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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따라잡기] '하나의 중국' 원칙 (ONE CHINA POLICY)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우리가 '하나의 중국' 원칙에 얽매여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한 내용을 집중 보도한 12일자 타이완 신문 자유시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우리가 '하나의 중국' 원칙에 얽매여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한 내용을 집중 보도한 12일자 타이완 신문 자유시보.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이른바 ‘하나의 중국’ 원칙과 관련해 한 발언에 중국 정부가 발끈하고 나섰습니다. 트럼프 당선인 측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다시 논의하겠다는 요지의 발언은 아니라며 논란의 파장을 경계하고 있는데요.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박영서 기자입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이 뭔가요?”

‘하나의 중국’ 원칙은 본토 중국과 타이완, 홍콩, 마카오 등은 모두 중국의 일부이자 하나로서 나눠질 수 없는 것이며, 국제사회에서는 본토 중국, 즉 ‘중화인민공화국(People’s Republic of China)’만을 유일한 합법적인 정부로 인정하는 것을 말합니다. 본토 중국은 타이완을 이탈한 하나의 성(省)으로 간주하고 언젠가는 다시 하나로 흡수 통일할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반면 타이완 현 정부는 자신들은 '중화민국(Republic of China)'이라는 공식 국호를 가진 엄연한 독립국이라는 입장인데요. 타이완도 원래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워왔습니다. 단, 타이완이 주체가 돼서 하나의 중국이 돼야 한다는 생각인데요. 하지만 타이완 내에서도 정권에 따라 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해석과 입장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현재 국제사회에서는 본토 중국과 국교를 맺으려는 나라는 타이완과 반드시 단교해야 하는데요. 그러면서 점차 ‘하나의 중국’이라는 용어는 본토 중국이 주장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으로 일반화됐습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국 내 소수 민족에게도 해당합니다. 중국 공산당은 이 원칙에 따라 티베트, 위구르 등 중국에서 분리 독립을 추진하는 일부 지방의 요구를 일축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은 어떻게 생겨난 건가요?”

‘하나의 중국’ 원칙이 생겨난 배경은 194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중국 공산당과의 전쟁에서 패한 국민당 정부가 타이완 섬으로 쫓겨가고, 그 자리에 공산당 정권이 들어서면서 ‘중화인민공화국’ 수립을 선포했고요. 이후 국민당과 공산당 양측은 서로 자신들이 중국 전체를 대표하는 유일한 정부라고 주장하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웠습니다.

초기에는 미국, 한국을 포함해 많은 나라들이 중국 공산 정권을 멀리하고 타이완을 인정했었는데요. 하지만 1971년, 유엔 총회 표결에서 중화인민공화국이 합법적인 중국의 대표로 인정되고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개선되기 시작하면서 무게 중심이 급격히 중국 쪽으로 기울어졌습니다.

이후 한국과 일본 등 다른 많은 나라들도 타이완과의 관계를 끊고 중국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타이완은 국제 사회에서 외교적 고립이 심화되기 시작했는데요.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많은 나라가 무역 사무소나 문화·예술 기관 등을 통해 타이완과 비공식적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미국도 비공식이긴 하지만 타이완과 탄탄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고요. 지금도 타이완의 가장 중요한 안보 동맹국으로 남아있습니다.

“미국은 언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했나요?”

[녹취: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 “Commitment to this policy has advanced the ability the U.S to make progress …”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의 설명 들어보셨는데요. 하나의 중국 원칙으로 인해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증진될 수 있었다는 설명입니다.

1979년 1월 1일, 미국과 중국이 공식 외교 관계를 수립한 이래 역대 미국 정부는 이 원칙을 미국과 중국 관계의 기반으로 인정해왔습니다.

당시 미국은 중국과 수교하면서, 중화 인민공화국이 중국의 유일한 합법정부이며, 타이완은 중화인민공화국의 일부, 즉 하나라는 중국의 입장을 인정했는데요. 하지만 같은 해 ‘타이완 관계법’을 통과시켜 타이완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의 발판도 마련했습니다.

이 타이완 관계법에 따라 미국은 ‘하나의 중국’원칙을 공식 인정하는 한편으로, 타이완과는 경제, 사회, 문화 관계 등을 유지하고, 무기 판매를 통해 타이완의 안보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누가 승자이고 누가 패자일까요?”

‘하나의 중국’ 원칙의 최대 수혜자는 두말할 것도 없이 중국입니다. 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타이완은 외교력을 잃고, 국제 사회에서 표류하게 됐기 때문이죠.

현재 타이완은 심지어 유엔을 포함해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독립국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올림픽 대회 같은 국제 행사에 참가하거나 세계무역기구(WTO) 같은 국제기구에 가입할 때도 국가가 아니라 단체 자격으로, 중화민국이라는 명칭 대신 ‘차이니스 타이페이’라는 이름으로만 참가할 수 있습니다.

“하나의 중국 원칙, 깨질 수도 있을까요?”

12월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 간에 전화 통화가 있었습니다. 차이 총통이 트럼프 당선인에게 축하 전화를 걸며 성사된 통화였는데요. 미국의 대통령이나 당선인이 타이완 총통과 통화한 것은 지난 1979년 타이완과 단교한 후 처음 있는 일로 중국의 반발이 매우 거셌습니다.

사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 내내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이나 위안화 환율 문제 등을 지적하면서 중국에 대한 강성 발언을 멈추지 않아 새 정부가 출범하면, 중국과의 관계가 경색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요.

여기에 최근 또다시 트럼프 당선인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이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트럼프 당선인 측은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미국과 중국 관계의 미래는 그 어느 때보다 불투명한 상태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지금까지 박영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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