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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러시아확장 공동대응…중국 부총리 "미국과 갈등 자연스런 일"


페트로 포로셴코(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진행된 유럽연합(EU)과의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도날트 투스크 상임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페트로 포로셴코(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진행된 유럽연합(EU)과의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도날트 투스크 상임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유럽연합(EU) 최고위급 인사들이 오늘(24일) 벨기에 브뤼셀에 모여서 회의를 엽니다. 이번 회의는 특별히 우크라이나 주요지도자들과의 대화에 초점이 맞춰있는데요, 지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인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이후 유럽이 어떻게 우크라이나를 도울 수 있을지 지금까지 17차례나 대화가 진행돼왔는데 별다른 내용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구체적인 지원안이 나올 수 있을지 들여다보겠습니다. 왕양 중국 부총리가 어제(23일) 미국 워싱턴DC에서 막을 내린 ‘제27차 미·중 통상무역합동위원회(JCCT)’에서 연설했는데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두 나라 사이의 무역· 통상 관계 발전을 낙관하면서 관심을 모았습니다. 이어서 일본과 러시아가 중국에 대응해 군사협력을 강화한다는 소식,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유럽연합 지도자들이 오늘 한자리에 모이는군요?

기자) 네. 오늘(2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열립니다. 이번 정상회의는 우크라이나 문제를 처리하기 위한 모임인데요,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 등 최고위 지도자들이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집중 면담하는 형식으로 회의가 진행될 것으로 외신들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인 크림반도를 강제병합한 이후, EU가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이런 대화를 지금까지 17차례 진행해왔는데, 결실은 지지부진했습니다. 18번째인 이번 회의에서 과연 구체적인 지원계획이 나올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진행자) 크림반도를 강제로 러시아에 빼앗긴 우크라이나를 도우려는데, 결실이 지지부진했던 이유가 뭐죠?

기자) 크림반도 강제병합 이후 2년여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EU가 우크라이나 지원에 선뜻 나서지 못했던 것은 우크라이나 내부의 복잡한 정치상황과 관련이 있습니다. EU 지도부는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부패한 기업인들과 밀착한 정부관리들을 비호하거나 이들의 비리를 방치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상황을 해소하는 것을 지원활동 착수의 선결조건으로 내세워왔습니다. 러시아의 군사적 확장을 논하기에 앞서, 부패 관리들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정부의 내부 혼란이 러시아에 영토 일부를 빼앗기게 된 원인 가운데 하나인 것으로 EU측은 판단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국제기구가 특정 국가를 지원할 때, 내부 개혁을 먼저 주문하는 것은 흔한 일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치·군사적, 혹은 경제적으로 위기에 처한 국가를 국제기구가 돕기 위해 나설 때는 내부 혁신을 먼저 요구하는 추세입니다. 위기를 불러온 내부 요인을 가만히 놔둔 채 도움만 주게 되면, 문제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이유인데요. 일례로, 지난 1997년 유례없는 외환위기에 처했던 한국이 국제통화기금(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을 때도 강도높은 구조개혁을 요구받았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 경제정책 전반의 근본 기조가 바뀔 정도로 큰 변화가 진행됐습니다.

진행자) 유럽연합이 우크라이나를 돕기 전에, 부패 문제를 먼저 해소하라고 요구한 건데, 어떤 변화가 진행됐나요?

기자)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지난 2014년 이후 EU 측은 정부와 공공기관 주변의 부패 단속을 강화하고, 부패 척결을 제도화하기 위한 개혁 조치를 이행할 것을 우크라이나 측에 촉구해왔는데요. 이에 대한 응답의 일환으로 우크라이나 정부는 최근 장관급 관리가 담당하는 ‘반부패국’을 신설했습니다. 이번 회의를 하루 앞둔 어제(23일), 올해 23세의 변호사 출신 여성 법률가 안나 칼린 추크가 반부패국장으로 취임했고요. 의회는 새로운 반부패법을 발효시켰습니다. 이에 따라 공직자 재산공개가 의무화됐고, 정부가 민간기업과 계약을 맺을 때 공정하게 업무가 처리될 수 있도록 하는 장치가 마련됐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측은 유럽연합의 요구대로 개혁작업을 진척시켰으니까, 이제 실질적인 지원을 해달라는 입장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오늘(24일) 우크라이나가 옛 소련에서 독립한지 25주년을 맞아 미국의 CNN방송과 인터뷰했는데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제 우크라이나 전역을 러시아 제국에 배속하려 한다”면서 유럽연합과 국제사회의 도움이 절박한 상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파블로 클림킨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크림반도 주변을 포함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갈등 상황과 러시아의 확장에 대한 공동 군사 대응, 그리고 대 러시아 제재를 연장하는 문제 등에 대해 이번 EU 정상회의에서 구체적인 내용이 나와야 된다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측이 이렇게 절박감을 표시한 것은 미국의 정치상황 변화와도 관련이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선거 운동 기간에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을 지지하는 발언을 하는가 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강한 지도자’라고 치켜세우며 국제사회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히는 등 미국의 현재 정책과 달라진 모습을 보일 것을 예고했는데요. 이에 대해서 우크라이나 당국이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영국의 BBC방송이 전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 따라, 이번 회의에서 어떤 식으로든 실질적인 지원책을 끌어내기 위해 우크라이나 당국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AFP통신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밖에 이번 EU정상회의에서 어떤 의제가 탁자 위에 올랐나요?

기자) 우크라이나 당국은 자국민에 대한 EU측의 비자면제 조치를 크게 기대해왔는데요, 이 문제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가장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지만, 이번에 당장 발효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우크라이나 영자지 ‘유크레인 투데이’를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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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중국 부총리가 미국 수도 워싱턴 DC에서 연설을 했군요?

기자) 네. 어제(23일) 워싱턴에서 사흘간의 일정을 마친 ‘제27차 미·중 통상무역합동위원회(JCCT)’에서 왕양 중국 부총리가 연설했는데요, 왕 부총리는 이달초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 이후 미국을 방문한 최고위급 중국정부 관계자입니다. 그래서 왕 부총리의 언행을 통해 트럼프 당선인이 이끌 미국의 차기 정부를 대하는 중국의 태도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언론들의 관심을 끌었는데요, 일단 중국은 향후 양국 관계를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왕 부총리가 어떤 발언을 했습니까?

기자) 이번 회의가 미국과 중국 사의에 통상 문제를 논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무역과 경제교류에 초점이 맞춰졌는데요, 왕 부총리는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미국 경제계가 중국과의 무역에 보이는 열정에는 변화가 없다고 본다”면서 “앞으로 전망은 상당히 밝다”고 낙관적인 시각을 내놨습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수치도 제시했는데요, “중국은 미국산 면화의 22%, 보잉 항공기의 26%, 대두 56%를 수입하고, 미국에 일자리 100만 개를 제공한다”면서 미국과 중국의 경제적 협력이 양국에 공통적인 혜택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선거운동 과정에서 중국의 불공정 무역을 비판했었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트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동안 중국이 환율조작 등을 통한 불공정 무역을 통해 미국 시장에 값싼 물건과 용역을 공급하면서,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빼앗아 간다고 비판했었는데요, 왕 부총리는 이번 회의에서 “중·미 무역 관계는 네 안에 내가 있고 내 안에 네가 있는,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이익구조를 공유한다”고 평가하면서, 향후 마찰이 일어날 소지를 없애기 위한 노력을 함께 진행하자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왕 부총리가 이밖에도 미국 측에 상당히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다고요?

기자) 네. 왕 부총리는 전날(22일) 열린 중국총상회와 미국 주지사협회의 환영 오찬에서 “상대에게 마음이 있을수록 다투기 쉽다. 싸우지 않으면 관심이 없는 거다. 그러면 머지않아 헤어지게 된다”며 두나라 사이의 사소한 갈등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왕 부총리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친서를 가지고 미국에 온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나 미국 정부의 고위급 인사와 회담이 성사될 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측은 이번 회의에서 중국 측에 어떤 반응을 내놨습니까?

기자) 중국이 대외경제· 무역 분야에서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목표가 ‘시장경제지위’를 인정받는 일인데요, 이번 회의를 통한 미국과의 대화에서 시장경제지위 획득을 확정하고자 노력했지만 무산됐습니다. 페니 프리츠커 미국 상무장관은 어제(23일) 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시장 경제 지위로 옮겨갈 여건이 아직 성숙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기존의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시장경제지위는 과거 사회주의체제 아래 있던 나라들의 타국 기업들보다 훨씬 싼 가격에 물건을 수출하는 것을 규제하기 위해서, 중국을 비롯한 해당국가들에게 일정기간동안 자격 부여를 미루는 개념인데요, 중국 측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15주년이 되는 다음달 11일 자동적으로 시장경제지위를 얻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과 일본의 반대로 좌절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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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중국의 군사적 확장을 막기 위해 일본과 러시아가 협력을 강화한다고요?

기자) 네. 일본과 러시아 당국이 중국의 북극해 진출을 견제하기 위해 방위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교도통신과 산케이신문을 비롯한 일본 언론들이 오늘(24일) 보도했습니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병합에 따라 지난 2014년 10월 이후 중단됐던 러시아 해군과의 합동 해상수색·구조훈련을 내년 1월 재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북극해에서 어떤 군사적 활동을 하고 있기에 일본과 러시아가 공동 대응하기로 한 건가요?

기자) 중국은 지난 2012년부터 쇄빙선 ‘쉐룽’호를 이용한 북극해 항로 개발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산케이 신문은 “중국이 동해에서 오호츠크해를 거친 뒤 북극해를 통해 대서양으로 빠져나가는 항로 진출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일·러 양국이 이 지역에서 해상 군사협력 강화에 나선 것은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러시아는 중국의 북극해 항로 개발에 예민한 반응을 보여왔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는데요, 중국이 북극해로 나가는데 이용하는 오호츠크해에 러시아 핵잠수함 활동 거점이 모여있기 때문에 러시아 당국은 중국의 관련 움직임을 면밀하게 관찰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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