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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발전용량, 한국 13분의 1…"갈수록 격차 커져"


지난 2014년 미국 항공우주국 소속 위성이 동아시아 상공을 지나면서 촬영한 한반도 사진. 한국과 중국 사이에 위치한 북한이 캄캄한 바다처럼 보인다.
지난 2014년 미국 항공우주국 소속 위성이 동아시아 상공을 지나면서 촬영한 한반도 사진. 한국과 중국 사이에 위치한 북한이 캄캄한 바다처럼 보인다.

북한의 발전 용량이 한국의 13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북한의 발전 용량은 지난 10년 간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남북 간 전력 생산 차이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015년 기준 남한의 발전설비 용량은 98GW로, 7.4GW인 북한의 13배가 넘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같은 수치는 한국 통계청이 1일 공개한 남북한 발전설비 용량 비교 자료에서 나온 것으로, 남북 간 격차가 사상 최대로 벌어졌다는 평가입니다.

이런 결과는 남북한 경제력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남북 간 발전 능력이 갈수록 벌어지는 이유는 남한의 발전설비 용량은 증가하는 반면 북한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남한은 지난 2005년 62GW에서 2015년 98GW로 10년 새 57%나 늘어났지만 북한은 같은 기간 7.8GW에서 7.4GW로 줄었습니다.

남한의 경우 이 기간 화력발전이 41GW에서 64GW로 23GW 늘며 가장 많이 증가했습니다.

대체에너지가 0.15GW에서 5.6GW로, 원자력은 18GW에서 22GW로 그리고 수력은 3.9GW에서 6.4GW로 각각 늘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같은 기간 수력발전의 경우 4.8GW에서 4.4 GW로, 화력은 3.01GW에서 2.96GW로 모두 감소했습니다.

북한의 전력 수급 현황을 연구해 온 한국전기연구원 윤재영 박사입니다.

[녹취: 윤재영 박사 / 한국전기연구원 책임연구원] “설비가 줄었다는 게 실제로 설비가 없어진 게 아니고 있는 설비인데 너무 노후화돼서 사용을 못한다는 것이거든요. 발전이 안 되는 설비가 많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그 방법은 설비를 개량하거나 다시 짓거나 하는 방법인데 북한 자체적으로 해결할 능력은 없다고 봅니다.”

이와 함께 남한과 북한의 발전소를, 사용하는 연료를 기준으로 분류할 때 남한은 화력발전이 주류를 이루고 있고 북한은 수력발전의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남한의 연료별 설비 비중을 보면 석탄과 천연가스, 유류를 사용한 화력발전이 64GW로 전체의 65%를 차지했습니다. 이어 원자력이 22%, 수력이 6.6%, 풍력이나 태양광과 같은 대체에너지가 5.8%의 분포를 보였습니다.

반면 북한은 수력발전이 4.5GW로 전체의 60%를, 그리고 화력발전은 3GW로 40%를 차지했습니다.

한국전기연구원 윤재영 박사는 남북한이 연료별 분포에서 차이를 보이는 것은 한국은 경제발전을 통해 다양한 연료를 이용한 새로운 설비들을 갖추는 동안 북한은 일제시대 때 지어진 수력발전소를 지금도 그대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만큼 북한 측 설비가 노후화됐다는 것입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5년 10월 준공식이 열린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를 시찰하고 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5년 10월 준공식이 열린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를 시찰하고 있다.

한편 북한도 이 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 2013년 ‘재생 에네르기법’을 제정하고 태양광과 같은 자연 에너지를 이용한 전력 생산을 독려해 왔습니다.

한국 전기연구원 윤재영 박사입니다.

[녹취: 윤재영 박사 / 한국 전기연구원 책임연구원] “얼마 전에 중국 단둥에 다녀왔는데요, 그쪽에서 태양광을 수입하는 북한 사람들과 중국 수출상들을 만났는데 기본적으로 집 하나에 대한 에너지 공급엔 유용할 수 있는데 거기서 발생하는 에너지가 미미하기 때문에 북한 전체 전력 에너지 문제를 푸는 데 한계가 있다고 봐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연초 신년사에서 국제사회 대북 제재에 맞서 자력자강 경제노선을 천명했지만 전력난이 큰 장애물이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윤재영 박사는 북한이 전력난을 극복하려면 핵 문제를 해결하든 아니면 다른 정치적 협상을 통해서든 남한 등 외부세계와 협력하는 방안뿐이라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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