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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한국 입국 탈북민 19% 줄어…“북한 통제 강화·사드 영향”


한국 입국 탈북민들의 교육기관인 하나원 센터의 임시 거처에서 탈북민 여성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자료사진)
한국 입국 탈북민들의 교육기관인 하나원 센터의 임시 거처에서 탈북민 여성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자료사진)

올 들어 지난달까지 석 달 동안 한국에 입국한 탈북민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의 통제 강화와 주한미군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 문제로 불거진 한-중 갈등의 영향이었다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한국으로 입국한 탈북민이 모두 278명이라고 5일 밝혔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42명보다 19% 가량 줄었습니다.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가장 탈북민이 적었던 지난 2015년 1분기 당시 291명보다도 적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 같은 현상의 배경에 대해 석 달치 통계로 추세를 판단하긴 어렵다며 좀더 두고 봐야 알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북한 전문가들과 탈북민 지원 활동가들은 김정은 정권 들어 북한이 탈북을 막기 위해 통제를 강화한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은 이달 중 발간 예정인 ‘북한인권백서 2017’에서 북한 당국이 중국과의 국경 지역에서 탈북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추세라고 밝혔습니다.

백서는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에 입국한 196명의 탈북민이 경험했거나 목격한 사건에 대해 면접조사한 결과를 담았습니다.

백서에 따르면 탈북을 체제안정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김정은 정권이 2015년 하반기부터 국경경비대 초소를 중심으로 탈북을 막기 위한 고압전선 설치 작업을 벌였습니다.

또 탈북을 시도한 경우에 적용되는 비법국경출입죄를 사면 적용 대상에서 빼는 법적 조치도 취했습니다.

백서는 이와 함께 북한 당국이 양강도 삼지연 군에서 국경 인근의 200가구 정도를 강제 이주시켰다는 증언도 담았습니다.

통일연구원 측은 이를 국경지역을 통제하기 위해 가시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파악했습니다.

탈북민 지원 활동을 하고 있는 민간단체 ‘북한정의연대’ 정 베드로 대표도 북한 당국의 통제 강화를 탈북민 감소의 한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Number of N.K. defectors falls 19% on-year in Q1…act1 hyk 4-5-17> [녹취: 정 베드로 대표 / 북한정의연대] “핵실험이라든지 국제사회에서의 인권 문제 제기 등 비난의 목소리가 있고 제재가 됨에 따라서 탈북자들을 단속하라는 북한 내부의 지시가 있었고 또 북-중 국경지역엔 보위부 국경수비대가 강화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석 달 간 탈북민들이 감소한 보다 직접적인 이유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THAAD)의 주한미군 배치 문제로 빚어진 한-중 갈등에서 찾아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됐습니다. 사드 배치로 불만이 고조된 중국 당국이 탈북민 단속을 한층 강화했다는 겁니다.

‘북한인권 제3의길’ 김희태 사무국장은 최근 석 달 사이 중국 현지에서 탈북민들을 돕고 있는 한국인 선교사 수 십 명이 추방됐고 이 과정에서 상당수 탈북민들이 중국 공안에 붙잡혔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김희태 사무국장 / 북한인권 제3의길]“지금도 북한에서 중국으로 넘어오는 사람들을 계속 연락을 받고 확인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본다면 3개월 전과 최근을 비교할 때 북한에서 중국으로 넘어오는 것은 별 차이가 없다, 단지 중국에서 한국이나 제3국으로 나가는 길목이 힘들어진 상황이다, 그렇게 판단하는 겁니다.”

이와 함께 한국 외교 당국은 그동안 중국 측에 탈북민들을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북송하지 말 것을 요청해 왔지만 사드 배치 논란 이후로는 이런 협조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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