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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일본대사 85일만에 복귀...중국 자유무역구 7개 신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이 3일 외무성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 귀임 결정을 발표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이 3일 외무성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 귀임 결정을 발표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일본으로 귀국한 채 자리를 비웠던 한국주재 일본대사가 화요일(4일), 85일만에 서울로 돌아갑니다. ‘위안부’ 소녀상을 둘러싼 두 나라간 갈등 와중에, 다음달 한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관계 개선의 신호인지 주목되는데요. 한-일 관계 현황, 짚어보겠습니다. 중국이 자유무역구 7곳을 신규 지정했고요. 이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만나, 테러와 싸우는 동맹국들에 '가능한' 최고수준의 군사협력을 제공할 뜻을 밝힌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주한 일본 대사가 85일만에 귀임한다고요?

기자) 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이 월요일(3일) 외무성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 대사와 모리모토 야스히로 부산 총영사를 화요일(4일)자로 귀임 조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 1월 9일 대사와 총영사가 소환된 지 85일만에 한국으로 돌아가는 겁니다.

진행자) 석달 가까이 일본 대사가 한국을 떠나있던 건데, 왜 그랬던 거죠?

기자) 서울의 옛 주한 일본 대사관 터와 부산주재 총영사관 후문 옆에 있는 ‘위안부’ 소녀상 때문이었습니다. ‘위안부’ 소녀상은 일본제국주의 한반도 강점기 시절, 일본군을 성적으로 상대하는 ‘위안부’로 끌려갔던 피해자들을 기리기 위한 시설물인데요. 어린 소녀가 의자에 앉아있는 모습의 동상입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15년 일본이 10억엔(미화 906만달러)를 출연하기로 한 양국 정부간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됐기 때문에 동상을 철거해야한다는 입장이었고요. 한국 측은 민간단체가 세운 동상이라, 정부가 어찌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일본은 이에 항의해 대사 일행을 불러들였습니다.

나가미네 야스마사(왼쪽) 주한 일본대사가 지난 1월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에 설치된 위안부 소녀상 문제로 서울 외교부 청사에 초치돼 윤병세 장관을 면담한 뒤 나서고 있다.
나가미네 야스마사(왼쪽) 주한 일본대사가 지난 1월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에 설치된 위안부 소녀상 문제로 서울 외교부 청사에 초치돼 윤병세 장관을 면담한 뒤 나서고 있다.

진행자) ‘위안부’ 소녀상 때문에 미국에서도 재판이 열릴 정도로 갈등을 빚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 밖에도 미국과 캐나다, 호주, 중국, 독일 등지에 ‘위안부’ 소녀상 7개가 건립돼 있는데요. 지난 2013년, 미국에서 한인이 가장 많이 사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글렌데일 시에 세워진 소녀상에 대해, 이듬해 일본 극우단체들이 철거소송을 냈습니다. 한-일간 현안을 놓고, 미국 지방당국이 외교권을 침해하는 월권을 저질렀다는 등의 이유였습니다.

진행자) 판결은 어떻게 됐나요?

기자) 1, 2심에서 일본 극우단체들이 패하면서, 일본 정부도 철거 요구를 지지하는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는데요. 미 연방대법원은 지난주 월요일(27일),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에드 로이스(공화·캘리포니아) 미 하원 외교위원장은 대법원 판결 직후, “(소송 제기 후) 몇년간 역사를 다시 쓰려는 헛된 노력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로이스 위원장은 또한, “과거를 기억함으로써, 이 같은 잔학한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돕는 일”이라고 ‘위안부’ 소녀상의 의미를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 하원 외교외원장이 위안부 소녀상의 의미를 설명했는데, 일본 측이 계속 철거를 주장하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일본 극우단체들은 미국 법원에 낸 관련 소장에서 “(글렌데일 시가) 역사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일본군 위안부를 주제로 한 상징물을 세운 것은 연방 정부의 외교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헌법 위반”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2차대전 당시 이른바 ‘종군 위안부’를 정부 주도로 동원한 적이 없고, 민간업체들을 통한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진 일이라는 입장을 지키고 있습니다.

진행자) 화요일(4일) 일본대사가 한국으로 돌아가는데, 일본 쪽 요구가 받아들여진 건가요?

기자) 그렇진 않습니다. 서울과 부산의 일본 외교공관 주변 ‘위안부’ 소녀상은 그대로 있는데요. 기시다 일본 외무상은 주한 일본대사 일행 귀임 조치 배경에 대해, “한국의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과 구속에 따라 다음 달 9일 대선이 예정돼 있다”면서 “관련 정보 수집과 차기 정권의 탄생에 대비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한국의 정권교체기이기 때문에 정보수집 필요가 있다는 거군요. 다른 이유도 있나요?

기자) 북한 문제가 있습니다. 일본 언론은 최근 급증하는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처능력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을 주한 대사 귀임 배경으로 꼽았는데요. 외무성 관계자는 ‘북한에 대한 높은 수준의 정보교환’을 한국 측과 진행해야 되는데, 대사 공백이 장기화되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언론에 설명했습니다. 최근 일본 정가에서는, 한반도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들의 외교전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하루 빨리 한국 주재 대사를 귀임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었습니다.

진행자) 그럼, 앞으로 일본 정부는 ‘위안부’ 소녀상 철거 주장을 굽히는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기시다 외무상은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그 동안 (한국의) 현 정권을 상대로 외교적으로 강하게 항의했지만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면서 “앞으로도 위안부 (소녀)상 문제, 위안부 합의를 성실하게 이행할 것을 한국 측에 요구해 나간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의 '평화의 소녀상'을 방문한 에드 로이스 미 하원 외교위원장. (에드 로이스 의원실 제공)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의 '평화의 소녀상'을 방문한 에드 로이스 미 하원 외교위원장. (에드 로이스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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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중국이 자유무역구 7곳을 새로 지정했다고요?

기자) 네. 중국 국무원이 랴오닝성, 저장성, 허난성, 후베이성, 충칭시, 쓰촨성, 산시성에 자유무역시험구 7곳을 신규지정해 운영하는 계획을 담은 ‘중국 자유무역시험구 총체 방안’을 지난 일요일(2일) 발표했습니다. 이로써 기존 상하이와 톈진, 광둥, 푸젠성 등 4곳을 포함해 중국의 자유무역구는 모두 11곳으로 늘어납니다. 중국 정부는 오래전부터 자유무역구 확대 계획을 추진해왔는데요, 총 11곳을 운영하기로 이번에 공식 확정한 겁니다.

진행자) 자유무역구를 크게 늘리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빠르게 성장하던 중국경제가 최근 눈에 띄게 둔화세를 보이는데 따른 대책입니다. 중국은 지난해 26년만에 최저치인 6.7% 성장률을 기록했고, 올해 성장목표는 이보다도 낮은 6.5%로 제시한 상태입니다. 최근 중국 국무원은 이 같은 경제성장 둔화를 해결할 두 가지 해법을 설정했는데요. 하나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주도하는 다국가 경제협력 구상 ‘일대일로’ 참여국가 확대를 통해 대외무역을 활성화하는 방안, 다른 하나는 해안지역에 비해 낙후된 내륙지역의 개발을 촉진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는 겁니다. 이번 자유무역구 신규지정은 이 두 가지를 한꺼번에 충족시켜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진행자) 자유무역구를 새로 만드는 게 그 두가지 목표와 어떤 관계가 있죠?

기자) 자유무역구가 새로 생기는 위치를 보시면요, 쓰촨성과 산시성, 허난성, 후베이성, 그리고 충칭시 등 주로 내륙에 있습니다. 기존 자유무역구 4곳은 모두 상하이와 톈진, 광둥, 푸젠성 등 해안지역이라, 오래전부터 상업이 발달하고 교역이 활발해 경제개발이 어느 정도 이뤄진 곳인데요. 해안지역에 비해 낙후된 내륙지역과의 격차를 줄이는 게 최근 몇 년간 중국 경제정책 수립 과정의 숙제였습니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국무원은 지난해 8월부터 8개월동안 신규 자유무역구 지정 연구에 돌입했고요. 이번에 내륙지역 중심으로 자유무역구를 확대하기로 결론을 내린 겁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중국의 대외경제 사업인 ‘일대일로’와는 어떤 관계가 있나요?

기자) ‘일대일로’는 고대 아시아와 아랍을 연결하며 유럽까지 이어졌던 국제무역로인 ‘실크로드’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목표로,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국제경제 협력체제인데요.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가 최근 몇 년동안 주변나라들을 돌면서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참여를 이끌었습니다. 이제 중앙아시아 쪽으로 눈길을 돌리는 중인데요. 내륙지역을 대거 자유무역구로 지정함으로써, 중국 서북쪽 국경에 접한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일대일로’ 참여를 유도한다는 게 중국 정부의 계획입니다.

진행자) ‘자유무역시험구’로 지정된 곳에서는 어떤 변화가 생기나요?

기자) 중국 정부는 우선, 이 지역 전체에서 외환거래를 간소화해 해외에서 들어오는 투자를 편리하게 할 방침입니다. 그동안 중국은 금융과 무역 관련 제도가 국제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는데요. 관련 규제와 제도를 대폭 손질해서 자유무역구들에 통용되는 국제수준의 단일 무역플랫폼(기반)도 운영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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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집트 대통령을 만났다고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월요일(3일) 미국 워싱턴 DC에 도착한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백악관 집무실에서 짧은 회담을 진행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엘시시 대통령이 “환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했다”고 평가하면서, 이집트와 이집트 국민들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 의사를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ISIL를 비롯한 테러집단과 함께 싸우는 동맹국들에 '가능한 한' 최고수준의 군사협력을 제공할 의사를 밝혔고요. 엘시시 대통령은 이에 대해, “사악한 이념”으로 무장한 테러집단들을 제거하기 위해 미국과 협력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3일 백악관 집무실(오벌 오피스)에서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3일 백악관 집무실(오벌 오피스)에서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진행자) 미국과 이집트의 정상회담에서 테러대응이 주요 의제였나보군요?

기자) 맞습니다. 두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중동지역 안보 문제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ISIL을 포함한 테러단체 대응 과정에 협력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한 공동 보조에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닷새동안 미국에 머물면서, 미국으로부터 군사· 경제 원조를 이어가는 방안을 논의할 전망입니다. 이를 위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짐 매티스 국방장관 등과도 잇따라 회동하고요, 김용 세계은행 총재와도 만날 예정입니다.

진행자) 엘시시 대통령이 미국에 온 게 취임 후 처음이라고요?

기자) 맞습니다.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지난 2014년 취임 후 처음 공식적으로 미국을 찾았습니다.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뉴욕을 다녀갔을 뿐, 미국 정상을 만난 적은 없습니다. 엘시시 대통령은 지난 2013년 당시 국방장관 신분으로 군부를 이끌면서, 이집트 역사상 첫 민주 선거로 당선된 무함마드 무르시 정권을 축출했는데요. 전임 바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엘시시 대통령을 초청하지 않았습니다. 이를 포함해, 지난 2009년 이래 줄곧 미국 정부가 인권과 민주주의 향상을 요구하면서, 이집트 지도자가 미국을 방문하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2009년부터 이집트 정상이 미국에 오지 못했던 이유는 뭔가요?

기자) 오바마 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중동지역 안보를 위해 이집트와의 연대를 강조하면서도, 동시에 이집트 측에 인권 향상을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부시 전 대통령은 2011년 ‘이집트의 봄’ 민주화 시위로 물러난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권좌에 있을 당시 민주주의 개혁을 이행할 것을 압박했고요,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2013년 이집트 카이로에서 800명이 넘는 시위대가 보안군 병력에 살해한 뒤 일시적으로 무기 인도를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미국 새 정부들어 이집트에 대한 접근법이 달라지는 건가요?

기자) 워싱턴포스트와 CNN방송 등 미국 언론은 트럼프 행정부가 인권문제 보다는 이집트와 안보협력에 주력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이집트의 인권 문제와 관련, “이런 민감한 현안에 대한 우리의 접근법은 보다 신중하고, 비공개 형태로 진행될 것”이라면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 그쪽이 더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언론에 밝혔습니다.

진행자) 안보에 대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사이에 공감대가 있다고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공화당 대선 후보 신분으로,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뉴욕을 방문한 엘시시 대통령을 만난 적이 있는데요. 당시 중동지역 현안에 폭넓은 공감대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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