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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문답] 북한 수해 복구 상황과 유엔 지원


북한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홍수로 파괴된 가옥들. 지난 9월 유엔이 공개한 북한 함경북도 수해 실사보고서에 첨부된 사진이다.
북한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홍수로 파괴된 가옥들. 지난 9월 유엔이 공개한 북한 함경북도 수해 실사보고서에 첨부된 사진이다.

함경북도에서 지난 8월 말 수해가 발생한 이후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긴급 모금 등을 통해 적극적인 지원을 펼치고 있습니다. 유엔은 수해 복구 지원금 모금 목표액의 38%가 확보됐다며, 이 자금으로 보건과 영양, 식량안보, 식수, 위생 등 6가지 분야에서 지원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현진 기자와 함께 현재 수해 복구와 유엔의 지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우선 함경북도의 이번 홍수 피해가 어느 정도였는지 정리를 해주시죠.

기자) 유엔에 따르면 138명이 사망하고 400여 명이 실종됐습니다. 또 가옥 3만여 채가 파괴됐고 7만여 명이 집을 잃었습니다. 홍수로 피해를 입은 주민은 총 60만여 명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특히 14만여 명의 피해가 극심했다고 유엔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수해가 발생한 뒤 유엔 등 국제사회의 지원이 이어졌는데요, 현재 복구 상황은 어떻습니까? 수재민들이 살 수 있는 살림집은 모두 완공된 건가요?

기자) 유엔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수재민들을 위해 지난 3개월 간 단층집과 아파트 등을 포함해 총 3천여 채의 새 집을 건설했습니다. 총 1만2천 가구가 살 수 있는 규모인데요, 1가구를 4가족으로 봤을 때 총 4만8천여 명이 살 집이 마련된 거죠. 이번 홍수로 7만여 명이 집을 잃었으니 아직도 집이 없이 친구나 친척, 임시 거처에서 생활하고 있는 수재민이 있다는 건데요, 북한 당국은 내년에도 이들을 위한 살림집 건설을 계속할 계획입니다.

진행자) 일단 일부를 위한 살림집이 마련이 됐다고 하더라도 피해가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닐 텐데요, 새 집에 대한 물 공급은 제대로 이뤄지고 있나요?

기자) 아닙니다. 유엔은 새 집에 입주한 주민들이 여전히 깨끗한 물에 대한 접근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홍수로 수도와 위생 시설이 파괴돼 주민들은 여전히 우물이나 물 정화 알약 (수질정화제) 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엔은 이에 따라 1만5천800가구에 물 정화 알약을 지원했고 수재민 2만4천여 명에게 깨끗한 물과 물통, 비누, 위생용품을 지원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긴급 화장실과 물 펌프 등도 지원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수해로 인한 농경지 피해도 심각했는데요, 수재민들의 식량 상황은 어떻게 파악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함경북도 농경지 2만7천 헥타르가 훼손됐고, 주로 쌀과 옥수수가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피해 농지가는 전체 북한 농지의 2%에 불과했지만, 함경북도 주민들은 이미 지난해 홍수와 가뭄으로 인한 곡물 생산량 감소로 식량 부족을 겪고 있던 터에 추가 피해를 입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북한 당국의 배급량은 주민 한 명 당 하루 380g로 북한이 목표로 하는 573g에 크게 못 미쳤습니다. 유엔은 영양부족을 겪는 5세 미만 어린이 수가 여전히 많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수재민들의 식량 사정이 심각한 것 같은데요, 이럴 때 유엔의 지원이 절실하겠죠. 유엔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기자) 유엔은 지난 10월부터 매달 3만1천여 명의 어린이와 임산부, 수유모에게 영양강화식품 417t을 지원했습니다. 또 수재민 1만5천여 명에게 콩 793t과 식용유 43t, 고열량 영양과자 145t을 제공했습니다. 아울러 3만 1천 가구가 겨울 동안 채소를 재배할 수 있도록 온실 자재도 지원했다고 유엔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거주지도 불안정하고 식량 상황도 안 좋은 이런 상황, 아무래도 질병에 취약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수재민들의 질병 관리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요? 수해로 진료소가 파괴돼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최소 45곳 이상의 의료 시설이 홍수로 파괴돼 의료장비와 필수의약품 부족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유엔의 설명입니다. 유엔은 5세 미만 어린이 설사 환자 수는 감소했지만, 감기 같은 급성 호흡기질환 환자는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필수 의약품 재고가 떨어져 하루빨리 채워 넣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유엔은 질병 관리를 위해 어떤 지원을 펼치고 있나요?

기자) 최대 10만여 명을 치료할 수 있는 분량의 설사약을 지원했고 새 집 건설에 동원된 노동자 20만여 명에게 파상풍 접종을 실시했습니다. 또 현지 의료 관계자들에게 급성 호흡기질환 관련 교육도 했고요, 어린이 2만4천500여 명에게 겨울옷을 제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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