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의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오늘(27일) 미국 정부 초청으로 워싱턴 DC를 방문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중국 정부 최고위급 인사가 미국을 공식 방문하는 건데요, 어떤 의의가 있는지, 일정이 어떻게 진행될지 살펴보겠습니다.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해 시리아 내전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러시아가, 시리아에서 신무기 162종을 시험했다고 밝혔고요. 이어서,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태평양 16개국 경제협력체인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RCEP) 17차 협상이 오늘(27일)부터 일본 고베에서 진행되는 내용, 함께 들여다보겠습니다.
진행자)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오늘(27일) 미국을 방문하는군요?
기자) 네. 중국의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오늘(27일) 워싱턴 DC에 도착합니다. 내일까지 머물면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회담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어제 이 같은 일정을 발표하면서, “미국 고위관료들을 만나 양자 관계와 공통 관심사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새 정부가 출범한 뒤, 중국에서 가장 고위급 인사가 방문하는 것이어서 두 나라 모두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느 정도 고위급 인사입니까?
기자) 중국 정부의 국무위원은 부총리급입니다.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왕이 외교부장의 상관입니다. 중국의 외교를 책임지는 사람이라고 보시면 되는 겁니다.
진행자) 양제츠 위원은 중국 정부 내에서 ‘미국을 가장 잘 아는 사람’으로 꼽히는 인물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양 위원은 지난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주미 대사를 지내면서 워싱턴 DC 정치계 주변에 폭넓은 인맥을 구축했고요, 2007년부터 2013년까지 외교부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미국과의 관계 강화에 특히 노력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측이 이번 방문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오늘(27일)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의 미국 방문 소식을 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뒤 중국 고위 관료의 첫 방문”이고, “역사적인 중· 미 수교를 이뤄냈던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한지 45주년이 되는 해여서 더욱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양 위원이 틸러슨 국무장관과 회담할 전망이라고 말씀하셨는데, 또 어떤 일정을 진행할까요?
기자) 미국 언론은 양 위원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의 첫 정상회담 일정을 조율하기 위해 오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이를 위해 양 위원이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면담할지도 관심사입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양 위원의 방미가 “시진핑 국가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에서 논의됐던 양국관계를 재확인하는 의미가 있다”고 이어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화통화에서 무슨 이야기를 했었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첫 전화통화를 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양 위원의 이번 방미 기간동안 이 같은 내용을 재확인하게 될 것으로 보이고요, 이 밖에 양국 무역과 안보현안을 논의하는 한편, 북한 문제도 양국간 고위급 대화 의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외신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무역과 안보, 북한 문제 세가지를 짚어볼 텐데요. 먼저,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 현안은 어떤 게 있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기간부터 미-중 무역 불균형을 꾸준히 강조하면서, 중국 정부가 위안화 환율을 인위적으로 조작하고 있다고 지적해왔습니다.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해 국제 무역에서 불이익을 받게하겠다고도 공언해왔는데요. 양 위원은 이번 방미 기간동안 틸러슨 국무장관 등 미국 정부 고위급 인사들을 만나 이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안보 현안은 뭡니까?
기자) 중국이 남중국해 인공섬에 건설하고 있는 군사시설이 가장 큰 현안입니다. 중국은 남중국해 대부분의 해역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이곳에 인공섬들을 건설해왔는데요. 주요 인공섬에 미사일 방어체계를 포함한 군사시설을 짓고 있습니다. 얼마전 외신 보도를 통해 미사일 발사시설이 완공단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중국의 남중국해 활동에 강경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혀왔죠?
기자) 맞습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달 말 브리핑에서, 남중국해를 “한 국가(중국)가 점거하지 못하도록 미국과 국제사회의 이익을 확실히 보호할 것”이라고 강경한 대응을 예고했고요. 짐 매티스 미 국방장관도 남중국해와 주변 해역에서 중국의 활동을 “도발적 행위”로 규정했습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역시,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중국에 강력한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현재 미 해군 항공모함 ‘칼빈슨’함이 남중국해 일대에 중국이 건설한 인공섬 주변을 지나면서 영유권 주장을 무력화하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중입니다.
진행자) 북한 문제도 양 위원의 방미 의제에 포함될 전망이라고요?
기자) 네. 주요 외신들은 양제츠 위원이 이번 방미 기간동안 미국 정부 고위급 인사들과 북한 문제에 대해 대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양 국무위원과 틸러슨 국무장관이 북한의 핵 개발과 탄도미사일 발사 등을 놓고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 사건도 의제에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또한 양 위원이 미국 측에 북한과 대화를 재개할 것을 요청할 수도 있는데요. 중국 정부는 최근 왕이 외교부장이 직접 나서 6자회담 재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BRIDGE ///
진행자) 러시아가 신무기 162종을 시리아에서 시험했다고요?
기자) 네. 러시아가 162가지 새로운 무기들을 시리아 내전에서 시험했다고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밝혔습니다. 쇼이구 장관은 지난주 의회 하원 격인 국가 두마 연설에서 “시리아 작전에서 162종의 최신 무기와 개량형 무기들을 시험했다”면서 “수호이 30SM 전투기, 수호이34 폭격기, 밀28N 과 카모프52 공격용 헬기 등이 현장에서 활동했다”고 밝혔습니다. 쇼이구 장관은 이 무기들이 “매우 효과가 좋은” 것으로 시험 결과 나타났고,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은 10개 정도에 그쳤다”고 의원들에게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시리아 내전을 사실상 무기 시험장으로 이용하고 있는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동안 국제사회에서는 러시아가 시리아 내전을 자국 군대의 실전훈련과 교육 현장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지난주에는 미 육군의 유럽주둔 사령관이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시리아에서 러시아의 불필요한 화력 사용과 군사력 과시”를 강하게 비판했는데요. 러시아 당국도 이 같은 시험과 훈련 목적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시리아 내전에 최초 개입한 지난 2015년 말 결산회견에서, 시리아 내전을 언급하면서 “더 좋은 훈련장이 없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시리아 내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러시아는 지난 2015년 9월부터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하면서 반군에 맞서 내전에 참가했는데요. 시리아에서 최근 가장 격렬한 싸움이 벌어진 알레포 전투가 얼마 전, 러시아가 지원하는 정부군 승리로 마무리됐습니다. 러시아 해군의 ‘쿠즈네초프’ 항공모함이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알레포 일대 공습을 담당한 러시아군 전투기들이 바로, 지중해에 머물던 ‘쿠즈네초프’함에서 뜨고 내린 겁니다.
진행자) 그런 과정에서 민간인 피해가 속출했다고요?
기자) 네.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군은 반군 거점인 알레포 동부지역 일대를 봉쇄하고 고립작전을 진행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식량과 마실 물, 구호물자 등이 공급되지 않아 현지 주민 피해가 이어졌습니다. 거기에 더해 러시아군이 주도하는 고립지역 공습이 이어지면서 학교와 병원 등 비전투 시설이 파괴되고 민간인 인명 피해가 계속됐지만, 시리아 정부군과 러시아 당국은 책임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국제사회는 시리아 내전에서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미국과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알레포 일대 민간인 구호가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채택을 포함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 BRIDGE ///
진행자) 일본에서 16개국 다자간 무역협정 실무협상이 오늘(27일) 시작된다고요?
기자) 네. 중국이 주도하는 다자간 경제협력체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출범을 위한 제17차 실무 협상이 오늘(27일) 일본 고베에서 닷새 일정으로 시작됩니다. RCEP은 중국과 한국,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태평양 주요국가들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10개국, 그리고 호주와 뉴질랜드 등 16개 국가가 참여하는 초대형 자유무역협정입니다. 회원국 인구만 약 35억명에 달하고요, 참가하는 나라들의 경제규모를 합치면 22조4천억달러에 이릅니다.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30.6%를 차지하는 비중입니다.
진행자) 이번 RCEP 실무협상에 특히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가 있다고요?
기자) 네. 그동안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경제공동체가 될 것으로 전망돼왔는데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 TPP 탈퇴 행정 명령에 서명한 뒤, 미래가 불투명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이 주도하는 RCEP가 성공적으로 출범하면, 이 지역 최대 자유무역협정이 될 전망입니다. 하지만, 세계 최대 경제권인 미국이 참여하지 않은 경제협력체가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의심하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실무협상에서 어떤 문제를 논의하나요?
기자) RCEP 회원국들은 지난해 9월 조속한 타결 지침에 뜻을 모았습니다. 지난 15차 협상에서 경제·기술 협력에 대한 포괄적 합의가 나왔고, 16차 협상에서는 중소기업 부문이 타결되면서 최종 출범을 위한 속도가 빨라졌는데요. 이번 17차 협상에서는 상품과 용역, 투자 자유화 등 주요 분야 합의를 도출해내기 위해 회원국 협상 대표들이 머리를 맞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