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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사드 반대 움직임 고조...일본 '국유지 매각' 파문 정치권 확산


3일 인천공항의 입국심사대가 텅 비어 있다. 중국 정부가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자국 여행사를 통해 중국인들의 한국 관광을 금지한 것으로 알려져 국내 관광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3일 인천공항의 입국심사대가 텅 비어 있다. 중국 정부가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자국 여행사를 통해 중국인들의 한국 관광을 금지한 것으로 알려져 국내 관광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박영서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인들의 한국 관광이 금지되고 중국에 있는 한국 기업들이 압박을 받는 등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이 강화되는 모양새입니다. 일본 아베 신조 총리의 부인인 아키에 여사가 '국유지 헐값 매각' 파문에 연루되면서 사태가 정치권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2011년 초 '아랍의 봄'으로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도중 시위대를 유혈 진압한 혐의로 기소된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이 무죄 판결을 받았다는 소식,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 보겠습니다. 한국의 사드배치에 대한 중국인들의 반대 수위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 롯데그룹이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부지를 제공한 뒤, 중국 국민이 한국산 차량까지 벽돌로 파손하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중국 내 사드 반대 시위가 위험 수위를 넘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어제(2일) 오후 중국 동부 장쑤성에 있는 롯데백화점 부근에서는 일단의 청년들이 "롯데가 중국에 선전포고를 했다. 그러니까 중국을 떠나라"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나타나서 시위를 벌였는데요. 청년들은 뿐만 아니라 롯데 백화점 근처에 주차돼 있던 한국산 현대 자동차까지 파손시켰습니다.

진행자) 청년들의 신원은 파악됐습니까?

기자) 웨이보 등 중국 인터넷 사회관계망에 따르면, 당시 청년들은 자신들이 '공산주의청년단'소속이라면서 애국주의를 외쳤다고 하는데요. 줄여서 흔히 '공청단'이라고도 하는 이 공산주의청년단은 공산당의 주도 아래 14살~28살 사이 젊은 단원들을 지도하는 청년 엘리트 조직입니다. 하지만 공청단은 이날 웨이보에 이들이 자신들과는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진행자) 그간 중국 정부 당국이나 관영 매체들도 나서서 사드 보복을 조장하는 분위기였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를 비롯한 중국 관영 매체들은 한국내 사드 배치를 강력히 반대하면서, "한국은 이제 쓴맛을 보게 될 것이다" "한국은 있으나 마나 한 나라다" "한국산 자동차와 휴대전화도 불매할 준비를 하자"며 연일 수위 높은 비판들을 쏟아내 왔습니다. 중국 관광 당국도 오늘(3일) 한국에서 비자발급이 거부되는 일이 많다면서 한국 관광을 신중히 결정하라고 경고하는 등 보복성 조치들이 잇따르고 있는데요. 현재 중국은 사드가 한반도에 배치되면 주한 미군이 최대 탐지거리 2천km에 달하는 레이더를 이용해 중국 주요지점의 시설과 장비의 움직임을 탐지할 수 있다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중국 언론들이 이번 차량 훼손 사건과 관련해서는 조금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요.

기자) 네, 환구시보는 오늘(3일) 자 사설에서 " 중국 국민들이 롯데그룹 불매 운동과 한국에 대한 제재 운동을 시작했다"고 적었는데요. 하지만 한국을 제재하는 조치에 "밴달리즘, 즉 기물을 파괴하거나 훼손하는 식의 행동이 포함되서는 안된다. 이는 용인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이 신문은 또 제재는 사드 배치를 결정한 한국 정부와 해당 시설의 부지를 제공한 롯데그룹만 겨냥해야 하며 중국에 진출한 다른 한국기업에 대한 불법적인 공격이나 한국인을 상대로 한 공격 또는 인신모욕을 해선 안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한국 언론은 중국 당국이 '수위 조절'에 나섰다고 전했는데요.

기자) 아직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현지 공안당국이 최근 롯데 불매 운동을 빌미로 비이성적인 행동이 일부 발생하고 있다면서 시민들에게 이성적으로 애국하고, 법규를 위반하면 엄중히 조사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일단은 수위를 조절하는 분위기긴 한데요. 하지만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차량 파손 행위 같은 방식의 사드 배치 반대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도, 이번 사건은 사드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시민 운동은 계속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공안당국은 수사에 들어갔습니까?

기자) 네, 차량 파손 사건이 발생한 장쑤성 치둥시 공안국은 조사 결과를 내놨는데요. 현대차 파손은 사드 문제와 관련된 사안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인터넷에 떠도는 허황된 소문을 믿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치둥시에서는 또 다른 차량 파손 사건들도 있었는데요. 공안당국은 파손된 차량들은 모두 사드 보복이나 불매운동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며,채무 분쟁 과정에서 다투다 생긴 사건인데, 사드 보복 조치로 둔갑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에 사는 한인들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중국에 거주하는 한인들의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최근 분위기가 좋지 않으니 밖에 다닐 때 조심하자는 우려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고요. 또 일부 한인들은 외출도 자제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중국 외교부 겅솽 대변인이 오늘(3일) 정례 브리핑에서, 차량 훼손 사건과 관련해, "중국 내에서 사드 배치 반대 행동과 폭력 행동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겅솽 대변인은 "만약 위법이라면 사법기관이 조사를 진행할 것이지만 소위 말하는 반사드 운동이나 폭력 운동은 절대 존재하지 않는다"고 부인했는데요. 그러면서 "중국과 한국은 민중의 호소에 귀를 기울이고 적절한 조처를 해야 하며 양국 교류에 손해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중국의 최근 움직임을 우려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미 국무부는 어제(2일) 한반도 사드 배치는 명백하고 무모하며 불법적인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신중하고 제한적인 방어 조치라고 강조했습니다. 국무부 관계자는 그러면서 "사드를 포기하라고 압력을 가하는 것은 비이성적이고 부적절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사드는 오직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방어 수단이며, 주변국에는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일관되게 강조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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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일본으로 가보겠습니다. 아베 신조 총리의 부인 아키에 여사가 이른바 '국유지 헐값 매각' 파문에 휩싸여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사카에 있는 학교법인 '모리토모 학원'이 작년 정부와 수의계약을 통해 평가액의 14% 수준인 1억3천400만 엔(약 117만 달러)에 해당 부지를 매입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모리토모 학원의 이사장도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라고요.

기자) 네, 가고이케 야스노리 이사장은 헌법 개정을 주장하는 우익 단체 일본회의 오사카 지부 임원인데요. 모리토모 학원이 운영하는 유치원 학부모들에게 "한국인과 중국인은 싫다", "비뚤어진 사고방식을 가진 재일한국인과 중국인" 등의 표현이 담긴 편지를 보내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 유치원은 또 원생들에게 "아베 총리 힘내라"는 내용의 운동회 선서를 시키게 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아키에 여사가 이 모리토모 학원과 무슨 관련이 있습니까?

기자) 모리토모학원이 오는 4월 개교 예정인 초등학교의 명예교장으로 아베 총리의 부인인 아키에여사를 위촉했습니다. 또 학교 설립을 위한 모금 과정에서 학교 이름도 ‘아베 신조기념소학교’로 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는데요. 그러면서 모리토모 학원과 아베 총리 사이에 특수한 관계가 있는게 아닌가 하는 의혹이 커지면서 정치 스캔들로 비화하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자칫 아베 총리의 발목을 잡을수도 있을지 모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일본의 회계검사원이 이번 문제와 관련, 일부 정보수집에 이미 착수했다"며 조사에 들어갔음을 시사하고 있는데요. 야권은 연일 이 문제와 관련해 공격을 퍼부으며 아베 총리를 궁지로 몰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베 총리는 이에 대해 뭐라고 합니까?

기자) 아베 총리는 지난달 17일 국회에서 자기 이름이 거론되는 것을 처음 들었다면서 자신과 아내가 관계가 있다면 총리도, 국회의원도 모두 그만두겠다"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또 아키에 여사가 문제의 학교 명예교장직을 사퇴했다고도 밝혔는데요. 아베 총리는 어제 (2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는 "자민당 의원이 학교 부지 매각과 관련이 있다고 하더라도 결국 본인에게 답변 책임이 있다"며 자신을 논란의 중심에서 벗어나게 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아베 총리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파문은 그동안 내려올줄 모르고 고공행진을 계속하던 아베 총리의 지지율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데요.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난 2월 24~26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지난 1월 조사 때보다 6%p 하락해 60%대로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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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집트의 장기 집권자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에 대한 판결이 드디어 나왔군요.

기자) 네, 이집트 최고 항소법원이 어제(2일) 특별 법정에서 열린 재판에서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시위대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은 지난 2011년 초 '아랍의 봄'으로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도중 시위대를 유혈 진압한 혐의로 기소됐었는데요. 권좌에서 축출된 지 약 6년 만에 결국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이날 법정에 나왔습니까?

기자) 네, 올해 88살의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이날 휠체어를 타고 법정에 직접 나와 선고를 받았습니다.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건 재심이 시작된 2015년 11월 이후 처음인데요. 그동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건강 악화 등을 이유로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카이로에 있는 군 병원에서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번 재판이 최종심이어서 번복될 수 없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이집트 민주화 시위 직후인 2011년 4월 구속돼 이듬해 1심 재판에서 시위 참가자 등 850여 명이 사망한 것과 관련해 애초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습니다. 하지만 이집트 법원이 2013년 1월 재판 절차 과정의 오류와, 또 무바라크 변호인단의 요구를 받아들여 사건을 파기환송했고요. 2014년 11월 파기환송심에서 무죄가 선고됐었습니다.당시 같은 혐의로 기소된 하비브 엘아들리 전 내무장관 등 무바라크 정권 당시 치안 책임자 7명에게도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기자) 그런데 다시 재심이 청구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검찰이 곧바로 "법적으로 하자가 있는 판결"이라며 무바라크 전 대통령과 치안 책임자 등을 상대로 또다시 항소했고요. 이집트 최고 항소 법원이 이듬해 이를 받아들여 재심을 명령했던 건데요. 결국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이날 재심 최종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이로써 지리한 6년간의 법정 공방은 모두 마무리됐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박영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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