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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러시아 외교관 35명 추방...'40만명 사망' 시리아 휴전 진통


Parachutists jump from a plane near Groesbeek, Netherlands as part of commemorations marking the 75th anniversary of Operation Market Garden, an ultimately unsuccessful airborne and land offensive that Allied leaders hoped would bring a swift end to World War II.
Parachutists jump from a plane near Groesbeek, Netherlands as part of commemorations marking the 75th anniversary of Operation Market Garden, an ultimately unsuccessful airborne and land offensive that Allied leaders hoped would bring a swift end to World War II.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가 러시아 외교관 35명을 추방시켰습니다. 지난 대통령선거에 러시아가 해킹을 통해 개입한 사건에 대해 보복조치를 단행한 건데요. 러시아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양국 관계에 긴장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정 들여다보겠습니다. 6년동안 40만명이 사망한 시리아 내전에 깊숙이 관여해온 러시아와 터키가 시리아 전역에서 휴전에 합의했었는데요. 어제(29일) 자정부터 발효하기로 했지만, 충돌이 이어지면서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어서, 중국이 내년 1월과 2월 한국으로 관광객을 실어나르는 전세 비행기 편성을 불허했다는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서른명이 넘는 러시아 외교관들을 추방했다고요?

기자) 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어제(29일) 러시아 외교관 35명을 추방하고, 미국 내 러시아 공관 산하 시설 2곳을 폐쇄하는 한편, 러시아 정보기관들을 ‘미국의 위협’으로 지정하고, 이와 관련된 사람들과 기관에 경제 제재를 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습니다. 러시아 당국이 지난 미국 대통령선거에 ‘해킹’, 그러니까 전산망에 불법 침투하는 방법으로 개입한 사건에 대해 보복 조치를 단행한 건데요. 미국 정부는 특히 제재 대상인 사람들을 형사 기소, 다시 말해, 재판에 넘겨 처벌받게 하는 방안까지 검토했지만, 아직 충분한 준비가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외교관 추방, 공관 시설 폐쇄, 그리고 경제 제재. 러시아의 대선개입에 대한 3가지 보복조치의 자세한 내용 들여다 볼까요?

기자) 일단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관 소속 외교관 35명이 이번 주말 내로 미국을 떠나야하는데요. 추방대상 외교관들의 명단은 미국 정부가 어제(29일) 러시아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미국 수도 워싱턴 DC 인근 메릴랜드 주에 있는 1곳과, 뉴욕 유엔본부 인근에 있는 1곳 등 러시아 외교시설 2곳이 폐쇄됩니다. 이와 동시에 미국 정부는 러시아연방보안국(FSB)와 러시아군 총정보국(GRU)을 ‘미국의 위협’으로 지정하고, 특히 GRU의 발렌티노비치 코로보프 국장, 세르게이 알렉산드로비치 기주노프 부국장 등 지휘부에 직접 제재를 가했고요. FSB와 GRU에 해킹기술을 제공한 ‘특별기술센터’, ‘조르시큐리티’, ‘데이터가공시스템전문가협회’ 등 단체 3곳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금융 접근을 차단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러시아에 대해서 이렇게 강경한 조치를 취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최근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러시아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시키기 위해 민주당전국위원회(DNC) 등을 해킹했다고 결론 내린 바 있습니다. 폭로전문 인터넷사이트 ‘위키리크스’가 민주당 전국위 관계자들의 이메일을 해킹해 공개한 일에 러시아 정보기관들이 협력했다는건데요. 이후 미국 정부는 다각적인 보복 조치를 예고해왔습니다. 이렇게 초강경 조치를 진행하는 것은, 러시아의 해킹 행위 정도가 미국의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라고 당국은 설명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어제(29일) 행정명령을 발표하면서, “우리의 동맹들도 러시아의 민주주의 간섭에 반대해야한다”고 우방국들의 협력을 촉구하는 한편, “러시아 최고위층의 지시로 해킹이 이뤄졌다”고 말해, 사실상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이번 사태의 책임자로 지목했습니다.

진행자) 추가적인 보복 조치도 있을 거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으로 사태 추이를 봐가며 추가 조치를 이어가겠다고 했는데요, 러시아 측이 미국에 한 것과 같이, 러시아 전산망을 공격하는 ‘사이버 보복’ 등도 포함 될 가능성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러시아 당국이 해킹을 통해 대선에 개입한 증거를 내놨습니까?

기자) 오바마 대통령이 행정 명령을 발동한 어제(29일) 미 연방수사국(FBI)과 국토안보부는 러시아 해킹단체의 전략과 배후조직 등을 설명한 합동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보고서는 러시아 해킹단체인 ‘팬시 베어’와 ‘코지 베어’가 ‘스피어피싱’(표적 공격)을 통해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 측 존 포데스타 선거대책본부장의 이메일을 해킹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팬시베어와 코지베어를 배후에서 움직인 조직이 러시아연방보안국(FSB)과 러시아군 총정보국(GRU)이라는 게 보고서의 결론인데요. 특히 옛 소련의 악명 높은 정보기관인 'KGB', 국가보안위원회를 계승한 FSB는 지난해 중순부터 1천명 이상에게 악성코드 감염 링크가 포함된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FSB는 러시아 대통령 직속기관입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 신문은 “러시아 정부가 2012년부터 사이버전쟁을 수행할 민간 프로그래머들을 대거 모집해왔다”고 이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러시아는 미국이 주장하는 대선개입은 사실 무근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미국 정부의 이번 조치에 대한 맞대응은 일단 유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앞서 러시아 외무부는 미국 외교관 35명을 추방하는 방법으로 맞대응 할 것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건의했는데요.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이를 거부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의 이번 조처에 대해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를 훼손하려는 도발적 행위로 본다”고 비난했지만 미국 외교관들을 추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분명히 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다음달 20일 출범하는 트럼프 새 행정부의 정책에 기초해 양국의 관계 개선을 위한 추가 조처를 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당장 어떤 대응을 하지는 않겠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무책임한 이른바 '부엌 외교'를 벌일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는데요. 푸틴 대통령이 말한 '부엌 외교'란 한마디로 시끄럽게 싸움이나 일삼는 격 떨어지는 행동을 의미합니다. 푸틴 대통령은 나아가 연말연시에 미국의 외교관들과 가족이 러시아에 있는 휴양지를 이용하는 것을 금지하지도 않을 것이고, 오히려 미국 외교관 자녀들을 크렘린 궁의 새해맞이 행사에 초청한다고 말했는데요. 푸틴 대통령의 이런 반응에 대해,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집권하면, 미국의 대 러시아 외교 노선이 우호적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고 기다리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양국 관계가 이렇게 악화되는데 대해서, 중국이 입장을 내놨다고요?

기자) 네. 중국 정부는 미국과 러시아 양측이 대화를 통해 갈등을 풀길 바란다고 촉구했습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오늘(30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과 러시아는 중요한 영향력을 지닌 대국으로, 세계 평화와 발전을 촉진하는 데 막대한 책임을 갖고 있다”고 밝히고, “우리는 두 나라가 우호적인 협상을 통해 갈등을 적절하게 해결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앞서 이야기가 나왔던것 처럼, 이제 3주 뒤면 미국에서 새 정부가 출범하는데, 이 일이 잘 풀릴까요?

기자) 미국에서 차기 정부가 출범하면, 지금의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 상황이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중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줄곧 러시아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여왔기 때문인데요. 트럼프 당선인은 또,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에 대해서도 그다지 심각하게 다룰 문제가 아니라는 태도를 나타내왔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1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대선개입 논란에 대해 “우스운 이야기다. 나는 그런 일이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선거에서 패배한 민주당 측의) 또 다른 변명”이라고 일축했습니다. 미 중앙정보국(CIA)이 러시아의 대선 개입을 사실로 결론지은 뒤로는, “이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다. 우리는 우리의 삶을 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보복 조치에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는데요. 이와 관련해 정보 당국의 보고를 듣겠다고만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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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6년 가까이 내전이 벌어지고 있는 시리아 전역에서 휴전이 발효됐다고요?

기자) 네. 시리아 내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러시아와 터키 정부가 지난 수요일(28일) 시리아 전역을 대상으로 한 휴전에 합의했는데요. 러시아가 지원하는 시리아 정부군과 터키가 지원하는 반군세력이 시리아 전역에서 어제(29일) 자정, 그러니까 오늘(30일) 0시부터 교전을 멈추는 방식으로 휴전이 발효됐습니다. 앞서 러시아와 터키 양측은 미국을 비롯한 시리아 내전 휴전 중재 당사국들에게 휴전 합의를 통보했고요, 미국은 어제(29일) 국무부 성명을 통해 환영 입장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휴전합의가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와 터키 양측은 휴전안에서, 테러집단에 대한 공격은 휴전적용 대상 행위에서 제외한다고 했는데요. 어떤 단체들을 테러집단으로 볼 것인지 명확하게 정해놓지 않은 점이 불완전한 요소로 꼽혔습니다. 실제로 오늘(30일) 러시아군이 최근 4년동안 가장 격렬한 전투가 이어져온 북부도시 알레포에서 불과 40㎞ 떨어진 알바브를 공습했는데요. 이곳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IL 점령지라는 명분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9월 알레포 주거지역 공습 직후 구급차로 옮겨진 5세 어린이 옴란 다크니시.
지난 9월 알레포 주거지역 공습 직후 구급차로 옮겨진 5세 어린이 옴란 다크니시.

진행자) 시리아 내전 현황을 짚어보고 넘어가죠.

기자) 2011년 초부터 시리아 주요도시에서 6년 가까이 이어진 내전으로 지금까지 유엔 추정 40만명이 숨졌습니다. 무력 충돌을 피해 시리아를 떠난 난민이 480만명이 넘고요, 시리아 내에서 피난민이 된 사람은 630만명이나 됩니다. 이재민만 1천200만명 가량 되는거죠. 폐허로 변한 시리아의 모습은 최근 많은 언론들을 통해서도 소개됐는데요. 특히 알레포 일대 민간인 시설물에 대한 공습 와중에 얼굴이 피투성이가 된 5살 소년의 사진은, 전쟁의 참상을 단적으로 표현하는 장면으로, 연말 세계 주요 매체들이 ‘올해의 사진’ 가운데 하나로 꼽고 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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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중국 당국이 새해 초 한국으로 가는 관광객들을 실어 나를 전세기를 불허했다고요?

기자) 네. 오늘(30일) 중국 민항국이 내년 1~2월 한국으로 가는 부정기편 전세 비행기 운항을 전격 불허했습니다. 민항국은 전세기 운항 불허 사유에 대해 명확히 이유를 밝히지 않았는데요. 이 기간은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을 맞은 관광객 수요가 몰리는 때이기 때문에, 벌써부터 내년 한국행 중국인 관광객 수가 20%가량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현지 매체를 통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당국이 이유를 밝히지 않았어도, 전세기를 띄우지 못하게 하는 배경이 있을 것 아닙니까?

기자) 한국행 관광객을 모집하는 중국 여행업계는,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결정에 대해, 한국 연예인들의 중국 활동을 제한하는 ‘한한령’으로 암묵적인 보복을 진행해온 당국이, 그 연장선에서 이번 결정을 내린 것으로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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