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최근 미국과 멕시코는 여러가지 현안들로 잔뜩 경색돼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최고위급 각료들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존 켈리 국토안보부 장관이 멕시코를 찾았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는데요. 뉴스 따라잡기, 오늘 시간에는 멕시코는 어떤 나라고, 또 미국과 멕시코 간에는 현재 어떤 현안들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박영서 기자입니다.
"멕시코는 어떤 나라?"
멕시코는 미주 대륙의 가운데 자리 잡고 있습니다. 미국의 4개 주, 캘리포니아와 뉴멕시코, 애리조나, 텍사스 주에 걸쳐 길게 국경을 맞대고 있고요. 국토 면적이 약 197만km²로 세계 순위 14위의 제법 큰 나라입니다. 지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과 멕시코와의 국경 지대에 장벽을 세우겠다고 해서 양국 간에 마찰이 있는데요. 어느 정도 규모인지 잠깐 이해를 돕자면요. 남한과 북한 간 휴전선의 길이가 155마일, 약 250km인데요. 만약, 미국과 멕시코에 장벽이 세워진다면 그보다 12배가 넘게 됩니다.
멕시코의 인구는 2017년 현재, 약 1억2천500만 명으로 세계 11위인데요. 멕시코는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나라 가운데 하나입니다. 현재 멕시코 대통령은 지난 2012년 취임한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인데요. 멕시코는 6년 단임제를 택하고 있어 내년이면 페냐 니에토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게 됩니다.
"멕시코의 경제"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자료에 따르면 멕시코는 경제 규모 전 세계 15위, 구매력 기준 세계 11위로 표면적으로는 상당히 긍정적인 지표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석유 등 풍부한 천연자원과 인력을 가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멕시코는 여전히 가난한 나라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실제로 멕시코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가운데 국내 총생산(GDP)을 비롯한 여러 경제 지표에서 최하위권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히 멕시코는 빈부 격차가 매우 심각한데요. 멕시코 통신 업계의 재벌로, 미국의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전 회장을 누르고 전 세계 최고 부자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던 '카를로스 슬림' 회장 1명의 재산이 멕시코 전체 GDP의 5~6%에 이르는 게 단적인 예입니다.
또 멕시코는 소득 불평등 지표인 'GINI 지수'가 OECD 회원국 가운데서는 칠레 다음으로 가장 높습니다. 이는 그만큼 소득 불균형 현상이 심각하다는 것입니다. 지난 2014년 멕시코 정부는 멕시코의 빈곤율이 46%, 즉 멕시코 전체 인구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절대 빈곤에 시달린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국경 장벽 건설 발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대선 기간 선거 유세 현장에서 미국과 멕시코 사이에 장벽을 세우겠다고 공약하고 있는 소리 듣고 계신데요. 지금 미국과 멕시코 간에 불거지고 있는 가장 큰 문제도 가난한 멕시코인들이 불법으로 미국과 멕시코 사이의 국경을 넘고 미국에 정착해 노동 시장에 뛰어들어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앗아가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여기에 일부 불법 이민자들이 범법 행위를 자행하고 있고, 또 도주해버려도 신분과 관련한 서류나 정보가 없기 때문에 미국 사법 당국이 속수무책이라는 지적도 제기돼왔는데요. 현재 미국에는 1천100만 명의 불법 이민자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미국 퓨리서치 센터 자료에 따르면 이 가운데 약 52%가 멕시코인들입니다.
"멕시코와 마약"
[녹취: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엘차포 구스만 미국 수감]
지난 2015년 멕시코 북부 교도소에 수감 중 탈출해 전 세계인의 이목을 끌었던 멕시코의 마약왕 구스만이 현재 재판을 받기 위해 미국 뉴욕 교도소에 수감 중이라는 들으셨는데요. 멕시코는 이런 구스만 같은 인물들이 이끄는 거대한 마약 밀매 조직이 한둘이 아닙니다.
미국과 멕시코 정부 자료에 따르면, 멕시코의 마약 조직들이 불법 밀거래 등을 통해 한 해 동안 벌어들이는 외화 수입이 멕시코 정부가 한해 동안 해외에서 유치하는 투자 규모보다 많은 실정입니다. 하지만 정부와 군대, 경찰 조직 같은 곳까지 마약 조직이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좀처럼 고리를 끊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들 마약조직은 살인과 강간, 인신매매 등 잔혹한 범법행위를 일삼아 멕시코 사회에 큰 위협이 되고 있는데요. 멕시코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미국 역시 멕시코에서 엄청나게 밀반입되는 마약과, 관련 범죄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마약 · 약물 중독과 관련한 사망자가 자동차 사고나 총격 사건으로 인한 사망자보다 더 많이 발생하는 추세입니다.
"미국과 멕시코 간 현안들"
미국 정부는 미국 내 멕시코 불법 이민자 문제를 해결하고, 마약 거래상들과 범죄자들이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장벽 건설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장벽 건설에 필요한 경비는 멕시코가 원인 제공자이기 때문에 멕시코가 대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멕시코 정부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녹취: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 거부 발언]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이 멕시코는 결코 장벽 건설비용을 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결국 지난 1월 말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양국 정상회담이 취소되는 사태를 빚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한 보수단체 모임에 참석해 국경 장벽 건설을 곧 시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가 하면 미국과 멕시코는 캐나다와 함께 지난 20여 년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체결하고 단일 시장을 형성해왔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자유무역협정으로 인해 미국의 수많은 일자리가 멕시코로 빼앗겼다면서 이를 검토하거나 폐기하겠다는 방침입니다. 그렇게 되면 대미 교역이 전체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멕시코로서는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됩니다. 여기에 미국 정부가 특히 멕시코 불법 이민자를 겨냥하는 것으로 보이는 초강경 단속에까지 나서면서, 두 이웃 나라인 미국과 멕시코의 관계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경색돼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국과 멕시코 관계 살펴봤습니다. 지금까지 박영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