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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따라잡기] 미국 -호주 난민 상호교환 협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맬컴 턴불 호주 총리와 통화하고 있다. 두 정상은 통화에서 난민 수용 문제를 놓고 불화를 빚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지난 1일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맬컴 턴불 호주 총리와 통화하고 있다. 두 정상은 통화에서 난민 수용 문제를 놓고 불화를 빚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지난 1일 보도했다.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임 오바마 행정부와 호주 정부와 맺은 난민 교환 협정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습니다. 맬컴 턴불 호주 총리와 전화 통화 중에는 무례한 태도를 보였다는 보도가 나와 논란이 일기도 했는데요.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미국과 호주간 난민 상호교환 협정 살펴보겠습니다. 박영서 기자입니다.

"난민 협정 체결 배경"

호주는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난민 정책을 펼치는 나라 가운데 하나로 꼽힙니다. 호주 정부는 배를 타고 자국에 도착한 망명 희망자들을 본국으로 강제 송환하거나, 태평양의 가난한 섬나라인 나우루 공화국과 파푸아뉴기니 등 역외에 있는 난민 수용시설에 이들을 수용하고 그 비용을 내왔습니다. 망명 희망자들의 대부분은 이란과 아프가니스탄 등 중동과 아시아 출신입니다.

하지만 이들을 수용하는 시설의 상태가 매우 열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 호주 수용 시설 인권 상황 비판]

나우루 수용소 실태에 대한 국제사면위원회, 엠네스티 인터내셔날 보고관의 설명 듣고 계신데요. 여성과 어린이들이 성폭력의 대상이 되고, 자살을 시도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는 등 인권의 사각지대가 되고 있다는 보도들이 나오면서 인권 단체들의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반면 코스타리카에는 미국으로 불법 입국하려다 체포된 쿠바와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과테말라 등 주로 중남미 출신 난민들이 수용돼 있습니다.

그러다 지난 2016년 11월 13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후보가 승리한 지 일주일도 채 안 돼, 바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과 맬컴 턴불 호주 총리가 난민 상호교환 협정을 체결했는데요. 이 협정에 따라 호주는 나우루와 파푸아뉴기니 마누스 섬에 수용 중인 약 1천250명의 난민을 미국으로 보내고요. 대신 미국은 코스타리카에 수용 중인 일부 난민을 호주로 보내기로 했습니다.

당시 턴불 호주 총리는 이 협정은 일회성으로 그치며, 같은 일이 반복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습니다.

"난민 교환 협정에 대한 비판적 시각"

난민 교환 문제는 양국 정부가 이미 오래 전부터 논의해 왔던 사안이었는데요. 하지만 새 행정부가 들어서기 전에 급히 서둘러 처리했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특히 당시 두 나라 정부 모두, 협정의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습니다. 일부 언론은 미국 우선주의와 강력한 이민 정책 등을 공약하고 있는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 폐기될지 모른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협정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호주에서도 나왔는데요. 난민을 받아들이지 않기 위해 강력한 난민 정책을 제정해놓고, 미국의 난민들을 받아들이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지적들이었습니다.

또 나우루와 파푸아뉴기니에 수용된 사람들이 원하는 최종 목적지는 미국이 아니라 호주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실제로 현재 난민 자격을 받은 사람의 대부분이 호주 정부의 현재 방침인 파푸아뉴기니 정착을 거부하고, 언젠가는 호주 정부가 받아들일 것을 기대하며 난민촌에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가짜 난민 논란"

현재 호주로 들어오려다 중간에 체포돼 나우루와 파푸아뉴기니 난민 수용시설에 구금돼 있는 사람들은 약 1천250명입니다.

난민에 비교적 관대했던 호주의 이전 좌파 노동당 정부는 이들을 '부정기적 해상 도착자들'이라는 명칭으로 불렀는데요. 전쟁 등을 피해 자국을 떠난 난민들은 유엔 난민협약에 따라 호주를 비롯한 국제 사회에서 합법적으로 망명을 모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호주의 현 보수당 정부는 이 명칭을 탐탁하게 여기지 않고 있습니다. 몰래 입국하는 것은 분명한 불법이며, 또 이들 대부분이 불법으로 중개인에게 돈을 주는 바람에 나쁜 사람들의 주머니만 두둑하게 한다는 지적입니다.

현재 호주 정부는 망명 희망자들 가운데 진짜 난민이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얼마나 많은 난민들을 미국 정부가 궁극적으로 받아들이기로 합의했는지 지금으로써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턴불 총리의 통화 논란"

[녹취: 트럼프 대통령] "We had one instance in Australia, I have a lot of respect for Australia..."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초 미국의 기업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불거진 맬컴 턴불 호주 총리와의 불화설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턴불 호주 총리와 전화통화를 가진데 이어, 인터넷 트위터에 오바마 행정부를 강력한 어조로 비판하면서, 멍청한 협정을 자세히 들여다보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는데요.

이와 관련해 미국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난민 교환협정 이행 확답을 요청하는 턴불 총리와 심한 언쟁을 벌이다, 예정시간보다 앞서 전화 통화를 끝냈다고 전한 겁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 정상에게 무례한 행동을 했다는 질타와 전통적인 우방국인 호주와의 관계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는데요. 하지만 턴불 총리는 두 사람이 진솔하고 인간적인 이야기들을 나눴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협정을 존중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하며 사태가 확대되는 것을 경계했고요. 트럼프 대통령도 두 사람이 매우 정중한 대화를 나눴다며, 진실을 말해준 호주 총리에게 감사한다며 불화설 진화에 나섰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I just wanted to ask a question, why are we doing this, what's the purpose..."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은 다만, 전임 오바마 행정부가 왜 수용소에 있는 불법 이민자들을 미국에 들여오게 하려는지, 무슨 목적인지 알고 싶을 뿐이었으며, 호주는 미국의 우방이고, 자신은 호주를 사랑하고 존경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마이크 폼페오 신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이르면 3월 초, 호주를 방문할 예정이라는 언론 보도도 나오고 있는데요. 호주 언론들은 폼페오 국장의 호주 방문은 양국 간 정보 공유 정책에 아무런 변화가 없으며, 양국 관계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현재 호주는 미국,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와 함께 5개국 정보공유체제인 이른바 'Five Eyes' '5개의 눈' 회원국이기도 합니다.

뉴스따라잡기, 오늘은 미국과 호주 간 난민 상호교환 협정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지금까지 박영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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