인은 수요일(10일) 국회에서 취임 연설등의 절차를 거쳐 곧바로 업무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한국의 새 대통령으로 당선된 문재인 후보,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함경도 흥남이 고향인 부모가 한국전쟁 발발 후 1950년 12월 ‘흥남철수’ 때 월남한 뒤 1953년 1월 경상남도 거제에서 출생한 ‘실향민’의 아들입니다. 대학 재학 시절에 박정희 정권의 ‘유신’ 체제에 반대하는 학생운동을 했고요.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 인권변호사로 활동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때 청와대 시민사회 수석비서관과 민정수석 등을 거쳐 비서실장을 지냈고요.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와 경쟁했다가 패한 뒤 이번에 재도전했습니다.

진행자) 한국 대선 결과에 세계 각국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백악관은 이날(9일) 오후 공식 성명을 발표하고, 문재인 후보의 당선과 한국 정부의 민주적이고 평화적인 정권 교체를 축하했습니다. 미국의 주요 언론 매체들도 한국 대선 소식을 자세히 전하고 있는데요. 워싱턴 포스트 신문은 문재인 후보의 당선 소식을 전하면서 인권변호사 출신으로 북한과의 대화를 공약했던 문후보의 당선은 지난 십여년간 대북 강경정책을 펼쳤던 보수통치의 종식을 의미한다고 전했습니다. `CNN' 방송은, 한국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사태로 조기 대선이 치러진 배경을 상세하게 전했는데요. “한때 ‘국민 공주’로 불렸던 한국의 첫 여성 대통령 박근혜가 삼성· 롯데와 연결된 부패 추문으로 탄핵됨에 따라 대선이 일찍 치러졌다”고 소개하면서, “많은 유권자들은 부패 척결로 투명한 사회를 맞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중국도 한국 대선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문재인 후보가 출구조사에서 압승했다는 발표를 긴급 뉴스로 보도했습니다. `신화통신'은 한국 대선에 맞춰 “새 정부는 대북 평화정책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주문했고요. 관영 영자지 ‘글로벌 타임스’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한국 새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라면서, 주한미군에 배치한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문제를 어떻게 풀지가 핵심 쟁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인민일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한국에서 국민 간 신뢰가 위기에 처해 있다면서, 새 대통령은 국회· 국민과 소통에 더 힘써야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일본에서는 이례적으로 한국 대선에 맞춰 정부 관계자가 논평을 했다고요?

기자) 네. 보통 특정국가에서 지도자를 뽑는 선거가 실시되면, 당선인이 확정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각국이 축하 논평을 내는 게 관례인데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화요일 (9일) 한국 대선 일정에 맞춘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소중한 이웃나라로, 한국 상황을 큰 관심을 갖고 주시하고 있다”며, 한국의 새 대통령에게 ‘위안부 합의’를 준수할 것을 요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기자회견에서 “끈질기게 일·한 (‘위안부’)합의 이행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 등 한국의 대선주자들이 지난 2015년 말 한국 정부와 체결한 ‘위안부’ 합의를 재검토할 의지를 밝힌 것을 우려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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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중국에서 ‘일대일로’ 포럼 준비가 한창이라고요?

기자) 네. 중국 수도 베이징 인근 화이러우구의 휴양지인 옌치후에서 오는 14일부터 이틀 동안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 포럼이 열립니다. 행사를 일주일 앞둔 지난 7일부터 화이러우구로 이어지는 주요 간선도로에서 교통관제가 이뤄지고 있고요. 회의가 끝나는 15일까지 차량 통행이 엄격하게 통제됩니다. 옌치후 일대와 톈안먼으로 통하는 창안제를 비롯한 도로에는 경비 강화를 위해 사복 공안들이 배치됐고요. 각국 정상들이 모일 이 지역에서 ‘스모그’를 예방하기 위해 허베이성 일대 공장들이 행사 기간 며칠 전부터 일시 작업을 중단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일대일로’ 정상포럼, 어떤 행사길래 공장 가동을 중단할 정도로 준비에 신경을 쓰는 건가요?

기자) ‘일대일로’는 고대 아시아와 아랍을 연결하며 유럽까지 이어졌던 국제무역로인 ‘실크로드’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목표로, 중국 정부가 영향력 확대를 위해 추진하는 국제경제 협력체제인데요.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가 최근 몇 년 동안 주변나라들을 돌면서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참여를 이끌었습니다. 이제 유럽과 중앙아시아 쪽으로 눈길을 돌리는 중인데요. ‘일대일로’ 체제를 본격적으로 확대시키기 위해 정책소통, 인프라(사회간접자본) 연통, 무역 창통, 자금 융통, 민심 상통 등 ‘5통’을 주제로 각국 정상들과 정부 고위 관계자들을 초청해 회의를 여는 겁니다.

진행자) 어떤 사람들이 모이나요?

기자) 이번 포럼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해 이탈리아, 스페인 등 28개국 정상들이 참석합니다. 이밖에 110개국에서 정부 고위 관계자와 학자, 경제인, 언론인 등 1천200여 명이 모여 경제협력에 관한 의견을 나누게 되는데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개막식에서 연설할 예정입니다. 한국에서는 김장수 중국주재 대사 등이 참석합니다.

진행자) 북한도 이번 포럼에 참가한다고요?

기자) 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화요일 (9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정부 대표단을 파견하며, 일대일로 포럼에서 유관 활동을 할 것”이라고 확인했습니다. 북한을 왜 초청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일대일로는 ‘개방형 창의’의 의미가 있기 때문에, 뜻이 있는 나라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북한 대표단은 김영재 대외경제상이 이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는 이번 행사에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요?

기자) 네.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불개입 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추구하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일대일로’를 밀어붙일 기회가 생겼다고 중국어권 매체들이 일제히 분석하는 중인데요. 중국 정부는 이런 환경을 이용해 이번 ‘일대일로’ 포럼을 적극 홍보하고 있습니다.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은 월요일 (8일) 주요 국영기업 최고경영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내외신 기자간담회를 열었는데요. 이 자리에서 건교그룹과 석유화학공업그룹 등이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지난달 말에는 ‘알리바바’ 등 유수의 민간기업들이 ‘일대일로’ 포럼 개최에 맞춰 투자 계획을 공표한 바 있습니다. `인민일보'와 `환구시보', `CCTV', `신화통신' 등 관영언론들은 최근 연일 포럼 관련 특집기사를 내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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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를 논의하기 위한 모임을 또다시 연기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화요일(9일) 환경·경제 관련 자문들과 회동하고,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었는데요. 하지만 백악관이 회의를 또 다시 연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기간부터 대통령에 당선되면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미국을 탈퇴시킬 것이라고 공언해왔는데요. 하지만 지난 1월20일 취임 이후 아직까지 결정을 보류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파리기후변화협약이 뭔지 간단히 짚고 넘어가죠.

기자) 네, 파리기후변화협약은 지난 2015년 11월 파리에서 열린 국제기후회의에서 세계 196개국이 채택한 국제협약입니다. 날로 심각해지는 지구의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2°C 이상, 가능하면 1.5°C 이상 오르지 않도록 당사국이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치를 나눠 책임지는 것을 골자로 하는데요. 미국은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나라입니다. 파리협약 회원국들은 이 때문에 미국이 파리협약에서 탈퇴하면 파리기후변화협약의 국제적 영향력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트럼프 대통령과 전문가들간의 다음 회의 날짜는 정해졌습니까?

기자) 백악관 측은 아직 구체적인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현재 행정부내에서도 파리협약 탈퇴 문제를 놓고 갈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석유 대기업인 엑손 모빌의 전 회장이었던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파리 협약 잔류를 지지하고 있고요. 반면 스콧 프루이트 환경보호청장은 파리협약은 "미국에 해가 되는 협약"이라며 탈퇴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백악관은 이와 관련해 "정부가 파리협약에 대한 미국의 견해를 여전히 고려중"이라며 곧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달말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 G7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전에 결정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반면 중국은 파리기후변화협약을 지키겠다고 다짐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잔류와 탈퇴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외교부는 화요일(9일) 시진핑 국가주석이 파리기후협약을 준수하겠다는 의지를 재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시주석은 이날(9일) 이번주 당선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신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나눴는데요. 중국 외교부는 두 정상이 이 통화에서 파리기후협약을 포함해 국제 사회를 다스리는 국제적 성과물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봤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박영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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