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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트럼프 첫 회동, 정권인수 논의...미 주요 도시 '트럼프 반대' 시위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승리로 미국 대선 결과가 확정된 9일 오리건주 포틀랜드 일대 고등학생들이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승리로 미국 대선 결과가 확정된 9일 오리건주 포틀랜드 일대 고등학생들이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차기 대통령 당선인이 백악관에서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 회동했습니다. 다양한 문제에 대해 아주 좋은 대화를 나눴다고 하는데요. 이 소식 먼저 살펴봅니다. 이어서 미국에서 트럼프 당선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는 소식 전해드리고요. 지난 화요일(8일) 캘리포니아 주에서 기호용 대마초 사용에 대한 주민발의안이 통과되는 등 미국 내 여러 주에서 주민투표가 실시됐는데요. 그 결과도 알아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지난 화요일(8일)에 실시된 선거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45대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됐는데요.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을 방문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내년 1월 20일에 열릴 취임식을 앞두고, 정권 인수인계 작업에 들어간 건데요. 목요일(11일) 오전 전용기 편으로 워싱턴 인근 공항에 도착한 트럼프 당선인은 곧바로 백악관으로 향했고, 약 1시간반 동안 오바마 대통령과 회담했습니다.

진행자) 두 사람이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 궁금한데요.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과 회담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백악관 조직과 국내외 정책 등 광범위한 문제에 대해 아주 좋은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오바마 대통령] “My number one priority in coming two month…”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앞으로 두 달여 동안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성공할 수 있도록 원활한 정권인수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이 당면하고 있는 여러 문제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 측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면서 이에 고무됐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당선인은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두 사람이 직접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서로 알아가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는데요. 원래는 15분 정도 대화를 나눌 예정이었지만 얘기를 하다 보니 시간이 길어졌다며, 일부 어려운 문제 등 여러 사안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의 말입니다.

[녹취: 트럼프 당선인] “I very much look forward to…”

기자) 트럼프 당선인은 오바마 대통령은 만난 것은 대단한 영광이었다면서, 앞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조언을 구하는 등 긴밀하게 협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당선인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도 이날 백악관 방문에 동행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회동하는 동안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 여사가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 따로 만났는데요. 백악관 생활에 대해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선거운동 기간에 같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위해서 열심히 선거운동을 벌였는데요. 당시 트럼프 후보에 대해서 대통령 자격이 없다며 신랄하게 비판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당선인 역시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남을 것”이라고 응수하기도 했죠. 그래서 두 사람의 이번 회동이 더욱 관심을 끌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9일)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원이나 공화당원이기 이전에 모두 미국인이고 애국자라면서 화합을 강조했습니다. 또 트럼프 당선인이 성공적인 대통령이 되길 응원한다면서, 평화로운 정권 이양을 약속했죠.

진행자) 선거운동 과정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아주 치열한 싸움을 벌였던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도 화합을 강조했죠?

기자) 맞습니다.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수요일(9일) 지지자들 앞에서 공식적으로 패배를 시인하는 연설을 했는데요. 선거 결과에 크게 실망했지만, 트럼프 후보에게 마음을 열고 국정을 이끌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클린턴 전 장관의 말입니다.

[녹취: 클린턴 전 국무장관] “We have seen that our nation…”

기자) 미국의 분열이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심하다는 걸 알 수 있었지만, 여전히 미국이란 나라에 대한 믿음이 있다고 클린턴 전 장관은 말했는데요. 미국을 믿는다면, 결과를 받아들이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선거운동 과정에서 트럼프 지지자들과 클린턴 지지자들 간의 대립뿐만이 아니라, 공화당 내에서도 분열이 있었는데요. 특히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트럼프 당선인과 껄끄러운 관계를 보이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달 초 트럼프 당시 후보의 성추행 논란이 벌어지자, 더는 트럼프 후보를 옹호하지 않을 것이며, 트럼프 후보를 위해 선거운동을 벌이지도 않겠다고 말했는데요.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 지금, 라이언 하원의장 역시 단합을 강조했습니다. 라이언 하원의장은 수요일(9일)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당선인 덕분에 공화당이 상원과 하원에서 다수당의 위치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라이언 하원의장의 회견 내용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라이언 하원의장] “He connected in ways with people that…”

기자) 트럼프 당선인은 그동안 아무도 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갔으며, 정치를 완전히 바꿔놓았다고 라이언 하원의장은 말했는데요. 이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단합된 공화당 정부를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목요일(10일) 백악관에 이어 의사당을 방문하고 라이언 하원의장과 미치 맥코넬 상원 공화당 원내 대표 등 의회 공화당 지도자들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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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앞서 전해드렸습니다만, 오바마 대통령을 포함해 많은 정치인이 단합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클린턴 전 장관 지지자들은 가운데는 아직 선거 결과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사람이 많은가 보죠?

기자) 그렇습니다. 어제(9일) 미국 전역에서 트럼프 당선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고요. 새벽까지 시위가 이어지는 곳도 있었는데요. 시위 현장 분위기 잠시 느껴보실까요?

[녹취: 시위대 구호] “Not my president…”

기자) 네, 트럼프 당선인의 사무실과 자택이 있는 곳이죠. 뉴욕 ‘트럼프 타워’ 건물 앞에 모인 시위자들은 “Not my president.”, “트럼프 후보는 나의 대통령이 아니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습니다. 또 ‘Love Trumps Hate’, ‘사랑은 증오를 이긴다’라는 문구가 쓰인 팻말을 든 사람도 많았는데요. 트럼프 당선인의 이름을 빗댄 것이죠. Trump에는 영어로 ‘이기다’는 뜻이 있습니다.

진행자) 뉴욕뿐만이 아니라, 이곳 워싱턴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고요.

기자) 네, 얼마 전에 개관한 트럼프 당선인의 새 호텔 앞, 또 내년부터 트럼프 당선인의 집이 될 백악관 앞에서도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뉴욕과 워싱턴 시위에 나온 시위자들의 목소리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시위자] “I believe United States hasmade a terrible mistake…”

기자) 네, 한 시위자는 미국이 큰 실수를 했다고 생각한다, 미국인들은 순진한 것 같다고 말했고요. 쿠바 난민 가족 출신이라는 한 시위자는 미국에 항상 감사하는 마음이었는데, 이제 두렵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운동 과정에서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해 미국과 멕시코 사이에 높은 장벽을 세우겠다, 또 테러를 막기 위해 이슬람교도들의 입국을 제한하겠다고 말하는 등 반이민 정책을 내세웠는데요. 그런 점을 우려하나 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위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런 반이민 정책을 실제로 강행할까 봐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트럼프 당선인을 인종차별주의자, 성차별주의자로 보는데요. 앞서 말씀하신 대로 선거운동 기간에 트럼프 당선인이 한 발언 때문입니다. 어제(9일) 뉴욕과 워싱턴 등 여러 동부 도시뿐만 아니라, 로스앤젤레스와 시애틀 등 서부 여러 도시에서도 대체로 평화적인 분위기 속에서 시위가 벌어졌는데요. 아직 트럼프 당선인 측은 이런 항의 시위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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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선거 관련 소식 한 가지 더 보죠. 지난 화요일(8일) 대통령 선거일에 주마다 다양한 주민투표가 시행됐는데요.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살펴볼까요?

기자) 네, 대통령 선거일에 35개 주에서 150여 개 사안에 대해 주민의 의견을 묻는 주민투표가 함께 시행됐습니다. 마리화나, 즉 대마초 사용문제에서부터 총기 규제, 최저임금 인상 등 다양한 사안이 투표용지에 올랐는데요. 먼저 투표 전부터 관심을 끌었던 대마초 사용 문제에 대한 결과를 보면, 우선 플로리다 주가 의학용 대마초 사용을 허용하면서 의료용 대마초 사용이 합법화된 26번째 주가 됐습니다. 노스다코타 주와 아칸소, 몬태나 주 등도 의료용 대마초 사용을 합법화했습니다.

진행자) 의료용이 아닌 오락용으로 마리화나의 합법화를 물은 주도 있죠?

기자) 네, 캘리포니아 주와 매사추세츠 주 그리고 네바다 주에서 21살 이상 성인들의 기호용 마리화나 사용을 합법화하는 데 대한 주민들의 의견을 물었는데요. 주민발의안이 통과됐습니다. 그러니까 이제 치료 목적이 아니라, 일반 담배처럼 즐기기 위해서 대마초를 생산하고 판매하거나 소지, 사용하는 것도 합법화된 겁니다. 애리조나 주에서도 같은 발의안이 주민투표에 부쳐졌지만, 통과되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총기 규제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결과가 나왔습니까?

기자) 네, 캘리포니아 주는 탄약 구매자에 대해서도 신원 조회를 의무화하고, 고성능 대용량 탄창 판매를 제한하는 문제를 주민투표에 부쳤는데요. 발의안이 통과하면서 미 전역에서 가장 엄격한 총기 관련 법을 가진 주 가운데 하나가 됐습니다. 메인 주와 네바다 주는 총기 구매자의 신원 조회를 확대하는 내용의 주민발의안을 부쳤는데요. 네바다 주는 통과했지만, 메인 주는 주민들의 지지를 얻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최저임금을 올리는 안도 주민투표에 부쳐졌다고요?

기자) 네, 애리조나 주와 콜로라도 주 그리고 메인 주가 오는 2020년까지 시간당 최저임금을 12달러까지 올리는 주민발의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워싱턴 주에서는 현 9달러 47센트인 최저임금을 오는 2020년까지 13달러 50센트까지 올리는 안이 통과됐는데요. 참고로 현재 연방정부의 시간당 최저 임금은 7달러 25센트입니다.

기자) 사형제도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을 물은 주도 있었죠?

기자) 네, 캘리포니아 주가 사형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의 주민발의안을 찬반투표에 부쳤는데요. 결국, 부결됐습니다.
네브래스카에선 주민투표를 통해 지난해 중단됐던 사형제도가 부활했고요. 오클라호마 주 역시 어떠한 방법으로든 사형 집행이 가능하도록 한 발의안이 통과했습니다.

진행자) 그 외에 눈길을 끄는 결과가 또 뭐가 있을까요?

기자) 네,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 DC를 미국의 51째 주로 승격시키는 데 대한 발의안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물었는데요. 압도적인 지지율로 통과됐습니다. 콜로라도 주에서는 회복 가능성이 없는 병에 걸려서 죽음을 앞둔 환자들이 의사의 도움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있게 하는 내용의 주민발의안이 통과됐습니다.

진행자) 지난 화요일(8일) 선거에 한인 정치인들도 여러 명 출마했는데요. 결과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연방 상원이나 하원에 출마한 한인 정치인은 없었습니다만, 주 의회 선거에서 4명이 승리했습니다. 서부 캘리포니아 주 하원의원에 출마한 최석호 어바인 시장이 60% 지지율로 사실상 당선을 확정 지었고요. 서북부 워싱턴 주에서는 신디 류 의원 역시 75% 넘는 득표율을 보이며 4선에 성공했습니다. 또 남부 조지아 주에서는 한인 2세인 민주당의 샘 박 후보가 승리했는데요. 조지아 주 의회 역사상 첫 동성애자 당선인으로 알려졌습니다. 동북부 뉴욕 주의 론 김 의원도 3선에 성공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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