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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시리아 '정권 축출론' 배제...달라이 라마 중국-인도 분쟁지 방문


션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지난 3일 정례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션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지난 3일 정례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내전중인 시리아에서 화학무기가 사용돼 국제사회가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에 대한 제재를 추진하고 있는데요. 미국 정부는 화학무기 사용을 규탄하면서도, 아사드 정권 퇴진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지키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 시리아 정책,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인도와의 영유권 분쟁 지역을 방문중인데 대해 중국 정부가 항의했고요. 중국과의 남중국해 분쟁 와중에 어획량이 줄어든 필리핀 작은 어촌마을이 ‘환경 보호’을 통해 생존권 확보에 나선 이야기, 함께 들여다보겠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시리아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규탄 입장을 밝혔다고요?

기자) 네. 내전중인 시리아에서 화요일(4일) 화학무기가 살포돼 주민 72명이 사망한 것을 포함,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여성과 어린이들을 포함한 시리아의 무고한 사람들에 대한 화학무기 공격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밝히고 이번 사태를 “문명세계가 그냥 지나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미국 정부가 대 시리아 정책 변화를 시사하는 와중에 이번 사태가 발생했죠?

기자) 맞습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지난주 목요일(30일) 터키를 방문한 자리에서,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운명은 장기적으로 시리아인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임 오바마 행정부가 시리아 내전 종식을 위해 아사드 정권의 퇴진을 요구한 것과 달라진 입장을 밝힌 건데요.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더 나아가 “미국의 시리아 정책 우선 순위가 더 이상 아사드 축출에 있지 않다”고 정책 변화를 공식화했습니다.

진행자) 아사드 정권에 대한 강경한 태도가 누그러진 건데, 이번 화학무기 사태 이후에도 같은 입장이 유지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화요일(4일) “지난 몇년간 (시리아) 정권을 바꿀 기회가 수 차례 있었지만, 지금은 지형이 완전히 달라진 상태”라면서 아사드 정권의 존재는 "정치적 현실"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화학무기 사태와 관련한 별도 성명을 통해 “아사드 정권의 악랄한 행위는 전임 (오바마) 정부가 나약하고 우유부단하게 대응한 결과”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주요 서방 국가들은 아사드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이번 화학무기 공격이 알려진 직후,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아사드 정권에게 미래는 없다”며 “관련된 당사자들에게 시리아에서 아사드 체제를 교체해야 한다고 요청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프랑스는 미국의 정책 변화를 직접 비판했는데요. 장마르크 에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화학무기 사태에 대해 “시리아 정권이 새로 출범한 미국 정부를 시험한 것”이라며, 시리아에 대한 입장을 확실하게 취하라고 미국 정부에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화요일(4일) 시리아에서 발생한 화학무기 공격, 자세히 짚어보죠.

기자) 내전중인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 주 칸셰이칸에서 화요일(4일) 원인 불명의 가스가 살포돼 어린이 20명을 포함한 주민 72명이 사망한 것으로,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SOHR)’가 추산했습니다. 서방구호 단체들은 사망자가 100명이 넘고 부상자는 35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하는 중입니다. 대부분 민간인인 사상자들은 호흡 곤란, 동공 수축 등 독가스 노출 때 나타나는 증상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유엔이 긴급회의를 열었다고요?

기자) 네. 국제사회는 화학무기 사용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유엔이 수요일(5일) 이 문제를 다루기 위해 긴급회의를 소집했는데요. 회의에 앞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사태를 ‘전쟁범죄’로 규정하고,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어떻게 책임을 묻겠다는 건가요?

기자)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과 영국, 프랑스가 화학무기 사용을 규탄하고 조속한 조사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한 상태입니다. 3개국이 공동 작성한 결의안 초안에는 책임자 규명을 위해 유엔과 화학무기금지기구(OPCW)가 공동 조사단을 구성하는 내용이 담겼고요, 유엔 헌장 7조에 따라 시리아에 대한 제재도 추진하게 됩니다. 수요일(5일) 회의에서는 바샤르 알아사드 정부와 이를 지원하는 러시아 측을 비난하는 의견이 모였는데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는 이번 사태에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진행자) 안보리 결의안이 채택될까요?

기자) 채택 여부는 불투명합니다. 안보리 결의안이 통과되려면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상임이사국 5개 나라 전원을 포함해, 비상임이사국 등 9개 나라 이상의 찬성이 필요합니다. 상임이사국 가운데 한 곳만 거부해도 결의안 채택은 무산되는데요. 러시아는 시리아 내전 과정에서 줄곧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 유력합니다.

진행자) 시리아에서 화학무기가 사용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11년 시리아에서 내전이 발발한 이래, 화학무기 사용 관련 제재 결의안이 여러 번 안보리에 상정됐는데요. 그때마다 러시아의 거부로 통과되지 못했습니다. 지난 2월 안보리에 제출된 시리아 제재 관련 결의안도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로 무산됐습니다.

진행자) 이번 화학무기 사용 책임을 어느 쪽이 져야 되는 지에 대해서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사태가 발생한 시리아 이들리브 주, 특히 칸셰이칸은 반군이 주로 활동하는 곳이어서요, 이 곳에 화학무기 공격을 감행한 주체는 정부군인 것으로 서방 측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리아 정부군 관계자는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과거에도 화학 무기 사용을 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러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사태가 바샤르 알 아사드 정부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사건 당일(4일) 러시아 국방부는, 시리아 정부의 입장을 지지하는 해명을 발표했는데요. 시리아 정부가 독성물질을 포함한 테러분자들(반군)의 무기저장 시설을 공습했는데, 무기고가 파괴되면서 독가스가 폭발했다는 내용입니다. 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사용할 준비를 했던 것은 반군 측이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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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중국 정부가 달라이 라마의 분쟁지역 방문에 항의했다고요?

기자) 네. 중국 정부 지배 아래 있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화요일(4일) 중국과 영유권 분쟁이 진행중인 인도 접경지 아루나찰 프라데시 주에 도착했습니다. 인도 동북부 일대를 방문중인 달라이 라마는 이곳에 열흘동안 머물면서 현지 티베트 불교 신자들을 비롯한 주민들과 주 정부 인사들을 만날 예정인데요.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수요일(5일) 정례 브리핑에서, 달라이 라마의 이번 일정이 중국-인도 관계에 엄중한 손상을 가져올 것이라고 인도 측에 경고했습니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가 5일 인도 아루나찰 프라데시 주 봄디야에서 설법하고 있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가 5일 인도 아루나찰 프라데시 주 봄디야에서 설법하고 있다.

진행자) 달라이 라마가 방문중인 아루나찰 프라데시 주가 어떤 곳인가요?

기자) 아루나찰 프라데시는 인도 동북부 중국 접경지역인데요. 중국에서는 이 곳을 ‘짱난’이라고 부르면서 자국 영토로 주장하고 있습니다. 달라이 라마의 이 지역 방문이 처음 계획될 당시부터 중국 측은 극력 반발했습니다. 달라이 라마는1959년 티베트 독립 시도가 실패로 끝난 뒤 인도로 건너가 망명정부를 이끌고 있는데요. 중국에서 볼 때 ‘반체제 인사’인 달라이 라마를 인도 측이 영유권 분쟁 지역에 불러들여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게 중국 정부의 주장입니다.

진행자) 해당 지역은 달라이 라마가 젊은 시절 중국에 맞서 망명활동을 시작한 곳이기도 하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1950년 중국이 티베트를 침공한 뒤 오랫동안 양측이 협상을 벌였지만 진전이 없었고, 1959년 티베트인들의 대규모 봉기가 일어났습니다. 중국 정부의 강경 진압으로 티베트인 약 12만명이 학살됐는데요. 중국 당국이 티베트 민족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를 체포하려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대치가 더욱 격화됐습니다. 결국 당시 23세였던 달라이 라마는 중국 인민해방군 병사로 변장한 채 망명길에 올랐습니다. 달라이 라마가 망명 초기 도착한 지역이 바로 인도 북동부 아루나찰 프라데시 주입니다.

진행자) 그때부터 60년 가까이 줄곧 티베트 망명정부를 이끌고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달라이 라마를 따라 티베트인 10만명이 인도로 이동하면서 히말라야 산악지역인 다람살라에 망명정부가 구성됐는데요.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 독립 요구를 알리기 위해 전 세계를 여행하고 있고요, 중국 당국은 달라이 라마의 방문을 허가하지 말 것을 각국 정부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 독립을 위한 비폭력 운동으로 지난 1989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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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필리핀의 작은 어촌 마을이 중국과의 남중국해 분쟁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요?

기자) 네. 남중국해에 접한 필리핀 루존섬에 인구 4만9천명이 사는 ‘마신록’이라는 도시가 있는데요. 어업과 관광이 주요 경제 기반인 지역입니다. 그런데 중국과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때문에, 인근 최대 어장인 스카보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 필리핀명 바조데마신록) 주변에 나가서 진행하는 조업이 힘들어져서, 지역 경제가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최대 어장에서 조업을 못하게 하는 건가요?

기자) 맞습니다. 스카보러 암초는 필리핀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에 있는데요.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기 시작한 2012년에 실효 지배를 굳혀 필리핀 어민의 조업을 막아왔습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회담한 이후 조업이 이뤄지는 듯 했는데요. 주변 해역에서 중국의 군사활동이 강화되면서 필리핀 어선의 접근이 어려워진 상황입니다.

진행자) 현지 어업이 얼마나 타격을 받고 있나요?

기자) 지난해 발간된 ‘내셔널 지오그래픽’ 보고서에 따르면 남중국해 전체 어획량이 연간 1천660만t 규모인데요. 지난 2010년 이래 마신록의 어획량은 50%까지 줄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어떤 대책을 마련했습니까?

기자) 마신록 당국은 당분간 인근 바다에서 과다조업을 제한해서, 어족자원이 충분히 늘어날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스카보러 암초 주변까지 나가지 않더라도 충분히 어획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또한 독성물질인 시안화나트륨 등을 조업에 사용하는 행위도 단속을 강화하는 등 환경 보호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습니다. 또 루존섬 주변에 산호가 많은데요. 이런 환경보호 노력은 산호를 보존· 확대하는 데도 효과를 봐서 관광객을 더 끌어모을 수 있을 것으로 마신록 당국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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