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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북한 수해지원 1천2백만 달러 모금"..."날림 공사" 지적도


북한 함경북도 무산군 학산리에서 최근 홍수로 파괴된 가옥들. 유니세프가 지난 9월 발표한 북한 수해 실태 보도자료에 실린 사진이다.
북한 함경북도 무산군 학산리에서 최근 홍수로 파괴된 가옥들. 유니세프가 지난 9월 발표한 북한 수해 실태 보도자료에 실린 사진이다.

유엔은 북한의 수해 복구를 위해 국제사회에서 총 1천2백만 달러를 모금했다고 밝혔습니다. 유엔은 수재민 1만2천 가구가 새집으로 입주를 마쳤지만, 여전히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일부에서는 날림 공사로 인한 여러 가지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습니다. 김현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평양에 상주하는 유엔조정관실은 28일 발표한 함경북도 수해 지원 상황 보고서에서 필요 자금 2천 900만 달러 가운데 1천2백만 달러가 모금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목표액의 41%로 지난 한 달 동안 약 480만 달러가 모금된 겁니다.

유엔은 앞서 지난 달 28일 목표액 2천900만 달러 중 25%가 모금됐다고 밝혔었습니다.

유엔은 지난 8월 말 수해가 발생 한 이후 3개월 안에 수재민 1만1천928 가구를 위한 새집공사가 끝났고 1만7천700여채의 보수공사도 마쳤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수재민 1만2천가구가 새집으로 입주를 마쳤다고 밝혔습니다.

타판 미슈라 주 북한 유엔 상주 조정관 겸 유엔개발계획 상주대표는 본격적인 강추위가 오기 전에 수재민들에 새집을 마련해 줄 수 있어 다행이라면서도 “추가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수해로 2만 7천 헥타르에 달하는 농경지가 훼손됐고 주민들의 텃밭이 큰 물에 휩쓸려 갔으며, 집에서 기르던 각종 가축들도 죽었다는 겁니다. 또 수해로 파괴된 상수도 시설도 아직 복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같은 피해를 원상복구 하려면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미슈라 대표의 설명입니다.

미슈라 대표는 또 수재민들의 영양실조와 각종 질병을 막기 위한 필수 의약품과 식량 지원 또한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슈라 대표는 최근 북한 주재 유엔기구와 국제지원 단체 관계자들, 북한 당국자들이 함께 수해지역을 방문했다며 “북한 당국자들과 수재민들의 기본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어떻게 협력해 나갈 수 있을 지 논의 했다”고 말했습니다.

미슈라 대표는 “일반 주택 재건은 물론 기반시설 보수와 병원, 진료소, 학교 재건축 공사 또한 고무적”이라며 “수해 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데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수해지역을 방문하고 돌아온 국제 대북지원단체의 한 관계자도 ‘VOA’에 수재민들이 새로 마련된 집이나 보수 공사가 끝난 집에 입주한 것을 목격했다고 밝혔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계자는 수재민들이 땔감과 쌀 50kg, 가재도구 등도 지원받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관계자는 3개월 안에 이 모든 것이 진행된 것은 대단한 성과라며 수많은 노동력이 동원됐기에 가능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수해 복구 작업에 건축 관련 기술을 지원하기 위해 파견된 국제적십자사의 패트릭 엘리엇 씨도 “수해 지역에 아파트와 주택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빠른 속도로 건설되고 있다”며 “개발도상국에서도 이 정도의 재난을 겪은 뒤 복구를 하려면 최소 3년은 걸린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북한 당국은 지난 여름 함경북도 수해 직후 이른바 200일 전투 방향을 수해 복구 사업으로 돌렸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오늘 200일 전투의 주타격방향, 최전방은 북부피해복구 전선이다. 우리 당은 일체 건설역량과 설비 자재를 북부 전선에 돌리는 조치부터 취하였다”

김정은 시대의 상징물이 될 평양 여명거리 건설 인력을 포함해 군인과 돌격대, 주민 등 총 10만여 명을 복구에 투입했습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북한의 날림 공사에 따른 여러 가지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탈북자 출신으로 북한전문매체 데일리 NK에서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강미진씨는 29일 ‘VOA’에 새로 입주한 집이 너무 춥고 습기도 많아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강미진 기자] “집안에 빨래를 널어 놨는데 빨래가 얼어있는 상태고 비닐 장판을 걷어 내고 습기를 빼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하더라고요.”

강미진 씨는 또 주민들이 날림 공사에 따른 안전성 문제로 불안해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강미진 기자] “집 구조물을 만들 때 채 건조가 안된 상태에서 구조물을 올렸다는 거에요. 그게 불안하다는 거죠.”

강미진 씨는 북한 당국이 수재민들에 지원한 물품도 새것이 아닌 이미 누가 사용하던 것으로 담요 일부에서는 곰팡이도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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