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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산타 복장' 총기 테러…중국 항공모함 남중국해 훈련


2일 터키 이스탄불 나이트클럽 총기난사 테러 희생자 영결식에서 유족과 친지들이 오열하고 있다.
2일 터키 이스탄불 나이트클럽 총기난사 테러 희생자 영결식에서 유족과 친지들이 오열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종수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지난해 6월 쿠데타를 진압한 이후 정치·사회적인 불안정이 이어졌던 터키에서 크고 작은 테러가 끊이지 않았는데요. 새해 벽두부터 최대도시 이스탄불의 유흥시설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외국인 16명을 포함해 39명이 숨지고 69명이 다쳤습니다. 자세한 내용 들여다보겠습니다. 남중국해에서 중국군 항공모함이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미국이 이에 맞서 항공모함 선단을 긴급 발진시키면서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 살펴보겠습니다. 타이완의 차이잉원 총통이 오는 주말 남미 순방 길에 미국에 들를 예정인데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과 만날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진행자) 새해 첫 날 터키에서 총기난사 테러가 일어났군요?

기자) 네. 어제(1일) 새벽 터키 최대 도시 이스탄불의 ‘레이나 클럽’이라는 유흥시설에서 괴한이 무차별 총격을 가해, 지금까지 확인된 인명 피해가 사망 39명, 부상 69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당시 현장에서는 새해맞이 모임이 열리고 있었고요, 총기를 난사한 범인은 연말연시를 기념하는 ‘산타클로스’ 복장을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터키 당국은 초동수사 직후 테러로 결론지었고요. 베기르 아즈닥 터키 법무장관은 “테러분자들의 공격으로 숨진 시민들에게 신의 자비가 함께 할 것이다. 테러는 우리를 무너뜨릴 수 없다”는 글을 인터넷 사회연결망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진행자) 누가 이런 일을 저지른 건가요?

기자) 당국은 공격 배후를 정확히 확인하지 못했는데요. 방금 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IL이 성명을 통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습니다. ISIL은 성명에서 “우리의 영웅적인 전사가 기독교인들이 배교자의 휴일을 기념하는 유명 나이트클럽을 강타했다”고 밝혔습니다. 성탄절을 비롯한 연말연시와 서양력에 의한 새해를 기념하는 일이 ‘배교행위’여서, 이슬람 극단주의 전사가 응징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터키에서는 지난 한 해 동안 크고 작은 테러가 끊이지 않았잖아요?

기자) 맞습니다. 터키에서는 지난 한 해 동안 확인된 주요 공격 사례만 15차례에 이르고요, 이 와중에 260명이 숨졌습니다. 최근에도 눈에 띄는 공격 행위가 이어졌는데요. 지난달 이스탄불 축구경기장 인근에서 연쇄 폭탄테러가 발생해 39명이 사망하고 154명이 다쳤습니다. 일주일 뒤에는 중부 도시 카이세리에서 군인들이 탄 버스가 폭탄공격을 받아 13명이 숨지고 56명이 부상당했습니다. 최근 두 가지 사건은 쿠르드계 분리주의 무장조직 ‘쿠르드노동자당(PKK)’의 소행인 것으로 터키 당국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터키에서 왜 테러공격이 잇따르는 거죠?

기자) 조금 전 말씀 드린 쿠르드족은 터키 당국과 끊임없이 갈등을 빚고 있는 소수민족입니다. 터키 정부는 지난해 8월, 내전 중인 이웃나라 시리아에 지상군을 파병하기도 했는데요. 현지에서 정부군과 싸우면서 입지를 넓히고 있는 쿠르드 민병대를 토벌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터키 남쪽과 시리아 북쪽 국경이 맞닿아 있는데요. 쿠르드계 분리주의 무장조직은 최근 터키 남부 치안시설을 꾸준히 공격하다가, 도시 지역으로까지 활동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쿠르드족은 이라크와 시리아, 터키 일부 지역에 걸쳐 살고 있는 소수민족인데요. 온전한 영토를 보전받아 독립국가를 이루는 것이 쿠르드족의 숙원이지만, 현재 이라크 일부에서만 자치권을 보장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쿠르드족과 함께 ISIL의 공격도 계속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이스탄불 총기 난사 사건의 배후를 주장한 ISIL은 지난해 6월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벌여 44명의 희생자를 냈고요, 두 달 뒤에는 남동부 가지안테프 결혼식장에서 같은 방법으로 13명을 숨지게 했습니다. 최근 몇년동안 유럽과 아프리카 일대에서 테러 행위를 일삼고 있는 ISIL의 근거지가 터키의 이웃나라 시리아와 이라크 일부 지역인데요. 최근 미국을 비롯한 서방이 지원하는 이라크 군의 ISIL 격퇴작전이 전과를 올리면서, 이라크 내부 점령지역이 빠른 속도로 축소되자 ISIL이 인근 터키를 공격하는 빈도를 늘리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진행자) 쿠르드족과 ISIL의 공격이 이어지면서 터키의 경제가 흔들릴 정도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에 자리잡고 있는 터키에는 독특한 문화적 전통이 보존된 관광명소가 많은데요. 지난해 6월 실패한 쿠데타 이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정부가 대대적인 배후세력 숙청을 진행하면서 정치· 사회적인 혼란이 일어나는 와중에, 테러 공격까지 이어져 관광객이 급감하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 신문과 영국 `BBC방송' 등이 전했습니다. 실제로 미 국무부는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터키 여행경보를 발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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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남중국해에서 중국 군 항공모함이 훈련을 실시했다고요?

기자) 네. 새해 첫 날인 어제(1일), 중국 최초의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이 이끄는 선단이 남중국해 일대에서 훈련을 시작했다고 관영 `CCTV'가 보도했습니다. 랴오닝함의 움직임은 최근 아시아태평양 지역 안보전문가들 사이에서 가장 주목받는 현안 중 하나였는데요. 랴오닝함이 지난달 한반도 인근 서해로 진출했을 때는 주한미군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시위성 기동으로 해석되기도 했습니다. 랴오닝함은 이후 동중국해로 나갔다가 서태평양을 거쳐 이번에 남중국해에서 훈련을 실시하기에 이른 겁니다.

진행자) 항공모함이 남중국해에서 훈련하는 장면을 중국 관영방송이 상세히 보도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관영 `CCTV'는 어제(1일) 저녁 방영한 ‘군사보도’ 순서를 통해 랴오닝함과 구축함 여러 척으로 편성된 항공모함 선단이 첨단 ‘젠15’ 전투기와 함재 헬리콥터들을 싣고 남중국해에서 훈련하는 장면을 보여줬는데요. 젠15 전투기들이 항공모함에서 뜨고 내리는 장면은 처음 공개됐습니다. 위찬웨이 랴오닝함 부함장은 방송에서 “2017년 새해에는 항공모함 선단의 전투력을 전면적으로 제고하는 목표에 따라 훈련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군사전문 매체들은 도널드 트럼프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중국이 미국을 상대로 분쟁지역에서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남중국해는 중국과 이웃나라들의 영유권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곳이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과 필리핀, 타이완 사이에 있는 바다인 남중국해의 거의 대부분 해역에 대해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이웃나라들과 갈등을 빚어왔는데요. 지난해 7월,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기구인 상설중재재판소(PCA)가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무효로 판결했지만, 중국 측은 이 판결을 무시하고 남중국해에 무인도를 만들고 군사훈련을 실시해왔습니다. 무인도에는 중국이 군사시설 건립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고요, 지난달에는 미사일 방어체계까지 만들고 있는 사실이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됐습니다.

진행자) 이웃나라들과 미국은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인정하지 않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상설중재재판소가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배격한 것처럼, 국제사회에서는 남중국해 일대에서의 중국의 활동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남아시아 인근 일부 친중국 국가들은 중국의 영유권 주장에 동조하고 있기도 한데요. 미국은 국무부와 국방부를 비롯한 관계 당국자들의 성명 등을 통해 남중국해 일대에서 중국의 ‘도발적 행위’들을 경고해왔고요, 남중국해 주요 지점에 해군 전함을 파견해 통행하게 하는 ‘항행의 자유’ 작전 등을 꾸준히 수행하면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무력화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남중국해에 항공모함까지 파견했는데, 미국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도 이 해역에 항공모함 전단을 긴급 발진시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동태평양 인근에 머물던 미 해군 항공모함 ‘칼빈슨’함 제1항모 전단이 며칠 안에 남중국해 일대에 진입할 전망입니다. 또한 미국은 남중국해 일대에 자주포나 곡사포 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의 군사전문 매체 ‘내셔널 인터레스트’는 미 국방부가 중국 군의 로켓과 순항미사일 등을 요격할 수 있는 ‘M109’ 팔라딘 자주포나 ‘M777’ 155㎜ 견인곡사포 부대를 남중국해에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미 육군은 300㎞ 거리의 목표물을 타격해 무력화시킬 수 있는 전술 지대지미사일(ATACMS) 체계를 개량해 남중국해에 배치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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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타이완의 차이잉원 총통이 미국에서 일정을 가진다고요?

기자) 네.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이 오는 7일부터 9일 간 일정으로 니카라과와 온두라스,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등 중미지역 4개국을 순방할 예정인데요. 일정 중에 미국을 들를 예정이라고 타이완 총통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했습니다. 차이 총통이 이들 남미국가로 향하는 길에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을 경유하고, 귀국하는 길에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를 거쳐가는 계획을 잡았다고 총통부 측은 밝혔습니다. 총통부 측은 차이 총통이 미국에 들를 때 “기존 관례대로 타이완 교민들을 만나고 타이완계 기업들을 방문해 격려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중국 정부는 앞서, 차이 총통의 미국 경유를 허용하지 말 것을 미국 정측에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타이완 총통의 미국 경유가 실현된 건데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만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는 20일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과 타이완을 통틀어 대표하는 것은 본토의 중국 정부 하나 뿐이라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그동안 미국과 타이완 정상이 직접 접촉한 일이 없었던 관례를 깨고, 지난달 초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과 전화통화를 했는데요. 미국이 중국과 수교하면서 타이완과의 외교관계를 끊은 지 37년만의 일이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후 방송 인터뷰를 통해 ‘하나의 중국’ 원칙에 얽매여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고 밝혔고요. 중국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이렇게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의 대중국 정책 방향을 전환하는 듯한 행보를 보임에 따라, 곧 미국에 들르는 차이 총통을 직접 만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실제로 만날 가능성이 있습니까?

기자)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달 31일 기자들로부터 이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한번 두고 보자”고 말했습니다.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을 만나겠다, 만나지 않겠다 잘라 말하지 않고 여지를 둔 건데요. `로이터 통신'은 트럼트 당선인이 차이잉원 총통과 전격 회동할 가능성을 높인 발언이라고 봤습니다. 하지만, 미국 내 중국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차이 총통을 직접 만날 경우 중국이 외교적ㆍ군사적 보복에 나서며 미·중 관계에 파란이 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들의 만남이 실제 성사될 가능성을 낮게 보고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오종수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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