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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수해 지역 급성 호흡기 질환 증가- 예방과 치료법


북한 함경북도 무산군 학산리에서 홍수와 산사태로 파괴된 마을에 한 아이가 서있다. 유니세프가 지난달 20일 발표한 북한 수해 실태 보도자료에 실린 사진이다.
북한 함경북도 무산군 학산리에서 홍수와 산사태로 파괴된 마을에 한 아이가 서있다. 유니세프가 지난달 20일 발표한 북한 수해 실태 보도자료에 실린 사진이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함경북도에서 발생한 수해로 현지에서 급성 호흡기 질환과 설사병 등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는 김현진 기자와 함께 수해 지역에서 발생하기 쉬운 질병과 이에 대한 예방책, 주민들의 건강 관리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김현진 기자, 북한 수해 지역에서 급성 호흡기 질환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지요. 얼마나 심각한 건가요?

기자) 세계보건기구는 지난 17일 발표한 ‘북한 수해 대응 상황 보고서’에서 수해가 발생하기 시작한 9월 초부터 10월 첫째 주까지 급성 호흡기 질환 환자가 계속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전체 환자 수가 몇 명인지, 얼마나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는데요, 세계보건기구는 북한 보건 당국이 조만간 감염자 수와 피해 규모를 알려주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급성 호흡기 질환이라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질병인가요. 수해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급성 호흡기 질환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나요?

기자) 대표적인 게 감기나 폐렴 같은 겁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연세의료원 ‘재난대응 안전망 사업단’ 단장인 박인철 교수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한국 연세의료원 박인철 교수 ] “습기가 많은 환경에서 물에 젖은 상태로 오래 있다 보면 온도 차이가 심해져서 감기에 걸리고, 감기가 심해져 폐렴에 걸릴 수 있는 겁니다. 특히 천식이 있는 사람들은 천식이 훨씬 심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급성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젖은 옷은 즉시 갈아 입고 아침, 저녁 체온 변화에 유의하며 양치질과 손발을 자주 씻는 것이 좋습니다. 또 젖은 피부를 그래도 내버려 두면 무좀이 발생하기 쉬우니까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진행자) 유엔은 급성 호흡기 질환 외에 설사 환자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특히 5세 미만 어린이의 경우 9월 한 달 동안 설사병에 걸린 어린이 수가 수해 발생 이전인 8월과 비교해 4배 정도 증가했다고 유엔은 밝혔습니다. 다만 9월 초부터 10월 첫째 주 사이 성인을 포함한 전체 설사 환자 수는 감소했습니다.

진행자) 어린이들이 설사병에 걸리지 않도록 부모들이 특별히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요? 또 어린이들이 설사병 증상을 보이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기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손을 깨끗이 씻고 깨끗한 음식과 물을 섭취하도록 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설사병 증상을 보일 경우에는 소화하기 쉬운 따뜻한 음식 위주로 먹이고 수분 공급에 유념해야 합니다. 의사들은 모유를 먹는 아이는 모유를 계속 먹이되 분유나 우유를 먹는 어린이는 분유 섭취를 일시중단할 것을 권합니다.

진행자) 감기나 폐렴, 설사 외에 수해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질환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기자) 수해 지역에 나타날 수 있는 질환은 대표적인 게 수인성 전염병인데요, 세균성 이질이나, 콜레라, 장티푸스 등이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질환에 걸렸을 때는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요?

기자) 세균성 이질은 평균 하루에서 사흘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서 갑자기 심한 복통과 오한, 열이 나고 설사가 시작됩니다. 또 대변에 피나 고름, 점액이섞여 나올 수 있습니다. 콜레라는 급성 설사질환으로 과다한 물 설사로 시작되고 종종 구토가 있을 수 있습니다. 설사는 특징적으로 쌀뜨물 같고 열은 보통 없으며 심할 경우 탈수로 인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아주 위험한 질환입니다. 장티푸스는 열이 심하게 나고 오한과 식욕 부진, 두통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데요, 복부와 가슴 등에 발진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질환들이 환자에서 환자로 전염이 가능한 건가요?

기자) 이에 대해서는 다시 연세의료원 박인철 교수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한국 연세의료원 박인철 교수] “수해 지역에 위생 상태가 안 좋으면 (세균 등이) 대변으로 배출이 되는데그게 깨끗하게 되지 않으면서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파가 되죠. 손을 깨끗하게 씻지 않으면 손에서 음식으로 전파가 되고, 그것을 먹으면 또 옮게 되는 거죠.”

진행자) 그렇다면 이런 수인성 질병 증상을 보이는 청취자가 있다면 가족 등 주변 사람들과의 접촉을 최대한 줄여야 하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들으신대로 오염된 식수나 음식, 손을 통해 전염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철저한 위생이 중요한데요, 손을 자주 씻고, 주변환경도 깨끗이 해야 합니다. 물은 항상 끓여 마시고 끓인 물도 더러운 손이나 파리에 의해서 재오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합니다. 조리기구나 그릇 등도 끓는 물에 깨끗이 소독하고 오염된 음식물에 의해서도 감염되니까 끓이거나 익혀서 먹어야 합니다.

진행자) 이번 수해로 건물과 구조물 등 피해가 심각해 복구 작업을 위해 노동자와 군인 등 20만여 명이 복구 작업에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들이복구 작업 중 입은 상처를 잘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겠죠?

기자) 맞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수해 복구 종사자들이 파상풍에 걸릴 위험이 증가하고 있어 북한 당국과 파상풍 예방접종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예방접종 꼭 맞으셔야 합니다. 복구 과정에서 손이나 발에 상처가 나기 쉬운데요, 이런 상처는 오염된 물 속의 세균에 의해 감염되기 쉽습니다. 따라서 사소한 것이라도 철저히 소독하고 상처가 곪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지금까지 김현진 기자와 함께 수해 지역에서 발생하기 쉬운 질병과 이에 대한 예방책, 주민들의 건강 관리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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