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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따라잡기] 이민자 보호도시


데니스 에레라(오른쪽 두번째) 미 샌프란시스코 검사장이 지난 31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민자 보호도시' 재정지원을 중단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명령에 맞선 소송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은 에드 리 시장.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불법 이민자 추방과 관련해 이민자 보호도시의 협조를 강제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습니다. 협조하지 않으면, 연방 정부 지원금을 받지 못하게 된다는 건데요. 오늘은 이민자 보호도시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김현숙 기자입니다.

“이민자 보호도시란?”

이민자 보호도시는 한 마디로 불법 이민자들을 체포하거나 구금하지 않는 도시를 말합니다. 영어 명칭은 ‘sanctuary city’로 직역하면 ‘피난처 도시’가 되는데요. 시뿐만이 아니라, 시보다 더 큰 지역 단위인 카운티가 포함됩니다. 이들 지역은 서류를 갖추지 못한 불법 이민자들에게 연방 이민법을 적용하지 않거나 제한하는 정책들을 갖추고 있는데요. 이민자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미국에 들어왔는지, 비자가 만료되지 않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불심검문을 하거나, 불법이민자 신분을 문제 삼아서 체포하거나 구금하지 않습니다. 또한 범죄자의 합법적인 신분 여부를 확인하지 않죠. 그러니까 치안활동이나 처벌을 하는 데 있어 체류 자격을 기준으로 삼지 않는 겁니다.

실제로 많은 이민자 보호도시는 연방정부의 이민 정책을 거부하고 있는데요.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새라 살다나 국장은 지난 2015년, 의회 청문회에서 200개가 넘는 이민자 보호도시가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이민 단속을 거부했다고 증언한 바 있습니다.

또 민간 연구단체인 이민연구센터(CIS)가 지난 2015년 국토안보부의 관련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이민자 보호도시의 현황을 보면, 지난 2014년에서 2015년 9월 말까지 이민자 보호도시에서 범죄에 연루된 이민자의 구금 요청이나 신원 인계 요청을 거부한 건수는 1만7천 건에 이릅니다.

“이민자 보호도시의 역사”

이민자 보호도시는 1980년대 지역 교회들을 중심으로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중미에서 정국의 혼란과 폭력사태를 피해 많은 사람이 미국 국경을 넘었지만, 미국 정부가 이들에게 난민 지위를 주기를 꺼리자 도시나 카운티 등 지역의 교회를 중심으로 이들을 보호하는 보호도시를 만들기 시작한 거죠. 특히 이민자가 많은 도시들에서 이민자 보호도시가 더 많이 생겨났는데요. 연방 이민법이 필요이상으로 엄격하고 특히 폭력범죄가 아닌 경범죄에 연루된 경우에도 불법 체류자 신분임이 드러나면 무조건 추방하는 정책은 부당하다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이민자 보호도시는 미 전역으로 퍼져갔습니다.

현재 이민자 보호도시는 수도 워싱턴 DC와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같은 대도시, 또 플로리다 주의 팜비치 카운티와 같은 여러 카운티 등 약 300곳에 달하는데요. 캘리포니아 주와 코네티컷 주 등은 거의 모든 도시가 이민자 보호도시인데요. 캘리포니아 주는 주 차원에서 이민자 보호도시를 선언하는 방안을 고려 중입니다.

“이민자 보호도시에 대한 찬반 여론”

이민자 보호도시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좀 더 강력한 이민법을 시행해 미국에서 불법으로 거주하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주로 공화당 측에서 이런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발표는 급작스러운 것이 아닙니다.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였던 트럼프 대통령 역시 지난해 선거운동 기간 이민자 보호도시를 규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녹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이민자 보호도시에 대한 연방정부 지원금을 중단하겠다고 말한 겁니다. 이민자 보호도시 반대자들은 또한 불법 이민자들로 인한 범죄가 적지 않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지난 2015년 자료를 보면 2014년 1월부터 2015년 9월까지 월평균 1천 명 이상의 추방 대상 이민자가 지역 사법기관들로부터 석방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이민연구센터(CIS)는 미 전국의 이민자 보호도시들이 이민 당국의 구금 요청을 거부하고 석방한 추방대상 이민자 중 60% 이상이 이전에도 범죄 전력이 있고, 이들 중 58%는 중범죄 전과가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반면에 이민자 추방도시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불법 이민자들도 지역 사회에 공헌하고 있고 이들 역시 똑 같은 지역 주민으로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체류 신분으로 인해 가족과 생이별을 하거나 학교나 직장 등에서 차별받을 수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런 목소리는 주로 민주당 정치인들이 장악한 주와 도시 지역들에서 나오고 있는데요. 참고로 미국 내 불법 이민자 수는 1천1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대한 반응”

이민자 보호도시의 협조를 강제하고, 협조하지 않으면 연방 정부 지원금을 받지 못하게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대해 대부분 이민자 보호도시는 반발하고 있습니다. 람 이매뉴엘 시카고 시장은 지난 1월 25일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발표한 직후 기자회견을 하고 시카고 시는 이민자 보호도시로 남을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녹취: 람 이매뉴엘 시카고 시장]

시카고 시는 이민자들을 환영하며 이들을 보호한다는 겁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 역시 경찰과 주민사회 관계가 악화될 것이라며 반대했고, 마틴 월쉬 보스턴 시장은 합법적인 모든 수단을 동원해 위협받는 주민을 보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뉴욕이나 시카고와 같은 대도시뿐만이 아니라 중소도시 시장들 역시 트럼프 행정부에 맞서 싸우겠다고 다짐했는데요. 추방 명령에 직면한 불법 이민자들이 변호사를 고용할 수 있도록 기금 마련에 나선 도시도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따르겠다는 도시도 있는데요. 미국 동남부 플로리다 주에 있는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입니다. 이 지역은 연방 이민국이 요청할 경우, 불법 이민자들을 지역 교도소에 수감하란 지시를 내렸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자 보호도시에 대한 연방 정부 지원을 끊겠다고 밝히면서 수백만 달러를 잃을 상황에 처하자, 정책을 바꿨습니다.

사실 각 주나 지역의 정부 지원금은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중단할 수 없습니다. 대부분 연방 의회를 통해 지급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의회를 통하지 않고 연방 정부기관을 통해 주나 도시로 지급되는 지원금이 적지 않은데요. 미국 사법 통계국에 의하면 지난 2016년 한 해에만 이렇게 지급된 돈이 2억7천500만 달러 가까이 됩니다. 대부분은 인구가 많고 규모가 큰 주들이 혜택을 많이 받았는데요. 캘리포니아가 3천만 달러로 가장 많은 지원금을 받았고 텍사스와 플로리다, 뉴욕, 일리노이 주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들 지역에 연방 지원금이 중단된다면 경제적으로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국의 이민자 보호도시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김현숙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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