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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쿠바 불법이민자 특혜 폐지…중국 '타이완 고립' 공세


왕이(왼쪽) 중국 외교부장과 무하마두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이 지난 11일 나이지리아 수도 아부자의 대통령궁에서 환담 후 악수하고 있다.
왕이(왼쪽) 중국 외교부장과 무하마두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이 지난 11일 나이지리아 수도 아부자의 대통령궁에서 환담 후 악수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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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그 동안 쿠바 출신 불법 이민자들이 합법적으로 미국에 머물 수 있도록 해준 특혜가 폐지됐습니다. 다음주 물러나는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 조치가 확고하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이 같은 결단을 내린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해석하고 있는데요. 자세한 사정 들여다 보겠습니다. 중국 외교장관이 아프리카에서, 타이완 총통이 중남미에서, 외교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 자세히 살펴보겠고요. 이어서, 남북으로 분단된 유럽의 섬나라 키프로스의 통일을 위한 평화협상이 유엔 중재로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그 동안 쿠바출신 불법이민자들에 주던 특혜를 폐지했다고요?

기자) 네. 쿠바인들이 미국 비자가 없어도, 일단 미국 땅을 밟기만 하면 합법적으로 머물 수 있고, 1년 만에 영주권 신청에 이어, 나아가 시민권 취득까지 가능하게 해주던 특별 이민정책을 폐지한다고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어제(12일) 성명을 통해 발표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에서 “미국에 불법 입국을 시도하는 쿠바인 가운데 인도적 구제 조건을 갖추지 못한 사람은 송환될 것”이라고 밝히고, 앞으로 “쿠바 출신 이민자들도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과 똑같은 대우를 받는 것으로, 이 같은 조치는 즉시 발효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조치는 쿠바 정부에서도 동시 성명을 통해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폐지된 쿠바 출신 이민자들에 대한 특혜, 자세히 살펴볼까요?

기자) 쿠바 공산혁명 이후 1960년대부터 배를 타고 쿠바를 탈출해 미국으로 건너오는 난민이 해마다 발생했는데요. 지난 1995년 빌 클린턴 대통령이 개방적인 이민정책을 진행하면서, 쿠바인들에게 특혜를 주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으로 망명하려던 쿠바인이 바다 위에서 붙잡히면 본국으로 돌아가야 되지만, 일단 미국 땅에 내리는 데 성공하면 미국 정부 보호 아래 합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겁니다. 바다에서 잡히면 송환되고, 땅에 내리면 머물러 살 수 있는 것이어서, ‘젖은 발, 마른 발’ 정책이라고도 불렸습니다.

진행자) 쿠바인들은 미국에 밀입국해도 문제가 없었던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적합한 비자 없이 미국에 들어오거나 머무는 것을 미 이민당국은 ‘밀입국’, ‘불법체류’라고 규정하는데요. 쿠바인들에게는 애초에 이런 개념을 적용하지 않고, 미국에 들어오기만 하면 합법적으로 거주할 특권을 부여한 겁니다. 그 동안 이 조치를 통해서 미국 대륙 가장 남쪽에 자리잡은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일대에 대규모 쿠바 이민자 사회가 형성됐고요, 쿠바 출신 야구선수들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는 발판이 되기도 했습니다. 국토안보부 통계를 보면, 지난해에만 쿠바인 5만5천여명이 미국에 들어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에 오바마 대통령이 쿠바인들에 대한 특혜를 폐지한 배경이 뭔가요?

기자) 임기중 꾸준히 쿠바와의 외교관계 정상화 작업을 진행해온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다음 주 퇴임을 앞두고 마지막 단계로 이번 조치를 취한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산혁명 이후 반세기 넘게 이어져온 미국과 쿠바의 적대관계를 끝내고, 지난 2015년 국교를 정상화했습니다. 양국이 대사관까지 다시 열었고, 민항기가 오가기 시작하면서 교류가 확대되는 중인데요. 이번 조치를 통해 쿠바와의 관계를 더욱 확실하게 다져놓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쿠바인들에 대한 이민 특혜가 불법이민을 부추기고 전문인력을 빼간다면서, 그 동안 쿠바 정부가 시정을 요구해왔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 임기가 오는 20일 도널드 트럼프 차기 대통령 취임식까지 불과 일주일 정도 남았는데, 중요한 조치를 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 미국 정치권에서는 이른바 ‘오바마의 유산’, 다시 말해, 오바마 대통령의 대표적인 업적으로 꼽히는 정책들을 도널드 트럼프 차기 대통령과 공화당 행정부가 다시 뒤집는 조치가 예상되고 있는데요. 전국민 의료보험정책인 ‘오바마케어’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측이 부정적으로 보는 대표적인 ‘오바마의 유산’ 가운데 하나가 바로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입니다. 트럼프 당선인 측은 쿠바와의 국교를 다시 끊겠다고 밝힌 적도 있기 때문에, 오마바 행정부가 다시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쿠바와의 관계를 진전시킬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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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중국과 타이완의 외교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이번주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은 아프리카 국가들을 순방하고, 타이완의 차이잉원 총통은 중남미 나라들을 돌아보는 중인데요. 중국 측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워 타이완의 독자적인 외교행보를 억압하는 반면, 타이완 당국은 중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독립국가로 자리매김하려는 움직임을 활발하게 보이고 있는 터라, 각 나라들을 각자 ‘우군’으로 끌어들이려는 경쟁이 활발하게 진행됐습니다.

진행자) 먼저, 중국은 아프리카에서 성과를 거둔 모양새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어제(12일)까지 엿새동안 마다가스카르와 콩고, 탄자니아, 잠비아, 그리고 나이지리아를 방문했는데요. 나이지리아 정부가 어제(12일) 타이완과의 관계를 낮추는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나이지리아 당국은 수도 아부자에 있는 타이완 무역대표부 사무소를 폐쇄하고, 규모를 줄여 상업도시 라고스로 이전하라고 통보했습니다. 이번 조치는 이날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조프리 오녜아마 나이지리아 외교장관의 공동회견에서도 발표됐는데요, 오녜아마 장관은 회견에서 “우리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타이완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외신들은 독자적 외교노력을 펼치는 타이완의 고립을 가속화하는 것이라고 이번 조치를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수도에 있는 무역대표부를 폐쇄하는 것 말고도, 타이완 측이 받는 불이익이 많다고요?

기자) 네. 이번 조치에 따라 타이완 공무원들은 나이지리아로 출입국할 때 마다 당국의 별도 허가를 받아야 하고요. 나이지리아 내에서‘중화민국’이나 ‘타이완’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없고, 중국에 속한 지역 대표로 활동해야 합니다. 나이지리아는 지난 1971년 중국과 수교한 뒤 타이완과 대사급 외교관계를 중단했는데, 이번에 관계를 더 격하한겁니다.

진행자) 이번 조치에 대해 타이완 측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타이완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날 타이완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나이지리아 측의 이번 조치가 중국 정부의 “비이성적이고, 자의적이며 잔인한 술책”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이번 나이지리아 방문에서 400억 달러 규모 경제협력 사업을 약속했는데요, 타이완 집권당 민진당의 차이스잉 당무위원은 “중국이 돈을 이용한 외교공세를 펼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나이지리아 외에도, 아프리카 국가들이 속속 중국과 손을 잡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에는 또 다른 아프리카 국가인 상투메 프린시페가 타이완과 단교를 발표하고, 중국과 전격 수교했는데요.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베이징에서 진행한 수교 발표 회견에서 “세계에는 ‘하나의 중국’만 존재하며 타이완은 중국 영토의 일부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의 차이잉원 총통은 중남미 국가들은 순방중이죠?

기자) 네.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은 이번주 엘살바도르와 니카라과, 온두라스, 과테말라를 비롯한 중남미 일대 수교국들을 둘러보고 있는데요. 일부 국가들이 중국의 영향력 때문에 타이완과 단교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따라, 이들과의 관계를 붙잡아 놓으려는 차원에서 진행된 순방 일정이라고 외신들은 전했습니다. 이들 국가 정상들은 차이 총통과의 회담을 통해 타이완과의 대사급 외교 관계를 재확인했습니다. 차이 총통은 오늘(13일) 순방 일정을 모두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를 경유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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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남북으로 분단된 키프로스를 통일시키기 위한 회담이 유엔중재로 진행중이라고요?

기자) 네. 키프로스는 유럽에 있는 지중해의 작은 섬나라인데요. 영국의 식민지였다가 1960년 독립했지만, 그리스계와 터키계로 나뉜 곳입니다. 그러다가 1974년 터키군이 북쪽 영토를 점령하면서 남북 분단국이 됐는데요. 남키프로스와 북키프로스 사이에는 무력 충돌을 막기위해, 한반도의 비무장지대(DMZ)와 같은 '유엔완충지대'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달 새로운 유엔 사무총장으로 취임한 안토니우 구테흐스 총장이 키프로스 평화회담에 열의를 보이면서, 스위스 제네바에서 대화를 직접 주재하는 데 따라, 궁극적으로 협상이 타결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진행자) 회담은 어떻게 진행중인가요?

기자) 분단 당사국들를 포함해,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과 니코스 코치아스 그리스 외무장관,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 등 역사적으로 키프로스와 관련된 국가들의 외무장관도 후견국 자격으로 회담에 참석했는데요. 터키계인 북측이 영토 일부를 그리스계 남측에 넘기는 안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고요, 이를 통해 연방제 통일 국가로 가는 목표를 회담 당사자들은 세워놓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의견차가 심한 쟁점도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터키군 3만여 병력이 통일 후에도 북쪽에 계속 주둔해야하는 지 문제가 쟁점 가운데 하나인데요, 회담에서 철군 문제가 대두되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방송을 통해 "완전한 철군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거부했습니다. 이같은 쟁점 때문에 어제(12일)까지 진행된 회담은 일단 결렬됐지만, 이달 중으로 실무 접촉이 다시 진행될 것이라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밝혔는데요, 유엔 측은 이날 제네바에서 진행한 회견에서 "대화에 상당한 진척이 있었다"고 밝히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향후 실무 접촉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영국의 BBC방송은 "협상이 결정적 국면에 도달했다"고 전하면서, "타결되면 양측은 올해 안에 '통일국가 협상안'을 놓고 각각 국민 투표를 실시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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