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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박타박 미국여행] '사막에 피어난 꿈' 네바다


네바다주 최대도시 라스베이거스 시내 야경.

미국 곳곳의 멋과 정취, 문화와 풍물, 그리고 다양한 이야기 거리들을 찾아보는 '타박타박 미국여행'입니다. 오늘은 고원과 산지, 사막 위에서 발전해온 네바다주를 찾아갑니다.

안녕하세요? 박영서입니다.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에 샘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다... '어린 왕자'라는 아주 유명한 소설에 나오는 문구입니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막막한 인생의 사막을 만났을지라도 희망을 잃지 않게하는 참 위로가 되는 말인 것 같습니다.

사막... 하면 중동 지역, 열사의 땅을 떠올리기 쉬운데요. 그런데 실은 미국에도 좀 다른 형태긴 하지만 엄청나게 넓은 사막이 있습니다. 그런데요. 미국 사람들은 그 황무지 같은 불모의 땅 사막에 그 어느 곳보다 화려하고 찬란하기 짝이 없는 꽃을 피워냈습니다. 미국 곳곳의 멋과 정취, 문화와 풍물, 그리고 다양한 이야깃거리들을 찾아보는 '타박타박 미국여행', 오늘은 사막에 피어난 꿈, 네바다 주를 찾아가겠습니다.

'사막에 피어난 꿈' 네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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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바다 주는 서부 캘리포니아 주 바로 옆에 있습니다. 미국의 지도를 한번 들여다보시면, 동부에 있는 주들은 따닥따닥 서로 촘촘히 붙어 있지만, 서부에 있는 주들은 네모 반듯반듯, 널찍널찍하게 자리 잡고 있다는 걸 한눈에 알 수 있으실 거예요.

네바다 주도 서부에 있는 주답게 땅이 아주 큰데요. 주 면적이 28만km² 니까, 한반도 전체 면적보다도 훨씬 큰 거죠? 네바다 주는 미국 50개 주 가운데서도 7번째로 큰 주입니다.

하지만 인구는 지난해 280만 명이 조금 넘었습니다. 북한의 인구가 2천500만 명이 넘고, 남한 인구가 5천만 명이 넘는 걸 생각하면 터무니없이 적은 거죠?

네바다 주 바로 옆주인 캘리포니아는 50개 주 가운데서도 사람이 제일 많이 살고 있는데... 네바다 주는 왜 사람들이 별로 안 사는 걸까요?
두말하면 잔소리... 그건 바로 사람 살기 적당하지 않다는 소리겠죠?

약 25년 전, 그러니까 1992년에 네바다 주에 첫발을 내디뎠다는 김수철 네바다 주 한인회장은 네바다의 첫인상을 이렇게 회상하는데요.

[네바다주 주민 한인 김수철 씨] "내리니까 시에라 산맥이 있었는데요. 뭣도 모르고 내렸죠. 여기가 해발 5천ft 위에 있는 도시인줄 모르고 내렸죠. 위에서 보니까 호수가 조그마한데, 그게 레이크 타호라고 10대 절경 중의 하나래요. 우리는 그걸 모르고, 호수도 있구나, 산위에... 호수가 있는 위치가 6천800ft라고 산속에 있는 호수예요. 근데 호수가 적은 게 아니고, 나중에 보니까 굉장히 크더라고요. 바람도 불고, 파도도 치고... 나중에 알았죠. 그것도... 내리니까 이런 촌 같은 데도 있고, 꼭 경상남도 창원같은 느낌이에요. 산에 둘러싸여 있고, 분지처럼... 그래서 우리가 아는 산채와는 미국은 영 틀리네요. 산위에도 60~70만 명이 살 수 있는 도시가 있다는 게 참 대단하다 이런 생각도 들고..뭐 어쨌든 내리면서 이건 촌이구나 이런 생각을 한 거죠. 느낌은 그런 느낌이었어요."

김수철 씨 말처럼 네바다 주의 대부분은 산지나 높은 고원, 아니면 사막입니다. 물론 미국의 사막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런 모래사막은 아니고요. 대개는 거친 암석과 잡풀들만 끝없이 펼쳐지는 황무지 사막인데요. 생명이 살기 힘든 곳이니만큼 아무래도 사람들이 잘 안 찾는 땅이었겠죠. 그나마 과거에 비하면 지금은 늘고 있는 추세라고 해요. 1870년대엔 인구가 고작 4만 명에 불과했다고 하니까요.

그런데 베다니 드라이스데일 네바다 주 관광청 홍보관은 사막의 땅 네바다에도 사계절이 있다고 말합니다.

[베다니 드라이스데일 네바다주 관광청 홍보관] "그런데 재미있는 건 네바다에도 4계절이 있다는 겁니다. 여름에는 아주 덥습니다. 특히 남부는 고도가 아주 높고요. 일교차도 심합니다. 밤에는 아주 춥고 낮에는 아주 덥죠. 한낮에는 40도까지 올라갑니다. 겨울도 있어요. 사막이라고 눈이 안 올 거라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겨울엔 눈도 많이 옵니다. 스키장도 잘 발달해 있어요. 보통 11월 중순부터 눈 내리는데요. 이례적이긴 하지만 6월이나 7월에 눈을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네바다 주의 어원이 원래는 "눈으로 덮힌", "눈이 내린"이라는 뜻의 스페인 말에서 유래됐다고 합니다. 이 삭막하고 메마른 땅에도 사람들이 찾아와 살기 시작한 건, 1859년에 거대한 은광이 발견되면서부터였는데요. 그래서 네바다 주의 별명이 Silver State, "은의 주"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은값이 하락하면서 그것도 옛날 이야기가 되고 있다고 하네요.

[베다니 드라이스데일 네바다주 관광청 홍보관] "사실 미국이 전 세계에서 금 생산량이 가장 많은 나라 가운데 하나인데요. 미국 전체 금 생산량의 대부분이 네바다에서 나옵니다. 또 구리, 텅스탱같은 광산물도 풍부하죠. 한때 번성했던 은 광산은 은값이 하락하면서 닫는 광산이 많아졌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떠나가고 남은 유령도시들이 곳곳에 많이 남아있습니다. 그런데 그것도 관광지가 되고 있어요."

오랫동안 광산과 목축업으로 기반으로 살아가던 네바다 주는 대신 동남부 메마른 사막 위에 인공 도시를 건설하고 전 세계 관광객들을 손짓하고 있습니다.

[라스베이거스 현장음]

네바다 주 사막 한복판에는 세계적인 유흥과 도박의 도시 라스베이거스가 들어서 있는데요. 혼을 쏙 빼놓을 듯 휘황찬란한 전광판에 현란한 불빛과 분수쇼.. 음악과 춤추는 무희들.. 술과 도박.. 전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관광객들로 일 년 사시사철... 북적북적합니다.

원래 이 라스베이거스는 네바다 땅 중에서도 더 뜨겁고 척박한 사막지대라, 주 전체 인구의 1%도 안 될 만큼 별볼일 없는 도시였다고 해요. 하지만 1931년에 네바다 주가 도박을 정식으로 합법화한 후 하나둘 도박장이 생기면서 급성장한 도시입니다.

몇 년 전, 북한을 탈출해 한국에 살고 계신 분과 인터뷰를 한 적이 있는데요. 미국 구경을 한 번도 안 했다시길래 어디를 꼭 가보고 싶냐고 물었더니 바로 이 라스베이거스를 꼽더라고요. 막연히 뉴욕이나 워싱턴을 꼽지 않을까 했는데, 라스베이거스를 꼽길래 살짝 의외라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워낙 라스베이거스 하면 도박과 향락의 이미지가 강해서 그렇지 사실 도박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도 관광차 한번은 가볼 만한 곳이 이 라스베이거스기도 한데요. 유럽의 도시를 통째로 옮겨놓은 듯한 도시 경관에 객실이 2천 개, 3천 개씩 되는 특급 대형호텔들이 부지기수입니다. 게다가 사막에 믿기 어렵게도 마치 수상 도시처럼 이탈리아에서나 볼 수 있는 배를 타고 호텔과 호텔 사이를 구경할 수도 있죠. 그러니 이 땅이 사막이었다는 걸 알아채기란 이 도시를 벗어나야 가능합니다.

그런데 한 가지 재밌는 건요. 그 많은 호텔의 대부분이 창문을 밖으로 열지 못하게 돼 있다고 하네요. 도박으로 돈을 다 잃고 혹시 자살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봐서... 라는데...믿거나 말거나지만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는 소리처럼 들리기도 하네요.

타박타박 미국 여행 함께 하고 계십니다.

제가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 미국 곳곳을 살펴보니까 참 곳곳에 한국계 이민자들 없는 곳이 없더라고요. 물론 네바다에도 약 1만4천 명의 한인들이 살고 있는데요. 네바다 주에 사는 한인들은 주로 어떤 일에 종사하고 살까요? 김수철 네바다 한인회장에게 물어봤습니다.

[네바다 주 주민 한인 김수철 씨] "주 스테이트 사업이 카지노와 목축인데, 처음에 와서는 카지노의 발생지가 여기지 않습니까? 한국 사람들 계산이 빠르고 하니까 카지노에 빠르게 적응해서 카지노 딜러라든지, 여러 가지 카지노 일을 많이 하게 됐어요. 그러나 자영업 하는 분들도 많고, 세탁소 하는 분도 많고... 여기에 사는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느끼는 게 카지노에 종사하는 분들이라도 카지노에 빠져 패가망신했다는 사람은 없다는 거예요. 그저 가면 뷔페 식당 밥 먹고 오는 수준. 손님 안내하기 위해 보여주는 것 외에, 거의 없어요. 제가 한인회장 3년째 하고 있는데, 여기 살기도 오래 살았지만, 다들 열심히 자기 가족 챙기고 자리들을 나름대로 잡고 있어요"

그런데 이제 네바다 주는 카지노 위주의 산업에서 제조업으로 주력 산업을 바꾸고 있는 추세라고 하는데요.

[네바다주 주민 한인 김수철 씨] "예, 상당히 지금 전환을 시키려고... 왜 그러냐 하면 카지노가 평생 먹고 살 줄 알았지만 각 주마다 자기수입을 만들기 위해 연방 정부 허락을 얻어 카지노가 많이 생기는 바람에 카지노 사업이 어려워졌어요. 캘리포니아 주도 새크라멘토가 두 시간 거리인데 거기도 여럿 들어섰어요. 그러다 보니까 어차피 하향선이라... 제조업을 유치하기 시작해서 굉장히 큰 공단을 형성해놓고... 테슬라라고 전기자동차 배터리 생산공장이 있어요. 한 7천 명 정도 사원이 필요한 곳이기 때문에 지금 공장을 건설하는 팀들이 들어와 상당히 북적거리고 있어요. 또 사원 한 3천 명 되는 드론 공장이 들어왔고. 아마존 닷컴도 직원이 3천 명 정도... 큰 건들 유치하니까 활기차게 됐어요. "

한국에도 각 지방마다 지방색이 있고, 사람들의 특색이 다른 것처럼 미국도 마찬가지인데요. 네바다 주에 사는 사람들은 어떨까요? 베다니 드라이스데일 네바다 주 관광청 홍보관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베다니 드라이스데일 네바다주 관광청 홍보관] "네바다는 매우 흥미로운 곳이에요. 열려 있는 곳이죠. 사람들도 매우 활짝 열린 정신을 갖고 사는 사람들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마음대로, 어디든 원하는 대로 가고 싶으면 가고요. 탐험하는 것을 즐기죠. 저희 가족도 휴일이면 차를 타고 운전하고 탐험하는 것을 즐깁니다. 아무데나 가고 싶은 곳까지 달리다 보면 오래된 무덤을 만나기도 하고요. 야생마가 달리기도 하고요. 옐크를 만나기도 하죠. 사람은 찾을 수가 없어요. 멀리 갈 수 있는 데까지 사람들을 만날 때까지 가는 겁니다. 많이들 그래요"

지난 25년 동안 네바다에서 살고 있는 김수철 씨의 이야기도 들어봤는데요.

[네바다주 주민 한인 김수철 씨] "네바다를 다 알 수 있겠습니까마는 살아보니까 참 이곳이... 다른 지역, 조금씩 맛을 봤지만 그곳에 사는 사람들과 성향이 다르지 않나 싶어요. 온정적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겁니다. 산속에 살아서 그런지 몰라도 사람들이 좀 순하다고 해야 하나... 좀 정적이라고 보는 것... 그런 것 같더라고요."

끝으로 네바다 주를 색으로 표현하면 어떤 색일까? 베다니 드라이데일씨에게 한번 부탁해 봤는데요. 그 어느 곳보다 화려하고 찬란한 불빛, 온갖 총천연색으로 가득 찬 도시를 품고 있는 네바다 주로서는 다소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베다니 드라이스데일 네바다주 관광청 홍보관] "파란색입니다. 상상하기 좀 힘드실 텐데요. 하늘이 파랗거든요. 네바다는 300일 넘게 해가 나는 맑은 날이 계속됩니다. 어디나 파란 하늘을 볼 수 있죠. 거기다 네바다가 자랑하는 호수 타호도 아주 밝은 파란색입니다. 그래서 우리 주 색깔로 파란색을 꼽겠습니다."

네, 타박타박 미국 여행, 오늘은 사막에 도시를 건설한 네바다 주에 대해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저는 박영서였고요. 오늘도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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