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미국에서는 지금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건강보험개혁법을 대체할 새로운 건강보험법 도입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이번 주 미국 의회예산국(Congressional Budget Office)이 공화당 계획이 도입될 경우 보게 될 이해득실을 분석한 보고서를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최근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미국 의회예산국(CBO)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박영서 기자입니다.
"미국 의회예산국은 어떤 곳?"
미국 의회예산국은 1974년 7월,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서명한 '의회예산· 지출유보통제법'에 의거해 만들어진 입법 보조기관입니다. 쉽게 말해 미국 연방 의회를 지원하기 위해, 미국 의회의 예산 과정을 지원할 목적으로 설치된 연방 기관인데요. 1975년 2월에 공식 출범했습니다.
미국의 예산 심의 절차는 한국이나 다른 나라와는 달리 좀 특이한데요. 행정부가 예산안을 편성하고 의회가 이를 심의하는 것이 아니라, 연방 상원과 하원의 예산위원회가 각각 예산안을 작성해 이를 토대로 의회가 예산결의안을 만들고 심의합니다. 대통령이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하긴 하지만, 의회는 이를 참고할 뿐입니다. 이 때문에 예산안 편성과 심의에 필요한 정확하고 객관적인 자료나 정보의 입수가 의회로서는 필수적인데요. 의회예산국이 출범하면서 미 연방 의회는 종전에 행정부에 의존하던 것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예산 관련 자료와 정보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참고로 미국의 의회를 돕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입법보조기관으로는 미국 의회예산국(CBO) 외에 미국 의회조사국(CRS)과 미국 연방회계감사원(GAO) 등이 있는데요. 의회예산국은 의회를 지원하는 보조기관 중에서는 가장 나중에 설립됐습니다.
"초당적 연방 기관"
미국 의회예산국은 미 의회 상원과 하원 예산위원회의 규정에 따라 운영되지만, 어느 정당에도 치우치지 않는 철저한 중립성과 독립성을 강조하는 연방 기관입니다.
[녹취: 키스 홀 의회예산국 국장] "CBO is strictly nonpartisan, conducts objective, impartial analysist, and hires its employees solely..."
키스 홀 미 의회예산국 국장의 설명 직접 듣고 계신데요. 의회예산국은 이를 위해 정치적 성향을 떠나 철저히 전문성에 기초해 자료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제공할 이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의회예산국(CBO)은 이들 전문가들이 분석한 자료와 정보를 의회에 제공만 할 뿐, 정책을 권고하는 기능은 갖지 않고요. 모든 판단은 의회가 하는 것입니다. 의원들은 CBO 보고서에 따라서 법안 내용을 수정하기도 합니다.
미 의회예산국은 또 업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투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의회 의원들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에게도 의회 예산국이 발간한 보고서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의회예산국의 주요 업무 "
[녹취: 키스 홀 의회예산국장] "Each year CBO economists and budget analysts produce dozens of report and hundred of cost estimates for proposed...."
키스 홀 의회예산국 국장의 설명 듣고 계신데요. 의회예산국 소속 전문가들은 연간 수십 건의 보고서를 작성하고, 정책에 따른 경비를 산출하며 수백 건에 달하는 의원들의 요구 자료를 직접 방문 내지는 전화 상담을 통해 처리하고 있습니다.
의회 예산국의 가장 주요한 역할은 각종 예산과 법률, 정책 등이 국가 재정에 미칠 영향을 분석해 이를 의회와 의원들에게 제공하는데요. 의회예산국은 추후 이런 가정들이 실제와 얼마나 부합했는지에 대해서도 정기적으로 공개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의회예산국의 주요 업무로는 또, 대통령이 매년 연초에 연방의회에 제출하는 예산안의 내용을 검토 분석해 의회에 보고하는 일도 있는데요. 연방 의회는 예산 편성 과정에 이 보고서를 참조하기도 합니다.
"의회예산국 조직"
의회예산국은 예산분석실과 재정분석실, 거시경제분석실, 미시경제연구실 등 8개의 부서로 구성돼 있습니다. 2017년 현재 직원은 약 230명인데요. 대부분 경제전문가들이지만 법률 전문가나 첨단 정보통신(IT) 분야 전문가 등도 포진해 있습니다.
의회예산국의 국장은 상·하원 예산위원회의 추천을 고려해 연방 하원의장과 상원의장 대행이 정당과 무관하게 임무 수행의 적합성을 판단해 공동선출합니다. 임기는 4년으로 연임 제한은 없는데요. 하지만 상원이나 하원의 결의로 해임될 수도 있습니다.
초대 의회예산국장은 1975년에 취임한 여성 경제전문가 앨리스 리블린이었고요. 지난 2015년부터 현재 키스 홀(Keith Hall) 제9대 예산국장이 의회예산국을 이끌고 있습니다.
"의회의 예산국(CBO)과 행정부의 예산국(OMB)"
종종 의회예산국(CBO)과 행정부 산하 예산관리국(OMB)을 착각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의회예산국과 예산관리국은 예산 관련 업무를 다룬다는 점은 같지만, 상위 기관이 다른 완전히 다른 기관입니다. OMB는 대통령 직속 기관으로서, 각 정부 부처가 제출한 예산 요구서를 검토해 최종적으로 대통령의 예산안을 마련하는 업무를 수행합니다.
CBO와 OMB는 정기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긴 하지만, 각각 예산 ·경제 전망 보고서를 발간하기 전에 보고서 내용을 서로 토론하는 일은 전혀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OMB는 정치적 지형에 따라 영향을 받는 다양한 요인이 있을 수 있으나, CBO는 정치적 상황이 업무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두 기관 보고서 모두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데요. 하지만 대체로 CBO의 보고서가 정부의 OMB 경제 전망보다 비관적인 예측 경향을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평가입니다.
"집중 조명받는 의회예산국"
[녹취: 미 의회예산국 오바마케어 보고서 관련 보도]
미 의회예산국이 지난 13일, 새로운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의회예산국은 이 보고서에서,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건강보험개혁법인 일명 '오바마케어'를 폐지하고 공화당이 추진하고 있는 새로운 건강개혁법을 도입할 경우, 오는 2026년까지 건강보험이 없는 사람이 2천400만 명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반면, 2026년까지 정부의 재정적자는 3천370억 달러 줄어든다고 전망했는데요.
이런 내용의 보고서가 나오자 공화당과 민주당은 서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점을 부각하며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공화당의 새 건강보험개혁법안이 수많은 서민의 건강보험을 박탈하고 부유층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비도덕적인 법안이라고 비난하고 있고요. 백악관과 공화당은 미 의회예산국의 신뢰도와 정확성에 의구심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는데요. 일각에서는 이런 정치 공방으로 미 의회예산국이 그간 쌓아 올린 명성이 흠집이 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국 의회예산국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지금까지 박영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