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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트럭테러' 용의자 사살…중국 "대미관계 불확실성 커져"


23일 이탈리아 경찰이 베를린 트럭테러 용의자 아니스 암리를 사살한 밀라노 인근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작은 사진은 사망한 암리.
23일 이탈리아 경찰이 베를린 트럭테러 용의자 아니스 암리를 사살한 밀라노 인근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작은 사진은 사망한 암리.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얼마전 성탄절 장터가 서있던 독일 베를린 시내 유명 관광지로 대형트럭이 돌진해 60여명의 사상자를 낸 테러 공격이 있었는데요, 용의자가 이탈리아 경찰에 사살됐습니다. 호주에서도 테러 공격을 모의하던 일당이 붙잡혔는데요, 서방 각국이 연말연시 테러대비에 비상이 걸린 소식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올 한해를 결산하는 회견에서 “미국과의 관계에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면서, “내년에는 굳건한 신념을 갖고 중국 특색의 대국외교를 하겠다”고 말했는데요, 자세한 내용 들여다보겠습니다. 이어서, 최근 2년동안 전세계에서 1만 2천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에볼라’ 바이러스를 완치할 수 있는 백신이 개발됐다는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이탈리아에서 테러용의자가 사살된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네. 지난 월요일(19일) 오후 성탄절 장이 서있던 베를린 시내 브라이트샤이트 광장을 대형 트럭이 덮쳐, 최소한 12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다친 일이 있었는데요. 사건 직후 현장 인근에서 붙잡혔던 파키스탄 난민 출신 용의자는 범인이 아닌 것으로 확인돼 풀려났습니다. 그런데 오늘 (23일) 새벽 이탈리아 밀라노 인근에서 이 사건 용의자가 경찰의 총격을 받아 숨졌습니다. 마르코 민니티 이탈리아 내무장관은 로마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사살된 사람은 의심할 여지없이 베를린 테러 용의자로 지목된 아니스 암리가 맞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독일에서 일어난 테러사건 용의자가 어떻게 이탈리아에서 사살 된거죠?

기자) 독일과 이탈리아 모두 유럽연합(EU) 회원국이어서, 특별한 제한 없이 국경을 자유롭게 통과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밀란노는 이탈리아 반도 북쪽 끝에 있어서, 독일에서 오스트리아나 스위스만 지나면 바로 닿을 수 있는 거리입니다. 이탈리아 당국은 사살된 용의자의 이동경로나 최근 행적 등을 공개하진 않았는데요. 안사통신을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수사당국이 자세한 정보를 모으고 있는 중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테러가 발생했던 독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암리는 튀니지 출신 난민인데요. 원래 이탈리아에서 생활하다가 학교에 불을 질러 복역한 뒤, 지난해 6월 독일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럼, 사살된 ‘아니스 암리’라는 인물이 어떤 동기에서 범행을 했는지도, 아직 밝혀내야 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지난 수요일(21)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IL의 선전매체인 ‘아마크통신’이 베를린 트럭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이탈리아 수사당국도, 사살된 암리가 ISIL 대원이거나, 최소한 ISIL에 동조하는 인물일 가능성을 놓고 수사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 AP통신은 암리가 ISIL이 세운 회사의 직원이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트럭테러’가 새로운 공격 유형으로 자리잡는다는 우려가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이번 베를린 사건을 다시 설명해 드리면요. 서방에서 가장 중요한 명절 가운데 하나인 성탄절 장터로 붐비는 곳에, 대형 트럭을 몰고가 많은 사람을 죽거나 다치게 한 테러행위였습니다. 이런 일이 몇달 전에도 있었는데요. 지난 7월 14일 프랑스대혁명 기념일을 맞아 남부 해안도시 니스의 행사장에 트럭이 덮쳐 84명이 사망한 사건이었습니다. 이 사건은 ISIL의 소행으로 확인됐는데요, ISIL은 얼마전부터 인터넷에 올린 선전·선동용 게시물 등을 통해, “폭탄이나 총기가 아니어도 공격할 수 있는 도구는 주변에 많다. 큰 자동차로 사람들을 덮치거나 다른 방법을 사용해도 좋다”면서, 추종자들에게 테러 공격을 부추기는 중입니다.

진행자) ‘사람이 많이 모인 곳을 덮쳐라,’ 이렇게 선동하는 건데, 서방사회는 성탄절과 연말연시 행사가 몰린 때라서 테러대비에 비상이 걸렸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실제로 서방 각국에서 연말연시 행사를 노린 테러 계획이 포착된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오늘(23일) 호주 제2도시 멜버른 번화가에서 동시다발 테러를 모의한 일당 7명이 체포됐다고 현지 경찰이 발표했습니다. 그레이엄 애시턴 빅토리아주 경찰청장은 “이들이 계획을 실제 행동에 옮겼다면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다”면서, “연말연시 테러 대응 태세를 한단계 높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유럽 각국에서도 테러모의를 사전에 적발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요?

기자) 네. 트럭테러가 발생한 독일에서는 오늘(23일) 오베르하우젠에 있는 대형 상가 공격을 모의하던 코소보 난민 출신 형제가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또한 영국 대테러 당국은 지난주, 역시 대형 상가 공격 계획을 세우던 6명을 테러모의 혐의로 붙잡은 것으로 오늘(23일) 영국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고요. 벨기에에서도 성탄절 행사장을 노리고 사제 폭발물을 비롯한 살상도구를 만들던 10명이 지난주 체포됐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도 테러 대비에 한창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국무부는 최근 미국 시민들에게 연말연시 휴가· 행사철을 맞아 ISIL을 비롯한 극단주의 단체들의 테러공격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특히 유럽을 여행할 때 유의할 것을 당부했고요. 뉴욕과 시카고, 보스턴 같이 성탄절과 연말연시 행사에 많은 사람이 몰리는 대도시에서는 보안경계 태세가 대폭 강화됐습니다. 마틴 월시 보스턴 시장은 성명을 통해 “시장 주변에 장벽을 설치했고, 테러 모의를 사전 적발하기 위해 인터넷 사회연결망 등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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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중국 외교부장이 올 한 해를 결산하는 회견을 했군요?

기자) 네. 중국 관영 인민일보가 오늘(23일) 왕이 외교부장의 연말 결산 회견을 특집 보도했습니다. 왕 부장은 회견에서 “올해 국제정세의 특징은 ‘다사다난’", 그러니까, 일도 많고 어려움도 많았다고 정리하면서 “그래도 우리는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의 지도 하에, 치열하고 복잡한 힘겨루기에서 이익을 지켜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지난 9월 항저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일 등을 성과로 꼽았습니다.

진행자) 왕 부장이 이번 회견에서 미국과의 관계를 정리하고 전망하는 데 장시간을 할애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내년부터 도널드 트럼프 차기 대통령이 이끌 미국의 새 정부 출범과 관련, “미국과의 관계는 불확실성과 복잡한 요인에 직면하는 양상이 커질테지만, 우리는 상호 존중하고 ‘윈윈(win-win)’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윈윈’이란 말은, 어느 쪽도 손해 보는 편 없이, 상호 공동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는 건데요.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최근 강경한 대중국 정책을 예고하고 있는데 대한 우려를 언급한 것으로, 외신들은 해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불확실해졌다, 이럴 때 일수록 상호 존중하는 방향으로 나가자', 이렇게 정리가 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왕 부장이 대미관계의 ‘불확실성’을 강조한 것은, 외신들이 해석한 것처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최근 잇딴 대 중국 강경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얼마전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가 대외정책의 대전제로 삼고있는 ‘하나의 중국’ 정책에 얽매일 이유를 모르겠다고 한 뒤 중국 측이 강하게 반발했고요. 특히 미국 차기 정부의 무역·통상 정책을 총괄하는 국가무역위원회 위원장에 대표적인 ‘반중국’ 강경파 학자인 피터 나바로 교수를 내정하면서, 중국은 더욱 긴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의 관계 외의 국제정세에 대해서는 어떤 말을 했나요?

기자) 왕 부장은 인민일보와의 이번 연말결산회견에서, “올해 5차례나 러시아와 고위급 회동을 통해 중·러 전면적 전략·협력 동반자 관계가 최고 수준으로 격상됐다”고 평가하면서, 내년에는 이를 토대로 새로운 차원의 관계를 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고요. 중국과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에 제소한 당사국인, 필리핀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전면적인 동반자 관계를 열어나가기로 한 것도 고무적인 일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중국은 남중국해 판결에서 졌는데요, 이후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나면서, 이 문제를 서로 양해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왕 부장은 필리핀과의 관계가 “화려한 변신”을 했다고 말하면서, 이제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한 “자욱했던 먹구름은 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내년에 중국에서 열리는 국제행사들을 잘 치르겠다는 다짐도 했다고요?

기자) 네. 중국이 주도하는 유럽· 아시아 경제협력체인 ‘일대일로’ 고위급 포럼이 내년에 진행되는데요, 왕 부장은 이 행사를 통해 ‘일대일로’에 더 많은 나라들이 참여하고, 함께 이익을 나눠갖는 일정이 되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고요. 또한 중국과 러시아,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개 신흥경제국들의 모임인 ‘브릭스’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치러내겠다고도 다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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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에볼라 바이러스를 완전히 치유할 수 있는 백신이 개발됐다고요?

기자) 네. 세계보건기구(WHO)는 어제(22일)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캐나다 보건당국이 개발해 미국 머크사에 생산을 의뢰한 에볼라 백신이 “완전한 효과를 보인 첫번째 사례”라고 밝히고, 빠르게 승인절차를 마무리해서 2018년부터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WHO 측은 “신약 승인 절차에는 일반적으로 10년이 소요되지만, 이번 경우는 여러 가지 상황을 감안해 긴급 수속을 진행하겠다”면서, 30만회 복용분을 조만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긴급하게 백신을 내놔야 할 상황이라는 건데요, 에볼라 바이러스가 뭐죠?

기자) 에볼라 바이러스는 지난 2013년 말 아프리카의 기니에서 처음 퍼지기 시작해서, 이웃나라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등으로 확산됐습니다. ‘에볼라 출혈열’이라는 병을 일으키는데요. 최근 2년 동안 전 세계에서 2만8천여 명이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1만2천300명이 숨졌습니다. 바이러스를 인체가 받아들이면, 급성 ‘열성감염’을 일으키는데요. 그러니까, 처음엔 열이 높아지다가 갑자기 춥거나, 머리가 아픈, 감기몸살 증상과 비슷합니다. 그러다가 전신성 출혈로 진행되면서 사망률이 60%에 이르는 중증 감염병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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