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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따라잡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지난 23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지난 23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거 운동 당시 공약했던 대로 취임 사흘 만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미국의 TPP 탈퇴가 세계 무역 시장에 몰고 올 파장에 지금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데요.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TPP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박영서 기자입니다.

“TPP 전개 과정”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rans-Pacific Partnership Agreement, TPP)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있는 12개 나라들이 추진한 자유무역협정을 말합니다.

TPP는 원래 2005년, 브루나이와 칠레, 뉴질랜드, 싱가포르, 4개국 체제로 출범했는데요. 그러다 2008년, 미국과 호주, 페루가 TPP에 가입하기 위한 협상을 벌이면서 규모가 커졌습니다. 이어 2010년에 베트남, 말레이시아, 2012년 멕시코와 캐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일본이 2013년에 참여하면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12개 나라를 하나로 묶는 다자간 경제 무역 공동체의 골격이 마련됐습니다.

하지만 각국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지루한 협상이 이어진 끝에 지난 2015년 10월에야 협상 타결을 선언할 수 있었습니다.

[녹취: TPP 합의안 서명 보도]

그리고 2016년 2월, 마침내 뉴질랜드에서 회원국 장관들이 모여 TPP 합의안 서명식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TPP 합의안이 공식 발효되기 위해서는 각국 의회의 승인이라는 한차례의 과정이 더 남아 있는데요. 현재까지 의회의 비준을 받은 나라는 일본이 유일하고요. 미국 의회는 새 행정부 출범 때까지 비준을 보류하고 있었습니다.

“TPP의 규모”

TPP 12개 회원국의 인구를 다 합치면 약 8억 명에 달하는데요. 이는 전 세계 인구의 약 12%에 달하며, 유럽연합 전체 인구를 다 합친 것보다 거의 2배에 달합니다. 또 12개 회원국의 경제 규모는 이미 전 세계 경제 규모의 40%에 달하고요, 교역량도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어, TPP가 출범하면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 지대가 만들어질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12개 회원국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60%를 차지하고 있던 미국의 탈퇴 선언으로 TPP는 지금 큰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TPP의 내용”

TPP는 회원국 간에 무역에 방해되는 요소들은 없애고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아우르는 거대한 다자간 경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된 겁니다. 이를 위해 공산품과 농산물은 물론, 지적 재산권이나 금융 ·의료 분야 등 모든 품목에 예외 없이 관세를 철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써는 모든 관세가 다 철폐된 것은 아니고, 좀 더 시간을 요구한 품목도 있습니다.

TPP는 12개 회원국 간에 환경보호, 노동자 권리, 규제 방침 등 서로 다른 기준과 자국의 정책과 국내 사정 등 복잡한 난관을 뚫고 합의안 도출에 성공함으로써 커다란 외교적 성과라는 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미국 내 지지와 반대 의견”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다른 나라들과의 무역 협정을 중시했습니다. 특히 TPP는 중국이 점점 더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위치를 재부각하려는 이른바 ‘아시아 중시 정책(pivot to Asia)’의 일환으로 오바마 전 대통령 임기 내 최대 역점 사업 가운데 하나였는데요. 오바마 전 대통령과 TPP 지지자들은 TPP가 출범하면 궁극적으로는 거대한 무역 시장을 발판 삼아 미국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더 늘고, 미국의 경제가 훨씬 더 발전하게 될 거라고 의회와 국민들을 설득했습니다.

[녹취: TPP 반대 시위자]

하지만 미국의 TPP 반대자들은 TPP 체결로 대기업들과 다른 나라만 좋아질 뿐, 수많은 미국민의 일자리가 없어지고, 중산층의 기반이 무너질 것이라며 격렬히 반대했었습니다.

[녹취: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 당시, TPP는 재앙스러운 협정이라면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TPP에서 탈퇴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는 소리 듣고 계신데요. 당시 트럼프 후보 뿐만 아니라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나 버니 샌더스 후보 역시 TPP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후 공화당이 다수인 미국 의회는 무역 협정은 차기 정부와 논의하겠다며 비준을 미뤘고요. 결국 오바마 행정부는 의회의 비준을 더 이상 추진하지 않기로 하면서 TPP 폐기는 거의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습니다.

“TPP의 장래”

TPP는 모든 국가의 비준이 완료되거나, 오는 2018년 2월까지 비준을 끝낸 회원국 적어도 6개 나라의 총 GDP가 전체 회원국 GDP의 85%가 되면 발효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전체 GDP의 60%를 차지하는 미국의 비준은 필수적이었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TPP 탈퇴를 선언하면서 미국이 빠진 TPP의 장래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현재로써는 전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습니다.

뉴질랜드를 비롯한 일부 나라는 미국이 없는 다른 대안 마련을 모색하고 있고요. 일각에서는 중국을 미국의 대안으로 거론하는 나라도 있는데요. 하지만 캐나다와 일본은 미국 없는 TPP는 의미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 싱가포르처럼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ECP)’ 참여를 저울질하는 나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다른 자유무역협정, TTIP”

TTP와 이름이 비슷해 가끔 혼동하는 경우도 있는 TTIP(Transatlantic Trade and Investment Partnership)는 미국과 유럽연합 사이에 체결을 추진하고 있는 자유무역협정으로, 정식 명칭은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입니다.

미국과 유럽연합은 지난 2013년부터 TTIP 협상을 진행해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퇴임하기 전인 올 1월까지는 마무리한다는 목표로 추진해왔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TTP는 물론 TTIP에도 부정적일 뿐만 아니라, 유럽연합을 주도하고 있는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마저 지난해 11월 TTIP 협상 포기를 발표해 사실상 물 건너간 게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TPP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지금까지 박영서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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