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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따라잡기]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 겸 고문


지난달 28일 도널드 트럼프(왼쪽)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맬컴 턴불 호주 대통령과 통화하는 현장에 배석한 스티브 배넌(오른쪽) 백악관 수석 전략가.
지난달 28일 도널드 트럼프(왼쪽)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맬컴 턴불 호주 대통령과 통화하는 현장에 배석한 스티브 배넌(오른쪽) 백악관 수석 전략가.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새 행정부가 최근 국가안보회의(NSC) 개편과 더불어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 전략가 겸 고문을 당연직에 앉히기로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최근 국내외 엄청난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이민 관련 행정명령이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 전략가의 작품이라는 시선도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논란의 주인공인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 전략가 겸 고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박영서 기자입니다.

“전화 수리공의 아들”

스티브 배넌은 미국 남부 버지니아 주 노폭에서 태어났습니다. 1953년생으로 올해 63살인데요. 배넌은 자신의 가족을 아일랜드 이민자의 후손으로, 가톨릭교를 믿는 노동 계층의 집안이라고 직접 소개한 바 있습니다.

전화회사 수리공으로 일하는 아버지와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어머니 사이에 5형제 중 셋째였던 스티브 배넌은 결코 쉬운 아이가 아니었다고 합니다. 어릴 때 동네 수영장에서 혼자서 8명과 싸우던 동생을 뜯어말린 적도 있다는 게 형의 회상인데요. 하지만 스티브 배넌의 가족들이나 고향 사람들은 스티브 배넌을 백인우월주의 단체 'KKK' 단원이나 반유대주의자, 괴물이나 악당 등으로 묘사하는 것에는 항변하기도 합니다.

현재 생존해 있는 스티브 배넌의 아버지는 자신의 가족 중에도 유대인이 있다며 반유대주의자라는 낙인은 맞지 않다고 주장하는데요. 그와 일을 했거나 오랫동안 알아온 일부 사람 중에는 언론이 다른 사람을 이야기하는 줄 알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배넌을 투쟁가, 신념가, 모사꾼, 싸움꾼이라고 부르는 데는 대부분 동의하고 있습니다.

“좋은 학벌, 불우한 결혼 생활

스티브 배넌은 미국 동부의 우수한 학교인 버지니아 공대에서 환경도시공학을 전공했습니다. 하지만 여름방학이면 고향인 리치몬드에 돌아와 폐차장 등에서 일을 해야 했다고 합니다. 이후 명문 조지타운대학교에서 국제안보 석사, 하버드 경영전문대학원에서는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스티브 배넌은 3번 결혼해 3번 이혼한 후 현재 혼자 살고 있습니다. 자녀는 첫 번째 아내와의 사이에 낳은 딸 1명과 두 번째 아내와의 사이에서 얻은 쌍둥이 딸 등 3명의 딸이 있습니다. 배넌은 가정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은 적도 있습니다.

“미 해군 장교에서 기록물 제작자로”

스티브 배넌은 버지니아 공대를 졸업한 후 해군에 입대해 1983년까지 약 7년간 장교로 복무했는데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좋은 이력을 갖기 위해서였다고 증언한 바 있습니다. 전역 후에는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서 일했습니다. 그러다 골드만삭스 출신 동료들과 함께 연예 산업 관련 투자 회사를 설립했는데요. 이때 큰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스티브 배넌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과 새라 페일린 전 공화당 부통령 후보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를 제작하는 등 직접 기록물 제작자로 나서기도 했습니다. 이 무렵 극우 성향의 인터넷 언론매체 '브레이트바트 뉴스'의 창립자, 앤드루 브레이트바트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극우 인터넷 언론매체 브레이트바트 대표”

2012년 앤드루 바트가 심장마비로 사망한 후 스티브 배넌은 브레이트바트 뉴스의 회장을 맡게 되는데요. 배넌은 더욱 공격적으로 브레이트바트를 운영했습니다. 브레이트바트를 가리켜 '대안 우파(alt-right)의 발판(platform)'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는데요. 젊은 백인 남성이 주를 이루는 '대안 우파'는 인종주의와 성차별, 외국인 혐오주의, 반유대주의를 내세운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대선 기간에 브레이트바트 뉴스는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경선 후보의 지지를 천명했는데요. 단순한 지지가 아니라, 트럼프 후보가 경선에 나선 것을 신께 감사해야 한다는 등, 찬양하며 반기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리고 2016년 8월, 트럼프 후보는 선거운동을 총 진두지휘하는 책임자로 스티브 배넌을 임명했는데요.

[녹취: 스티브 배넌 임명 보도]

이후 배넌은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를 이끌었고, 결국 백악관 수석 전략가 겸 고문이라는 막중한 백악관의 주요 역할까지 거머쥐게 됐습니다.

“백악관의 막후 실세 논란”

'사실상 대통령', '그림자 대통령', '권력 서열 1위', ' 대통령 뒤에 있는 남자', 일부 언론들은 스티브 배넌을 이렇게 부르기도 합니다.

또 미국의 여러 언론들이 스티브 배넌이 브레이트바트 등을 통해 밝힌 세계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으로 현실화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는데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다자간 무역협정 탈퇴, 이민 관련 행정명령 등이 배넌의 아이디어라는 것입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국가안보회의 개편 행정조치 보도]

그런데 최근 스티브 배넌은 또 하나의 날개를 다는 일이 생겼습니다. 바로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안보회의(NSC)조직 개편을 발표하면서 배넌을 당연직 위원에 임명한 건데요. 이로써 나라의 가장 큰 안보 정책에 깊이 관여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겁니다.

[녹취: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회 위원장] "I am worried about the National Security Council..."

공화당 소속의 미 상원 군사위원회 위원장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우려하고 있는 소리입니다. 지금 미국 의회와 국방부 주변을 중심으로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요. 이들은 스티브 배넌의 과격한 성향과 반유대주의, 반무슬림 지지 의혹 등을 들어 철회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안보회의 개편에 관한 세부 내용을 제대로 설명을 듣지 못했고, 이후 이와 관련해 논란이 있자, 크게 화를 냈다는 이야기도 나왔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거짓이라며 이를 부인했습니다.

여기에 지금 백악관에서는 스티브 배넌 수석 전략가와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 간에 힘겨루기가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는 형편인데요. 과연 스티브 배넌 수석 전략가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걸을지 지금 많은 눈과 귀가 백악관으로 향해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 전략가 겸 고문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지금까지 박영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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