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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방비 '1조 위안'시대...아베 일본 최장기 집권 길 열려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가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회의 개막식에 나란히 참석하고 있다.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가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회의 개막식에 나란히 참석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가 어제(5일) 베이징에서 막을 올렸습니다. 올해 나라를 이끌어가는 목표와 계획을 2천800여명의 대표들이 논의하는 자리인데요. 세 가지 분야별로 중요한 발표가 나왔습니다. 자세하게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일본 집권 자민당이 어제 당 대회에서 총재 연임 제한 규정을 바꿨습니다. 아베 총리가 최장기 집권하는 길이 열린 거고요. 이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다음주 워싱턴에서 만난다는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중국에서 전국인민대표회의가 개막했군요?

기자) 네. 어제(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를 비롯한 상무위원 등 중국 최고지도자들과 지방· 직능별 대표자 2천8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 제12기 5차회의 개막식이 진행됐습니다. 대표자들 외에 현장과 주변을 취재하기 위해 내·외신 기자 3천여명이 행사장인 인민대회당과 톈안먼 광장을 비롯한 베이징 주요 지점으로 모여들면서 열기를 더하고 있습니다.

전국인민대표회의 진행요원들이 개막 전날인 4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 모여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전국인민대표회의 진행요원들이 개막 전날인 4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 모여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진행자) 전인대 개막 일정에서 중요한 발표가 있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리커창 총리가 전인대 개막 현장에서 정부 업무 보고를 진행했는데요. 경제, 외교·국방, 그리고 사회 분야에서 각각 중요한 발표가 있었습니다. 먼저 경제 분야를 살펴보면, 올해 성장률 목표를 6.5%로 잡았다고 발표했고요, 위안화 환율 변동에 당국의 개입을 줄일 수 있다는 취지로 리 총리가 말했습니다.

진행자) 경제 분야에서 리커창 총리가 발표한 내용, 자세히 들어가보죠.

기자) 네. 리커창 총리는 어제(5일) 업무 보고에서 “가능하다면 6.5% 이상을 경제 성장 목표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경제 성장률 목표 6.5%는 중국에서 26년 만에 최저치였던 지난해 최종 경제 성장률 6.7%보다 낮은 수치입니다. 이것도 말 그대로 목표치이기 때문에, 올해 최종 성장률은 6.5%보다 낮아질 수 있습니다. 이 같은 흐름에 따라, 중국 경제는 성장률 7%대 벽인 ‘바오치(保七· 7을 지킴)’의 고도 성장 시대를 마감한 것으로 현지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를 정부가 공식화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5년 성장률 6.9%를 기록해 7%선이 무너진 직후, 중국 정부는 2016년 목표로 최저 6.5%에서 최고 7%까지 성장하겠다고 내놨었는데요. 올해는 전년 성장률 보다 확실하게 낮은 목표치를 제시한 겁니다. 이와 관련해서, 리커창 총리는 “올해 경제성장 기대 목표는 경제법칙과 객관적 실제에 부합하고 구조조정을 하는 데 유리하다”면서 무리한 성장목표를 포기하는 대신 내실을 다지기기 위한 경제의 체력 기르기에 전념할 방침을 밝혔습니다. 이제는 성장률 6%대를 지켜야한다는 ‘바오류(保六)’라는 용어가 현지 매체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리 총리가 환율문제도 언급했다고요?

기자) 네. 리커창 총리는 위안화 환율에 대해서 “환율 자유화 개혁을 견지”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해 국제무역에서 불이익을 받게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계획을 의식한 발표로 풀이됩니다. 리 총리의 환율자유화 발언에 따라, 중국 정부가 환율 변동에 금융 당국의 개입을 줄이는 개혁 조치를 곧 실무적으로 착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어떤 발표가 나왔나요?

기자) 네, 리커창 총리는 통상적으로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해오던 국방예산 발표를 이날은 생략했는데요. 중국정부가 월요일(6일) 중국의 올해 국방비 예산 증가폭이 7% 가량 될 것이라고 확인했습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중국 재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중국의 올해 국방비 예산은 약 1조400억 위안 (약 1천520억 달러)가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로써 중국의 한해 국방예산이 사상 처음 1조 위안을 넘어서게 됐는데요. 하지만 올해 국방비 예산 증가 폭 7%는 중국에서 지난 1991년 이래 가장 낮은 국방비 증가폭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리커창 총리가 공개석상에서 규모만 제시하고 왜 정확한 국방비 액수는 공개하지 않았을까요?

기자) 중국어권 매체들은 최근 미국의 10% 방위예산 증액 계획에 맞서 군비경쟁을 벌이는 듯한 모양새를 피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대신 중국 정부는 전인대에 참석한 군 인사들에게 국방예산의 구체적인 수치를 개별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영토정책에서 강경한 입장도 내놨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리 총리는 어제 업무보고에서 “홍콩독립은 활로가 없다”는 강경한 표현을 처음 사용했고요, 타이완에 대해서도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을 견지하고 '92공식'이라는 공동의 정치적 기반”을 통해 “타이완 독립· 분열 활동을 단호히 반대하고 억제”할 것이라고 역설했습니다. 중국이 이웃나라들과 갈등을 겪고있는 남중국해 문제에 관해서 역시 “시 (진핑) 주석 등 국가 지도자들이 여러 나라를 방문하고 중대한 국제회의에 참석해 영토 주권과 해양 권익을 확고히 수호했다”면서 영유권 주장을 굽힐 뜻이 없음을 분명하게 밝혔습니다.

진행자) 마지막으로 사회분야 업무보고 들여다보죠.

기자) 네. 지금 중국 전역에서 가장 심각한 사회 문제 가운데 하나가 공기오염, ‘스모그’인데요. 리 총리는 “파란하늘을 반드시 수호하자”고 강조한 뒤 “과학연구원들이 (스모그 대책을 연구하느라) 잡일에 신경쓰지 않도록 하라”면서 정부 당국이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아야한다고 주문했습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계획을 설명하지는 않았는데요. 올해 손전화(이동통신) 요금을 크게 내리도록하겠다는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리 총리가 이 부분을 이야기할 때 인민대회당 현장에서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에서 정부 업무보고를 하는 리커창 총리의 모습이 베이징 인민대회당 현장의 대형 스크린에 비춰지고 있다.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에서 정부 업무보고를 하는 리커창 총리의 모습이 베이징 인민대회당 현장의 대형 스크린에 비춰지고 있다.

진행자) 전인대 둘째날인 오늘(6일)은 어떤 일정이 진행됩니까?

기자) 어제(5일) 리커창 총리가 내놓은 정부 업무보고 내용을 토대로 2천800여명의 지방·직능별 대표자들이 각각 소속 지역과 기구별로 따로 모여서 분임토의를 진행합니다.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롯한 7인의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어떤 분임토의에 참석할 지도 관심을 끄는데요. 국가 최고지도부가 어느 지방 혹은 직능 분야에 관심을 두는지 알 수 있는 실마리가 되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전인대는 어떤 조직인지 설명해주시죠.

기자) 중국에서 가장 중요한 정치 행사로 두 가지를 꼽는데요.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와 전국정치인민협상회의(정협)입니다. 전인대는 전통적 민주주의 국가의 의회, 입법부에 해당하고요. 정협은 자문기구입니다. 이 두 가지 조직이 같은 기간에 모이기 때문에, 중국 현지에서는 두 모임, ‘양회’라고 부릅니다. 지난주 금요일(3일) 정협 개막식을 시작으로 올해 양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됐고요, 약 열흘에서 2주동안 일정이 계속됩니다. 전인대는 앞서 말씀 드린대로 ‘의회’ 역할을 하는데요. 각 지방에서 뽑힌 의원에 해당하는 대표자들 외에 ‘비례대표’라고 할 수 있는 직능 대표도 전인대를 함께 구성합니다. 올해 전인대에는 홍콩 출신 영화배우인 청룽(성룡)을 비롯한 수많은 유명인사들이 개막행사부터 동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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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일본 집권 자민당이 당 대회를 열었다고요?

기자) 네. 일본 집권 자민당이 어제 (5일) 도쿄에서 진행된 제84회 당 대회에서 3년 임기의 총재 연임 제한 규정을 기존 ‘연속 2차례 총 6년’에서 ‘연속 3차례 총 9년’으로 확대하는 당칙 개정을 의결했습니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한 일본에서는 집권당 총재가 정부를 이끄는 총리를 맡는 것이 관행이어서, 집권당 총재 임기 규정은 곧 일본 총리 임기 규정과 같은데요. 이에 따라서 현재 두번째 임기를 수행중인 아베 신조 총리는 세번째 자민당 총재 경선에 나설 수 있게 됐습니다.

진행자) 아베 총리가 세번째 임기를 수행할 것이 확실시 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자민당의 이번 총재연임 제한 개정은 아베 총리에게 좀 더 직위에 머물면서 헌법개정을 추진할 기회를 주기위해 사실상 추진된 것으로 일본 언론은 전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현재 자민당 내에서 총재 경선에 나설 뚜렷한 경쟁자가 보이지 않고 있어서, 아베 총리가 세번째 임기를 수행할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입니다. 지난 2006년부터 이듬해까지의 총리로 재임한 뒤 2012 년 9월 다시 자민당 총재에 오른 아베 총리는 2015년 9월 당 총재 선거에서 무투표로 연임에 성공해 애초 내년 9월 총재직을 내놓을 예정이었는데요. 이번 조치에 따라 3선에 나설 경우 2021년 9월까지 총리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아베 총리는 일본 역사상 최장기 총리가 된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일본 역사상 최장기 재임 총리는 2천886일동안 집권했던 가쓰라 다로 전 총리인데요. 아베 총리가 세번째 임기에 들어가면, 2019년 11월에 이 기록을 돌파하게 됩니다. 2021년 9월에 세번째 임기를 마치면 아베 총리의 재임기간은 3천500일을 넘어섭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5일 도쿄 시내에서 열린 집권 자민당 당대회 연설 도중 주먹을 쥐어보이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5일 도쿄 시내에서 열린 집권 자민당 당대회 연설 도중 주먹을 쥐어보이고 있다.

진행자) 아베 총리 본인도 세번째 임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어제 당 대회에서 아베 총리는 앞으로 집권 자민당과 의회를 이끌어 헌법개정 작업을 주도하겠다는 의사를 강력하게 표시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연설에서 “자민당은 헌법 개정 발의를 향해 구체적인 논의를 주도해 나갈 것”이라면서 “그것이 우리 당의 역사적 사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헌법을 바꾸려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아베 총리는 일본의 군대 보유를 금지한 ‘평화헌법’이 2차대전 종료 후 70여년이 흐른 지금 상황과 맞지 않다면서 “헌법 개정이 필생의 숙원”이라고 여러 차례 밝혔습니다. 그래서, 일본을 전쟁을 할 수 있는 ‘보통 국가’로 바꾸는 ‘자주헌법’을 제정하는 일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해왔습니다. 얼마전 시정연설에서도 아베 총리는, 올해가 일본 헌법 시행 70주년이라면서 새로운 나라, 새로운 70년을 위한 헌법 개정안을 의회가 마련해달라고 요구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아베 총리와 집권당이 의도하는 대로 헌법을 바꿀 수 있는 건가요?

기자) 개헌에 필요한 조건은 마련됐습니다. 일본의 연립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 그리고 이들과 함께 헌법개정을 지지하는 세력인 오사카 유신회, ‘일본의 마음을 소중히 하는 당’, 이렇게 개헌파 4개 정파가 최근 중의원· 참의원 선거에서 잇따라 개헌 가능선을 확보하면서 의회 내에서는 안정적인 환경이 조성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2차대전 피해국들의 반발과, 일본 내 평화주의 사회단체 등의 비판 여론을 뚫고 군대 보유를 위한 개헌을 실현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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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독일 총리가 다음주 미국에 온다고요?

기자) 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다음주 화요일(14일) 미국을 공식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라고 새라 샌더스 백악관 부대변인이 지난 금요일(3일) 밝혔습니다. 두 정상의 회동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처음인데요. 두 사람은 지난 1월 전화 통화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동맹의 중요성 등에 대해 대화한 바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진행자) 여러 현안에서 미국과 독일 양측의 의견 차이가 커서, 이번 정상회담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그동안 유럽연합(EU)에 대한 관점과 이민 정책 등에서 다른 의견을 표시해왔습니다. 얼마전 트럼프 대통령이 영국의 EU 탈퇴 결정(Brexit· 브렉시트)를 높이 평가하고, 이를 뒤따르는 나라들이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한 데 대해 메르켈 총리는 크게 반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메르켈 총리의 난민 포용정책을 꾸준히 비판했고요, 메르켈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이민관련 행정명령을 부정적으로 평가해왔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 정상회담 의제는 EU문제와 난민정책 위주가 되겠군요?

기자) 그렇게 예상됩니다. 두 정상은 이 밖에도, 미국이 주도하는 유럽지역 안보협력체인 나토 회원국들의 방위비 분담과 독일의 환율 조작 여부 등 다양한 현안에서 크게 다른 견해를 보이는 중이서, 이 같은 상황이 이번 회담을 통해 어떻게 가닥을 잡을 지 주목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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